I. 서 론
2019년 말에 발생한 코로나19는 이듬해인 2020년 3월에 공식적인 팬데믹으로 선언되며 전 세계적으로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외부활동의 제한 등은 식생활에도 큰 변화를 가 져왔다. 팬데믹 동안 외식은 감소하고 가정에서의 식사는 증 가하였으며, 가정간편식과 배달음식의 섭취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Yoon & Oh 2022). 또한 온라인을 통한 식품구 매가 증가하였는데 이러한 경향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Ahn & Lim 2020). 코로나19 유행 이 극심했던 2021년, 즉석식품류 매출액은 각각 2019년 대 비 약 20% 증가하였으며(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2022), 배달음식과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식재료 거래 액은 각각 2.3배, 2배로 증가하였다(Statistics Korea 2020;Statistics Korea 2022a).
한편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이들의 건강 및 영양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1/3 이상(33.4%)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 였으며, 2050년에는 약 4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tatistics Korea 2022b).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만성 질환 유병률, 외래진료 경험률 등이 높아 새로운 건강취약계 층으로 거론된 바 있으며(Korea Health Promotion Institute 2017), 아침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포함하는 건강관리 실 천율 또한 다인 가구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Statistics Korea 2022b). 특히 2021년 기준, 우리나라 1인 가구의 과 반은 29세 이하(19.8%)와 30-40대(30.4%)의 청장년층으로 (Statistics Korea 2022b), 2022년에 발표된 제 3차 국민영양 관리기본계획에서는 청장년 1인 가구를 영양취약계층으로 분 류하기도 하였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2).
20-30대 1인 가구 성인의 HMR (Home Meal Replacement) 사용실태를 살펴본 연구(Choi et al. 2019)에서는 1인 가구 성인이 다인 가구보다 HMR을 더 자주 섭취하였으며 편식 과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인 가 구는 다인 가구보다 배달/테이크아웃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결식하는 경우가 많으며 식생활 만족도와 건강한 식생활역 량이 낮은 특성을 보였다(Hong & Kim 2021). 이와 같이 1 인 가구의 식생활에는 다인 가구에 비해 건강에 부정적인 영 향을 미칠 수 있는 특성이 있으며, 1인 가구가 우리나라 전 체 가구의 1/3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1인 가구 의 식생활 특성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 제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식생활 변화를 조사한 선행 연구 들에 따르면, 성, 연령, 직업, 교육수준 등의 다양한 인구통 계학적 요인에 따라 그 변화 양상에 차이가 있었다(Sanchez- Sanchez 2020;Samanta et al. 2022;Park et al. 2023). 1 인 가구의 주류인 노인과 청년층은 경기 변화에 민감하게 반 응하여 코로나19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Kim & Lee 2021), 팬데믹 기간 1인 가구의 식생활에는 더욱 큰 변 화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가정간편식과 배달음식 에 대한 1인 가구의 높은 선호를 고려할 때,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정간편식 및 배달음식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1인 가 구의 식생활 변화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1인 가구의 전반적인 식생활 변화에 대한 연구는 국내외에서 미비한 실정이며, 배달음식, 가정간 편식 등의 식품섭취 변화를 중점적으로 다룬 소수의 연구만 이 보고되었다(Gim & Cho 2022;Yun & Park 2022).
이에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우리나라 1인 가구 성인의 식생활 변화를 전반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팬데믹 이전(2019년)과 팬데믹 기간(2021년)의 식 사 장소, 식품구매 방법, 가정간편식, 배달음식, 건강기능식 품의 섭취 변화와 함께 식품안정성 변화와 식생활에 대한 인 식을 조사하였다.
II. 연구 내용 및 방법
1. 조사 대상 및 방법
본 연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식생활 안전관리 국가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정책연구의 일부로 수행되었다. 전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성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팬데 믹 시기에 따른 식생활 변화를 조사하였다. 설문조사는 성, 연령, 지역에 따라 표본 수를 비례 할당한 만 19세 이상 65 세 미만의 성인 2,1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본 연구 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1인 가구인 337명(전체 대상자의 15.3%)의 결과만을 분석하였다. 설문조사는 2022년 7월 16 일부터 23일까지 조사 전문업체를 통해 온라인으로 실시되 었으며, 서울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IRB No. 2207/004/001).
2. 조사 내용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식생활 변화를 주제로 한 선행문헌 을 참고하여 설문 문항을 개발하였다(Korean Health Industry Development Institute 2020;Korea rural economic institute 2021a;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2023). 측정오차를 최소화하여 조사의 타당성을 높 이기 위해 설문조사 분야 전문가 1인의 자문을 받아 문항을 수정하였으며, 식품영양학 전공자 9명의 의견을 바탕으로 용 어의 타당성 등을 검증하였다.
설문은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과 식생활 관련 문항으로 구 성하였다. 일반적 특성으로는 성별, 연령, 거주지역, 교육수 준, 소득수준, 직업, 몸무게 변화, 가정 내 조리시설 유무를 조사하였다. 몸무게 변화의 경우,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여 3 kg 이상 변화가 있었는지를 조사하였으며, 나머 지 특성들은 조사 당시를 기준으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식생활 관련 문항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팬데믹 기간의 식사 장소, 식품구매 방법, 식품 섭취에 대한 문항을 포함하였다. 가정, 음식점, 집단급식소, 편의점에서의 식사 빈 도를 각각 조사하였으며, 가정에서의 식사는 저녁 식사에 한 정하여 질문하였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각각에서의 식품 구 매 빈도를 조사하였고, 가정간편식, 배달음식, 건강기능식품 각각의 섭취 빈도를 조사하였다.
가정간편식은 식품공전(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2023a)의 분류에 따라 신선편의식품, 즉석섭취식품, 즉석조리식품, 간편조리세트로 구분하였다. 팬데믹 이전(2019 년)과 팬데믹 기간(2021년)의 각 두 시기에 대하여 가정간편 식 분류별 섭취 빈도를 조사하였으며, 응답자들이 가정간편 식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가정간편식 분류별 설명과 예 시 사진을 제시하였다. 섭취 빈도에 대한 답항은 ‘거의 안 했 다’, ‘월 1-3회’, ‘주 1-2회’, ‘주 3-4회’,‘거의 매일 했다’의 다섯 개로 구성하였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하여 코로나19 팬데믹 이전(2019년 1- 12월)과 조사 시점 기준 최근 1년 동안(2021년 7월-2022년 7월)의 각 기간에 섭취한 개수를 조사하였다. 각 기간 2주 이 상 섭취한 건강기능식품의 개수를 선택하도록 하였으며, 답 항은 0, 1, 2, 3, 4개 이상으로 구성하였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설명과 건강기능식품 인증 마크를 문항과 함께 제시하 여 응답자들이 건강(보조)식품을 포함하지 않고 건강기능식 품에 대해서만 응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더하여 식품안정성과 식생활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 였다. 식품안정성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2019년 1- 12월)과 조사일 기준 최근 1년 동안(2021년 7월-2022년 7월) 의 각 기간에 자신의 식생활 형편과 가장 가까운 답항을 선 택하도록 하였다. 답항은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식품안정성조 사 문항(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2023) 중 식생활 형편을 묻는 1개 문항의 답항인 ‘우리 가족 모두가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양과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먹 을 수 있었다’, ‘우리 가족 모두가 충분한 양의 음식을 먹을 수 있었으나, 다양한 종류의 음식은 먹지 못했다’, ‘경제적으 로 어려워서 가끔 먹을 것이 부족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서 자주 먹을 것이 부족했다’의 네 가지로 구성되었다.
자신의 식생활에 대한 인식의 경우, 식생활에 대해 서술한 문장을 제시하고, 이에 동의하는 정도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나는 신선한/위생적으로 안전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에 신경 을 쓴다’,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것에 신경을 쓴 다’와 ‘나의 식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의 네 가지 항목 에 대하여 각각에 동의하는 정도를 5점 리커트척도(1점=매 우 그렇지 않다, 2점=그렇지 않다, 3점=어느 쪽도 아니다, 4 점=그렇다, 5점=매우 그렇다)로 측정하였다.
3. 분석 방법
본 연구에서는 식사 장소, 식품구매 방법, 가정간편식 및 배달음식 섭취에 대하여 코로나19 팬데믹 전(2019년 1-12월) 과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시기(2021년 1-12월)를 각각 팬데 믹 이전과 팬데믹 기간으로 간주하여 분석하였다. 한편 건강 기능식품 섭취와 식품안정성의 경우,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시기가 아닌, 조사 시점 전 1년(2021년 7월-2022년 7월)에 대해 질문하였으므로 이를 팬데믹 기간으로 간주하였다. 분 석에는 SPSS 25.0 (Statistical Package for Social Sciences, SPSS Inc., Armonk, NY, USA)을 이용하였으며, 모든 유의 성 검증은 α=0.05 수준에서 실시하였다.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은 연령층에 따라 세 그룹(19-29세, 30-49세, 50-64세)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코로나19 팬데 믹 기간 식생활과 이전 식생활과의 차이의 유의성을 검증하 기 위하여 카이제곱 검정을 실시하였다. 식사 장소, 식품구 매 방법과 가정간편식 및 배달음식 섭취, 식품안정성에 대한 문항의 경우, 팬데믹 이전과 팬데믹 기간의 응답 분포에 차 이가 있는지에 대하여 검정하였다. 건강기능식품 섭취의 경 우, 팬데믹 이전과 팬데믹 기간의 두 시기의 건강기능식품 섭취 여부와 섭취 개수의 응답 분포의 차이를 검정하였다. 식생활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는 5점 리커트척도를 활용하여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하였다.
III. 결과 및 고찰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전체 1인 가구 응답자 중 47.2%가 장년층(만 30-49세)으로 가장 많았고, 35.6%가 청년층(만 19-29세), 8.3%가 중년층(만 50-64세)이 었다. 전반적으로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높았으며, 연령층 이 높을수록 남성의 비율이 더 높아 중년층의 약 64%가 남 성으로 조사되었다. 청년층과 장년층의 과반이 수도권에 거 주하였으며, 전체 응답자 중 70% 이상이 대학교 졸업 이상 의 학력으로 조사되었다. 중년층의 경우 다른 연령층에 비해 학력과 소득수준이 낮았는데, 중년층 응답자의 약 1/3(32.8%) 의 학력이 고등학교 졸업 이하였으며, 1/2(50.0%)의 월평균 소득이 200만 원 미만으로 조사되었다. 청년층과 장년층에 서는 사무/관리/전문직 종사자의 비율이 60-70% 수준이었으 나, 중년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단순 노무 종사자의 비율이 높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였을 때, 몸무게가 3 kg 이상 증가하였다고 인식한 사람의 비율은 모든 연령층에 서 30% 이상이었다. 가정 내 조리시설이 있다고 응답한 비 율은 청년층에서 93.3%로 나타나 중장년층에 비해 낮았다.
통계청에 따르면(Statistics Korea 2022b), 2021년 우리나 라 1인 가구의 연령층별 구성은 60대 이상이 34.5%로 높으 며, 30-40대가 30.4%, 29세 이하가 19.8%로 조사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만 19세 이상 65세 미만의 1인 가구 성인을 대 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체의 1인 가구 연령층 구 성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본 연구의 응답자는 우리나라 전체 1인 가구의 구성에 비해 젊은 20대 청년층과 30-40대 장년층의 비율이 높았고, 50대 이상인 중년층의 비율은 낮았 으며 65세 이상의 노년층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본 연 구는 우리나라 성인을 대표하기 위해 성, 연령, 지역에 따라 표본 수를 비례 할당해 조사한 만 19세 이상 65세 미만의 전체 응답자 2,196명 중 1인 가구인 337명을 대상으로 하였 으며, 전체 응답자 중 1인 가구의 비율은 15.3%였다. 이는 2022년 6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성인 중 1인 가구의 비율인 16.0% (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2022;Statistics Korea 2022c)와 유사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의 1인 가구 성인은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성인의 특성에 대한 대표 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팬데믹 이전과 기간의 식사장소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Table 2>에 제시하였다. 두 시기의 식사 장소별 식사 빈도 에 대한 응답자의 분포는 가정(p<0.001), 음식점(p<0.001), 집단급식소(p<0.001), 편의점(p=0.024) 모두에서 유의한 차 이가 있었다. 가정에서 거의 매일 저녁식사를 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팬데믹 이전(21.1%)에 비해 팬데믹 기간(43.0%)에 2 배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반면 음식점과 집단급식소에서의 식사 빈도는 팬데믹 기간에 감소했는데, 특히 음식점에서 거 의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팬데믹 이전에 6% 수준에 불과하였으나 팬데믹 기간에는 43%로 7배 이상 크 게 증가하였다. 한편, 편의점에서 거의 식사를 하지 않았다 고 응답한 비율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8% 증가하여 팬데믹 기간에 약 51%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비율은 한 달에 3회 미만에서 소폭 감소(팬데믹 이전 69.4%, 팬데믹 기 간 67.3%)하였고 주 3회 이상에서 소폭 증가(팬데믹 이전 12.8%, 팬데믹 기간 14.8%)하여 팬데믹 기간 편의점에서의 식사 빈도가 증가한 경향을 보였다.
선행연구들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가정에서의 식사 는 증가한 반면 외식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다(Kim & Yeon 2021;Yoon & Oh 2022). 이러한 변화는 사회적 거 리두기 등의 방역대책과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인해 외부활동 이 제한되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편의 점에서의 식사는 외부임에도 불구하고 주 3회 이상 식사 비 율이 오히려 증가했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1인 가구의 식생 활 특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는 간편하게 식사하는 것을 선호하며(Jun 2018), 식품을 구매하는 주요 채널이 편의점으로 알려져 있다 (Opensurvey 2022). 편의점에서는 가공되지 않은 신선 식재 료를 취급하기도 하지만 주로 판매되는 것은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라면 등의 가공식품이다. 특히 팬데믹 동안 편의 점의 식품 매출은 도시락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였는데, 편 의점 도시락은 포화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경향이 있어 영양학적 품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였다(Cho et al. 2022). 19세 이상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Seoul Institute 2022a), 1인 가구는 저소득층과 함께 식품불 안정과 영양섭취 부족 등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 특성을 보 였으며, 에너지/지방 과잉섭취자 분율 또한 높은 것으로 보 고되었다. 이를 고려하면, 팬데믹 기간 동안 편의점에서의 식 사 빈도의 증가는 1인 가구의 식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 을 가능성이 있다.
팬데믹 이전과 기간의 식품구매 방법의 변화를 분석한 결 과는 <Table 3>과 같다. 두 시기의 식품구매 빈도별 응답자 의 분포는 온라인(p=0.008)과 오프라인(p<0.001) 모두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팬데믹 이전에 비해 팬데믹 기간에 오프라인에서의 식품구매는 감소하였으나, 온라인에서의 식 품구매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오프라인에서 식품을 거 의 구매하지 않았다는 응답 비율은 팬데믹 이전(8.9%)에 비 해 팬데믹 기간(17.8%)에 약 2배로 증가하였다. 반면에 온라 인에서 식품을 거의 구매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팬데믹 이전 보다 10% 이상 감소하였으며, 주 1회 이상 온라인에서 식품 을 구매한 비율은 2배 가까이 증가하여 팬데믹 기간 약 50% 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온라인에서의 식품구매는 증가한 반 면 오프라인에서의 식품구매는 감소하였으며(Lee & Kim 2021),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프라인에서의 식품구매 가 부담되면서 비대면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을 이용하게 되 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Kim & Lee 2021). 특히 1인 가구 는 다인 가구 대비 인터넷/모바일 쇼핑사이트/앱을 통한 온 라인 식품구매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Opensurvey 2021), 이러한 경향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인해 팬 데믹 동안 심화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코로나19 발생 이후 특히 간편식과 밀키트의 온라인 구매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Korea Rural Economic Institute 2020a). 전국의 성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Opensurvey 2023),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구매하는 식품으로는 가공/냉 장/냉동식품이 1순위, 간편식/밀키트가 2순위였으며, 1인 가 구의 경우 다인 가구에 비해 신선식품에 대한 구매율은 10% 가까이 낮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팬데믹 동안 온라인 식품구 매의 증가는 1인 가구에서 특히 가공식품과 간편식 위주의 건강하지 않은 식품을 구매하는 경향으로 연결되었을 가능 성이 있다.
팬데믹 이전과 기간의 식품섭취 변화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두 시기의 식품유형별 섭취빈도에 대한 응답자의 분포는 가정간편식(신선편의식품, 즉석섭취식품, 즉 석조리식품, 간편조리세트)과 배달음식 모두에서 유의한 차 이가 있었으며(p<0.001), 팬데믹 기간 섭취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가정간편식 중, 즉석섭취식품과 즉석조리식 품의 경우 팬데믹 이전보다 자주 섭취한 응답자 비율이 증 가하여 팬데믹 기간 주 3회 이상의 섭취비율이 20%에 가까 운 수준으로 조사되었다. 배달음식의 경우에도 주 3회 이상 의 섭취비율이 팬데믹 이전(10.7%)에 비해 팬데믹 기간 (27.3%)에 2.5배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팬데믹 동안 가정에서의 식사가 증가하면서 식사 준비에 대한 부담감이 스트레스 요인으로 보고된 바 있다(Lee & Ryu 2022). 특히 1인 가구는 식사 준비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Seoul Institute 2022b), 이러한 어려움 과 간편식 및 배달음식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맞물려 팬데 믹 기간 별도의 조리과정이 필요하지 않은 즉석섭취식품과 배달음식 섭취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생각된다.
팬데믹 기간의 가정간편식과 배달음식 섭취의 증가는 부 정적인 식생활 변화로 거론된 바 있다(Kim & Yeon 2021). 그러므로 이와 같은 팬데믹 기간의 식생활 변화는 1인 가구 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 품안전처는 1인 가구 나홀로 식사의 문제점으로 배달음식 및 가정간편식 의존도가 높은 편임을 지적하며, 배달음식 및 가 정간편식 위주의 식단은 나트륨,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 과 다 섭취, 비타민, 섬유질 부족 등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에 해 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2023b). 한편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Korea Health Promotion and Development Institute 2021), 우리 국민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 이후 체중이 증가하였으 며, 식이변화와 관련된 체중 증가 원인으로 배달 및 포장 외 식의 증가를 언급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즉석섭취식품, 즉 석조리식품, 배달음식의 섭취가 크게 증가한 팬데믹 기간 1 인 가구의 식생활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의 변화로 볼 수 있겠다.
팬데믹 이전과 기간의 건강기능식품 섭취 변화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두 시기의 건강기능식품 섭취 여 부에 대한 응답자 분포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08). 조사 시점 기준 과거 1년간 2주 이상 섭취한 건강기능식품 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8%로, 팬데믹 이전에 비해 팬데 믹 기간에 10% 가까이 증가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팬데믹 기간 건강에 대한 관심과 감염에 대 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1인 가구의 건강기능식품 섭취 또한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 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식이보충제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증 가하였으며(Hamulka et al. 2020), 코로나19 이후에 우리 국 민이 더욱 신경 쓰는 개인 건강관리 방법의 1순위는 건강보 조식품 섭취로 조사된 바 있다(Philips 2022). 특히 1인 가구 의 경우 팬데믹 이전부터 자신의 건강에 대한 주관적 인식 이 부정적인 편으로 알려져 있었으므로(Ha & Lee 2017), 팬데믹으로 인해 건강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짐에 따라 감 염병 예방과 건강관리를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더욱 적극적 으로 섭취한 것으로 생각된다.
팬데믹 이전과 기간의 식품안정성 변화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6>과 같다. 두 기간 식생활 형편을 묻는 네 가지 문 항에 대한 응답의 분포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 다(p=0.333). 그러나 ‘우리 가족 모두가 원하는 만큼의 충분 한 양은 먹을 수 있었지만 다양한 종류의 음식은 먹지 못했 다’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가끔 또는 종종 먹을 것이 부족 했다’는 문항에 대한 응답의 비율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팬 데믹 기간에 약 6% 소폭 증가한 경향을 보였다. 두 시기의 식품안정군과 식품불안정군의 분포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나(p=0.189), 식품불안정군 비율이 팬데믹 이 전(15.7%)보다 팬데믹 기간에 증가하여 19.6%로 조사되었다.
1인 가구는 다인 가구보다 식품불안정군 비율이 높으며 (Korea Rural Economic Institute 2016), 2022년 서울시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성인의 8.1%가 식품불안정군인 것으로 조사되었다(Seoul Institute 2022b).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보 고들에 비해 1인 가구의 식품불안정군 비율이 다소 높게 조 사되었는데, 이는 응답자의 상당수가 팬데믹 시기 고용불안 정과 취업난을 겪었던 20-30대의 청년층이었기 때문으로 생 각된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인 2020년 2분기의 1인 가구 평 균소득은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하였으며, 이에 따라 식 비 지출을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KB Research 2020). 즉, 팬데믹 기간의 경제적 어려움이 1인 가 구의 식품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 다. 또한 식품안정군 중에서도 1인 가구 식품불안정군은 고 혈압, 당뇨, 우울증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 였다(Jang et al. 2022). 본 연구에서는 팬데믹 이전과 팬데 믹 기간의 1인 가구의 식품안정성 확보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1인 가구의 식품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추적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 된다.
팬데믹 기간 자신의 식생활에 대한 인식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7>과 같다. 식생활에 대한 인식을 5점 척도로 측정하 였을 때, ‘신선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에 신경을 쓴다’에 대 한 평균은 3.72점으로 가장 높았고, ‘위생적으로 안전한 식 품을 먹는 것에 신경을 쓴다(3.66점)’와 ‘영양적으로 균형잡 힌 식사를 하는 것에 신경을 쓴다(3.47점)’에 대한 점수는 3 점 중반대로 조사되었다. 한편 ‘식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한 다’에 대한 점수는 평균 3.30점으로 가장 낮았다.
신선도는 소비자들이 식료품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는 특성 중 하나이며(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2020), 팬데믹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가정에서의 식사가 증가하면서 2021년 신선식품 지출액은 전체 식품 지출액의 26.5%를 차지하여 전년 대비 6.8% 증 가하였다(Korea Rural Economic Institute 2021b). 1인 가구 의 경우에도 가정에서의 식사가 증가하면서 신선식품 구매 가 팬데믹 이전보다 증가하였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신선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에 신경을 쓴다는 응답에 대한 점 수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경우 다인 가구에 비해 식생활에 대한 만족도 점수가 낮았으며(Korea Rural Economic Institute 2020b;Seoul institute 2022c), 본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IV. 요약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팬데믹 기간에 우리나라 1인 가구 성인의 식생활의 변화를 파악하였다. 연구 결과, 식사장소, 식품구매 방법, 식품섭취 등의 측면에서 팬데믹 동안 1인 가구의 식생 활에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었다.
팬데믹 기간 우리나라 1인 가구 성인의 가정에서의 식사 는 증가하고 음식점과 집단급식소에서의 식사는 감소하였으 나, 일주일에 3회 이상 편의점에서 식사했다고 응답한 비율 은 소폭 증가하였다. 또한 팬데믹 기간 온라인에서의 식품구 매가 증가하였으며, 가정간편식과 배달음식 섭취가 증가하였 다. 특히 가정간편식 중, 즉석섭취식품과 즉석조리식품 모두 섭취빈도가 2배가량 증가하여 주 3회 이상 섭취한 1인 가구 의 비율은 20%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팬데믹 기간 배달음식을 주 3회 이상 섭취한 비율 또한 2.5배 이상 크게 증가하여 30%에 가까운 수준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팬데믹 이전에 비해 팬데믹 기간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1인 가 구는 10% 이상 증가하였으며, 식품불안정군 비율 또한 소폭 증가하였다.
결론적으로, 팬데믹 기간 동안 1인 가구의 식생활에는 유 의미한 변화가 있었으며, 이러한 변화에는 영양 섭취와 건강 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정간편식 및 배 달음식의 섭취 증가 등이 포함되었다. 따라서 1인 가구의 건 강한 식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 겠다. 단기적으로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영양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장기적으로는 감염병 상황에서 1 인 가구의 식생활 변화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들을 파악 하여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팬데믹 기간에 변화된 1인 가구 식생활에 대 한 이해를 돕는 기초자료가 될 것이며, 향후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 등 장기간 지속되는 재난 상황에서 1인 가구를 위한 식생활 관리 대책을 수립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 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