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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7060(Print)
ISSN : 2288-7148(Onlin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Food Culture Vol.32 No.6 pp.498-512
DOI : https://doi.org/10.7318/KJFC/2017.32.6.498

Significance and Content of 「Bongjeopyoram」Based on the Cookbook of Jongga in Hangeul

Bok-Ryo Han Institute of Korean Royal Cuisine
Hae-Kyung Chung Department of Food and Nutrition Hoseo University
Lana Chung College of Hotel & Tourism Management Kyung Hee University
So-Young Lee* Institute of Korean Royal Cuisine
Corresponding author: So-Young Lee Institute of Korean royal cuisine 16 Changdukgung 5gil Jongro-gu 03051 Seoul Korea 82-2-3673-112282-2-3673-2647sylee1230@gmail.com
20170926 20171212 20171222

Abstract

The aim of this study was to introduce the foods recorded in「Bongjeopyoram」, a cookbook, of which the date of production and author are unknown. This was described in an old document belonging to the Hansan Lee family clan from Chungcheongnam-do and revealed its content and significance in the food culture history of Korea to academia for the first time, A close examination of「Bongjeopyoram」 showed that, as with other cookbooks from the Joseon Dynasty, it started with methods of making alcoholic beverages. This was followed by recipes for different types of food in the following order: rice cakes and confectioneries, jeol-sik (seasonal foods), daily meals, foods made for jesa (ancestral rites) or a feast, food for weddings, and food for sijeol-jesa (seasonal ancestral rites). The book contained a total of 18 types of alcoholic beverages, 11 types of rice cakes and confectioneries, 20 types of daily meals, 28 types of jeol-sik and food for sijeol-jesa, 12 types of food for jesa and feasts, and 37 types of food for weddings, for a total of 126 types of food and beverages.「Bongjeopyoram」 was an ancient cookbook with detailed records on how to carry out jesa, which was an important event hosted by jonggas, or the head family of a family clan, and how to receive and serve guests in the Joseon period. This book is expected to play a valuable role as a guidance with significance as a cookbook of a jongga from the Joseon Dynasty, a time when bongjesajeopbingaek (hosting jesa for one’s ancestors and serving one’s guest) was considered important.


한글 종가 조리서로 추측되는「봉접요람」의 의미와 내용

한 복려 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
정 혜경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 라나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이 소영* 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

초록


    I.서 론

    본 연구는 현재 음식학계에 알려져 있지 않은 한산 이씨 가문에서 나온 한글 종가 조리서 원문과 그 내용을 학계 최 초로 소개하고 그 음식문화사적 가치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 로 한다. 2012년에 (사)궁중음식연구원은 고서수집가로부터 한산 이씨 종가의 고조리서로 추정되는 책 한 권을 사진화 일로 전달받았다. 표지에는 ‘봉졉요람(捧接要覽 單)’이라고 적혀 있다. ‘봉접(捧接)’은 받들고 섬기며, 접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봉제사와 접빈객을 의미한다. 즉 이 고조리 서는 조선시대 중요한 종가행사였던 제사를 받들어 모시고, 또 손님접대에 필요한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반가에서는 봉제사(奉祭祀)와 접빈객(接賓客)을 위해 음식 조리와 차림은 중요한 일이었다. 크고 작은 제사 나 혼인과 회갑잔치를 치르고, 손님 대접은 가장 중요한 예 의범절의 하나이며, 갖가지 음식 준비는 필수 요소였다(Han et al. 2016). 그리하여 종가(宗家)를 비롯한 양반 사대부가에 서는 각각 그 나름대로 음식 조리법을 발전시켰고, 이를 전 수(傳授)해 왔다. 이를 기록으로 남겨 가문에 전해져 오는 것 이 종가조리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음식 조리서는 고려시대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어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다가 조선시대에 들어오 면서 다양한 고조리서와 만날 수 있게 된다. 1400년대 중반 어의를 지낸 전순의(全循義)에 의해 집필된Sangayorok (山 家要錄, 산가요록)(1450년경)이란 책이 조리법을 기록한 책으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중종 때인 안동의 광산 김씨가의 김유(金綏, 1491~1555) 라는 남 성 유학자에 의해 집필된 Suunjapbang (需雲雜方, 수운잡 방)(1540년경)을 비롯하여 팔도음식소개서인 허균(許筠, 1569~1618)이 지은 Domundaejak (屠門大嚼, 도문대작) (1611)이 있다. 이는 다 남성에 의한 조리서로서 직접 조리 를 하면서 집필한 조리서라고 보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 러한 상황에서 1670년경의 경북 영양의 재령 이씨가에서 나 온 장계향(張桂香, 1598~1680)이 저술한 Eumsikdimibang (음식디미방)(1670)이 한글 종가조리서의 시초이며, 이 조 리서는 한국 음식문화사로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Chung 2015). 1600-1700년대로 추정되는 신창 맹씨 종가의 Choessi-eumsikbeop ((최씨)음식법), 의성 김씨 집성촌 청 계공 종택에서 전해지며 1700년대 후반에 작성된 것으로 추 정되는Onjubeop (온주법, 蘊酒法)등이 있다. 대전 대덕 구의 은진 송씨 종가에서는 1800년대 말로 추정되는 연안 이 씨 저술의Jusiksiui (酒食是儀, 주식시의)(End of 1800s), 저자 미상의 Ueumjebang (禹飮諸方, 우음제방)이 나왔 다. 그리고 인근의 노가재 김창업가에는Jusikbangmun (주 식방문)(End of 1800s)이 있다(Chung 2013). 충남 부여의 조씨댁에서 나온 저자미상의 Eumsikbeop ((윤씨)음식법) (Yoon et al. 2008)이 있으며, 저자미상의 Siuijeonseo (是議 全書, 시의전서)(Anonymous (저자 미상), End of 1800s) 그리고 서울반가의 빙허각 이씨가 저술한Gyuhapchongseo (閨閤叢書, 규합총서)(1809) 등이 반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종가조리서라고 할 수 있다(Han et al. 2016).

    전통 한식문화 연구나 한식의 원형을 고찰함에 있어서 종 가조리서들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그러나 현재까지 발 견된 고조리서들은 주로 술제조법과 음식조리법을 담고 있 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들 조리서를 보면 각각 종가 의 특별한 조리법이라기 보기는 어렵다. 조선 말기에는 고조 리서가 많이 집필되고 이들이 널리 읽히면서 이들이 베껴 쓰 는 필사도 많이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Chung 2013). 앞서 언급한 조선시대 종가의 주요한 봉제사·접빈 객과 관련한 음식행사에 대한 기록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본 고에서 소개하는 Bongjeopyoram (봉접요람)은 그 내 용이 앞서의 종가조리서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우선 수록된 총 음식수가 총 126종에 달하고, 무엇보다 그 내용에서 음식 을 단순히 조리한 방식이 아니고 신행 때 대접하는 접대음 식, 그리고 제사 등 의례 음식과 각 절기에 따른 시절음식 등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산 이씨 종가의 조리서로 추측되는 Bongjeopyoram (봉접 요람)의 저자와 제작연대는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기존의 종가조리서와는 달리 조선시대 종가의 봉제사·접빈 객에 관련된 음식행사를 밝히는 중요한 조리서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봉접요람에 나오는 전체 음식들의 분류를 세워서 소개함으로서 학계 처음으로 소개되는 조리서 의 가치를 밝혀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고조리서를 통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II.연구내용 및 방법

    1.연구대상 문헌 소개

    1)문헌형태

    봉접요람은 80쪽 분량의 한글 필사본 1책이다. 뒷부분 이 낙장되어 실제로 책의 전체 분량을 이 책은 jpg화일로 입 수하게 되어 정확한 책의 크기를 알기 어렵다. 책 표지에는 붉은 색지를 덧대어 한글로 ‘봉졉요람 단’이라는 제목을 달 았다. 표지에 다른 글씨도 적혀 있으나 훼손이 되어 내용을 파악할 수 없다<Figure 1>.

    2)저자 및 저작연대 추정

    이 책에는 저작연대나 저자명이 적혀 있지 않다. 단지 이 책의 출처는 고려 후기 문신인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7대 손인 이산보(李山甫, 1539~1594) 즉 명곡공(鳴谷公)파 문중 의 이병연(李秉淵, 1671~1751) 가(家) 고문서에서 나왔다고 전해진다.

    이산보는 토정 이지함(李之函)의 조카로 어려서부터 작은 아버지 이지함으로부터 학문을 배웠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대사간 ·이조판서를 역임하였으며, 1604년 호종공신(扈從功 臣) 2등에 책록되고 영의정에 추증되었던 인물이다(Lees of Hansan Online poter site 2006). 이병연은 한산 이씨의 19 세손으로 호는 사천(川)이며, 조선 영조시기에 최고의 시인 으로 불렸다. 조선의 산수, 영물을 소재로 시를 지었으며, 저 서로는 «사천시초» 2책이 전한다. 특히 그는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의 그림인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소악 후월(小岳候月)’에 시를 썼던 인물이다(Chung 2002).

    이 책이 나온 출처만으로는 저작연대를 파악하기는 어려 우나 고조리서의 연대를 추정하는데 있어서 음식내용을 보 고 시기를 판단해 볼 수 있다. 이때 가장 많이 적용되는 것 이 느르미의 조리법이다(Han et al. 2016). 느르미는 Eumsikdimibang (음식디미방)(1670)에 나타난 대구껍질 느르미, 동아느르미 등에서 볼 수 있듯이 1700년대까지는 재 료를 찌거나 구워서 익힌 다음 밀가루나 녹말 등으로 즙을 걸쭉하게 만들어 끼얹는 조리법을 뜻했다. 1800년대부터는 이런 느르미는 없어지고 누르미, 누름적 등의 이름으로 불리 며, 익힌 재료를 꼬치에 끼우거나 그것에 옷을 입혀서 지지 는 오늘날의 누름적으로 바뀌었다(Han et al. 2016).봉접 요람에 나오는 동아느르미의 조리법은 즙을 끼얹는 방식이 아닌 동아를 얇게 저며 고기소를 넣고 말아 황백으로 달걀 을 묻혀 지진다고 하였다. 이 책의 동아느리미 조리법은 1854년에 나온Eumsikbeop((윤씨)음식법, 饌法)(Yoon et al. 2008)의 동아느르미 조리법과 같다. 이러한 내용으로 미 루어 볼 때 이 책의 저작연대는 1800년대 중후반으로 추정 된다.

    2.저자의 음식 조리에 대한 식견

    봉접요람의 저자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 책 곳곳에 서 저자의 음식 및 조리에 대한 학식과 견문을 살펴 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단순히 음식의 조리방법만 기술한 것 이 아니라 본인의 의견이나 견해를 밝히기도 하였다. 이는 현재까지 발견된 고조리서에서는 거의 없었던 특이 사항으 로 매우 의의가 있다고 보인다.

    봉접요람 의 내용 중 ‘계 (겨자)’와 ‘굴전유어’ 사이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뎡신 캄캄 여 각난 로 으니 두셔 업시 지난 거시 무슈 다” 즉, 저자 가 정신이 캄캄하여 생각난 대로 두서없이 적어 빠지는 것 이 많다고 했다.음식디미방을 쓴 장계향(張桂香, 1598~ 1680)도 70세가 넘는 나이에 이 책을 쓰면서 책의 뒷면에 눈 이 어두운데 간신히 썼다고 하였다.봉접요람의 저자 역 시 나이가 들었을 때 쓴 것으로 짐작된다.

    저자는 음식재료를 구입하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였다. ‘승 검초가루주악’에 보면 “서울 가서 가루나 잎새나 사다 쓰느 니라.”라고 했으며, ‘조반 흰죽’에서는 “갈분의이는 칡뿌리를 캐어 빻아 수비하여 한다하나 서울이나 관가에서 갖다 쓰라.” 고 적었다. 그리고 찹쌀가루나 승검초잎, 칡녹말 등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절육’을 설명한 내용에 보면 “제사에나 잔치 큰상에 관향 으로 지내고, 잔치 큰상도 이렇게 하지 선비집에야 형세 있 어도 이렇게 할 길은 없느니라‘고 하였다. ‘조반 흰죽’ 내용 중에는 “서울 호사(豪奢)하는 집에서는 신랑이 집에 들어오 던 날 조반죽으로 잣죽, 깨죽, 흰죽, 세 그릇을 쑤어놓는다 하는데, 우리 집에서는 그렇게 하여 본 일은 없다.”고 하였 다. ‘약포육’에는 “약포육에 거피깨 뿌려 쓰는 이 많으나 우 리집에서는 안하시되 남의 것 보면 그렇게 하여 쓸만하니라.” 라고 하였다. 저자는 서울이나 주변 다른 집안의 형세에도 밝으며, 자신의 검소한 살림 면모를 드러내었다.

    또한 저자는 음식의 용도나 쓰임에 따른 적절한 조리방식 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명태껍질국법’에서는 “(제사나 접대 보다는) 집안 상에나 놓을 국이라”라 하였다. ‘세산적’에는 “세 산적에 계란 부쳐 쓰는 것이 격이 아니고, 세산적을 괸 것이 너무 많아도 아니 되니, 소접시에 펴 알맞게 하라.”라고 했 다. 의례나 접대용으로 쓸 수 있는 음식이나 그런 용도로 쓰 기 위한 조리시 유의할 점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굴전유어’에는 “대저 전유어에 가루를 많이 묻혀 익은 것 은 안 되는 (좋지 못한) 음식이니라.” 고 하며 전유어 조리시 주의할 점을 짚어 설명하였고, ‘조반 흰죽’에는 “상(중)에 먹 는 흰죽은 안치는 쌀로 곧 울쿠어 붓되, 싸래기 되어 게으르 면 (맛이) 고약하니라. 죽이라도 만들려는 집 사람은 보고 웃 으니 잘못하기에 닮지 말라.”고 하였다. 이 책의 저자는 오 랜 기간 동안 제사나 접대를 통해 익혀온 음식을 조리하면 서 조리에 대한 이해와 식견이 넓은 나이가 든 여성으로 추 측된다.

    1700-1800년대 고조리서들은 Geogapiryong (居家必用, 거가필용),Jeminyosul (齊民要術, 제민요술) 등 중국문 헌을 인용하거나 Sallimgyeongje (山林經濟, 산림경제) (1715),규합총서 등의 기록된 조리법을 거의 그대로 베 껴온 경우가 많다. 반면봉접요람은 저자의 독자적인 조 리법과 음식 조리에 대한 식견으로 조리법을 서술한 것이 특 징이다.

    3.봉접요람의 전체 구성과 그 내용

    봉접요람에 나오는 음식들을 항목별로 나누어 정리하 여 보았다<Table 1>. 이를 소개한 항목을 보면 조선시대 다 른 조리서들과 마찬가지로 술 제조법이 제일 먼저 나온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떡, 과자 만드는 법, 절식, 음식만드는 법, 제사나 잔치 큰상에 오르는 음식, 혼인신행음식, 시절제 사음식의 순으로 나오고 있다. 술 18종, 떡·과자 11종, 음식 만드는 법이 20종, 절식음식 및 절기별 제사음식구성 28종, 제사나 잔치 큰상에 오르는 음식 12종, 혼례 신행관련 상차 림 및 음식 37종으로서 총 126종의 음식이 나온다.

    그런데 조리서가 중간 중간 일부 소실되었기 때문에 어떤 음식의 경우는 음식명만 나오고 실제 조리법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없는 것도 있어 아쉬움이 있다.

    III.결과 및 고찰

    1.술 제조에 관련된 항목 분류

    봉접요람에 나오는 술의 종류는 총 18종이다<Table 2>. 한국의 전통술은 재료 및 용도에 따라 탁주나 청주와 같이 곡물로 제조한 순곡주(純穀酒), 꽃잎이나 향료를 이용하여 빚 은 가향주(加香酒), 과실로 빚은 과실주, 초근목피 등의 생약 재로 빚은 약용약주로 분류한다(Park 2004). 이 책에 나오는 18종의 술 중 대부분은 곡물로 지은 순곡주이다. 순곡주에 해당하는 술은 삼칠주, 유하주, 절주, 석탄향, 경앵(액)춘, 녹 두누룩술, 황금주, 하양(향)주, 번주, 소곡주, 호산춘, 삼일주 법, 녹파주법, 진상주법, 과하주이다. 그 외 가향주로는 두견 주와 송순주가 있고, 약용약주는 보원주가 해당된다.

    술을 제조하는 방식 따라 분류해보면 한 번 빚은 술인 단 양주(單釀酒)에는 보원주와 황금주가 있으며, 두 번에 걸쳐 빚은 술인 이양주(二釀酒)로는 두견주, 삼칠주, 유하주, 절 주, 석탄향, 경액춘, 녹두누룩술, 하향주, 번주, 소곡주, 호산 춘, 삼일주, 녹파주, 진상주로 대부분이 이에 해당된다. 곡주 와 증류주를 혼합하여 발효시키는 혼양주(混釀酒)로는 과하 주와 송순주이다. 소주처럼 증류를 거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蒸留酒)법은 이 책에서 볼 수 없다.

    다른 문헌에는 기록되지 않고봉접요람에만 나오는 술 법이 있는데, 보원주와 번주이다(Park 2015).

    보원주법은 그간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술이라는 점에서 매우 희소가치가 높은 술이다. ‘보원주’는 한 번 빚는 단양 주로서 찹쌀 1말에 대하여 꿀·대추·건강·실백자·황률 각 1되의 약재가 주원료인데, 오갈피 삶은 물을 사용하여 증 미를 하고, 또 양조용수로도 사용하는 매우 특이한 방문이다. 이 술 제조법 말미에 “노인 비허로(脾虛勞)와 담(痰)에 좋고 보혈(補血) 보비위(補脾胃)하나니라.”고 하였다. 이로써 보원 주가 노인들의 질병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주방 문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이름으로는 찾을 수 없었지만 Eumsikbangmun (음식방문)(Anonymous (저자 미상), End of 1800s)에 나오는 ‘보혈익기주’와 유사했다.

    번주는 “백미 두 말 백세작말하여 끓인 물 두 동이에 반죽 하여 식거든, 누룩 칠홉, 진말 너홉 섞어 넣어두었다가, 괴거 든 백미 너 말 백세하여 하루밤 담가 두었다가, 익게 쪄 끓 인 물 네 동이로 골라 식거든 가루누룩 칠홉, 진말 팔홉 섞 어 두었다가, 가루 앉거든 드리우라. 한 말에 한 동이 나느 니라. 물이 많은 듯 하리라.”고 하였다. 밑술과 덧술에서 다 같이 밀가루를 사용하였다.

    사용하는 곡물의 종류는 삼칠일주법, 유하주법, 석탄향법, 경액춘법, 하향주법, 번주법, 소곡주법, 호산춘법, 녹파주법, 진상주법의 밑술쌀로 멥쌀을 쓰고, 절주법, 삼일주법은 찹쌀 을 쓰고 있다. 밑술쌀의 형태는 유하주법, 석탄향법, 번주법, 호산춘법, 녹파주법, 진상주법은 가루 내어 된풀(죽) 같이 쑤 어 사용하고, 삼칠주법, 경액춘법, 소곡주법은 가루 내어 흰 무리떡으로 쪄서 사용하였으며, 절주법, 하향주법은 구멍떡 으로 만들어 삶아 사용하였다. 봉접요람에 나오는 술은 주원료로 찹쌀을 선호하였다.

    두견주법은 곡물의 재료로써 멥쌀을, 송순주는 찹쌀을 가 루 내어 죽을 쑤어 사용하였고, 가향 재료인 두견화와 송순 은 모두 덧 할 때 넣고 있다.

    다른 문헌의 술 제조법과 달리 같은 이름의 술빚는 방법 에 있어서도봉접요람의 경우 물의 양이 늘어난 것을 확 인할 수 있다(Park 2015). 삼칠주의 “물은 소견대로 부어라”, 번주의 “물이 많은 듯 하리라”고 하였는데,Chimjubeop (浸酒法, 침주법)(Anonymous (저자 미상), 1690s)에 기록 된 삼칠주를 보면 쌀 양과 동량으로 하라고 하였다. 술을 빚 을 때 물의 양을 늘려 술의 양을 많게 하려 했을 것이다. 즉,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양주법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 해 볼 수 있다(Park 2015).

    무엇보다봉접요람에 기록된 술 제조법은 여느 문헌에 나오는 주방문을 단순히 베껴 쓴 것이 아니고, 직접 술을 빚 어보고 나서 주의사항과 구체적인 방법들을 첨삭하여 후손 들도 책을 보고 따라서 할 수 있도록 자신의 의견을 적어놓 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술을 빚을 줄 아는 반가의 여인 에 의해서 쓰인 기록으로 여겨진다.

    2.떡과 한과류의 음식명과 재료

    봉접요람 속 떡과 한과에 대한 내용을 분류해 볼 수 있 다<Table 3>. 이를 살펴보면 약과, 중계, 강정과 강반법, 색 강정의 한과류와 대추주악, 색주악, 산승, 승검초가루 주악, 백편, 깨찰편의 떡류가 적혀 있다. 백편, 깨찰편, 주악, 산승, 약과 등은 앞서 시절제사음식에서도 언급되었던 떡과 한과 류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백편 설명에 “잔치 백편은 대추, 석이버섯 길게 채 썰어 수복자도 놓아 하나니라.”라고 한 것 을 보면 제사 뿐 아니라 잔치용도로 쓰이는 방법을 언급하 였다. 이와 같이 잔치음식 용도로 사용할 때 특별히 언급한 경우를 다른 부분에서도 찾을 수 있다. 3월 삼짇날에는 “잔 치산병은 오색 물들여 하되 색을 보아 가며 잘 들여야 색이 나느니라.”고 하였고, 11월 동지에는 “검은깨다식, 밤다식, 송 화다식 칠색을 색 들여 괴면 잔치에는 색을 취하면 좋으니 라.”라고 하였다. 같은 떡이나 한과라도 상황에 따라서 달리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즉, 저자는 자신의 음식 경험을 이 책에 자세히 서술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3.절식 음식의 분류와 내용

    시절식(時節食)은 우리나라 옛 풍습에서 한 해를 통해 명 절과 춘하추동 계절에 나는 새로운 음식을 즐겨 먹는 것을 말한다. 절식은 월마다 있는 명절음식을 말하며, 시식은 춘 하추동 계절에 나는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말한다. 절식 풍속 은 설날, 대보름, 중화절, 삼짓날, 초파일, 단오, 유두, 칠석, 삼복, 한가위, 중앙절, 무모일, 동지, 그믐이 있다(Han 2015).

    풍속의 세시별로 모아 편찬한 서적은 조선 정조 때 쓰인 것으로 추정된 유득공(柳得恭, 1748~1807)의Gyeongdojapji (京都雜誌, 경도잡지)(1800년 전후), 조선 순조 때 김매순 (金邁淳, 1776~1840)의Yeoryangsesigi (洌陽歲時記, 열양 세시기)(1819), 조선 헌종 때 홍석모(洪錫謨, 1781~1850) 가 지은Dongguksesigi (東國歲時記, 동국세시기)(1849) 가 있다. 이중 동국세시기는 앞의 두 세시기의 한양의 풍속 을 다룬 것에 외에 지방의 세시풍속에 대해 기록되어져 있 고 시절식(時節食)의 종류와 재료를 정리해보면 50가지가 넘 는다(Ji 2012).

    시절식은 기복(祈福)과 기풍(祈豊) 행위, 조상숭배, 액막이, 질병예방, 보신, 풍류의 풍속의 행위로써 정월 보름에는 김 으로 밥을 싸먹는 것이 ‘쌈으로 복을 싸먹는다.’는 뜻이 담 겨 사람들이 일 년 내내 복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과 풍년 기 원하는 마음이 드러나 있다.

    설날, 한식, 추석, 단오 등의 명절을 맞이하여 천신, 고사, 차례를 지낸 조상을 숭배하고, 정월초하루에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먹는 것은 한해를 무병무탈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담 겨져 있다. 한여름에 묵은 나물을 먹으면 더위를 이긴다고 하였고, 단옷날 제호탕을 마시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했다. 3월 삼짇날의 꽃전과 화면 및 두견주, 4월의 장미꽃전, 중양 절의 국화전 및 국화주와 유자화채, 배화채 등은 자연을 숭 상하고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었다(Jo 2002).

    한산 이씨 종가의 조리서로 추측되는봉접요람에는 시 절식 음식이 언급되어 있다. 봉접요람에서 절식(節食)은 그 계절에 생산되는 재료를 사용하여 다양한 음식으로 만들 어졌으며, 그 중에서도 떡종류가 가장 많고 다양했다. 떡은 쌀을 주재료로 기호성, 한꺼번에 많은 양 조리가 가능한 조 리의 편리성, 밥 대용으로 사용 할 수 있다. 특히 제철 특산 물을 이용하여 계절감 있는 다양한 떡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으며, 기복과 감사, 벽사, 금기 등의 여러 다양한 의미를 담아 재료의 사용 목적을 달리 할 수 있다.

    봉접요람의 후반에는 절기마다 제사에 오르는 음식내 용을 수록하고 있다. 시절별 제사음식에는 기본적인 제물로 술[酒], 과(菓), 포(脯), 혜[ ], 탕(湯)이 모든 시절제사에 포 함되었다. 정조의 시루편과 조악, 한식의 꿀소와 채소를 넣 은 송편, 구일의 무시루편 등 책의 앞부분에 언급된 시절음 식이 절기별 시절제사 음식 구성에도 반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Table 4>.

    또한 봉접요람에서는 차례음식에 대해 정조, 한식, 단 오, 추석은 산소차례를 하고, 그 외에는 사당 차례를 한다고 하였다. 제사나 명철도 차례도 형세대로 간략히 지내어도 정 결히 차와 정성을 일위로 제일이라고 명시 되어 있다.

    4.통과의례 관련 음식 분류

    통과의례란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생을 마칠 때까지 지내는 의례를 말한다. 이들 의례에는 각기 규범화된 의식(儀 式)이 있고, 그 의식에는 음식이 있고, 이는 대개 의례의 의 미를 상징하는 특별한 양식(樣式)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인 통과의례는 출생, 삼칠일, 백일, 첫 돌, 관례, 혼례, 회갑, 회년, 회혼, 상례, 제례 등이며(Kang 1999), 특히 봉접요람에서는 혼례와 제사음식이 수록되 어 있다.

    혼례(婚禮)는 한 쌍의 남녀가 혼인을 하여 개인 서로간의 결합 뿐 아니라 서로 다른 남녀 양가(兩家) 가족집단이 인연 을 맺어 가정이라는 사회적 조직체를 형성하는 공인된 의례 절차이다(Yoon et al. 1997). 혼례음식은 봉채떡, 교배상, 폐 백, 큰상 등으로 대별되며, 이들 음식은 각기 다른 의식에 쓰 이는 만큼, 그 음식의 양식도 다르다(Kang 1999). 우귀는 신 부가 대례를 끝마치고 산행하여 시가에 들어가는 것으로 신 부가 시댁에 도착하면 곧 현구고례를 시행하는 곳에서는 현 구고례를 올리고 난 다음에 큰상을 받는다(Yoon et al. 1997). 봉접요람에서는 신행 즉 혼인할 때에 신랑이 신 부 집으로 가거나 신부가 신랑 집으로 들어 올 때 차리는 상 차림을 비롯하여 밤참, 아침 죽상차림, 아침.저녁 반상차림에 따른 음식류가 수록되어 있다<Table 5>.

    신행에 차리는 음식은 가을, 겨울, 봄에 갈분의이 혹은 녹 말의이를 쑤어 놓고, 수육 1접시, 전유어 1접시, 유과, 다식 1접시, 각색 실과 1접시, 가을과 봄에는 화채 1보시기, 겨울 이거든 수정과 1보시기를 놓고, 꿀 1종지, 초지렁(초간장) 1 종지를 놓아 색지를 덮고 고은 보자기에 싸매어 보내고, 쟁 반에 주전자 술 놓고 잔 놓아 내여 보낸다고 했다.

    혼례 조반상차림으로 죽상차림에는 쌀 1되에 기름 3-4술 을 쳐 뜨물을 부어 끓여 쑨 흰죽이 오르고, 따르는 반찬으로 는 민어·약포·어란·전복의 3-4색으로 담은 반접시, 만나 지 1접시, 하란 1접시, 녹두나물(숙주나물) 혹은 볶은 나물 1 접시, 대하 두드려 무친 것, 양념에 무친 김, 싱거운 침채, 고 기 달인 지렁(간장)을 놓아 내여 보내고, 들여온 후에는 만 두 한때나 떡국 한때하고, 검은깨 죽 한때하고, 수수의이도 하고 이 4가지에는 실과, 간납을 색 바꿔 가며 놓아내어 보 낸다고 했다.

    혹 여럿이거든 미수를 타 놓고, 국수, 책면, 실과, 간납(제 사에 쓰는 전유어, 소의 간이나 처녑·어육 등으로 만듦), 어 만두, 어채, 수육을 색을 바꿔 2접시씩 놓고, 어채와 수육을 한때, 어만두와 전유어를 한때 놓아내어 보내라고 적혀 있 다. 여름에는 조반을 흰죽, 깨죽, 잣죽으로 하라고 적혀 있 다. 서울 호사한 집 신랑 집에 들어오는 아침 조반 죽은 잣 죽, 깨죽, 흰죽 세 그릇을 쑤어 놓지만, 우리집에서는 그렇게 하여 본 일이 없다고 했다.

    갈분의이는 칡뿌리 캐어 빻아 수비하여 녹말을 만든다고 하면서도 서울이나 관가에서 칡녹말을 구입할 수 있다고 적 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재료의 구입과 조리의 편의성을 잘 보여준다. 의이(응이) 종류별 품질 평가에 대한 내용이 나온 다. 의이 중에서는 갈분의이는 상품이요, 그 다음은 녹말의 이며, 수수의이는 먹기는 하나 하품이고, 율무의이는 쓸만하 다고 하였다.

    그 다음에는 조석 밥반찬 즉 아침, 저녁 밥상의 반찬으로 오르는 음식류가 적혀 있다. 맨 처음 언급한 반찬은 국물음 식인 탕이다. 뫼탕(해삼탕), 잡탕, 고음탕, 셧볶기국, 모시조 개탕으로도 하고, 김곽국도 꿩이나 소고기 꾸미를 넣어 끓여 대하가루 위에 얹어도 놓는다. 생선국, 낙지볶이, 자라탕, 연 포탕도 한다고 했다. 게 나오는 철에는 게탕도 하고, 쑥이 있 을 때 애탕도 한다고 하였다.

    조석반찬 중 조치로는 양볶이, 붕어찜, 수잔지도 하고, 양 회, 염통, 콩팥 등 내장을 볶기도 하고, 굴전을 부쳐 반듯반 듯 썰어 양념 갖추어 끓이기도 하고, 낙지찜이나 꼴뚜기찜은 국물 있게 끓여 쓴다고 하였다. 봄조기알로 양념하여 지져 놓기도 하고, 소골로 전유어를 부쳐 썰어 양념하여 끓인 골 탕을 쓴다. 형편이 안 되면 묵을 썰어 넣어 끓인다고 하였다.

    구이는 한 가지만 구워 놓지 않고 색을 달리하여 여러 가 지를 구워 그릇에 담았다. 섭산적을 밑에 놓고 그 위에 생선 구이를 놓는다. 다른 경우에는 갈비구이 위에 생선구이, 또 는 염통산적 위에 생선구이 그 위에 황육을 구워 만선산 같 이 높이 고여 놓는다. 소고기와 파를 꼬치에 꿰어 구운 파산 적을 생선구이 위에 놓기도 한다. 생치구이 위에 생선구이, 생선구이 위에 닭다리 구워 놓는다고 하였다.

    자반은 민어, 약포육, 어란, 그리고 조기도 놓고, 자반의 색 을 다양하지 않기에 색을 바꿔 놓을 필요가 없으니 때마다 이대로 놓으라 했다. 굴비 나올 때는 굴비도 뜯어 놓고, 상 어 등도 곁들여 놓는다고 하였다. 젓갈은 소라젓, 난젓(알젓), 하란(새우알)도 놓고, 대하젓은 소라젓과 곁들여 놓으면 색 스럽고, 알젓의 경우에도 여러 가지여서 때마다 색을 바꿔 놓는다고 하였다. 자반이나 젓갈의 담는 법을 기록하였다.

    나물은 무나물, 도라지나물, 고사리나물, 고비나물 등 3색 을 곁들여 놓고, 녹두나물(숙주나물)은 파 넣어 무쳐놓는다. 겨울이면 두 가지 나물을 번갈아 놓고, 봄이거든 미나리나물, 개나리나물, 녹두나물를 놓는다. 무가 없으면 도라지하고, 고 사리와 미나리나물로 삼색으로 놓는다고 하였다.

    아침저녁 밥반찬으로 탕, 조치, 구이, 자반, 젓갈, 나물을 하면 6접시를 놓는다. 형세 있는 집에서는 이렇게 6접시를 놓는데, 이 중 1접시는 어회 또는 어만두, 어채로 변경해서 놓기도 한다고 했다.시의전서에 기록된 ‘반상식도’의 오 첩반상에는 밥, 갱(국), 조치, 구이, 숙육, 나물, 김치, 좌반, 젓 갈, 그리고 종지에 담는 지렁(간장)과 초장이 오른다. 밥, 갱, 지렁과 초장, 김치를 제외하면 다섯가지 반찬 즉, 5첩에 된 다. 회, 전유어, 쌈, 구이가 더 추가되면 7첩, 9첩이 된다. 봉접요람의 아침저녁 밥반찬의 내용을 보면 5첩과 7첩을 아우르는 찬품들이다. 김치, 종지에 담는 장류 등이 빠져 있 는데, 이것은 올리지 않은 것이 아니라 당연히 올리는 찬품 과 장류를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된다.

    봉접요람에는 단순히 음식마다의 조리법만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아침 죽상차림, 아침·저녁에 차리는 반상차림, 밤참 등 때와 주식에 따라 달라지는 음식의 구성과 담는 내 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고조리서에서 상차림의 구성이나 내용을 자세히 언급한 책 이 많지 않다. 1896년의Gyugonyoram (규곤요람)(연세 대 소장본)에는 교자상을 꾸미는 음식 종류 즉 식단이 적혀 있다. 1800년대 말의 조리법을 수록한시의전서에는 ‘반 상식도’라고 하여 5, 7, 9첩 반상과 술상, 신선로상, 입맷상 에 들어가는 음식종류를 그림으로 표현하여 전통상차림과 첩 반상의 개념을 보여준 중요한 고조리서로 평가받고 있다. 새 로 발견된 봉접요람은 통과의례 중 혼례 신행과 관련하 여 상차림의 종류와 음식구성 내용을 상세히 다뤘다는 점에 서 의미가 깊다.

    봉접요람에는 신행 상차림에 이어 <Table 6>과 같이 혼례에 관한 음식 23가지 고음탕, 계탕, 석유탕(석류탕), 애 탕, 섯볶이국, 자라탕, 연포탕, 명태껍질국, 묵포, 섭산적, 정 육구이, 가리구이, 생치육구이, 민어자반, 약포육, 약포, 어만 두, 생치만두, 메밀만두, 떡볶이, 벙거지골, 싱거운 김치, 섞 박김치에 대한 재료와 조리법이 자세히 적혀 있다. 이 음식 들은 조석밥반찬에 해당하는 탕, 조치, 구이, 자반에서 언급 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섭산적은 Joseonyorijebeop (조선요리제법) (Bang Shinyoung (방신영), 1921년),Urieumsik (우리음식) (Son Jeonggyu (손정규), 1948년)에 기록된 내용과 같이 고 기를 잘게 다져서 양념하여 덩어리를 네모반듯하게 또는 동 글납작하게 반대기를 지어 굽는다. 그러나봉접요람의 섭 산적은 양깃머리, 염통, 콩팥, 홍두깨, 창자, 정육 등을 썰어 각각 양념하여 세산적 꿰듯이 꼬치에 끼워 칼금을 잘게 지워 굽는 방법으로 지금 알려진 섭산적 조리법과는 차이가 있다.

    다음으로 봉접요람에서는 제사음식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제례란 조상을 기리기 위해 지내는 의식 절차이다. 제 례는 다른 통과의례보다는 그 절차가 까다롭다. 그래서 여기 에 따르는 음식이 까다롭고 그 가짓수도 많은 편이다. 이는 조상이 없이 내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조상에 대한 예후 이며 돌아가신 뒤에도 효(孝)를 계속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제례 음식은 곧, 제수의 종류라든가 그 진설법은 지역이나 가풍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Kang 1999). 봉접요람 에는 제사나 잔치 큰상에 올리는 적, 절육, 동아선에 대해 수 록되어 있다<Table 1>.

    적은 크게 황육, 닭, 생선 등을 길이가 길게 꼬치에 끼워 적을 만들어 고이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황육적에는 황육 이외에도 갈비, 간, 설하멱을 덧붙여 기 록하였다. 황육을 7치(약 2.1 cm)씩 하고 높이 크게 하여 길 이는 1자(약 30 cm) 길이나 하니, 산적 점이 많이 드나 꼬치 셋을 가운데와 위, 아래 꿴다. 갈비적은 둘씩 붙여 적 길이 와 같이 길게 자르고 칼금 잘게 넣어 장, 기름, 깨소금, 파, 생강, 후추를 넣어 주물러 꿰어 굽는데 설하멱이라 한다고 하였다. 또 황육을 두껍고 길게 적 길이 같이 하고 너비 3치 (약 9 cm)나 되게 하여 고이고, 간적도 설하멱같이 넓게 길 게 하여 괴고, 여름을 제외하고는 생치적도 한다.

    계육적은 통째로 하고 고이고, 족적은 튀하여 깨끗이 하여 꼬챙이에 족을 이어 꿴다고 하였다.

    생선적은 큰 것으로 머리, 눈만 베고 구워 쓰되, 생선 쌍 적으로 둘씩 꾀어 쓰기도 한다고 하였다. 제사에 쓰는 생선 구이는 대가리를 베면 모양이 좋지 않으니 그대로 쓰고, 상 에 놓아 먹는 것은 대소(크기)에 상관없이 머리를 잘라 버린 다고 하였다.

    절육은 대구, 상어, 광어를 적 모양으로 길고 넓게 하여 고 이되, 대구와 상어를 껍질 벗겨 두 조각을 내어 염접하여 편 괴듯 내민데 없이 괴되, 대구를 가장 밑에 고이고, 그 위에 상어, 광어, 포 순으로 괴고 그 위에 문어오림으로 장식하고, 말린 전복은 물에 불려 저며서 가운데 동그랗게 듬뿍 얹는 다. 대구, 상어, 광어를 5~6(마리)나 하고, 대포 접이나 하고, 문어 5~6오리나 하고 대전복은 5~6(개)나 하여야 적과 비슷 하다고 하였다. 앞서 언급한 적과 절육 고임새는 선비집에서 형세가 있어도 하기 어렵고, 제사에나 잔치 큰상에 관향(貫 鄕)에서 지내는 방식이라 하였다.

    전유어는 육전, 어전 각각 접시에 괴고 형세 여부대로 작 으면 어육전 한 접시에 괴어 쓰며, 미(해삼)전은 각각 따로 고인다고 하였다.

    5.기타 음식의 내용과 재료

    봉접요람에는 위에 언급한 음식들 외에도 음식 20가지 가 나온다<Table 7>. 이를 살펴보면 어채, 수잔지, 양볶이, 잡탕, 육전유어, 해삼찜, 해삼전유어, 전복숙, 연계찜, 갈비찜, 세산적, 동아느르미, 어회, 굴전유어, 꼴뚜기전유어, 홍합전유 어, 생복회, 굴회, 육회, 겨자(장)에 대한 것이다.

    봉접요람에는 생복회, 굴회, 육회의 다양한 회종류가 나온다. 특히 여기에 기록된 육회는 우리가 흔히 먹는 우둔 등 기름기 적은 고기가 아닌, 양깃머리, 간, 콩팥, 천엽 등 소 의 내장을 이용한 회이다. 내장회는 궁중의 기록인 의궤에서 는 갑회, 시의전서에서는 잡회라고 기록하고 있다.

    봉접요람에 기록된 수잔지는 꿩살과 오이를 바둑같이 썰어 장국을 끓이다가 꿩살, 오이, 파, 기름을 넣어 잠깐 끓 여 잣, 후춧가루 뿌려 먹으면 청담하다고 하였다. 조선요 리제법에서는 다시마와 오이를 반듯하게 썰어 고기와 한데 끓여 식혀서 먹는다고 하였다. 두 책의 수잔지 조리법은 유 사하였으나, 재료에서는 다시마의 유무 차이를 보였다. Wonhaengeulmyojeongniuigwe (園幸乙卯整理儀軌, 원행을 묘정리의궤)(1795)의 찬품에 보면 화성참에서 혜경궁 홍씨 에게 올린 죽수라에 조치로 수잔지를 올린 기록이 있다. 찬 품에는 정확한 재료와 조리법이 나와 있지 않은데,봉접요 람의 수잔지 조리법이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잡탕은 궁중의 삭망다례에 가장 많이 오른 음식 중 하나 이다(Lee&Han 2016). 1887년 궁중진찬에 오른 잡탕에는 소 고기, 묵은닭, 양, 곤자소니, 해삼, 전복, 무, 오이, 미나리, 표 고, 석이, 계란, 파, 참기름, 녹말, 간장, 후춧가루, 잣의 재료 가 들어간다. 봉접요람에 기록된 잡탕의 재료와 유사하다.

    이러한 수잔지, 잡탕 등 봉접요람에 기록된 음식들은 의궤나 음식발기 같은 궁중음식 기록에 많이 나온다. 이 음 식들은 궁중과의 음식교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봉접 요람의 음식을 통해 확실히 알기 어려운 궁중음식의 조리 법을 참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IV.결론 및 요약

    본 고에서는 충청남도 한산이씨 가문의 고문서에서 나온 저자와 제작연도 미상의 한글 조리서인 봉접요람 에 기 록된 음식들을 학계에 최초로 소개하고 이의 한국 음식문화 사에서 가지는 의미와 내용을 밝혀보고자 하였다.

    봉접요람 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른 조선시대 조리서들 과 마찬가지로 술 제조법이 제일 먼저 나온다. 그리고 그 다 음으로 떡, 과자 만드는 법, 절식, 음식만드는 법, 제사나 잔 치 큰상에 오르는 음식, 혼인신행음식, 시절제사음식의 순으 로 나오고 있다. 술 18종, 떡·과자 11종, 음식 만드는 법이 20종, 절식음식 및 절기별 제사음식구성 28종, 제사나 잔치 큰상에 오르는 음식 12종, 혼례 신행관련 상차림 및 음식 37 종으로서 총 126종의 음식이 나온다.

    첫째,봉접요람은 한산 이씨 종가에서 나온 한글조리 서로 구체적 음식조리법을 담고 있어 실용적인 조리서로서 의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된다. 또한 저자는 조리법을 서술함 에 있어서 다른 집안이나 다른 사람들의 조리법과 비교하면 서 자신의 생각을 조목조목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이 책을 정신 캄캄하여 정신없이 써서 빠진 것이 많다’고 기록 하고 있어 이 책의 저술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일부 적어두 고 있어서 흥미롭다.

    둘째, 조리서의 제목이봉접요람 으로서 무엇보다 조선 시대 반가의 중요한 일이었었던 ‘봉제사·접빈객’의 음식접 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조리서로서 그 의의가 매우 크 다. 이 책에서는 다른 조리서에서 찾기 어려운 혼례 후 신행 때 차리는 야참, 죽상차림, 아침저녁 반상차림 및 시절제사 음식 등 음식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셋째, 한국음식문화의 중요한 특징은 계절에 따른 시절식이 발달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종가에서는 이와 관련한 음식행사 를 성대하게 치렀다.봉접요람에는 시절식을 각 절기별 로 소개하고 특히 시절제사식에 대해서도 제사에 올리는 음 식들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서 가문의 절기에 따른 음식행 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어 그 가치가 매우 높다.

    넷째, 통과의례음식이 자세히 나온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 가 매우 크다. 특히, 통과의례 중에서도 기쁜 날로서의 의미 를 가지는 혼인시의 신행 상차림의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절기별 제사 상차림도 소개하고 있다.

    다섯째,봉접요람에 기록된 보원주와 번주는 다른 주 방문에서 볼 수 없는 술이며, 다른 주방문과에 비해 구체적 인 방법들이 제시되어 종가의 가양주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 로 보인다. 조선시대 잔치에는 반드시 올리는 떡과 한과류가 11종 소개되어 있다. 또한 기타 음식 20여종을 함께 소개하 고 있다. 특히 이 음식들이 어채, 수잔지, 양볶이, 잡탕, 갈비 찜, 해삼전유어 등과 같이 조선 궁중에서 많이 해 먹던 음식 으로 궁중과의 음식교류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이상으로 아직 봉접요람이 정확한 저자와 저술년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존 고조리서와는 구별되는 중요한 특 징을 지닌 종가 한글 조리서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고 생 각된다. 앞으로의 후속연구를 통해 저자와 저술연도도 밝혀 지기를 바란다. 봉접요람은 ‘봉제사·접빈객’을 중시한 조선시대 종가 음식조리서의 기초 자료로서 중요하게 활용 될 것이며, 앞으로 이 책의 구체적인 조리법 등에 대한 후속 연구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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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nt and inside cover of「Bongjeopyoram」

    Table

    Classification and contents of food recorded in「Bongjeopyoram」
    Ingredients of alcoholic beverages recorded in「Bongjeopyoram」
    Ingredients of rice cake and confectionaries recorded in「Bongjeopyoram」
    Seasonal foods and Seasonal Foods for the rituals and celebrations recorded in「Bongjeopyoram」
    Table setting and foods of the wedding ceremony recorded in「Bongjeopyoram」
    Ingredients of wedding ceremony foods recorded in「Bongjeopyoram」
    Ingredients of some foods recorded in 「Bongjeopyo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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