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을 대표하는 김치는 계절별로 생산되는 배추, 무, 오이 등의 채소를 소금에 절이고, 고춧가루, 마늘, 파, 생강 등의 양념과 젓갈류로 버무려 발효 및 숙성시켜 제조한다(Lee & Ahn 1995). 경제발전과 생활 수준 향상에 따라 한국인의 식사 패턴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김치는 여전히 한국인의 기본 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Kang et al. 2011;Park et al. 2012;Kim et al. 2015).
김치는 발효 및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독특한 맛과 풍미를 형성하여 식욕을 자극하는 뛰어난 관능적 특성을 지닌다 (Kim et al. 2013). 또한, 비타민, 무기질, 섬유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유기산과 미생물 대사산물을 함유하여 성인병 예방, 콜레스테롤 저하, 항 비만, 항암, 소화 촉진 및 면역 기능 강화 등의 건강 효능이 주목받고 있다(La et al. 2007;Kim & Yoon 2012;Song & Lee 2014;Kang et al. 2016). 이에 김치는 2006년 미국 건강 전문 월간지 ‘Health’에서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 되었으며, 우리 고유의 김장 문화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 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Kim et al. 2015).
김치 제조에서 소금은 절임과정에서 삼투압을 통해 채소 내 미생물 생육을 조절하고, 효소 활동을 저해하여 보존성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Yu & Hwang 2011;Kim et al. 2012;Son et al. 2017). 특히, 김치 발효 초기에 존재하는 산소 세균의 생장을 억제하고, 젖산 세균의 증식을 도와 김치 특유의 맛과 향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김치는 대표적인 고염식품으로, 이를 통한 나트륨 섭취량이 한국인의 총 나트륨 섭취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과다 섭취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Nam & Lee 1985;Kim 2013;Seo 2017).
나트륨 과다 섭취는 체내 수분 보유량을 증가시켜 고혈압 및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Elliott et al. 1996;Kim et al. 2009;Song et al. 2013;Kloss et al. 2015;Vidal et al. 2023).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22년 기준 3,030 mg으로 최근 10년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권고량인 2,000 mg의 약 1.5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Korea Health Statistics 2022). WHO는 2012년 비전염성 질병 예방 및 통제를 위한 글로벌 실천 계획에서 나트륨 저감을 7대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였으며(Petit et al. 2019;Wang et al. 2023),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Health Plan 2030’을 수립하고, 나트륨 적정 섭취 인구 비율을 2018년 32.4%에서 2030년까지 42%로 증가시키는 목표를 설정하여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1).
이러한 배경에서 김치의 저염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대표적으로 저염 절임배추 제조방법 연구(Lee et al. 2011;Kim 2016;Seo 2017), 소금 종류 및 대체염을 활용한 저염 김치 품질특성 비교 연구(Hahn et al. 2002;Chang et al. 2010;Yu & Hwang 2011;Kim 2013), 젓갈 대체 소재로 다시마 육수 등의 향미증진 소재 활용 연구(Kim 2016;Seo 2017), 그리고 매실, 가시오가피, 감초추출물, 삼채뿌리분말 등의 첨가가 김치 품질특성에 미치는 영향 연구(Kim et al. 2010;Yu et al. 2012;You et al. 2013) 등이 있다. 또한, 저염 김치 제조 시 미생물 번식 및 배추 조직 연화로 품질 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유기산, 젖산, 종균 첨가 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Moon et al. 2014;Huang et al. 2016).
최근 소비자의 건강 관심 증가와 함께 식품영양정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는 김치류(배추김치)의 영양 성분 표시를 의무화하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하였다(MFDS 2021). 그러나 김치는 다양한 레시피와 수작업 공정 특성상 원재료, 제조 과정, 발효 상태, 건더기와 양념(국물) 비율 등에 따라 나트륨 함량 변동성이 크다(Kim et al. 2007;Seong et al. 2018). 실 제로 2019년 소비자시민모임 조사에 따르면, 시판 포장 배추김치 15종 중 동일 브랜드 제품이라도 제조일에 따라 나트륨 함량 차이가 30% 이상 발생하여 품질의 일관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Consumer Korea 2019).
정확한 나트륨 섭취량 평가를 위해서는 조리 과정에서 나트륨 추가 및 손실량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가 필요하며 (Terabe et al. 1980; Itoh et al. 1984; Yoshita et al. 2005), 신뢰성 높은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요구된다 (Lee et al. 2023). 현재 국내 대표적인 식품영양성분 데이터 베이스들은 양념(국물)과 소스 등 미섭취 잔여물을 고려하지 않아 실제 나트륨 섭취량과의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Park et al. 2020;Choi & Kim 2024), 김치의 경우 건더기와 양념(국물) 내 나트륨 함량을 모두 포함한 값이 제공 되어 실질적인 일상 섭취량을 과대평가할 우려가 있다. 이는 전통 발효 식문화 계승과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실제 일상 섭취 상황을 반영한 정확한 나트륨 섭취량 평가 및 식품영양정보 데이터베이스 정비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나트륨 섭취량 평가 및 관련 식품영양정보 데이터베이스 정비를 위한 기초 연구로서, ICP-AES (Inductively Coupled Plasma Atomic Emission Spectrometer, Perkin-Elmer, USA)를 이용하여 김치 종류 및 저장 기간별로 건더기와 양념(국물)을 구분한 나트륨 함량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또한, ICP-AES을 활용한 본 연구 측정 값과 기존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탑재된 김치 종류별 나트륨 함량, 그리고 시판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영양정보에 표시된 김치 종류별 나트륨 함량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김치의 실제 나트륨 섭취량 추정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II. 재료 및 방법
1. 분석 대상 및 조리법 선정
본 연구를 위하여 제7기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8년)에서 제공하는 다빈도 식품과 김치류의 건더기로부터 분리되는 양념(국물)의 유무를 고려하여 6종류의 김치(배추김치, 오이소박이, 부추김치, 백김치, 동치미, 나박김치)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선정된 김치 종류별 조리법 및 배합비는 농식품 종합정보시스템(National Institute of Agricultural Sciences 2017)과 관련 전문 서적(Chun & Jeong 2009; Park 2011; Recipe Factory 2016) 등에 소개된 전통 조리법을 바탕으로 하되 본 연구에 적합하도록 일부 수정하여 개발하였다.
2. 분석시료 제조
분석 대상인 김치 시료 제조에 사용된 식재료 종류와 양은 <Table 1>과 같다. 양념으로 버무리는 김치 종류의 경우 양념을 균일하게 버무리기 위해 각 시료별 절임 재료를 일정하게 나누고 그 무게를 측정한 후 이에 해당하는 배합비 만큼의 양념 분량을 덜어서 골고루 버무려 제조하였다(Lee et al. 1994;Kim 2013;Cho et al. 2016). 완성된 김치는 1, 2, 3, 4, 6, 8주차로 저장기간을 나누고 각 주차별 3개씩 밀폐용기(LOCK & LOCK, Seoul, Korea)에 담아 최대한 공기와 접촉을 피하도록 하였다. 또한 발효과정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하루 동안 상온에 보관한 후 다음 날부터 4°C 냉장고에 저장하면서 저장기간에 따른 결과를 관찰하였다 (Shin et al. 2012;Eum et al. 2013;You et al. 2013;Chang et al. 2014;Song et al. 2016).
3. ICP-AES을 이용한 김치 종류와 저장기간별 건더기와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 변화
저장기간별 김치 시료를 체에 밭쳐 건더기와 양념(국물)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중량과 부피를 측정한 후 믹서기(HMF- 595, Hanil Electric Mini Blender, Seoul, Korea)로 분쇄하고 여과지(Whatman No. 1)로 걸러 얻어진 최종 여과액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김치 종류와 저장기간별 균질화된 시료 약 1 g을 취하여 ICP-AES 분석을 위한 전처리를 시행한 후 나트륨 농도(mg/L)를 3회 반복 실험하여 측정하였다. 이렇게 측정된 나트륨 농도를 바탕으로 김치 종류와 저장기간별 건더기와 국물에 함유된 나트륨 함량을 추정하였다. 부추김치의 경우, 3주차 이후에는 건더기와 양념(국물)의 자연스러운 분리가 불가능했던 관계로, 분석에 필요한 건더기와 양념(국물)의 시료 채취가 가능했던 3주차까지의 시료만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4.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김치 종류별 나트륨 함량 비교
국내의 대표적인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2개(DB I: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 제10개정판, DB II: 식품의약 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2020)를 이용해 본 연구결과로 도출된 김치 6종의 나트륨 함량과 비교 분석하였다. 또한 실험에 사용한 김치 6종의 실제 레시피를 한국영양학회 CAN-Pro 6.0의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계산한 값(DB III)과도 비교 분석하였다. 이때 비교하는 실험값은 일상 섭취를 고려하여 김치의 건더기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김치류의 숙성도를 결정하는 pH, 적정산도, 색도, 유기산, 조직감 등 발효 중에 일어나는 물리적, 화학적, 관능적 성질 등 의 변화에 대한 선행연구(Park et al. 1995;Kang et al. 1997;Lee et al. 1999;Park et al. 2000;Ahn et al. 2005;Shin et al. 2005)를 참고하여 김치 숙성의 적기인 저장기간 2주차에서 8주차 사이의 평균 나트륨 함량을 활용하였다.
5. 시판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영양정보를 이용한 김치 종류 별 나트륨 함량 비교
현 시판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영양정보에 표시된 김치 종류별 나트륨 함량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탑재된 정보를 참조하였다(MFDS 2024). 우선, 시판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영양정보에 표시된 김치 종류 별 평균 나트륨 함량을 확인한 후 본 실험에서 도출된 건더기의 평균 나트륨 함량과 비교 분석하였다. 영양정보 상의 나트륨 함량은 건더기와 양념(국물)을 모두 포함한 값으로 실제 일상 섭취량과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본 실험에서 도 출된 건더기의 평균 나트륨 함량만을 비교 대상으로 하였다. 또한, 현 시판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영양정보에 표시된 김치 종류별 평균 나트륨 함량의 편차를 알아보고자 최소값-최 대값의 범위 차이를 확인하였다.
6. 통계처리
통계분석에서는 기술통계를 이용하여 김치 종류별 건더기와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였다. 김치 종류별 샘플 수가 각각 3개로, 정규분포를 가정하기 어려운 집단으로 판단되어 비모수 검정인 Mann- Whitney U 검정을 통해 김치 건더기와 양념(국물) 간의 나트륨 함량 차이를 분석하였으며, 저장기간에 따른 김치 종류 별 나트륨 함량 차이는 Kruskal-Wallis 검정을 통해 검증하 였다. 모든 통계분석에는 SPSS version 27 (IBM SPSS Statistics, Armonk, NY, USA)을 사용하였으며, 유의수준은 5%로 하였다.
III. 결과 및 고찰
1. ICP-AES을 이용한 김치 종류와 저장기간별 건더기와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 변화
김치 종류와 저장기간별 건더기와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 변화는 <Table 2>와 같다. 김치 종류별 건더기와 양념(국물)의 평균 나트륨 함량(mg/g)의 차이를 비교한 결과, 오이 소박이(3.29 vs 6.18, p<0.05), 부추김치(9.51 vs 15.77, p<0.05), 백김치(5.21 vs 7.16, p<0.05), 동치미(6.19 vs 10.74, p<0.05)의 경우 건더기보다 양념(국물)에서의 나트륨 함량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배추김치와 나박김치에서는 건더기와 양념(국물) 간의 나트륨 함량의 유의적인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이는 양념(국물)이 있는 음식의 경우 양념(국물)의 섭취가 나트륨 섭취를 유의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음을 보고한 선행연구의 결과를 잘 뒷받침해 준다(Kwon & Han 2016;Park et al. 2020). 또한 우리의 일상 섭취가 양념(국물)을 제외한 건더기 위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연구결과는 건더기와 양념(국물)을 구분하지 않는 기존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상의 김치 나트륨 함량 정보가 일상 섭취량을 다소 과대평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치류를 비롯해, 장류, 장아찌류 등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들이고 나트륨 급원 식품으로 자칫 건강에 해로운 기피의 대상으로 인식될 경우, 우리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김치의 건더기와 양념(국물)을 구분하여 나트륨 함량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일상 섭취를 적절히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의 수정 및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김치 종류별 건더기와 양념(국물)의 저장기간에 따른 나트륨 함량 변화(mg/g)는 <Figure 1>과 같다. 양념에 버무려 제조되는 김치류의 경우, 배추김치와 부추김치의 건더기는 저장기간에 따라 나트륨 함량이 미미하게 증가한 반면, 오이 소박이의 건더기는 완만한 감소를 보였다. 또한, 오이소박이와 부추김치의 양념(국물)은 저장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나트륨 함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배추김치의 양념(국물)은 나트륨 함량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한편, 물김치류의 경우 백김치와 나박김치는 건더기와 양념(국물) 모두 나트륨 함량의 변화 양상이 유사했으나, 동치미의 건더기는 저장기간에 따라 나트륨 함량이 증가하고, 양념(국물)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다가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양념에 버무리는 방식으로 제조되는 김치류 중 배추김치의 경우, 건더기는 저장 1주차(8.28)에서 3주차(8.73)까지 나트륨 함량이 1.05배 증가하다가 이후에는 미미한 증가세를 보였고,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은 저장 전 기간으로부터 큰 변화 없이 유지되며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오이소박이의 경우, 건더기는 저장 1주차(3.79) 에서 3주차(3.87)까지 1.02배 증가한 후 저장 4주차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으며,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도 저장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미미하게 감소하였다. 부추김치의 경우, 건더기와 양념(국물)으로 구분하여 분석에 필요한 시료 채취가 가능한 3주차까지를 분석한 결과 건더기(10.99→ 11.11→10.68)와 양념(국물)(13.57→12.55→12.43) 모두 저장기간 동안 나트륨 함량이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음으로 물김치류인 백김치, 동치미, 나박김치에 대해 살펴보면, 백김치의 경우, 건더기는 1주차(4.90)에서 2주차 (3.41)까지 나트륨 함량이 0.70배 감소하였고 저장 3주차(3.83) 이후에는 다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저장 8주차에는 1주차 대비 1.1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은 1주차(4.98)에서 2주차(6.04)까지 1.21배로 크게 증가한 후 3주차 이후에는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저장 8주차에는 1주차 대비 1.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치미의 경우, 건더기는 저장 1주차(3.29)에서 2주차(5.56)까지 나트륨 함량이 1.69배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그 이후에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은 저장 1주차에서 저장 3주차(12.27→13.00→12.62)까지 큰 변화없이 유지되다가 저장 4주차(8.80)에 큰 폭으로 감소 하였으나 이후에는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저장 6주차 이후에는 건더기와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나박김치의 경우, 건더기의 나트륨 함량은 1주차에서 4주차까지 현저하게 증가하였으나(6.13→ 6.82→7.75→8.21), 저장 4주차 이후에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은 3주차까지 거의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다가(9.75→9.73→9.93) 그 이후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주재료의 종류와 만드는 방법, 절임 시 사용되는 소금의 종류와 농도, 절임시간, 숙성온도 등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나, 일반적으로 발효 초기에 소금이 김치 주재료 조직 내로 확산되며 탈수와 침투를 반복하다가 숙성기와 과숙기를 지나 산패와 연부현상을 일으키는 최종 발효단계를 거치며 건더기와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었다(Mheen & Kwon 1984;Hata et al. 1986;Cho & Rhee 1991;Shin et al. 2005;You et al. 2013;Hwang et al. 2016).
2.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김치 종류별 나트륨 함량 비교
<Table 3>은 ICP-AES를 이용해 실제 측정한 실험값 중 김치 숙성의 적기인 저장기간 2주차 이후의 김치 종류별 건더기만의 평균 나트륨 함량을 국내의 대표적인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2개(DB I: 농촌진흥청의 국립농업과학원 국가표준식품성분표, DB II: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탑재된 값과 실제 김치 실험 레시피를 기준으로 CAN-Pro 6.0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계산한 값(DB III)과 비교 분석한 결과이다.
전반적으로, 기존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탑재된 나트륨 함량은 본 연구에서 도출된 김치종류별 건더기의 평균 나트륨 함량보다 높거나 낮은 유의적인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실험에서 도출된 건더기의 나트륨 함량이 10.90 mg/g로 가장 높았던 부추김치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 데이터베이스에 탑재된 나트륨 함량(DB II)이 1.63배로 실험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편, 본 실험에서 도출된 건더기의 나트륨 함량이 3.45 mg/g로 가장 낮았던 오이소박이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 데이터베이스에 탑재된 나트륨 함량(DB II)이 1.32배로 실험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고, 농진청 데이터베이스에 탑재된 나트륨 함량(DB I)은 0.88배로 가장 낮았다. 또한, 배추김치의 경우, 본 실험에 사용한 레시피를 기준으로 CAN-Pro 6.0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계산한 나트륨 함량(DB III)이 0.39 배로 실험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으며, 나머지 데이터베이스에서는 0.62-0.67배의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물김치류인 백김치의 경우, 본 실험에 사용한 레시피를 기준으로 CAN-Pro 6.0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계산한 나트륨 함량(DB III)이 0.29배로 실험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으며, 나머지 데이터베이스에서는 0.93배로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동치미의 경우, 농진청 데이터베이스에 탑재된 나트륨 함량(DB I)이 실험값에 비해 0.74배, 나머지 데이터베이스에서는 0.61배의 수준을 보였다. 나박김치의 경우, 본 실험에 사용한 레시피를 기준으로 CAN-Pro 6.0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계산한 나트륨 함량(DB III)이 1.11배로 실험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으며 나머지 데이터베이스는 0.48- 0.54배의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선행연구에서 지적했듯이, CAN-Pro 6.0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계산값은 조리 전 식재료 구성만을 반영하도록 설계 되어 있어, 조리, 저장, 숙성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얻은 실험값과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Murai et al. 1985;Hata et al. 1989;Nakayama & Hasegawa 2010;Kim & Pak 2019;Choi & Kim 2024). 또한,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김치류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서 나트륨 함량은 건더기와 양념(국물) 내 나트륨을 모두 포함한 값이다. 그러나 실제 섭취 상황을 고려했을 때, 김치의 건더기만을 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베이스상의 나트륨 함량이 실제 섭취량보다 다소 과대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를 반영한 데이터베이스의 수정 및 보완이 필요하며, 동일한 김치류임에도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간 나트륨 함량에 차이가 존재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시급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Lee et al. (2023)의 연구에서도 소금이 포함된 장류, 김치류, 장아찌 등의 절임 채소류의 경우, 대표성 있는 기준 레시피를 선정하고 나트륨 함량 분석 주기를 단축함으로써 그 결과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제언한 바 있다.
3. 시판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영양정보를 이용한 김치 종류 별 나트륨 함량 비교
현 시판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김치 종류별 영양정보에 표시된 평균 나트륨 함량과 본 실험에서 도출된 건더기의 평균 나트륨 함량과 비교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오이소박이는 영양정보에 표시된 값이 실험값의 1.41배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백김치가 실험값보다 1.15배 높았다. 반면 부추김치는 영양정보에 표시된 값이 실험값의 0.39배로 가장 낮았으며, 기타 김치류도 0.53-0.62배로 다소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시판 제조업체별 영양정보 상의 나트륨 함량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동치미의 경우 최소값과 최대값(0.01-5.81 mg/g)의 차이가 무려 581배에 달했으며, 부추김치 또한 152배(0.04-6.08 mg/g)의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최소값과 최대값의 차이가 가장 작은 김치는 나박김치로 1.70배(3.30-5.60 mg/g)로 조사되었다. 선행연구에서도 시판 배추포기김치 180종과 40종의 영양표시 상 나트륨 함량을 분석한 결과, 최소값과 최대값의 차이가 각각 약 3.62배 (3.40-12.30 mg/g)와 약 2.33배(4.25-9.91 mg/g)로 보고된 바 있다(Hwang et al. 2017;Hwang et al. 2019). 이처럼 현 시판 김치의 제조업체별 평균 나트륨 함량 차이는 기본 레시피의 차이를 비롯하여 주·부재료의 종류와 품종, 계절적 요인 등에 의한 제조과정 상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정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기보다 시판 김치를 구매하는 비율이 향후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소비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도울 수 있도록 시판 김치 종류별 영양정보에 표시된 나트륨 함량의 정확성을 검증하고 이를 통제하는 관련 정책 및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Moon et al. 2022).
IV.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김치 종류와 저장기간별 나트륨 함량의 변화를 건더기와 양념(국물)을 구분하여 분석 및 비교함으로써 김치 로부터의 실제 나트륨 섭취량 추정을 현실화하고 관련 식품 영양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정비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총 6종의 김치(배추김치, 오이소박이, 부추김치, 백김치, 동치미, 나박김치)를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고 김치 종류별 저장기간에 따른 건더기와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의 변화를 측정하였다. 이후 그 결과를 염도계와 국내 대표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시판 제품의 영양정보 상의 나트륨 함량과 비교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배추김치와 나박김치를 제외한 모든 김치에서 건더기보다 양념(국물)에서의 평균 나트륨 함량(mg/g)이 전체 나트륨 함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저장기간에 따른 건더기와 양념(국물) 각각의 나트륨 함량변화는 배추김치와 부추김치를 제외한 모든 김치에서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다. 즉, 김치 양념에 버무리는 방식으로 제조되는 김치류 중 오이소박이의 경우, 건더기는 저장 3주차까지 나트륨 함량이 증가하다가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고 양념(국물)은 저장기간에 따라 미미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물김치류의 경우, 전반적으로 저장 1주차에 비해 저장기간이 길어질수록 건더기의 나트륨 함량이 증가 하는 경향을 보였다. 양념(국물)의 나트륨 함량은 동치미, 나박김치의 경우, 저장 3주까지는 큰 변화없이 유지되다가 4주차 이후 완만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8주차에 이르러서는 건더기와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백김치의 경우, 3주차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저장 4주차 이후에는 완만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김치 숙성의 적기인 저장기간 2주차 이후의 김치 종류별 건더기만의 평균 나트륨 함량을 국내 대표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2개에 탑재된 값과 실제 김치 실험 레시피를 기준으로 CAN-Pro 6.0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계산한 값과 비교 분석하였다. 그 결과, 양념에 버무리는 방식으로 제조되는 김치류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 데이터베이스에 탑재된 나트륨 함량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물김치류인 동치미의 경우는 농진청 데이터베이스에 탑재된 나트륨 함량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으며, 나박김치의 경우는 본 실험에 사용한 레시피로 CAN-Pro 6.0를 활용한 계산값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게 평가되어 서로 다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판 김치 종류별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영양정보에 표시된 평균 나트륨 함량과 본 실험에서 도출된 건더기의 평균 나트륨 함량을 비교한 결과, 오이소박이, 백김치 순으로 영양정보에 표시된 값이 실험값보다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부추김치는 영양정보에 표시된 값이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다. 특히 시판 김치 종류별 나트륨 함량의 최소값과 최대값 차이가 1.70-581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ICP-AES로 측정한 김치 종류별 나트륨 함량이 국내 대표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및 시판 제품의 영양정보에 표기된 나트륨 함량과도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기존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나 영양정보에서 김치의 건더기와 양념(국물)을 구분하지 않는 방식이 실제 일상 섭취량과 차이를 초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향후 김치 종류별 실제 나트륨 섭취량을 보다 정확하게 추정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차이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보완하는 동시에, 관련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를 정비하기 위한 연구와 정책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주요 김치 유형에 대해 표준화된 레시피와 제조 조건을 설정하고, 해당 조건 하에서의 나트륨 함량 변화 양상을 추적하여 그 결과를 국내 대표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반영하기 위한 후속 연구 등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