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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7060(Print)
ISSN : 2288-7148(Onlin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Food Culture Vol.36 No.2 pp.143-157
DOI : https://doi.org/10.7318/KJFC/2021.36.2.143

A Scientific Quantitative Analysis on Vegetables of Joseon Dynasty using the Joseonwangjoshilrok based Data

Mi-Hye Kim*
Department of Food and Nutrition, The Research Institute for Basic Sciences, Hoseo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Mi-Hye Kim, Department of Food and Nutrition, Hoseo University, Hoseo ro 79-20, Asan, Chungnam 31499, Korea
Tel: +82-41-540-9663 Fax: +82-41-540-5638 E-mail: Kimmihye92@hoseo.edu
January 18, 2021 March 29, 2021 April 19, 2021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analyze the periodic prevalence of the vegetables during the Joseon era with JoseonWangjoSilrok as a reference. The JoseonWangjoSilrok articles were collected from the Guksapyeonchanwewonhwe site, using web-crawling techniques to extract the relevant information. Out of 384,582 search results, 9,560 articles with vegetable-related keywords were found. According to the annual average vegetable recordings during the regimes of various kings, there were two peaking curves in the 15th and 18th centuryJoseon. The found was: 2,750 in the 18th century, 2,529 in the 15th century, 1,424 in the 16th century, and 1,018 in the 19th century. A Variable Interest Index was designed to ascertain the interestin vegetables of the 27 Joseon kings. The king most interested in vegetables was the 19th king Sookjong. The second most interested king was Youngjo. There were 5,105 vegetable-related findings within the JoseonWangjoSilrok related to specific species and categories of vegetables. Among the words found: 1,194 were stem-leaves vegetables (23.39%), 1,017 were root vegetables (19.92%), 1,148 were flower-fruit vegetables (22.49%), 1,144 were spice vegetables (22.41%), 95 were mushrooms (1.86%), and 507 were seaweeds (9.93%). Statistical analysis using ANOVA revealed the chronological factors that affected the vegetables’ prevalence index.



조선왕조실록 과학계량적 분석을 통한 채소류의 통시적 고찰

김 미 혜*
호서대학교 생명보건대학 식품영양학과 및 기초과학연구소

초록


    I. 서 론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채소 섭취를 건강한 식생활을 나타내 는 핵심 지표로 삼아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Pollard et al 2009). 채소는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저하시켜 당뇨병, 관상동맥성 심장병의 위험을 낮추며 특정 암의 위험을 감소 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Joshipura et al 2001). 우 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 5기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여성의 경우 채소 섭취가 많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도 감소 효과를 보였다(Yoo et al 2017). 6기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 한 결과는 청소년들의 75.9%가 채소 섭취 부족이었으며, 채 소 섭취는 스트레스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으로 조 사되었다(Ha 2018). 6기, 7기 자료를 바탕으로 한 연구에서 는 성인남녀의 채소 섭취는 천식 유병률을 낮춘다고 보고하 였다(Kim & Ju 2020). 이와 같이 채소는 파이토케미컬 (phytochemical) 함량이 높고 에너지 밀도가 낮으며 식이섬 유 및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여 건강을 위한 필수 물질이 지만 청소년들을 비롯한 현대인들의 채소 섭취는 감소 추세 에 있다.

    한국음식문화의 특성을 여러 측면에서 이야기 할 수 있지 만 쌀을 중심으로 다양한 채소를 활용한 나물문화를 발전시 켰다는 것이다. 2015년 OECD 보고서에 의하면 회원국 중 에서 한국인의 채소 섭취량이 세계 1위라고 발표 하였다 (Chung 2017). 하지만 최근 한국인들의 식습관도 동물성 육 류와 가공식품 섭취 위주로 변화되고 있어 여러 대사성 질 환들 발병률이 심각해진 상태이다. 따라서 오랫동안 지켜온 건강한 우리의 나물문화를 잘 유지하고 계승되어야 할 문화 유산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채소문화 연구는 더욱 필 요하다 하겠다. 채소가 여러 현대인들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 료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근거들이 나오면서 채소 속 생리활성 물질에 관한 연구들은 많지만 한국인의 독특한 채 소문화에 관한 문헌 연구는 많지 않다. 지금까지 채소문헌 연구는 고려 중, 후기 채소생산의 발전 연구(Wee 2018), 조 선 고조리서 속 채소저장법에 관한 연구(Huh 2012), 문학 작품 속 채소문화(Park 2018) 연구, 조선시대 농업사 연구 (Lee 2003;Kim 2014b) 등 고조리서나 문학작품 속 채소문 화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조선시대 거시적 흐 름을 파악할 수 있는 통시사적 기록인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속 채소문화에 관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 았다.

    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은 조선전시대의 역 사적 사실을 담고 있는 유일한 연대기로서 그 사료적 가치 가 매우 크며, 조선시대 연구에 있어 필수적인 기초자료이다 (Kang 2015). 또한 식생활 변화와 발전, 연속성을 살필 수 있는 대표적인 사서(史書)이기도 하다. 조선조의 사서 편찬 경향은 시기별로 그 특징이 다르지만 실록 편찬에 참여하였 던 사관(史官)들은 견문한 바를 사초(史草)에 작성하려는 철 저한 기록 정신을 유지하였기 때문에 사관이 기록한 것은 분 명한 체험을 통하여 얻은 생생한 현재사라 할 수 있다. 지금 까지 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에 관한 식생활 관련 논문은 실록 속 수산물을 분석한 논문(Kim 2018), 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을 통하여 고찰한 조 선의 차 문화(Lee & Jung 2013), 조선시대 공문서와 왕실자 료에 나타난 장류 연구(Ann 2012)가 있었으나 대부분 부분 적 사례를 발췌한 연구였다. 하지만 최근 JoseonWangjo- Silrok (朝鮮王朝實錄)이나 고전 문헌에 대한 메타분석이나 정보기술을 적용한 종합적인 연구가 다수 수행되었다. 네트 워크 분석기술을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에 적용하여 왕실 네트워크의 동적 변화 연구(Kim & Kim 2014)와 고구려, 백제, 신라 통치기간 동안 왕조실록의 인명 네트워크를 분석한 연구(Chung & Kim 2011)가 있었고, 텍 스트 마이닝 기술을 적용하여 조선왕조 통치스타일과 교육 용어를 분석한 연구(Han 2017)와JoseonWangjoSilrok (朝 鮮王朝實錄)의 빅데이터를 분석으로 한 유교정치연구도 있 었다(Moon 2018). 이와 같이 최근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하 여 500여 년간의 기록인 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 錄)의 방대한 데이터 량을 단순히 사례중심 연구만이 아닌 종합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연관성과 의미들이 연구되어지 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인문학적 연구가 주를 이루 고 있으며,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식생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하여 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 전체 기사를 대상으 로 채소류 물종, 출현 빈도, 왕대별 기록 현황과 세기별 채 소 출현의 거시적 흐름을 파악하여 조선시대 채소류의 통시 적 특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조선시대 음식문화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II. 연구 내용 및 방법

    1. 연구 대상

    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은 편년체(編年體)로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명의 왕이 재임한 427년간의 기록 1,894권(卷) 888책(冊)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 적 견해이다. 고종실록과 순종실록 기록물 74권, 60책은 일 제 강점기 작성되었고 조선시대 실록 편찬 규례를 따르지 않 았기 때문에 조선왕조실록에 포함시키지 않는다(Kim 2018).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조선시대 전 기간을 대상으로 채소 관 련 기록의 흐름을 분석하기 위해 태조실록부터 순종실록까 지 모두 조사 범주에 포함시켰다. 따라서 본 연구 대상은 조 선시대 전체 기간 27명왕과 518년의 기록인Joseon- 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 1,968권 940책이 해당되었다.

    2. 연구 내용 및 방법

    연구 분석 대상인 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 기사는 국사편찬위원회 웹 사이트(National institute of Korean history)의 1대부터 27대 왕까지 모든 기록을 웹 크 롤링기법(Lee 2018;Kang & Park 2019)을 사용하여 아래 <Figure 1>과 같은 절차로 스크래핑 하였다.

    본 웹사이트는 전문을 스크래핑하기 위한 URL이 일정하 게 배열되어 있지 않아 이를 변형하는 단계를 통해 URL을 활성화하였다. 사용한 소프트웨어는 Python 3.8으로서 각각 의 알고리즘을 만들어 필요한 모든 한자와 한글 원문을 수 집하였다. 채소 출현의 계절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해당 사이 트에서 연도별 월별로 구분되어 있는 각각의 자료들을 생성 한 후 기사를 찾고 이 과정에서 모든 페이지의 URL을 추출 하여 필요한 내용의 리스트를 생성하였다. 이를 한 번 더 수 정 사용가능한 URL로 리스트를 탐색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였다. 추출된 실록의 기사수가 38만열 이 넘는 내용에서 채소와 관련된 단어를 추출하기 위하여 추 가적인 Python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추출된 채소 단어 빈도 는 전체 자료 및 왕대별, 시대별, 계절별 특성에 따라 분류 된 자료에서 얼마나 특정한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지를 나타 내는 지표로, 빈도가 높을수록 해당 단어가 국정 논의 중 자 주 등장하는 핵심적인 단어임을 의미한다. 이처럼 빅데이터 를 이용한 정량 분석으로 조선시대 채소문화의 거시적 흐름 을 파악하였고, 정성적으로 채소문화 특성의 이해를 돕고자 일부 실록의 기사도 발췌하여 본문의 내용을 보강하였다 (National institute of Korean history).

    3. 통계분석 방법

    추출된 채소 관련 키워드는 빈도 분석을 시행하여, 전체 자료에서 왕대별, 계절별 특성에 따라 단어의 빈도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파악하고자 하였다. 수집된 빈도는 단순 기술통계를 이용하여 집계하였으며 전체 데이터 중 차지하 는 비율은 백분율로 나타내었다. 또한 시대별로 출현한 채소 단어 빈도의 차이 검정을 위하여 SPSS program 21으로 ANOVA 분석을 시행하였고, 유의성검증은 Duncan’s multiple range test를 사용하였다.

    III. 결과 및 고찰

    1. 조선왕조실록 속 채소군 기록 현황

    웹크롤링(web-crawling)으로 수집한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기사건수와 채소 출현 빈도를 분류한 결과 는 <Table 1>과 같다. 기사 수 총 384,582건에서 추출한 채 소류 관련 단어들의 총 빈도는 전체 9,560건이었다. 추출된 채소류 관련 단어를 27대 왕대별로 분류해 보면 가장 많은 채소 기록 빈도수가 생성된 왕대는 17C말 18C초 숙종 시절 로 1,462건(15.29%)이었으며, 다음으로는 18C 영조 시절 1,208건(12.64%), 15C 세종 897건(9.38%), 15C 성종 874 건(9.14%), 18C 정조 708건(7.41%), 19C 고종 606건(6.34%), 16C 중종 583건(6.10%), 16C 선조 581건(6.08%) 순으로 채소류에 관한 논의는 이들 8대 왕 시절 전체의 72.37%를 차지하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순조(349건), 연산군(294건), 광 해군(286건), 세조(278건), 인조(256건), 명종(233명), 태종 (174건), 현종(162건), 경종(162건), 효종(135건), 단종(100건), 문종(61건), 예종(30건), 철종(28건), 태조(27건), 현종(21건), 정종(17건), 인종(14건), 순종(14건) 순으로 나타났다. 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의 수산업 기록을 빈 도 분석 한 Kim(2018)의 연구에 의하면 조선시대 가장 많은 수산업 기록이 생성된 왕대는 16C 중종시절로 118건이었으 며, 다음 순으로는 성종시절 104건, 현종시절 103건순이었다. 채소류와 수산업은 같은 식생활 관련 분야임에도 왕대별 그 기록 빈도 양상은 다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 지배계층들의 채소에 대한 관심도를 파 악하기 위해서 왕대별 단순 채소 기록 출현 빈도만으로는 설 명하기 어렵다. 조선시대 27명의 왕은 재임기간이 모두 다르 고 재임기간이 길수록 채소 관련 기록들이 많아질 확률이 높 기 때문이다. 따라서 왕대별 채소군 출현 빈도를 재위 년 수 로 나눠 재임기간 내 연평균 채소 관련 단어 기록 빈도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Figure 2>. 조선시대 왕대별 연평균 채 소에 관한 기록을 살펴보면 15세기와 18세기 두 번의 성장 곡선을 확인할 수 있다. 15세기는 강력한 중앙집권 강화와 함께 국가의 기틀 마련을 위해 주요 제도들을 정비하여 완 성된 유교국가의 형태를 갖춘 시기였으며, 가뭄과 홍수가 많 이 발생하였지만 비교적 안정된 기후특성과, 국가와 민간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흉년이나 기근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 던 시기였다(Lee 2012). 15세기에는 채소 관련 기록이 2,529 건으로 전체의 26.45%를 차지하고 있는 채소문화의 성장기 임을 확인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성장 피크는 18세기에 나 타났는데, 채소 관련 단어 출현 빈도가 2,750건으로 전체의 28.76%를 차지하고 있어 이때를 채소문화 부흥기라 할 수 있겠다. 숙종, 영조, 정조시기로 대변되는 18세기는 붕당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인재를 동등하게 등용한다는 탕평책등을 전 제에서 강력한 왕권을 구축하게 된다. 18세기 조선은 왕권의 강화와 함께 화폐경제가 상용화되고 이를 통해 상업이 발달 하였으며, 실학자의 실사구시 학풍으로 민족문학의 기점으로 불리기도 하였다(Yoon 2014).

    이처럼 왕권이 강화되고 사회, 경제적 성장이 높을수록 채 소에 관한 기록 빈도수가 높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2. 왕대별 채소 관심도(VII)

    앞서 살펴보았듯이 채소 출현 빈도는 시대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를 100년 단위로 나눠 세기별로 나누어보면 18C 2,750건, 15C 2,529건, 17C 1,839건, 16C 1,424건, 19C 1,018건순으로 나타났다<Table 1>. 세기별 전체 기사수와 비 교해 보면 실록의 시대별 기사 수는 15C 105,554건, 16C 80,392건, 17C 76,562건, 18C 67,486건, 19C 54,588건순으 로 15세기 전체 실록 기사수가 가장 많았으며 시간이 흐를 수록 기록된 실록의 기사 수는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 났다. 즉, 채소류 관련 단어 출현 빈도는 단순히 실록의 기 사수와 비례하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로써 채 소류 기록 출현 빈도는 사건을 기록하고 남기는 각 시대의 기록문화의 영향을 받기 보다는 왕을 비롯한 지배계층의 채 소에 대한 관심도를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Kim(2018) 연구에서도 왕대별 수산물 관심도를 수 산물 집중지수로 표준화하여 비교한 바 있다.

    채소류에 관한 왕대별 관심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단순 재 위기간만이 아닌 기간 내 기록한 실록의 기사수를 고려하여 당시대의 기록문화 영향도 반영되어야 한다. 따라서 채소류 에 관한 왕대별 관심도를 VII(Vegetables Interest Index)라 정의하고 이를 파악하기 위하여 채소 출현 빈도 절대치를 왕 대별 생성된 전체 기사수와 재위기간지수를 곱하여 나눈 값 으로 함수식을 완성하였다.

    KJFC-36-2-143_M1.gif

    • Vii: Vegetable interest index

    • F: Frequency

    • R: Rows

    • P: Period

    조선시대 27명 왕들의 채소군에 대한 관심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기록된 채소 빈도수를 재임 년과 기사수로 보정하여 절대치로 표시하였고 왕대별 순위를 비교하면 <Table 1>과 같다. 채소군에 관심도가 높았던 대표적인 10대 왕은 17C말 18C초 숙종→18C 영조→18C 정조→19C 고종→18C 경종 →16C말 17C초 선조→15C 세종→19C초 순조→15C 성종 →16C 중종 순으로 나타났다<Figure 3>.

    채소군에 관심도 지수가 가장 높은 왕은 19대 임금인 숙 종(肅宗, 1661-1720)이었다. 숙종은 조선시대 역대 왕들 중 재위 기간에 처음으로 두창(痘瘡: 천연두)을 앓았으며 치료 를 위해 음식을 늘 조심하였다고 한다. 두창의 식이요법으로 는 육선(肉膳)을 진어(進御)하지 않았으며, 왕실에서 고기를 금하고 소선(素膳)을 하는 방식을 취하였으며 각 도에서 진 상된 귀한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Go et al. 2012). 그런데 계속해서 소선을 하다 보니 병이 회복하는 시 점에서 좋은 음식을 먹지 않으면 두창의 치료가 더딜 상황 이었기 때문에 신하들은 진선(進膳)할 것을 청하게 되었다. 숙종 36년(1710년) 12월 7일 丁卯/藥房入診 都提調李KJFC-36-2-143_img1.gif命 提調閔鎭厚等 以上在未寧中 而將爲長陵忌辰行素 請進常膳 上 始難之 諸臣申復不已 上乃許之(약방에서 입진하였는데 도제 조 이이명, 제조 민진후 등이 바야흐로 임금이 병이 나서 몸 이 편치 않으니 장차 장릉의 제사 때문에 소찬(素饌: 고기나 생선이 없는 반찬)을 하려 하매 평소대로 진선하게 할 것을 청하니, 임금이 처음에는 어렵게 여기다가 여러 신하들이 거 듭 아뢰자 이내 윤허하였다)고 하였다. 실록의 기록을 살펴 보면 숙종 46년 재위기간 동안 두창 치료를 위하여 홍화, 당 귀, 길경, 맥문동 등과 같은 많은 채소가 약초로서 사용되었 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는 일상의 식재료를 활용하여 병을 치료하려는 조선시대 식치(食治) 사상이 반영된 것이다(Ahn 2019).

    숙종 다음으로 관심도가 높은 왕은 영조(英祖)였다. 영조 (1694-1776)는 21대 왕으로 재위기간이 52년이었으며, 83세 에 승하한 조선 왕 중 가장 오래 살았던 왕으로 알려져 있다. 영조가 즐겨 먹었던 채소죽으로는 갈근죽(葛根粥), 곽죽(藿粥), 녹두죽(菉豆粥), 두죽(豆粥), 백감죽(白甘粥), 백자죽(柏子粥), 백죽(白粥), 연자죽(蓮子粥), 의이죽(薏苡粥), 적두죽(赤豆粥), 주자죽(木奏子粥) 총죽(KJFC-36-2-143_img1.1.gif粥), 행인죽(杏仁粥), 흑임자죽(黑荏KJFC-36-2-143_img2.gif子粥) 등이 있었다고 한다(Eom et al. 2017). 영조 6년(1730 년) 10월 10일 上命廚院 自明日進素饌 藥房口傳啓請姑進常 膳 臨時行素 上不許(임금이 사옹원에 명하여 내일부터는 소 찬을 올리라 하니, 약방에서 구전으로 아직은 상선을 드시다 가 때가 임박해지면 소찬을 드실 것을 계청 하였으나, 임금 이 윤허하지 않았다)고 기록되었다. 자기관리가 철저한 절제 형 군주로 손꼽히며 소식(小食)과 채식(菜食)을 즐겨했던 영 조가 채소에 관한 관심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3. 채소군 분류 및 세부 출현 물종

    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에서 채소군 관련 단 어 총 출현 빈도는 9,560건이었다. 여기에서 캐다는 의미의 ‘채(采)’ 3,494건과 모든 푸성귀, 남새, 나물 등 채소류 전체 를 뜻하는 ‘채소(菜蔬)’ 961건은 세부 물종으로 나누는 채소 군 분류표에서 제외시켰다. 16세기 학습서인 Hoonmongjahwei (訓蒙字會)에서도 ‘풀로서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菜라 한다’고 하였다(Lee 1985). 따라서 전체 채소군 관련 키워드 중 세부 물종을 알 수 있게 표현한 단어의 추출 빈도 는 5,105건이었다. 채소군을 크게 6개 세부 분류 단위로 나 누었는데, 먼저 푸성귀, 남새 등으로 불리는 나물류를 줄기 와 잎사귀를 주로 식용하는 경엽채류, 꽃이나 열매를 식용하 는 화과채류, 뿌리를 식용으로 하는 근채류, 주로 양념으로 사용되는 훈연채류로 나눴다. 그리고 버섯류와 해조류도 비 슷한 영양적 가치를 지녔고 넓은 의미의 채소이기 때문에 채 소군에 포함시켜 분류하였다.JoseonWangjoSilrok (朝鮮王 朝實錄)에 기록된 채소군 세부 구성요소 및 출현 빈도를 추 출하여 분류한 표는 <Table 2>와 같다.

    채소군 단어 총 출현 빈도는 5,105건이고, 그 중 경엽채류 는 1,194건(23.39%), 근채류는 1,017건(19.92%), 화과채류는 1,148건(22.49%), 훈연채류는 1,144건(22.41%) 버섯류는 95 건(1.86%), 해조류는 507건(9.93%)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경엽채, 근채, 화과채, 훈연채인 나물류는 4,503건으로 전체 채소군의 88.21%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물류 중 경엽채류가 가장 높은 비율이고 그 다음이 화과채류, 훈연채류, 근채류 순으로 나타났다.

    경엽채류 중 출현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은 미나리(芹) 236 건(19.77%)이고, 다음이 아욱(葵) 222건(18.59%), 쑥(蒿) 189건(15.83%), 당귀(當歸, 辛甘菜) 183건(15.33%) 순으로 이들은 전체의 69.52%를 차지하고 있었다. 조선시대를 대표 하는 이들 채소들이 실록에서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지 살펴 보면 미나리(芹)는 제수(祭需)로서 근저(芹菹)형태 그리고 궁 중 침장고(沈藏庫)에서 관리하는 대표적인 식용 채소로써 언 급되었다. 상징적인 의미로서는 헌근지성(獻芹之誠) 고사 성 어로 자주 기록되었다. 어떤 백성이 싱싱한 봄 미나리를 임 금에게 바치려고 겨울에 햇볕을 쬐였다는 중국고사에서 유 래한 근폭(芹曝), 헌근(獻芹)의 단어로서 충성된 신하 또는 백성을 상징하는 단어로 미나리가 기록되었다. 이처럼 미나 리는 식용채소뿐만 아니라 어떤 뜻을 대변하거나 암시하는 상징과 은유로서 기록되기도 하였다. 은유와 상징은 동양고 전 전반에 나타나는 일종의 문장서술 기법 중 하나였다(Chin 2014). 아욱(葵)에 관한 기사는 아욱의 상징적 의미로서 거직 발규(去織拔葵) 고사 성어를 인용하고 있다. 공의자(公儀子) 가 노(魯)나라 정승이 되어 아내가 베틀을 놓고 비단을 짜는 것을 보고 노하여, 베틀을 던지고 아내를 쫓아 보냈으며, 밥 을 먹을 때에 아욱국을 보고 크게 성을 내어 마당에 심은 아 욱을 뽑아 버렸다는 청렴한 관리의 행동을 비유한 말로써 사 용되었다. 쑥(蒿)은 약재(藥材)로써 기록되었으며, 상징적 의 미로는 고사 육아시(蓼莪詩)를 인용하여 흔하고 쓸모 많지 않은 잡풀의 비유로 쓰였다. 당귀(當歸)는 주로 지방에서 납 품하는 토공 중 약재품목의 하나로 기록되었으며, 신감초(辛 甘菜)는 당귀의 싹 채소로써 국가에 바치는 진상품의 하나로 기록되고 있었다.

    근채류는 칡(葛, 葛根) 866건(85.15%), 더덕(菩) 68건 (6.69%), 무(菁根,KJFC-36-2-143_img3.gif蘿) 19건(1.87%), 토란(KJFC-36-2-143_img4.gif) 11건 (1.08%)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출현 빈도가 높은 것이 칡 (葛, 葛根)인데 실록에 칡은 기근을 대비하는 구황(救荒)식품 으로, 칡덩굴(葛索)로 동아줄을 만들고, 임금 옷의 장식품인 요질(腰KJFC-36-2-143_img5.gif)을 만드는 등 식품 이외로 칡뿌리, 줄기가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됨을 알 수 있었다. 상징적인 의미로는 감아 올라가는 넝쿨풀의 습성을 본뜬 과갈(瓜葛)의 표현으로 서로 얽혀있는 인척관계를 뜻하는 용어로서 사용되기도 하 였다. 더덕(菩)은 지방에서 진상하는 토공품 약재의 하나인 사삼(沙蔘)으로 기록되었으며, 배고픔을 달래주는 구황식품 으로 묘사되고 있었다. 무(菁根, 蘿KJFC-36-2-143_img6.gif)도 지방에서 진상하는 토공품, 구황(救荒)식품, 궁궐 식품을 관장하는 사옹원(司饔 院)의 주요한 재배 식품으로 기록되었다.

    화과채류 중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은 오이(瓜)로 887건 (77.26%)이었으며, 가지(茄, 靑茄) 71건(6.18%), 박(匏) 49건 (4.27%), 홍화(紅花) 47건(4.09%), 송화(松花) 45건(3.92%) 순이었다. 화과채류 기록의 77% 이상을 차지하는 조선시대 대표 열매채소 오이는 오이김치(瓜菹) 형태로써 오례에 의해 정해진 제수(祭需)로서, 또는 임금이 신하에게 내어주는 하 사품으로, 신하가 임금에게 드리는 귀한 진헌품으로 기록되 었다. 실록의 많은 기사에서 백성들이 일반적으로 식용하는 흔한 상용 채소로써 오이가 기록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오 이의 상징적 의미는 오이 덩굴이 엉켜있는 형상을 딴 고사 과갈지계(瓜葛之系)로 인척 사이의 얽혀있음을 표현하기도 하였고, 과기(瓜期)로 오이가 익을 무렵에 부임(赴任)했다가 이듬해에 오이가 익을 때 교대한다는 뜻에서 나온 벼슬의 임 기가 찬 때를 가리키는 용어로써, 오이 밭에서는 신이 벗어 져도 엎드려 신을 다시 신지 아니한다는 데서 나온 말인 납 리(納履), 즉 몸을 굽히면 오이를 따는 혐의를 받는다는 고 사 등 다양하게 인용됨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오이는 식용 채소의 의미를 넘어 다양한 삶의 모습 속에 깊숙이 동화되 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지(茄子)도 여름철을 대표하 는 채소로써 실록에는 종묘에 천신하기 위한 신물로써의 기 록이 많고, 백성들이 바치는 공물로써 기록되었다. 박(匏)은 주로 박으로 만든 술잔인 포작(匏爵)으로 기록되었고, 시렁 에 걸려있어 먹지 못하는 계포(繫匏) 즉 할 일 없이 세월을 보내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서 사용되었다. 식용 가능한 꽃으 로 대표적 염료 식물홍화(紅花)는 실록에서 매우 희귀한 것 으로 약재로 쓰이거나 무역품 또는 옷감을 물들이는 염료로 써 쓰였다. 15세기 농업서인Sangayorok (山家要錄)(Rural DA ed. 2004)에 홍화재배법에 관한 기록이 있고 그 씨를 거 두면 기름은 수레바퀴의 윤활유나 등불로도 쓸 수 있고, 꽃 을 따서 찧어 즙을 짜내어 음식 물들이는데 쓴다고 하였다. 송화(松花)는 소나물 꽃가루로서 다식을 만드는데 주로 쓰이 는데, 실록의 기록에 의하면 송화에 관한 대부분의 기사는 공물로써 기록되었고, 궁궐 제례에 쓰이는 제수품으로 사용 되었다. 상징적 의미로는 일부 기사에서 누런 빛깔을 상징하 는 용어로 쓰이기도 하였다.

    훈연채류는 후추(胡椒, 胡椒栽) 511건(44.66%), 파(蔥) 334 건(29.20%), 마늘(蒜, 芽) 269건(23.51%), 생강(生薑) 15건 (1.3%), 겨자(芥子) 8건(0.7%), 부추(KJFC-36-2-143_img7.gif) 7건(0.61%) 순으로 나타났다. 훈연채류 중 전체의 44.66%를 차지하며 1순위에 오른 것은 바로 후추이다. 후추 기록이 가장 많은 15세기와 16세기 기사를 보면 일본에서 오는 예물이나 무역품인 경우 가 대부분이다. 세종 24년 1월 7일 胡椒 皆我國不産(호초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않는 것이다). 성종 14년 8월 21일 雖胡椒七百餘石 而已此物 雖外國所産(호초가 7백 여석이나 된다고 하지만, 이 물건은 외국에서 산출되는 것이다)라고 하 였다. 명종 즉위년 8월 14일 日本使臣貿易事 今與戶曹同議 所謂胡椒等物 當計國儲 量數貿易(일본 사신이 무역건을 지금 호조와 함께 의논했는데 이른바 호초 등의 물품은 국가의 비 축을 참작하여 수량을 헤아려 무역함이 마땅합니다)등의 기 록이 있다. 실록의 기록에 의하면 임진왜란 전 16세기 중반 까지 호추의 대부분 필요량은 일본과의 무역을 통하여 조달 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17세기 이후 후추는 임금이 신하에게 선물로 하사하거나 백성에게 내리는 귀한 물품으로 기록되 고 있어 후추가 조선 전기 보다 조금 더 보편적으로 사용되 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파(蔥)에 관한 기록은 제사를 지낼 때 제관이 먹지 말아야 할 대표적 향신채의 하나로 언급되며, 백성들이 바치는 대표적 진상품 중 하나이기도 하였다. 장래 후 삭망제를 지낼 때 ‘어육과 총산(KJFC-36-2-143_img2.gif蒜)을 먹지 않고 늘 지 냈다’는 기록에서 파는 음식에 맛을 더하는 기본적인 필수 양념으로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영조실록에 의하면 약방(藥房)에서 입시(入侍)하여 파(蔥)를 따뜻하게 하 여 들여오도록 하여 영조의 복부(腹部)에다 붙이게 하는 등 병을 치료하는 약재로써 사용되었다. 마늘(蒜, 芽)도 파와 같 이 기본양념 채소로써 백성들의 진상품으로 기록되었고, 몸 을 정결히 해야 하는 제사의식에서는 먹지 말아야 할 금기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버섯류 중 출현빈도가 높은 것은 송이(松茸, 麥松KJFC-36-2-143_img8.gif) 24건 (25.26%). 영지(靈芝) 23건(24.21%), 목이(木耳) 6건(6.32%) 순으로 나타났다. 송이(松茸)의 기록은 주로 중국 사신에게 선물하는 진상품으로 기록되었고, 백성들이 바쳐야할 공물 품목 중 하나이기도 하였다. 또한 백성이 귀한 송이로 김치 를 만들어 침송이(沈松茸)를 왕에게 진상하는 기록이 있었고, 때로는 임금이 신하에게 하사하는 귀한 하사품으로써 鹽水 烹熟松茸(소금물에 데친 송이)가 기록 되었다. 송이는 조선 시대 식용, 약용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어 수요가 큰 품목 이었으나 인공재배가 불가능하여 채취할 수밖에 없는 한계 가 있었다(Bae 2004). 따라서 공물로 받아들이는 군현을 광 범위하게 넓혀 수취하였는데 Sejongsilrokjyrigi (世宗實錄 地理志)에서는 송이를 공물로 배정하였던 군현이 54개나 되었다. 영지(靈芝)는 음식으로 상용하기보다는 귀한 약재로 써 쓰였는데, 신하들은 임금에게 드리는 귀한 진상품으로 사 용이 가장 많았고, 상징적 의미로서는 ‘풀에는 영지(靈芝)가 있고 夫草有靈芝’와 같이 영지는 귀한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해조류는 미역(藿, 早藿)이 313건(61.74%), 우무(牛毛) 42 건(8.28%), 김(海衣) 33건(6.51%), 다시마(塔士麻) 20건 (3.94%) 순이었다. 미역(藿)에 관한 기록은 바다에서 식용하 기 위해 채취하는 식품으로서 기록이 가장 많고, 때로는 고 위 관료가 신하에게 내리는 선물로써 의미도 있고, 백성들이 내야하는 필수 조세품(租稅品) 안에 포함되기도 했다. 또한 미역은 기근을 구해 줄 구황식품으로서 인식되기도 하였다. 숙종 10년 6월 18일 上以蔚山地司僕牧場內六處藿田中 一區 移給本府(임금이 울산 땅의 사복 목장 안의 여섯 군데 곽전 중의 한 구역을 본부에 옮기게 하였다) 기록처럼 당시 왕실 은 곽전을 소유하며 궁중에서 사용하는 미역을 관리하기도 하였다. 김(海衣)은 중국 황제에게 바치는 예물, 중국 황제가 요구하는 진헌품, 임금이 사신에게 내리는 선물 등 주로 중 국에 바치는 진상품으로서 기록이 가장 많았다. 또한 지방에 서 백성들이 임금에게 진상해야 하는 진상품 목록에도 기록 되어 있었다.

    4. 조선시대 채소군 특성 분석

    1) 채소류의 계절성

    채소는 대표적 계절식품으로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채소 군 관련 기록들이 실제 계절성을 나타내는지 알아보고자 실 록 기사 전체를 월별로 분류하여 음력을 기준으로 2, 3, 4월 을 봄, 5, 6, 7월을 여름, 8, 9, 10월을 가을, 11, 12, 1월을 겨울이라 정하여 채소 관련 키워드를 추출하여 분석하였다 <Figure 4>.

    봄철에 기록된 채소류는 경엽채 329건(27.95%), 근채 246 건(25.44%), 훈연채 282건(24.33%), 화과채 274건(23.97%), 해조류 112건(22.18%), 버섯류 19건(20.0%) 순이었다. 18세 기 정학유의Nonggawyoolryungga (農家月令歌)2월령에 서는 씀바귀, 물쑥, 달래, 냉이, 당귀, 방풍 등의 산채나 야채 를 노래하였고, 3월령에서는 호박, 박, 동과, 무, 배추, 아욱, 상치, 고추, 가지, 파, 마늘, 오이 등의 재배채소를 노래하고 있다(Hwang 2017). 이처럼 다양한 산나물, 들나물을 채취하 여 반찬으로 이용하였거나 곡식을 넣은 나물죽, 때로는 절기 별식인 떡으로 만들어 먹었다. 또한 봄철은 지난해 수확하여 저장해 놓은 곡식이 떨어져가는 시기로 식량이 없어 넘기 힘 든 보릿고개라 불리기도 했다. 대표적인 구황식품으로 송피 와 칡을 들 수 있는데, 15세기Sangayorok (山家要錄) (Rural DA ed. 2004)에는 솔방울을 이용한 자반과 칡가루를 이용한 전병이 기록되어 있다. 송자좌반(松子佐飯)은 ‘4-5월 사이에 솔방울을 따서 파란 껍질을 벗겨 버리고 하나를 2-3 조작으로 잘라 찐다. 송진이 다 나와서 쓴맛이 없어질 때까 지 씻는다. 쭉 펴놓고 말려서 간장에 담가서 윤기가 나고 붉 은색이 나게 한다. 다시 꺼내어 말렸다가 쓸 때는 기름에 지 지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갈분전병(葛粉煎餠)은 ‘생 칡뿌리 를 정갈하게 씻어서 돌 위에 놓고 잘 찧어서 광주리에 담는 다. 나무통 속에 넣고 씻은 뒤 그 물이 말아지면 물을 따라 버린다. 종이를 그 위에 펴고 재를 그 위에 깔아 칡의 물기 를 거둔 다음 꺼내어 말려서 저장하였다가 쓴다’고 하였다. 이처럼 봄에는 주로 식물의 새싹, 나무 새순, 뿌리 형태인 경 엽채류와 근채류를 다양한 가공과 조리를 통하여 별미음식 으로 재탄생시켰음을 알 수 있다.

    여름에 출현 기록 빈도가 높은 채소류은 훈연채 317건 (27.35%), 화과채 309건(27.03%), 경엽채 306건(26.0%), 근 채 244건(25.23%), 해조류 125건(24.75%), 버섯류 15건 (15.79%) 순이었다. 여름철에는 기온과 습도가 높아 채소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채소류가 여름철에 는 풍성했다. 특히 훈연채의 언급이 높은데 이는 이른 여름 은 마늘, 달래, 쪽파 등의 오신채가 수확되는 계절이기도 하 고, 한 여름이 되면 가지, 오이 등 봄에 씨앗 뿌려 키운 채소 들이 열매를 맺는 시기이기 때문이다.Nonggawyoolryungga (農家月令歌)5월령에는 오이, 맨드라미 6월령에는 오이, 호 박, 가지 7월령은 박, 호박, 오이, 가지를 노래하고 있는 것 을 확인 할 수 있다(Hwang 2017). 여름에는 상치, 깻잎, 호 박잎, 배추잎, 쑥갓 등 거의 대부분 채소의 잎사귀는 쌈이 된 다. 상치 쌈은 공녀들을 통하여 원나라 궁중에까지 널리 퍼 졌던 고려의 문화였으며 고려사신이 가져온 상치씨앗은 천 금을 주어야만 얻을 수 있다고 해서 천금채라 했다(Lee 1985). 이를 통해 여름이면 훈연채, 화과채, 경엽채, 근채 즉 나물류가 풍성한 계절이었고 이를 활용한 우리만의 독특한 쌈 문화를 발달시켰음을 알 수 있다.

    가을에 높은 출현 빈도를 보인 채소류는 버섯류 47건 (49.47%), 해조류 146건(28.91%), 훈연채류 332건(28.65%), 근채류 249건(25.75%), 화과채류 284건(24.85%), 경엽채 284건(24.13%) 순이었다. 가을철에는 전체 버섯류의 50%가 출현되는 시기였다. 송이(松茸)는 화강암이 풍화된 흙에 있 는 적송(赤松)의 뿌리에서 자라나 그 향긋한 냄새와 음식 맛 이 손꼽혀Jwyngbosanlimkyungje (增補山林經濟)에서는 ‘채중선품(菜中仙品)’이라 하였고, 1600년대Wymsikdimibang (飮食知味方)에도 저장법과 조리법이 자세히 설명되고 있 다(Lee 1984). 가을철에는 해조류 기록도 사계절 중 가장 높 게 나타났다. 1611년Domoondaejak (屠門大嚼)에 나오 는 조선시대 해조류 종류를 보면 황각, 청각, 세모, 우모, 미 역, 감태, 해의가 있다(Lee 1985). 또한 가을철에는 파, 생 강, 고추, 겨자 등 훈연채가 수확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Nonggawyoolryungga (農家月令歌) 8월령에서는 참깨, 들 깨 양념류와 토란, 9월령에는 배추, 무, 10월령에는 무, 배추, 마늘, 생강, 파 등이 기록되어 있다(Hwang 2017). 이처럼 수 확의 계절인 가을철에는 버섯류, 해조류, 훈연채, 근채 활용 이 많았으며 산, 바다, 육지의 다양하고 풍성한 채소를 활용 하여 다채로운 채소문화를 발달시켰음을 볼 수 있다.

    겨울철에 기록된 채소류는 해조류 122건(24.16%), 화과채 276건(24.15%), 근채 228건(23.58%), 경엽채 258건(21.92%), 훈연채 228건(19.67%), 버섯류 14건(14.74%)순이었다. 겨울 철 해조류는 김, 미역 등이 있다.Koryodokyung (高麗圖經) (Joh et al. ed. 2005).에는 미역은 귀천 없이 즐겨 많이 먹 고 있다. 그러나 그 맛이 짜고 비린내가 나지만 오랫동안 먹 으면 그저 먹을 만하고 하였다.Nonggawyoolryungga (農 家月令歌)11월령에서는 무청을 말려 만든 우거지를 노래 하고 있다(Hwang 2017). 이처럼 겨울에는 다른 계절보다 채 소군의 출현빈도가 낮았지만 그 수치가 20% 내외로써 다른 계절과 비교적 고른 출현빈도를 보이고 있음도 알 수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채소류들의 출현 비율을 살펴보면 경 엽채류는 28:26:24:22%로 봄, 여름철에 높게 분포함을 볼 수 있었고, 근채류 출현 비율은 25:25:26:24%로 가을철에 가장 높았지만 사계절 고루 분포하는 특징이 있었다. 버섯류 는 20:16:50:14%로 가을철에 특히 높은 기록을 볼 수 있었 다. 해조류는 22:25:29:24%로 가을철에 높았으나 다른 계절 에도 비교적 고루 분포되었다. 화과채는 24:27:25:24%로 여 름철에 출현 빈도가 가장 높았고, 훈연채는 24:27:29:20%로 여름철과 가을철에 출현 빈도가 높으며 다른 계절에도 고루 분포함을 알 수 있었다.Sangayorok (山家要錄)(Rural DA ed. 2004)에는 동절양채(冬節養菜)법이 나오는데 기름칠한 종 이로 창문을 만들어 바르고 온돌을 이용하여 봄나물을 재배 하였다. 뿐만 아니라Jwyngbosanlimkyungje (增補山林經 濟),Wymsikdimibang (飮食知味方),Sanlimkyungje (山 林經濟),Kyuhapchongseo (閨閤叢書) 등 조선시대 고조 리서에는 다양한 채소저장법이 기록되어 있다(Huh 2012). 이 처럼 계절에 따른 실록의 채소 출현 빈도 차이를 통하여 우 리는 조선시대 철마다 독특한 채소 절식문화가 발달하였음 을 알 수 있다. 또한 채소류는 수분이 많아 쉽게 부패 할 수 있어 장기 보관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는 채소 수급이 어려웠던 시기를 대비하기 위해 움저장법, 재나 모래 를 넣은 항아리 저장법, 건조나 염장법 등 다양한 채소 저장 법을 발달시켜 우리민족만의 다채로운 채소문화를 확립하였 음을 알 수 있었다.

    2) 채소류의 시대성

    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에 기록된 채소류 출 현 빈도가 시대적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왕대별 기 록된 채소군 빈도를 100년 단위로 분류하여 평균값과 표준 편차를 산출하여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3>. 시대별 차이가 유의미한 수준의 차이를 나타내는 채소류는 경엽채 중 소물(素物)과 산채(山菜), 근채류에서는 칡(葛), 더덕(菩)과 고구마(甘藷), 버섯류에서 목이(木耳)였다.

    15세기에 출현빈도가 가장 높았던 채소류는 더덕(菩)이다. 15세기 초에는 중국농서를 의존하지 않고 우리 풍토와 실정 에 맞는Nongsajicsul (農事直設),Sangayorok (山家要 錄),Sasichanyocho (四時纂要抄)등의 독자적인 농서를 편찬 이용 하게 되는데(Kim & Hong 2005), 실록에는 지방 관들을 위한 백성들을 다스리기 위한 지침들이 자주 등장한 다. 세종 27년(1445년) 2월 3일 草食冬節盡喫 今當日長時 只 以賑濟米穀 必不充飢 然有限之米 加給亦難 山蔘(菩) KJFC-36-2-143_img1.gif菜蔬 多採兼食 (푸성귀는 겨울철에 벌써 다 먹고 지금 해가 긴 때 를 당하여 단지 진제장의 미곡만으로는 필시 굶주린 배를 채 울 수가 없을 것인데 그렇다고 한정이 있는 쌀을 더 주기도 역시 어려우니 더덕, 도라지 등 산나물을 많이 캐어서 섞어 먹게 할 것이다)하였다. 백성들의 허기를 채울 구황식품으로 더덕 식용을 장려한 것이다. 더덕은 달달한 맛과 향이 일품 인데, 15세기 식품서인Sangayorok (山家要錄)(Rural DA ed. 2004)에 산삼좌반(山蔘佐飯)이 소개 되고 있다. ‘더덕을 삶아서 껍질을 벗기고 방망이로 두드려서 편을 만들어 간장 에 담가 하룻밤을 지낸 뒤 꺼내어 말린다. 고기가루를 기름 에 섞어서 발라 굽거나 지져서 쓴다. 밀가루에 넣어도 좋다’ 고 하였다. 이처럼 더덕은 백성을 아껴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채취하기를 권한 15세기 구황식품의 대표 채소라 할 수 있다.

    16세기에 출현 빈도가 가장 높았던 채소류는 소물(素物)과 목이(木耳)이다. 소물이란 반찬에 쓰이는 여러 가지 나물반 찬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명종 3년(1548년) 4월 12일 文昭殿 庫內久陳素物 奉常寺內資寺久陳醬 分給京中饑民及當番軍士 何如(문소전 창고 안의 오래 묵은 소물과 봉상시, 내자시의 오래 묵은 장을 경중의 기민과 당번 군사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고 기록되었다. 소물은 굶주린 백성들을 구재할 구휼식품의 대명사였다. 또한 중종 28년(1533년) 9월 12일 昨日多有獻木耳者 竊聞之 形雖似 而有有毒者 有無毒者 敢啓 傳曰 下民以草物來獻(어제 목이를 바친 사람들이 많다 고 하는데 모양은 비슷해도 독이 있는 것도 있고 독이 없는 것도 있다 하므로 감히 아룁니다 하니 전교하였다. 아랫 백 성들이 초물을 가져와 바치는 것이므로 부득이하여 받은 것 이다)하였다. 이처럼 목이는 값이 크거나 귀하진 않지만 백 성이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소박한 물건이었음을 알 수 있다. 16세기는 잦은 전쟁으로 백성들은 굶주리고 국가는 폐허 위 기에 있었으나 소물(素物)을 이용하여 국가는 백성들을 애민 하였고, 목이(木耳)와 같이 변변치 않는 수확물이지만 백성 은 임금께 진상함으로 존경을 표하였다. 따라서 소물과 목이 는 어려운 국가적 환란시기 구휼과 애민을 상징하는 16세기 대표적인 소박한 채소라 할 수 있다.

    17세기 출현 빈도가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난 채소류는 없 었다. 17세기는 대표적인 기근의 세기로써 가뭄, 폭염, 장마 와 이상저온 현상 등으로 농업은 피폐하였으며 각종 질병과 아사자들이 속출한 시기였다(Kim 2010).

    18세기 출현 빈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채소류는 칡(葛)과 고구마(甘藷)였다. 영조 17년(1741년) 1월 12일 象漢曰 飢民 採葛而食 絶粒已久也(홍상한이 말하기를 굶주린 백성들이 칡 을 캐다가 먹고 있으며 식량이 떨어진 지 이미 오래 되었습 니다). 정조 18년(1794년) 12월 25일 雖以我國言之 松皮 葛 根大濟饑荒 此皆可徵之事, 已試之驗也(우리나라의 경우를 가 지고 말하더라도 소나무 껍질과 칡뿌리로 크게 기근을 구제 할 수 있었으니 이는 모두 징험할 만한 일로 이미 시험해 효 험을 본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칡은 굶주린 백성들 이 식량을 대체할 수 있는 검증된 대표적인 구황식품이었다. 하지만 심각한 기근의 시대 17세기를 경험한 이후 18세기는 새로운 식량 대체식품이 강력히 요구되는 시기이기도 하였 다. 이때 새로운 작물로 추천되는 것이 바로 고구마였다. 정 조 18년(1794년) 12월 25일 沿海諸邑 有所謂甘藷者 藷方始 見於皇明名臣徐光啓所撰 農政全書 盛言其少種而多收 不妨農 功 旱蝗不能災 甘美如五穀 而功用配之 兼濟KJFC-36-2-143_img10.gifKJFC-36-2-143_img11.gif數千 言 致詳於 此 其言必不誣矣 藷種之出來我國 在於甲申乙酉之 際 于今三十餘年 沿海之民 傳植者頗多(연해 지방 고을에는 이른바 고구마라는 것이 있습니다. 고구마는 명나라의 명신 인 서광계가 찬술한 농정전서에 처음 보이는데 칭찬을 하며 말하기를 그것은 조금 심어도 수확이 많고, 농사에 지장을 주지 않으며 가뭄이나 황충에도 재해를 입지 않고, 달고 맛 있기가 오곡과 같으며 힘을 들이는 만큼 보람이 있으므로 풍 년이든 흉년이든 간에 이롭다고 하였습니다)고 하였다. 16- 18세기는 세계가 해양을 통해 교류를 하던 시기로 고구마는 서구열강이 동쪽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동양사회에 전해졌 다. 고구마가 처음 전해진 곳은 중국 난아오도(南澳島)로 1584년, 일본의 류큐에는 1597년에 전해지며 쓰시마에는 1715년에 전해지고 조선에는 1763년에 전해졌다(Kim 2014a). 당시 중국은 명청 시기 해금정책으로 외부문물에 폐쇄적이 었으나 일본은 개방정책을 펼쳐 고구마와 같은 신물물이 먼 저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육로를 통한 중국 과 제한적 교류로 고구마 상륙은 더뎌졌고 일부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먼저 재배하게 되었다. 실록의 기록을 통하여 우리 는 18세기 대표 채소작물로써 칡의 다양한 활용과 고구마의 수용을 확인 할 수 있었다.

    19세기 출현 빈도가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난 채소류는 없 으나 산채(山菜)라는 용어가 15C, 16C, 17C, 18세기 있었으 나, 19세기 기록에는 출현하지 않았다. 시대 흐름에 따라 개 간 및 토양개선 등 농법의 발달(Yeom 2012)로 야생에서 채 취되는 산채보다는 재배작물이 더욱 애용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겠다.

    3) 시대별 채소군 변화 양상

    시간의 흐름에 따른 조선시대 채소군의 거시적 출현 양상 이 어떤 변화 패턴을 보이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Figure 5>에서와 같이 조선시대 채소류 출현 패턴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먼저 경엽채류와 훈연채류는 반비례(inversely diagonal)형 흐름 양상을 보였다. 경엽채류 출현 빈도는 15세기 때 476 건으로 가장 높았고 16세기 316건, 17세기 156건, 18세기 157건, 19세기 89건으로 시대에 따라 감소됨을 볼 수 있다. 훈연채도 15세기 466건, 16세기 351건, 17세기 118건, 18세 기 115건, 19세기 94건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출현 빈도 가 감소하였다. 15C에 높은 출현 빈도를 보인 대표적인 경 엽채에는 미나리, 아욱, 고사리 그리고 훈연채에는 호초, 마 늘 등이 있었다. 15세기는 식품서인Sangayorok (山家要 錄)(Rural DA ed. 2004)에는 미나리, 아욱, 마늘 등의 채 소를 파종하며 기르는 법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훈연채 중 15세기 특히 높은 출현 빈도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후추 이다. 후추는 고려 때 남방제국과의 무역품으로 Pahanjib (破閑集)(1152-1220)에 처음 나오며,Goryeosa (高麗史) 공양왕년 1389년에도 유구의 사신이 호초 300근을 가져왔다 는 기록이 있어 고려시대 때부터 일부 지배계층은 식용한 것 으로 보인다. 다만 실록의 기록처럼 15세기까지도 후추는 우 리나라에서 나지 않는 물품으로 일본이나 중국 사신들이 갖 고 들어오는 값비싼 물품이었기 때문에 일반 백성이 쉽게 구 하여 약품이나 식품으로 쓸 물건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실록에서 기록 빈도가 전체 채소 중 제일 높았 다는 것은 조금 더 고찰이 필요하다 사료된다. Chung (2014)은 조선시대 호초가 후추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고추 의 의미로 같이 쓰였다고 실록, 승정원일기, 개인 문집 등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는데 일리 있는 주장이라 여겨진다.

    화과채류는 V형(V-form) 흐름 양상을 보였다. 15세기 340 건 16세기 130건 감소하였다가 17세기 182건, 18세기 226 건, 19세기 270건으로 다시 상승하는 V자형 상승 분포곡선 이다. 16세기는 정치적으로 사화기, 붕당 정치기였고 임진왜 란과 정묘호란, 병자호란 등의 국난을 겪으면서 문학사에서 도 도학적 유교주의 사조가 발달하였다(Han 2005). 따라서 16세기 기록문화 특성은 채소 등의 세속적 식재료 보다는 강 호(江湖) 등의 자연친화적 관념적 사조 영향으로 출현 빈도 수가 더욱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1670년경의 기록인 Wymsikdimibang (飮食知味方)에는 가지찜, 오이찜, 동과 누르미, 외화채, 동화적, 가지누르미 등 다양한 과채류 음식 이 등장한다(Lee 1982). 또한 19세기는 오이 출현빈도가 가 장 높은 시기였는데 구체적인 오이 식용 문화는 이옥(李鈺, 1760-1815)Baekwoonpil (白雲筆), 이만수(李晩秀, 1752- 1820)의Gwekwyonyugo (KJFC-36-2-143_img12.gif園遺稿)에서 잘 드러나는데 오이는 어릴 때는 푸른색이었다가 늙으면 황색이 되며 국, 나물, 절임, 전, 구이로 만들어 먹었다는 내용이 있다(Park 2018). 이처럼 화과채류는 문인들이 시를 통하여 읊은 대표적 채소류였는데 16세기 관념적 기록문화사조의 영향으로 기록 빈도가 가장 낮아지는 V형의 흐름을 보인 것으로 사료된다.

    근채류, 해조류와 버섯류는 감소와 증가를 반복하는 물결 (wave form)형 흐름 양상을 보였다. 근채류는 15세기 262건, 16세기 157건, 17세기 154건으로 감소하다가 18세기 316건 으로 최고조에 이른 후 19세기 128건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C에는 칡과 고구마 출현이 다른 시대 보 다 높았다. 칡은 18세기에 가장 많은 출현 빈도를 보였고 고 구마는 외래 작물 유입으로 새롭게 출현된 것이다. 이는 17 세기 최악의 기근시대를 보내고 구황작물의 필요성에 따라 기록된 결과물이었다. 해조류도 15세기 269건, 16세기 51건, 17세기 44건이고 18세기 112건, 19세기 3건으로 쇠퇴와 상 승이 반복되는 흐름이었다. 버섯류도 15세기 64건, 16세기 15건, 17세기 3건, 18세기 11건, 19세기 2건으로 유사한 패 턴의 흐름을 나타냈다. 실록에 해조류도 대표적 구황식품으 로 기록되어 있다. 성종 12년(1481년) 5월 19일 黃角藿 細毛 海菜及山蔘 桔梗 KJFC-36-2-143_img13.gif菜 橡實 一應救荒緊要草食 多數預備(호 조에서 구황책을 아뢰다. 황각 미역, 참가사리, 해채, 더덕, 도라지, 비름, 도토리는 하나같이 구황에 대처하는 긴요한 초 식이니 그 숫자를 미리 많이 준비하게 하소서) 하였다. 이와 같이 구근채와 해조류는 조선시대 대표적 구황식품으로서 15 세기 강력한 왕권과 국가 기틀 확립과 함께 출현빈도가 높 았다가 16세기, 17세기 국난과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출 현빈도가 감소하였다가, 18세기에는 다시 농업기술의 발달과 함께 문화부흥기로써 채소 출현빈도가 높아졌고 19세기 여 러 민란과 국운의 쇠퇴로 채소 출현 빈도 역시 감소하는 현 상이 나타났다.

    IV.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하여JoseonWangjo Silrok (朝鮮王朝實錄) 전체 기사를 대상으로 조선시대 채 소류 물종과 왕대별 기록 현황과 시대에 따른 채소 출현의 거시적 흐름과 특성을 파악하여 한국음식문화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조선왕조실록 기사는 국사 편찬위원회 웹 사이트의 1대 부터 27대 왕까지의 모든 기록 을 웹 크롤링 기법을 사용하여 스크래핑 하였다.

    Web-crawling으로 수집한 실록의 기사 수 총 384,582건에 서 추출한 채소류 관련 단어들의 총 빈도는 전체 9,560건 이 었다. 조선시대 왕대별 연평균 채소에 관한 기록을 살펴보면 15세기와 18세기 두 번의 성장곡선을 보였으며, 18C 2,750 건, 15C 2,529건, 17C 1,839건, 16C 1,424건, 19C 1,018 건순으로 나타났다. 조선시대 27명 왕들의 채소군에 대한 관 심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채소 관심도(VII) 함수를 만들어 분 석한 결과 채소 관심도가 가장 높은 왕은 19대 임금인 숙종 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은 영조였다. 실록 전체 채소군 관련 키워드 중 세부 물종이 표현된 단어 추출 빈도는 5,105건이 었다. 그 중 경엽채류는 1,194건(23.39%), 근채류는 1,017건 (19.92%), 화과채류는 1,148건(22.49%), 훈연채류는 1,144건 (22.41%) 버섯류는 95건(1.86%), 해조류는 507건(9.93%)이 었다. 채소는 대표적 계절식품으로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채소군 관련 기록들이 실제 계절성을 나타내는지 알아보고 자 계절성을 분석한 결과 봄철에 기록된 채소류에는 경엽채 329건(27.95%), 근채 246건(25.44%), 훈연채 282건(24.33%), 화과채 274건(23.97%), 해조류 112건(22.18%), 버섯류 19건 (20.0%) 순이었다. 여름에 출현 기록 빈도가 높은 채소류은 훈연채 317건(27.35%), 화과채 309건(27.03%), 경엽채 306 건(26.0%), 근채 244건(25.23%), 해조류 125건(24.75%), 버 섯류 15건(15.79%) 순이었다. 가을에 높은 출현 빈도를 보인 채소류는 버섯류 47건(49.47%), 해조류 146건(28.91%), 훈 연채 332건(28.65%), 근채 249건(25.75%), 화과채 284건 (24.85%), 경엽채 284건(24.13%) 순이었다. 겨울철에 기록된 채소류는 해조류 122건(24.16%), 화과채 276건(24.15%), 근 채 228건(23.58%), 경엽채 258건(21.92%), 훈연채 228건 (19.67%), 버섯류 14건(14.74%)순이었다. 또한, 채소류 출현 빈도가 시대적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 유의미한 수준의 차이를 나타내는 채소류는 경엽채 중 소물(素物)과 산채(山 菜), 근채류에서는 칡(葛), 더덕(菩)과 고구마(甘藷), 버섯류에 서 목이(木耳)였다. 마지막으로 시대에 따른 채소류 출현 양 상은 어떤 변화 패턴을 보이는지 살펴보고자 하였으며, 조선 시대 채소류 출현 패턴은 반비례형, V형, 물결형으로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이 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에 기록 된 채소류 분석을 통하여 채소류는 일반백성들의 생존과 삶 을 위해 일상에서 식용하는 채소로써, 마음을 표현하는 선물 과 진상품으로써, 국가에 바치는 공식적 공물로써, 제사 때 쓰이는 제수로써 쓰이기도 하였지만, 고사성어에 인용되는 비유어로써 조선시대 다양한 은유와 상징으로 삶의 모습 속 에 깊숙이 동화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왕별로 채소군에 대한 관심도 지수는 크게 달라 지도자의 정책이념 에 따라 채소문화는 다른 양상으로 발전함을 알 수 있었고, 채소류의 계절성 분석을 통하여 조선시대 철마다 다른 절식 채소문화 양상과 채소 저장법 발달로 인해 계절에 상관없는 안정적 수급을 통하여 다채로운 채소문화가 확립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채소류 시대성 분석을 통해서는 각 시대별 그 시 대의 상황과 정책을 반영하는 상징적 대표 채소가 있음을 확 인하였으며, 시대에 따른 채소류 출현 패턴 분석을 통하여 JoseonWangjoSilrok (朝鮮王朝實錄)속 채소에 관한 기록 들은 단순히 우연한 상황 속 물종의 나열이 아닌 당시대 채 소에 관한 인식과 소비 현상 등 채소문화를 반영하는 중요 한 지표임을 알 수 있었다.

    저자정보

    김미혜(호서대학교 생명보건대학 식품영양학과, 부교수, 0000-0001-5581-6179)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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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b-crawling process usage Python
    KJFC-36-2-143_F2.gif
    An average annual record flow chart by kings in Jo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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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getables Interest Index(VII) by kings during Jo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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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getable groups prevalence by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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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getable groups prevalence by periods

    Table

    Components and vegetables prevalence in JoseonWangjoSilrok
    Classifications and Frequency of Vegetables inJoseonWangjoSilrok
    Vegetable prevalence differences by peri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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