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서 론
배추(Brassica compestris L. ssp. pekinensis)는 십자화과 (Cruciferae)에 속하는 두해살이 잎줄기채소로(Jung et al. 2009), 매년 2백만 톤 이상이 생산되고 있으며 국내 채소 소 비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다(Kim et al. 2014a). 배추의 약 90% 이상이 원물 상태로 유통되며 이중 약 82.5%가 우리나 라의 대표 발효식품인 김치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Choi et al. 2015). 배추의 품질은 십자화과 채소류의 독특한 생리활 성 물질로 특유의 매운맛이나 향미에 관여하는 glucosinolates 등과 같은 기능성 물질들의 함량에 따라 그 품질특성이 달 라질 수 있다(Chun et al. 1995). 또한, 배추는 김치의 원료 로 국내에서 무, 파, 고추 등과 함께 오래전부터 재배되어온 중요한 작물이며, 배추의 품종뿐만 아니라 생육시기, 기상조 건, 재배방법 등 다양한 환경요인에 의해서 품질이 결정된다 (Lee et al. 2008). 배추는 조직이 무르고 부피가 크기 때문 에 저장 및 유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계절에 따라 가격과 수급의 변동이 심하게 발생한다(Han et al. 2000).
김치는 항비만(Kwon et al. 2004), 항산화 및 항암(Park et al. 2014), 면역증강(Lim et al. 2011) 등의 효과가 알려지 면서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김치의 품질은 수확 후 가공방법 뿐만 아니라 수확 전 배추의 차이 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Kim et al. 1998). 봄배추를 대상으로 한 연구의 경우 품종별 생육특성과 기능성에 대한 연구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또한 저장배추를 이용한 김치제조 후 가공적성 연구 보다는 포장, 항균물질 또는 첨 가물 처리, 절임배추 제조방법 등과 같은 절임배추에 대한 연구가 많이 보고되었다(Kim et al. 2009; Park et al. 2013b).
최근 사회 변화에 따른 식생활의 변화로 계절에 상관없이 김치 제조에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절임과정을 피하기 위해 절임 배추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비율이 김장철뿐만 아 니라 연중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다(Ku et al. 2013). 김치 제조업체에서는 연중 지속적인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봄배 추 이용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봄배추에 대한 특성과 이로 제조한 김치의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Park et al. 2013b).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월동배추를 주로 이용하는 한국인의 전통적인 김장방법으로 인한 김장철 배추가격 급등락의 문 제해결에 기여하고자 상대적으로 사용도가 낮은 봄배추를 이 용한 김치의 저장기간 연장과 품질유지를 목적으로 관련 자 료를 제시하고자 연구를 수행하였다.
II.연구 내용 및 방법
1.실험재료 및 김치제조
본 연구에서는 6월 중순(Sunchang), 6월말(Pyeongchang), 7월초(Pyeongchang) 등 해당 시기에 일정물량 공급이 가능 한 산지에서 배추를 공급받았으며, 수확 후 바로 실험실로 옮겨 실험에 사용하였다. 각 배추를 다듬고 2등분하여 15% 소금물(Solar salt, Shinan)에 17시간 절인 후, 3회 세척하고 2시간 탈수하여 미리 준비해 둔 부재료 및 양념소를 넣어서 김치를 제조하였다. 양념소는 농촌진흥청 김치종합양념소의 제조 비율에 따라 절임배추 100 g에 대하여 고춧가루(Sundried red pepper, Goesan) 4.5 g, 마늘(Seosan) 2.0 g, 생강 (Seosan) 1.0 g, 멸치액젓(CJ CheilJedang) 5.0 mL, 백설탕 (Beksul) 0.5 g 등으로 하였으며 부재료인 무(Jeju) 10 g, 양 파(Muan) 5 g과 함께 마쇄하여 제조하였다(RDA 2013). 제 조된 김치는 polyethylene bag (200×300×55 mm)에 약 1포 기씩 각각 밀봉 포장한 후, 4°C 저장고에 8주 동안 저장하면 서 저장기간에 따른 품질 및 관능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2.품질특성
1)수분함량 및 정선손실률
수확시기별로 배추, 절임배추 및 김치의 수분함량은 수분 측정기(FD-720, Kett,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봄배추 의 신선도 유지 및 김치상품화 가능성 파악을 위해 각 배추 원재료의 중량과 건조되거나 부패되어 이용이 불가능한 배 추의 겉잎 제거 후 중량을 측정하여 정선손실률(Lee et al. 2008)을 계산하였다.
2)pH, 산도 및 염도
김치의 저장기간의 경과에 따라 각 시료 약 100 g을 취하 여 녹즙기(Do9901, Dongaoscar, Korea)로 착즙하였고, 즙액 을 pH, 산도 및 염도 측정에 사용하였다(Yun et al. 2014). pH 및 산도는 automatic titrator (Titroline easy, Schott Instruments, Mainz, Germany)를 사용하여 실온에서 측정하 였으며, 염도는 디지털 염도계(SB-2000, Gimisanggung, Kore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3)경도
제조된 김치의 경도는 양념을 털어낸 후 겉잎으로부터 7 번째 엽을 절단하여 줄기부분 단축경으로 부터 5 cm 지점의 중륵이 가장 두꺼운 부분을 texture analyser (TAplus 2006, LLOYD Instruments,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이 때 probe는 crisp fracture support rig를 사용하였고, test speed 60 mm/min, trigger 0.5 N 조건으로 측정하였다(Lee 2004).
3.관능평가
김치의 관능평가를 위해 검사목적과 취지 설명 후 20-30 세의 패널 요원 10명을 선정하였으며, 외관(appearance), 조 직감(texture) 그리고 전반적인 기호도(overall acceptability) 에 대하여 5점 기호척도법(1=매우 싫음, 5=매우 좋음)을 이 용하여 평가하였다(Kim et al. 2014a).
4.통계처리
모든 실험은 3번 이상 반복하여 평균값±표준편차 나타내 었고 각 항목의 측정값은 SPSS Win program (Version 19.0,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ANOVA 분석을 실시 하였으며 Duncan’s multiple range test로 p<0.05, p<0.01 수준에서 검증하였다.
III.결과 및 고찰
1.품질특성
수확시기별 배추, 절임배추 및 김치의 수분함량과 정선손 실률을 측정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배추의 수분함량 은 93.02~94.86%이었으며, 절임배추는 다소 낮은 92.87~ 93.75%의 수분함량을 보였고, 김치의 수분함량은 80.96~ 91.01%로 수확시기에 따라 수분함량의 차이를 보였다. Lee et al.(2008)는 시설 내에서 재배한 배추의 수분함량은 96.7~ 97.5%, 노지 재배는 94.7~96.4%라고 보고하였는데, 이와 관 련하여 본 실험에 사용된 배추는 노지 재배 배추와 비슷하 거나 다소 낮은 수분함량을 보였다. 정선손실률은 수확시기 가 늦을수록 이용이 불가능하여 제거된 잎이 많아짐에 따라, 6월 중순 13.73%에서 7월 초 19.44%로 증가하였다.
김치는 저장 중 젖산발효에 의해 생성되는 유기산 함량의 증가로 pH는 감소하고 산도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You & Kim 2013). 따라서 pH와 산도의 변화는 김치의 숙성정도 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며 이를 통해 김치의 발효 도를 예상할 수 있다(Yun et al. 2014). 본 연구에서 김치 저장 중 pH와 산도 측정결과 각각 유의적인 차이(p<0.05)를 보였으며, 그 결과는 <Figure 1>과 같다. 김치의 초기 pH는 5.07~5.48이었으며, 저장 4주차에 3.75~4.96으로 감소하다가 저장 8주차에 4.35~4.38로 다소 증가하였다. Park et al. (2013a)이 한국산 봄배추를 이용하여 김치를 제조하여 4주 동안 발효시켜 pH 변화를 관찰한 결과 pH 5.52에서 4주 발 효 후 4.83으로 감소하였다고 보고한 것과 유사한 결과를 보 였다. 산도는 초기 0.29~0.36%에서 저장 8주차에는 0.78~ 0.91%로 증가하였다. 이와 같이 저장 기간 중 산도의 증가 는 배추의 당 성분이 젖산 등의 유기산으로 발효되기 때문 에 일어난다(Kim et al. 2014b). 김치의 숙성에서 맛이 가장 좋은 적숙기의 최적산도는 0.4~0.75%이며 0.75~1%는 숙성 의 최종단계이고 1%가 넘으면 섭취하기 힘든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Shin et al. 2012).
염도는 6월 중순 김치의 초기치가 1.47±0.06%로 6월말, 7 월초 김치보다 유의적으로 낮은 값을 보였으나(p<0.01) 저장 말기에는 염도 1.65~1.78%로 적정 범위 내에서 처리구간 차 이를 나타내지 않았다<Figure 2>. 이는 일반적인 절임 배추 의 염도와 비슷한 값이며, 김치 제조 시 젖산균 생육을 원활 하게하고 유해 부패균 성장 저해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절 임배추의 염 농도를 2%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되고 있다(Kim et al. 2009; Lee et al. 2011).
경도는 김치 품질평가에 중요 인자로, 본 실험에서 제조된 김치의 경도는 7월초 김치의 초기치가 12.05±1.92 kgf로 6월 중순 6.68±0.84 kgf에 비해 2배 정도 유의적으로 높았으나 (p<0.01) 숙성이 진행됨에 따라 저장 8주차에는 6월 중순, 6 월말, 7월초 김치의 경도가 각각 5.44±1.31, 4.99±1.08, 5.90± 1.11 kgf로 감소하였으며, 수확시기에 따른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다<Figure 3>. 이는 Chang et al.(2014)이 소금 종류를 달리하여 제조한 김치의 경도가 저장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모든 처리구에서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고 보고한 결 과와 일치한다. 일반적으로 저장기간에 따라 김치 경도는 감 소하는데, 이는 소금 절임에 의해 조직 내부의 공기가 탈기 되고 수분이 용출됨에 따라 세포벽이 쭈그러지면서 포개지 기 때문이다(Yun et al. 2014).
2.관능평가
4°C 저장고에 8주 동안 저장하면서 발효초기, 발효중기, 발 효말기 등 시기별 관능평가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Figure 4>에 나타난 바와 같다. 김치의 맛은 마늘, 고춧가 루, 생강 등의 향신료와 젖산 발효에 의해 생성되는 젖산, 초 산과 같은 유기산류와 이산화탄소 등에 의해 이루어지며 (Chang et al. 2011), 배추 조직의 주성분인 펙틴과 같은 물 질이 분해되어 수용성 비타민, 당, 황 함유물질, 유리아미노 산 등이 용출되어 맛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Lee et al. 2011). 관능평가 결과, 외관은 김치의 제조시기와 숙성기를 종합하여 6월말 제조 김치의 외관이 4.4±0.59점으로 가장 우 수하였고(p<0.05), 저장 4주와 8주 후에는 7월초 김치가 각 각 3.0±0.76점, 3.8±0.41점으로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 었으나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다. 조직감 및 전반적인 기호도 항목에 대한 관능평가 결과, 저장 4주 후 6월 중순 김치가 조직감 4.2±0.50점, 전반적인 기호도 3.9±0.89점으로 가장 우 수하였으나 유의적인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IV.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월동배추를 주로 이용하는 한국인의 전통적인 김장방법으로 인한 김장철 배추가격 급등락의 문제해결에 기 여하고자 상대적으로 사용도가 낮은 봄배추를 이용한 김치 의 저장기간 연장과 품질유지를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실험 결과, 경도는 수확시기가 가장 늦은 7월초 김치가 6월 중순 김치보다 유의적으로 높았으나(p<0.01) 숙성이 진행됨에 따 라 저장 8주차에는 수확시기에 따른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 지 않았다. 김치 숙성과 상관성이 높은 pH와 산도 측정결과 전반적으로 저장 초기에 비해 pH는 감소하였고, 산도는 증 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관능평가 결과, 외관은 김치의 제 조시기와 숙성기를 종합하여 6월말 제조 김치의 외관이 가 장 우수하였고(p<0.05), 저장 4주차와 8주차에는 7월초 김치 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었으나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 다. 조직감 및 전반적인 기호도 항목에 있어서도 처리구별 유의적인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수확시기에 차이를 둔 봄배추로 김치 제조 시 생배추 상태 또는 제조직후의 차 이에 비해 절임과 숙성과정, 양념의 첨가 등을 통해 그 유의 적 차이가 감소됨에 따라 수확시기가 봄배추로 제조된 김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수확시기가 가장 늦은 배추로 제조된 김치의 경우 생배추 상 태에서 경도가 유의적으로 높았으며 숙성기간 및 저장기간 이 연장되었으므로 이를 수확시기나 작황사정과 연결하여 차 후 심화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