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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7060(Print)
ISSN : 2288-7148(Onlin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Food Culture Vol.36 No.1 pp.28-39
DOI : https://doi.org/10.7318/KJFC/2021.36.1.28

Late 16th Century Korean Rite of Passage Food Research based on Seoul Noble Ohhweemoon Family’s Case Study

Mi-Hye Kim*
Department of Food and Nutrition, The Research Institute for Basic Sciences, Hoseo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Department of Food and Nutrition, Hoseo University, Hoseo ro 79-20, Asan, Chungnam 31499, Korea
Tel: +82-41-540-9663 Fax: +82-41-540-5638 E-mail: Kimmihye92@hoseo.edu
December 14, 2020 December 23, 2020 December 31, 2020

Abstract


This study considered the rite of passage ceremonial food in the Mid-Choseon Period through the rite of passage ceremonies, food, and ingredients recorded in the Seoul Noble Ohhweemun Family Diary Shaemirok. The research used a contents analysis method through case studies. The noble families in the Mid-Choseon Period deemed the Jerye to be the most significant out of the traditional ceremonies. The nobles practiced the Sadehbongsah and the Yoonhweebongsah ceremonies for their ancestors. The Rite of passage ceremony required fruit. Of fish and birds, pheasants were used frequently during the ceremonies. Noble families, specifically the richer families, could sustainably normalize the rite of passage ceremonies against the elements. Seasonal ingredients were generally harvested even during spring and winter in large amounts. One of the last rites of passage food by Garye displayed diverse ingredients, such as Bangaeng, Myun, Tang, Uhyookjuk, Poe, Chae, Hae, and Silgwa. Such ingredients prove that the normalization of rite of passage ceremony food was well established and practiced. On the other hand, the birthday rite of passage food did not conform to a specific rite of passage normalcy or preparation. Instead, the birthday food showed a flexible menu of seasonal delicacies that were not confined to a particular traditional formula.



오희문가 사례연구를 통한 16세기말 통과의례음식(通過儀禮飮食) 고찰

김 미 혜*
호서대학교 생명보건대학 식품영양학과 및 기초과학연구소

초록


    I. 서 론

    한 나라의 고유한 식생활 문화는 민족생활의 유적(遺跡)이 며 문화의 척도로서, 한국음식은 일상식과 의례음식이 서로 다른 이중구조로 형성되어 있다(Lee 2003).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생을 마칠 때까지 몇 번의 고비를 지나게 되는데 이를 기념하여 행사를 치르는 것을 통과의례라 한다(Kang 1996). 한국사회는 통과의례를 사회의 중요한 생활양식체계 로 자리 잡아왔고, 음식 접대 혹은 음식을 통한 사회적 교환 등의 독특한 음식문화가 유난히 발달하였다(Chung 2010). 어 느 민족에게나 통과의례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를 거 치면서 종교적, 교육적 의미를 부여해 그 예법이 더욱 강조 되었다(Shin & Sohn 2008). 초기 통과의례음식에 관한 연구 는 주로 민속학 분야에서 사례 수집을 통한 보고서에 의해 부분적으로 이루어졌으며(Chang 1982), 이를 집대성하여 통 과의례음식에 관한 저서들이 출간되었다(Kang 1996;Lee et al 1997). 전통 의례음식에 관한 연구는 주로 조선왕실이나 종친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Lee 2001;Sim 2019), 일 부 문헌을 통한 의례음식연구도 시도 되었다(Chung et al 2010;Choi 2019).

    사례연구는 일반이론의 유용성을 보여주는 질적 연구의 한 방법으로 다양한 개별 역사적 사례에 대한 이해는 지역, 사 회, 국가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주요 요소이다(Jung 2017). 일 기류는 개개인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생활에 관한 정보를 읽 어 낼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시대 음식생활의 특징을 더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Shin 2010). 최근 한국전통음식의 정체성 확립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콘텐츠 소재로서 조선시대 일기형식 고문헌의 가치가 주목되고 있다(Cha 2007;Kim 2007;Kim 2013;Joo 2017). 한 사람이 특정한 음식을 선택하여 마시고 먹으 려는 행위 속에는 그가 속한 집단의 수많은 문화적 상징과 규칙이 담겨 있다(Joo 2006). 따라서 한 사람의 구체적 생의 기록인 일기를 통한 사례연구는 당시대의 음식문화 정보를 읽어 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원본은 선조 24(1591)년 11월 27일부터 시 작하여 선조 34(1601)년 2월 27일까지 만 9년 3개월간의 일 기로서 모두 7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책의 수록기간과 분 량은 각각 다르나, 1책부터 3책까지는 거의 1년 동안 쓴 일 기로 되어 있고, 4책은 2년 1개월, 5책은 7개월, 6책은 1년 4개월 그리고 7책은 2년 2개월 동안 쓴 일기로 구성되어 있 다(Chung 2003).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은 1591년부터 1601년 10여년 기간 동안 거의 매일의 일상을 상세히 기록 하고 있어 개인일기이면서 생활일기로서 16세기 당시 생활 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된다(Shin 2012).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속 음식문화와 관련된 선행 연구들을 살펴보면 조선시대 사족의 생활문화 연구(Kim 2007), 16세기 동물성 식품의 소비현황 연구(Cha 2007), 조선 중기 두류 수급 현황 과 콩 음식문화 고찰(Kim 2019), 16세기 사대부가 절사와 세시음식 연구(Kim 2020) 등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한국음 식의 독특한 이중구조 중의 한 축인 통과의례음식에 관한 고 찰은 전무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1591년부터 1601년 10여 년 동안 거의 매일의 일상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는 일기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속 통과의례 행사, 수급된 식재료와 음식 특성 등 을 파악하여 조선 중기 통과의례음식문화를 종합적 시각으 로 고찰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한국전통음식의 정체성 확립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콘텐츠 소재로써 개발되 고 활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II. 연구 내용 및 방법

    1. 연구 대상

    본 사례연구 대상인 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은 오희문(吳 希文 1539~1601)이 쓴 개인일기로써 저자 본인은 과거에 급 제하지 못했으나 아들 오윤겸이 영의정에 오르고, 손자 오달 제가 삼학사의 한 사람으로 명성을 떨치면서 해주오씨 가문 의 영광을 가져온 인물이 되었다. 오희문 가문은 아들인 오 윤겸과 손자 오달제, 증손자 오도일을 거치면서 조선 후기 서인에서 소론을 대표하는 명문가로 자리를 잡았다. 저자 오 희문의 가계도는 <Figure 1>과 같다.

    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은 국사편찬위원회에서 1962년에 한국 사료총서 제14집으로 간행하였고, 1990년 해주오씨 추 탄공파 종중에서 번역문과 활자화한 원문을 덧붙여 2책으로 간행하였으며, 1991년에 그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 제1096호 로 지정되었다(Chung 2003). 본 연구의 1차 분석 사료는 해 주(海州) 오씨 가문에서 지원하고 비영리사단법인에서 번역 발간한 국역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Lee MS ed. 2014) 2권 을 2차 자료로 사용하였다.

    2. 연구 방법

    본 논문의 연구방법은 문헌 내용분석(contents analysis)을 통한 사례연구(case study)이다. 내용분석은 텍스트를 분석 대상으로 삼고 표면적 정보의 기술이 아닌 그 이면의 심층 내용을 추론해 내고자 하는 것으로 이 추론의 정당성을 확 보하기 위하여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치는 연구방법이다(Poldner et al. 2012). 또한 사례연구란 질적, 양적 방법 모두를 혼용할 수 있는 포괄적인 연구전략으로서 이론에 의해 제시된 일반적인 과정이 어떻게 다른 결과를 낳 는지를 탐색 하는 연구법이다(Jung 2017). 따라서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내용분석은 통과의례 행사일에 기록된 식품 과 음식 관련 키워드를 추출한 후 항목별로 분류 하여 식재 료 및 음식 출현 빈도를 기록 하였다. 분류된 식품관련 키워 드를 중심으로 관련 시대적 상황과 환경을 고려하여 조선중 기 음식특성을 추론하고자 하였다.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 은 국역으로 번역된 2차 사료를 기본으로 내용분석 하였으 며 식품과 음식 관련 키워드는 1차 사료인 원문을 통하여 검 증하였다.

    III. 결과 및 고찰

    1. 오희문 가문의 통과의례 행사 기록

    오희문가는 한성부(漢城府)에 살았던 대표적인 서울반가였 다. 조선왕조 도읍지였던 한성부(漢城府)의 생활풍속은 중기 까지 유교적인 생활양식을 강하게 띄어 대가족 제도가 정착 하고 봉제사(奉祭祀), 접빈객(接賓客)의 범절이 엄하였다(Lee 2001). 이로부터 생활풍속의 주요 부분을 이루는 음식문화는 관혼상제를 위한 의례음식이 발달하였다. <Table 1>에서와 같이 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에 식품이나 음식이 기록된 생 애주기 통과의례일은 손주 출산 1회, 첫돌 1회, 큰딸과 둘째 딸의 혼례 각 1회씩, 본인의 회갑 1회, 막내딸과 사돈의 상 례 각 1회씩 기록되었다. 그리고 매년 반복되는 연례기념일 로는 생일례(生日禮)과 기일제(忌日祭)가 있는데, 생일은 돌 아가신 부친 5회, 모친 6회, 본인 8회, 처 6회, 장자 4회, 장 녀 1회로 총 30회 기록되었다. 기일제(忌日祭)는 시제 3회, 고조 4회, 고조 3회, 증조부 4회, 증조모 2회, 조부 7회, 조 모 8회, 외조부 2회, 외조모 2회, 부친 6회, 장인 1회, 장모 6회, 숙부 2회, 숙모 5회로 총 55회 기록되었다. 기록된 식품 이나 음식의 가짓수를 기록횟수로 보정하여 식품이나 음식 평균 가짓수를 비교해 보면 출산 2가지, 돌 2가지, 혼례 10 가지, 회갑 21가지, 상례 7가지, 제례 7가지, 생일 9가지였다. 따라서 기록된 식품이나 음식의 가짓수가 가장 많은 날은 회 갑, 혼례, 생일, 상례와 제례, 출산과 돌 순서로 나타났다.

    기록된 식품이나 음식의 가짓수가 가장 많았던 회갑일은 사람이 출생하여 60주년이 되는 생일을 말하며, 10간(干) 12 지(支)로 이루어진 우주만물의 이치가 순행하여 한 바퀴 돌 아왔다고 하여 회갑이라 하며, 환갑(還甲)·주갑(周甲)·화갑 (華甲)이라고도 한다(Lee 2012). 회갑이 되면 사회적 삶을 마 무리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전통적으로 큰 잔치인 수연 (壽宴)을 벌인다. 회갑연의 큰상은 자녀가 부모님에게 접대하 고 경축하는 뜻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음식을 정성껏 차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특히 벼슬을 하는 자녀를 둔 오희문의 회갑연이 성대하였을 거란 예상은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체 식품이나 음식이 기록된 의례일 기록 92회 중 제례 가 55회로 과반수이상을 차지한다. 이렇듯 오희문 가문의 의 례에서 제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조선 중기 사대부가문의 특징이라 볼 수 있다. 오희문 가는 기일제뿐만 아니라 주자가례에 제시된 여섯 종류의 제 사인 사시제(四時祭), 초조(初祖), 선조(先祖), 녜(KJFC-36-1-28_img2.gif), 기일(忌 日)을 모두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Kim 2020). 조선은 건국 초부터 주자가례에 입각한 관혼상제의 실시를 통해 불교와 민간신앙에 젖어 있던 사회의 관습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 였으며, 국가적으로 제례(祭禮)를 가장 중시하여 부모와 조 상에 대한 효(孝)를 통해 국가에 대한 충(忠)을 담보해내려 하였다(Lee 2015). 오희문가는 매년 5대조 이상의 조상을 모 시는 시제(時祭)를 모셨으며, 종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종 손이 세상을 떠나 고조의 제사를 지낸다고 기록되어 있다. 즉, 4대 봉사를 지내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제사의 봉 사대수는 본래 계층에 따라 다르게 규정되어 있었는데 조선 중기 이후에는 가례(家禮)의 영향으로 4대 봉사가 일반화되 었다(Doh 2005). 오희문가 기일제의 특성을 보면 외조모, 외 조부 등 외가의 제사를 지내고, 장인, 장모 등 처가의 제사 를 지냈다. 당시Joojagalye (朱子家禮)에서 제시하는 봉 사자의 자격은 남계혈족에 의한 적계주의와 장자 우선주의 였으나, 조선전기의 풍속은 사위나 딸 외손 그리고 종자의 동생이나 첩자에게도 봉사 자격이 주어졌고 아들, 딸도 돌아 가며 제사를 모시는 윤회봉사가 일반적이었다(Lee 2006). 따 라서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을 통하여 본 조선 중기 사대부 가 기제사 풍속을 살펴보면 유교적 지침과 풍속이 공존하는 과도기적 상황이라 볼 수 있다. 당시 사대부들이 대부분 그 러하였던 것처럼 오희문도 외가에서 출생하여 유년과 소년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기 때문에 외조부, 외조모의 친밀도가 상대적으로 컸을 것이고 전란 상황 속에서도 그들을 기리기 위한 기일제를 매년 지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제례는 단순히 종교적 행위라기보다는 유교적 생사관에 입각하여 만 들어진 삶과 죽음, 그리고 조상과 자손을 이어주는 문화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Doh 2005).

    이와 같이 오희문은 임진왜란으로 인하여 서울을 떠나 전 라도, 충청도, 강원도를 유랑하면서도 생일, 혼례, 회갑연, 상 례, 제례 등 대표적인 통과의례 행사를 자세히 기록하였고 수급, 소비되었던 식품과 음식들을 잘 기록하고 있었다. 전 란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의 기록이라 여기에 기록된 식재료 와 음식을 조선중기 대표 통과의례음식이라고 일반화 시킬 수는 없으나, 바꾸어 생각해 보면 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 속 의례일과 식품, 음식에 관한 기록은 전란 속 경황이 없는 상황 중에서도 남긴 유적(遺跡)이기 때문에 당시 사대부가의 통과의례 가치관과 풍습을 엿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2. 의례음식을 위한 식재료 수급 특성

    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에 기록된 통과의례음식 준비를 위 한 식재료 수급 기록을 살펴보면 식물성:동물성:양념류 식재 료 비율이 44:44:12%로 식물성과 동물성 식재료가 같은 비 율로 기록되었음을 확인 할 수 있다<Table 2>. Chung (2009) 은 전통 한식의 채식과 육식의 비율이 8:2 정도로 영양학적 으로 매우 이상적인 음식이라 하였다. 따라서 의례음식은 전 통 일상식 보다는 동물성 식재료가 월등히 높은 비율로 사 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일부 민속학자들이 의례음식의 가치를 동물성 식품의 공급 수단으로 보는 견해가 이러한 현 상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일상을 일기에 기록하는데 있어 일상적인 식재료보다는 평소 접하기 힘든 특별한 식재료이 거나 선물 받은 귀한 식재료를 인상적으로 기록하기 마련이 기 때문에 채소류 보다는 수조어육류 등 동물성 식품이 더 많이 기록되었을 것이다.

    통과의례 행사 준비를 위한 식재료 수급의 다른 특성은 식 물성 식재료 중 과실류의 기록 빈도가 월등이 높다는 것이 다. 생과일은 전체 식물성 식재료의 33%이고, 견과류는 14% 로 합하면 식물성 식재료의 47%에 달한다. 의례행사에 있어 서 과실류 비중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생과일은 여름과 가을 철에 풍성히 제철 과일로 수급되었고, 생과일을 구하기 힘든 겨울철과 봄철에도 장기 저장이 가능한 견과류, 곶감을 비롯 한 배, 사과 등도 기록되었는데 이로써 과실류가 의례에 필 수적인 식재료였음을 알 수 있다. 15세기 말 편찬되어 조선 의례의 중심축 역할을 한Kucjoohryewee (國朝五禮儀)에 의하면 연회는 크게 차와 과일을 올리는 다례(茶禮), 술과 안 주를 올리는 주례(酒禮), 음식과 꽃을 올리는 진식(進食)과 진화(進花) 등의 3단계 절차로 이루어진다(Kim 2012)고 하 였다. 이와 같이 과실류는 조선 중기 사대부가 의례음식으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였음을 확인 할 수 있다.

    동물성 식재료 중 어패류가 차지하는 비율은 어류 50%, 패류 6%로 전체의 56%로 그 비중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 다. 당시 어류의 수급이 풍부했던 이유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라는 지리적 여건과 풍부한 어종을 보유한 해양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Yoon 1988). 또한 당시 어류는 사대부들에게 내려진 임금의 하사품과 지방관의 수증물품 중 가장 큰 비 중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Hwang et al 1997). 동물성 식재료 중 조류는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닭보다는 꿩의 이용이 훨씬 높다. Cha (2007)의 연구에 의하면 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에 기록된 수조육류 중 꿩고기가 가 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 오희문은 평강으로 이주한 후 매를 놓아 꿩 사냥을 하여 제수(祭需)를 장만하거나 별식을 준비 하였다. 궁중에서도 닭보다 꿩을 더 많이 사용하였으며, 매 를 이용하여 꿩 사냥을 하는 것은 왕실이나 관료들의 일종 의 놀이문화이기도 하였다(Kang et al. 2018).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에는 매를 이용해 사냥하는 기록이 아주 많은데 이를 통해서도 오희문가가 경제력이 좋은 권력층이었음을 알 수 있다. 매는 명나라 진상품으로 쓰였고 왕실이나 지배계층 이 소유하는 사냥 도구였기 때문에 백성들이 진상해야 하는 공물 품목 중 하나였으며, 매를 포획하는 일은 국가 차원에 서 관리하는 일이었다(Lee 2019). 매가 잡히는 평안도함길도 를 비롯한 동서북면 지역에서는 진상할 매를 구하는 것이 어 렵지 않았지만, 나머지 지역의 백성들은 매를 매입하여 진상 해야만 하는 폐단이 심하였다.

    양념류는 유지류(13%), 장류(14%), 꿀류(15%), 젓갈류 (7%)를 비슷한 비율로 골고루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유 지류에서는 참기름, 장류에서는 간장, 젓갈류에서는 새우젓 이 가장 많이 기록되었다. 음식의 맛은 사용되는 젓갈류 종 류에 따라 특성이 결정되는데 새우젓 사용이 가장 많은 것 은 시원하고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추구하는 서울 반가음식 의 일반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Chung 2009).

    계절에 따른 식재료 수급 차이는 산출이 많은 여름과 가 을에 기록된 총 식재료 횟수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록된 의례일로 보정시켜 보면 오히려 겨울과 봄철의 1회 당 평균 식재료 출현 빈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오희 문가가 식재료 수급이 어려운 겨울과 봄철을 대비해 식품을 저장할 수 있는 경제력과 친척, 친구, 지인들로부터 부조(扶 助)를 받을 수 있는 영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 력이 뒷받침 된 양반가에서는 식재료 수급이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안정화 될 수 있었기 때문에 규례에 의한 의 례음식의 표준화는 가속화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쇄미록에 기록된 통과의례음식 특성

    1) 생애주기 통과의례음식

    통과의례란 모든 사람의 출생부터 사망까지 통과해야 하 는 의례로서 가장 처음 시작되는 것이 출생의례이다. 출생의 례는 산모가 산고를 시작하면 윗목에 삼신상(三神床)을 차리 고 산모의 순산을 기원한다. 이후 아기가 출생되면 삼신상에 올렸던 쌀과 미역으로 흰쌀밥과 미역국을 함께 올린다. 서울 지역 산후속(産後俗)에 의하면 산모가 육류를 먹으면 아이가 부스럼이 난다고 하여 부정을 타지 않기 위하여 산모의 미 역국에는 고기를 넣지 않은 소(素)미역국을 사용하였다(Chung & Lee 1996). 하지만 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기록에 의하 면 꿩을 넣은 꿩미역국(雉湯)을 산후 산모에게 대접하여 기 력을 회복하게 하였다. 이는 전란 속 물자 수급이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산모의 건강을 지키려는 가족 사랑이 우선되었다 할 수 있다. “(1597. 8. 27) 謙與誠生女矣 方麟妻未解時 呼痛之聲聞於外 擧家遑違 悶慮之際 三食頃而 免身 男女之中 無事易産爲大 深喜可言~三雉遍來 可用於産婦 湯”

    출생 후 처음 돌아오는 생일에 돌상을 차려서 축하한다. 돌상에는 쌀밥, 미역국, 자르지 않은 푸른색 나물, 백설기, 수 수 팥경단, 오색송편, 국수, 쌀, 대추, 흰타래실, 청홍비단실, 붓, 벼루, 돈을 올리고 남아 돌상에는 화살, 활, 천자문을 올려 돌잡이를 한다(Cho & Yoon 2002).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 에도 돌 음식인 떡(KJFC-36-1-28_img3.gif)과 장난감을 손주 효립의 앞에 벌여 놓고 먼저 짚는 물건을 보는 돌잡이 풍습이 기록되어 있다. “(1598. 8. 18) 孝立初度也 生員妻子備酒KJFC-36-1-28_img4.gifKJFC-36-1-28_img5.gifKJFC-36-1-28_img6.gif具於 孝立前 觀其先執之物矣”

    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에는 2번의 혼례 행사가 기록되었 다. 전란 중이지만 전통식 혼례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혼담이 오가는 것에서 시작하여 시집 간 딸이 친정에 가서 어버이를 뵙는 일인 근친(近親)까지 길고 복잡한 의례가 기 록되어 있다. 혼례 상차림으로 봉채떡, 초례상, 큰상(고배상, 입맷상), 폐백, 이바지 등이 있는데(Yoon 2002), 이 일기에는 혼례 상차림이 자세히 기록되진 않았으나 혼례일 손님을 대 접하는 접빈객(接賓客) 문화와 손님들이 혼례를 축하하기 위 한 부조(扶助) 문화가 잘 표현되어 있다. 1596년 5월 큰딸을 출가시키는데 부조품(扶助品)으로 찬(饌), 소주(燒酒), 수단(水 丹), 절병(切), 약과(藥果), 건어(乾魚), 앵두(櫻桃), 영계(鷄兒), 관에서 준비한 술(官備酒)과 국수(米西) 등을 받았다고 기록되 었다. “(1596. 5. 30) 晩後金奉事家備饌 先送燒酒一缸 水丹一 盆 切KJFC-36-1-28_img7.gifKJFC-36-1-28_img8.gif 藥果一 乾魚一盤 櫻桃一盤 鷄兒三首 官備 酒米西饋送” 또한 1600년 3월 둘째딸도 출가시키는데 이때에 는 혼행을 함께 한 손님들에게 과일(果), 술(酒), 국수(米西), 양 색탕(兩色湯), 썬 고기(切肉) 등을 대접하였다.“(1600. 3. 22) 此人等皆饋酒 米西 兩色湯 切肉及果 而但酒小 只出三盆(金德民) 而飮之 可恨 鐵原下人十餘 皆三果床酒米西饋之 新郞帶來人七 名 亦饋六七點行果酒米西 二色湯”

    1596년 오희문은 회갑을 맞이하는데 회갑연은 수연례(壽 宴禮)라고 하여 60세 생일날 손님을 초대하여 잔치를 베푸 는 날이다. 회갑연은 일기에 기록된 의례일 중 가장 많은 식 품과 음식이 기록된 행사이다. 상화병(床花), 닭탕(鷄湯), 닭 적((鷄炙)을 만들어 먼저 신주전에 제사 지내고, 술(酒)과 떡 (KJFC-36-1-28_img7.gif)으로 손님을 대접했다. 자손들은 오래 장수하시기를 기 원하는 마음으로 상화병(床花), 소주(燒酒), 수박(西瓜), 참외 (眞瓜), 생민어(生民魚), 흰떡(白), 닭(鷄) 등을 가져왔다. 상화 병은 밀가루를 발효시켜 팥이나 꿀 소를 넣어 만든 대표적 인 여름절식이다(Kim 2020). “(1596. 7. 25) 乃余初度也 造 床花 殺鷄三首 作湯炙 設奠神主前 晩後李進士重榮KJFC-36-1-28_img5.gif訪 因 饋酒 KJFC-36-1-28_img7.gif從容話 臨夕乃歸 咸悅女息備送床花一 KJFC-36-1-28_img8.gif燒酒一 壺 西瓜三 眞瓜六 生民魚一尾 麟兒妻亦白一 KJFC-36-1-28_img8.gif燒酒一壺 鷄 一首”

    1597년에는 오희문이 가장 총애하던 막내딸이 사망하여 상 례를 치르게 된다. 상례(喪禮)란 사람이 운명하여 땅에 묻힌 다음 대상을 지내고 담제, 길제를 지내는 것으로서 탈상하게 되는 3년 동안의 모든 의식을 말한다(Sin & Sohn 2008). 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에도 사자상, 조석상식, 조문객상 등 이 기록되었으며, 조석상식으로는 막내딸이 평소에 즐겨 먹 었던 음식을 올렸다. 상례 과정에서 먼저 산소에 계신 조부 모님, 아버님, 숙부께 묘제(墓祭)로써 고하고 장례를 치르는 모습이 기록되었다. 전란 상황인 만큼 떡(KJFC-36-1-28_img4.gif)과 나물(采), 과 일(兩色實果)과 탁주(濁酒)로 조촐히 치르는 모습을 볼 수 있 다. 또한 지인들이 콩(豆), 쌀(粮米), 백미(白米) 등을 부조 하 는 것도 기록되었다.“(1597. 2. 6) 先告事由祭于祖父母及先君 竹前季叔墓 只以KJFC-36-1-28_img4.gif采 兩色實果 濁酒奠後 分給役人~且者斤 福豆一斗 粮米五升 福龍亦白米三升入納”

    2) 평생의례 제례음식 특성

    <Table 4>와 같이 오희문가에서는 전란 중에도 4대 봉사 를 하였으며 조상들께 기일제에 예를 갖춘 제례음식을 올렸 다. 기제일 제수 가짓수가 평균 7가지로 적어 보이는데 <Table 1>, 이는 제사음식이 가례에 의해 조선 중기 사대부 가에 이미 공식화되었고 오희문가 역시 표준화된 규례를 따 랐기 때문에, 반갱(飯羹), 삼색실과(三色實果), 사색탕(四色湯), 어육적(魚肉炙) 등 함축적 용어로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기일에 음식을 올려 제사지내지 않았으나 송대 이 후로부터 기일에 제사지내는 풍습이 생겨났으며, 가례(家禮) 에 이것이 실리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기일제에 음 식을 올리는 형식을 갖추면서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Doh 2005). 제수를 차리는 방식과 절차는 지방마다, 지역마다 차 이가 있으나 일반적인 원칙들이 있다. 1열에는 반갱(飯羹), 2 열에는 탕(湯: 규모에 따라 單湯, 三湯, 五湯, 七湯 등, 탕의 종류는 채소로 만든 素湯, 소고기나 돼지고기로 만든 肉湯, 생선이나 조개 등 해물로 만든 魚湯), 3열에는 서쪽에서부터 면(麵), 적(炙), 병(餠)을 차리고 떡 앞에 편청이라고 하는 꿀, 조청을 놓는데 떡을 찍어 먹는 것이라는 뜻이다. 적(炙)은 三 色으로 삼색의 고기는 흔히 비늘 있는 고기, 털이 있는 고기, 깃털이 있는 고기로 이를 우모린(羽毛鱗)이라고도 한다. 4열 에는 서쪽에서부터 포(脯), 장(醬), 채(菜), 해( )를 차린다. 5열은 과(果)를 차리고 접시 수는 짝수로 하여야 한다(Choi 2016).

    오희문가의 기일제를 계절별로 살펴보면 2월부터 4월인 봄 철에는 외조모, 고조, 부친 기일제가 있고 제수로는 면, 반갱, 어탕, 육탕, 소탕, 떡, 약과, 중박계, 어적, 육적, 소적, 포, 육 색 어육 좌반, 생치식해, 식해, 도라지나물, 당귀나물, 고사리, 양색정과, 술, 소주, 삼색실과, 건시, 호두, 잣 등이 있다. 봄 철 기일제의 특징으로는 부친 기일 제수가 6회에 102 가지 품목으로 전체 의례 행사 중 가장 많은 품목수를 보였다. 선 친의 기일을 가장 중요시 생각하였고 정성을 드린 것으로 볼 수 있다.

    5월부터 7월 여름철에는 증조부, 숙모, 장인, 숙부, 조모 기 일제가 있고 제수로는 면, 반갱, 삼색탕, 떡, 약과, 어적, 계 적, 적, 어포, 우포, 어해, 식해, 양색젓갈, 순채, 가지나물, 소 주, 술, 앵두, 이색실과, 참외, 잣 등이 있다. 여름철과 가을 철 제수 중 풍성한 것이 바로 채(菜)인데 오희문가의 대표적 인 채(菜)로는 바로 가지(茄子)나물이 있다. 가지는 채소류 중 식량의 대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황작물로 인식되어 중 시 되었으며, 고려 후기 문집Dongkuclisangkucjib (東國李 相國集)에서도 이규보는 가지(茄子)를 생으로 먹기도 하고 삶아 먹기도 한다(Wee 2018)고 읊고 있다.

    8월부터 10월 가을철에는 고조, 장모, 조부, 증조모, 외조 부 기일제가 있고 제수로는 면, 반갱, 삼색탕, 양색탕, 사색 어육탕, 소탕, 사색소탕, 적, 삼색어육적, 자반, 꿩적, 노루적, 육색소적, 오색어육적, 두부적, 생치포, 송어포, 쇠고기포, 곰 포, 포, 식해, 게젓, 토란김치, 가지나물, 오이나물, 토란, 술, 소주, 청주, 박주, 수박, 참외, 삼색실과, 잣, 개암, 사색실과, 호두, 양색실과, 삼색실과, 홍시 등이 있다. 가을철 기일제 제 수가 가장 다양하며 그 수가 많아 풍성함을 볼 수 있다. 특 히 1596년 10월 22일 외조부 기일에 토란침채(土連菜)가 기 록되어 있다.Dongkuclisangkucjib (東國李相國集)에 이 규보는 토란(芋)을 주제로 여러 편의 시를 남겼는데 당시 토 란은 삶아 먹고, 국을 끓여먹기도 하고, 토란 줄기는 연한 것 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겨울에는 소금에 절여 김치를 만들 어서 먹고, 토란잎은 말려서 먹기도 하는 등 뿌리, 줄기, 잎 에 이르기까지 아주 요긴한 채소라고 하였다(Wee 2018). 15 세기 식품서인Sangayorok (山家要錄)에는 토란대 1말에 소금 1줌을 넣고 풀 자리로 덮어 발효시킨 우침채(芋沈菜)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다(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ed. 2004). 이와 같이 토란김치에 관한 기록은 고려 후기 Dongkuclisangkucjib (東國李相國集)에 이어 15세기 중엽 Sangayorok (山家要錄), 16세기 말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 그리고 17세기 Haeju ChoiSi Weemsikbub으로 이어지고 있다.

    11월부터 1월 사이 겨울철 제례는 시사제만이 기록되어 있 다. 제수로는 면, 반갱, 삼색육탕, 사색육탕, 떡, 삼색육적, 오 색어육적, 포, 어포, 식해, 전복해, 술, 삼색실과가 있다. 사계 절 제수로 모두 올라간 것이 바로 식해(食KJFC-36-1-28_img10.gif)이다. Lee (1997)는 식해가 조선 초기 문헌에서 찾을 수가 없고 조선 17세기 말엽부터 고조리서에 소개되고 있다고 하였으며 그 렇다고 하여 조선조 초기까지 이 땅에 식해가 없었다는 것 은 아니다라고 하였다.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에 해(KJFC-36-1-28_img10.gif)가 133회 등장하고 있고, 제수(祭需)의 필수 요소인 것으로 봐 서 식해(食KJFC-36-1-28_img10.gif)는 16세기 이전부터 상용하여 식용되었던 것은 확실하다. 비슷한 시기 1600년대 말엽에 씌어진Joobangmoon (酒方文)과 1680년의Yorok (要錄)에는 생선, 곡물과 소 금으로 만든 전형적인 식해 조리법이 나타난다(Lee 1997).

    3) 연례의례 생일음식 특성

    오희문가의 생일을 계절에 따라 분류해 보면 <Table 5>과 같이 여름철에는 모친, 부친, 본인, 가을철에는 장자 그리고 겨울철에는 처와 장녀 생일이 기록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보편적으로 생일은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기념일인데 돌아 가신 부친의 생일을 기념하며 제사를 지내고 있다는 점이다. 공자(孔子)는Nonuh (論語)에서 효(孝)에 대해 이르기를 살아 계실 적에 예(禮)로 섬기고, 돌아가시면 예(禮)로 제사 지내는 것이 부모를 섬기는 처음과 끝이 갖추어진 것이다 (Choi 2002)라고 하였다. 서울 반가인 오희문가에서는 효를 예의 으뜸으로 여겼으며 그 실천방안의 하나로써 부모님 사 후 생신에도 제례의 의식절차로 제수를 정성(誠)껏 마련하여 부모에 대한 공경(敬)의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계절에 따른 생일음식을 살펴보면 여름철에는 면, 어탕, 전 복탕, 닭탕, 양색탕, 삼색탕, 각색어적, 각색육적, 수어란, 절 육, 계적, 돈적, 치적, 어적, 육적, 포, 숭어회, 노루새끼찜, 고 기찜, 닭찜, 절육, 식해, 새우젓, 뱅어젓, 천어식해, 조기식해, 젓갈, 가지나물, 오이나물, 각색실과, 살구, 과일, 양색실과, 능금, 참외, 배, 수박, 잣, 육색실과, 호두, 개암, 침시, 봉과, 차, 청주, 술, 소주 등이 있다.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에는 계곡이나 강가에서 천렵을 하는 풍속이 자주 묘사되고 고기 를 잡아 천어탕, 천어구이를 해 먹거나 저장하기 위해 천어 해 또는 천어포를 만들기도 하였다(Kim 2020). 식해는 제수 뿐만 아니라 의례음식의 기본이었는데 Sangayorok (山家 要錄)에는 어해(魚KJFC-36-1-28_img10.gif) 만드는 법으로 물고기에 소금을 뿌 려 하룻밤 재워 둔 뒤 물기를 제거하고 멥쌀로 밥을 지어 소 금과 섞어 간을 한 후 상수리나 대나무 껍질을 깔고 돌로 눌 러 끓여 식힌 소금물을 부어 그늘에 보관한다고 하였다(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ed. 2004). 가을철 생일음식으로 는 국수, 세면, 떡, 천어포, 집돼지찜, 김치, 나물, 과일, 수박, 배, 삼색실과, 술, 청주 등이 있다. 겨울철 생일음식은 국수, 만두, 떡국, 탕, 떡, 절병, 약과, 양색강정, 포도정과, 유병, 송 편, 빙사과, 치적, 절육, 꿩식해, 절인연어, 굴젓, 실과, 배, 잣, 호두, 청주, 찹쌀술, 술 등이 있다. 겨울철 식해로는 꿩식해 를 볼 수 있는데 Sangayorok (山家要錄)에 생치식해(生 雉食KJFC-36-1-28_img10.gif)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ed. 2004). 또 다른 겨울철 생일 음식 특성으 로 강정, 정과, 유병, 송편, 빙사과 등 다른 계절보다 병과류 가 많음을 볼 수 있는데 그 중 특별한 것이 빙사과(氷砂菓) 이다. 국역 번역본에서 얼음사과로 잘못 번역될 정도로 익숙 하지 않은 음식이다. 빙사과(氷砂菓)는 한과의 한 종류로 Sangayorok (山家要錄)에 만드는 법이 소개되어 있다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ed. 2004). 찹쌀가루와 청주를 골고루 섞어서 연사과(軟沙菓)처럼 판에 밀되 두꺼운 종이처럼 얇게 밀어서 쌀처럼 자른다. 반쯤 마르면 바로 기 름에 튀겨 꿀을 섞어서 판 위에 펴놓고 마음대로 썰어서 쓴 다고 하였다. 겨울철 의례 음식으로 조선 중기 서울 반가에 서는 강정, 유병, 빙사과 등 기름으로 튀긴 유밀과를 많이 만 들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처럼 계절에 따른 오희문가의 생일의례음식 특성을 살 펴보았는데, 생일 의례음식은 면, 탕, 병과, 적, 포, 해, 채, 과, 주 등 제례음식과 같이 규범화된 기본 의례음식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만두, 찜, 회, 어란 그리고 차 등이 추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일기에 음식명을 기록할 때 제사음식 은 반갱, 면, 병, 어육적, 실과 등 공식화된 함축적 언어로 기 록하는데 반해 생일의례음식은 두부국, 떡국, 전복탕, 닭탕, 꿩적, 돈적 등 구체적인 식재료가 언급되는 음식명으로 기록 하고 있다. 음식의 숫자도 제례음식은 삼색, 사색, 오색인데 반해 생일 의례음식은 각색어적, 각색육적, 각색실과 등으로 표현되고 있어 그 숫자의 규정이 없이 풍성히 차린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같이 오희문가 생일 의례음식특성은 정례화 된 제례음식의 틀을 따르고 있지만 음식의 종류나 상차림 음 식 숫자가 다른 통과의례음식보다는 정형화 되지 않고 계절 성을 잘 나타내는 유연한 의례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IV.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16세기말 서울 사대부 오희문 일기Shaemirok (KJFC-36-1-28_img1.gif尾錄)에 기록된 통과의례 행사, 수급된 식재료와 음식 특성 등을 파악하여 조선중기 통과의례음식문화 특성을 고 찰 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은 문헌 내용분석(contents analysis)을 통한 사례연구(case study)였다. 오희문 가문의 통 과의례음식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통과 의례 일에 기록된 식품이나 음식의 가짓수를 기록횟수로 보정하 여 식품이나 음식 평균 가짓수를 비교해 보면 출산 2가지, 돌 2가지, 혼례 10가지, 회갑 21가지, 상례 7가지, 제례 7가 지, 생일 9가지였다. 기록된 식품이나 음식의 가짓수가 가장 많은 행사는 회갑, 혼례, 생일, 상례와 제례, 출산과 돌 순서 로 나타났다. 둘째, 기록된 식재료 수급을 살펴보면 식물성: 동물성: 양념류 식재료 비율이 44:44:12%로 식물성과 동물 성 식재료가 같은 비율로 기록되어 의례음식이 일상식 보다 는 동물성 식재료가 월등히 높은 비율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식물성 식재료 중 과실류의 기록 빈도가 전체 의 47%로 가장 높았으며, 동물성 식재료 중 어류가 차지하 는 비율이 전체의 50%이고, 조류는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어 어류와 꿩이 의례음식 식재료로 많이 이용되었음을 확 인 할 수 있었다. 또한 양념류는 유지류, 장류, 젓갈류, 꿀류 를 비슷한 비율로 골고루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셋째, 오희문가의 통과의례음식은 출산 후 산모 음식으로 꿩미역 국, 돌음식으로 떡, 혼례음식으로 소주, 수단, 절병, 약과, 국 수, 과일, 술, 양색탕, 절육 등, 회갑연 음식으로 상화병, 닭 탕, 닭적, 술, 떡, 소주, 제철과일, 흰떡 등이 있었다. 상례음 식은 떡, 나물, 과일, 탁주가 있었고, 제례음식은 면, 반갱, 삼 색탕, 떡, 약과, 중박계, 삼색육적, 오색어육적, 어적, 육적, 계 적, 꿩적, 노루적, 소적, 어포, 우포, 포, 생치포, 송어포, 곰포, 육색 어육 자반, 생치식해, 어해, 식해, 전복해, 가지나물, 도 라지나물, 당귀나물, 고사리나물, 오이나물, 양색정과, 술, 소 주, 청주, 박주, 삼색실과, 건시, 호두, 잣, 개암, 앵두, 참외, 홍시, 토란김치 등이 있었다.

    이를 통하여 16세기말 조선 사대부가에서는 통과의례 중 제례를 가장 중요시 여김을 알 수 있으며, 기제사는 4대 봉 사와 외가와 처가의 제사를 지내는 윤회봉사 풍속을 지키고 있어 유교적 지침과 옛 풍속이 공존하는 16세기 특성을 확 인 할 수 있었다. 의례를 위한 식재료 특성으로 과실류가 의 례음식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였고, 어류와 조류 중 꿩 의 사용이 많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서울 반가에서는 양념류 중 새우젓을 주로 사용하여 시원하고 담백하고 깔끔 한 맛을 추구하는 것이라 추론되었다. 계절에 따른 식재료 수급 특성은 겨울과 봄철의 의례 1회당 평균 식재료 출현 빈 도가 높음으로 보아 경제력이 뒷받침 되는 양반가에서는 의 례음식 식재료 수급이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안정 화 되어 의례음식의 규범화를 가속화 시킬 수 있었던 것으 로 보인다. 16세기말 조선 중기 통과의례음식 중 제사음식은 가례에 의해 반갱, 면, 탕, 어육적, 포, 채, 해, 실과 등으로 이미 규범화 되어 있었고 다른 통과의례음식도 제례음식의 틀을 기본으로 하여 정례화 되었으나, 생일 의례음식은 음식 의 종류나 상차림 음식 숫자가 다른 통과의례음식보다는 정 형화 되지 않고 계절성을 잘 나타내는 유연한 의례음식이라 고 특징지을 수 있었다.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igure

    KJFC-36-1-28_F1.gif

    Ohhweemoon family pedigree

    Table

    Food ingredients and meal prevalence recorded in Shaemirok

    Food ingredients prevalence used for the ceremonial food

    Rite of passage food by birthdays, recorded in Shaemirock

    Ohhweemoon family's ceremonial food

    Records of Ohhweemoon family's birthday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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