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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7060(Print)
ISSN : 2288-7148(Onlin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Food Culture Vol.35 No.2 pp.127-142
DOI : https://doi.org/10.7318/KJFC/2020.35.2.127

Joseon Dynasty’s Food Culture Experienced by George C. Foulk in 1884

Chae-Lin Park*
World Institute of Kimchi
*Corresponding author: Chae-Lin Park, World Institute of Kimchi, 86 Kimchi-ro, Nam-gu, Gwangju, Korea Tel: +82-62-610-1746 Fax: +82-62-610-1850 E-mail: cherrypark@wikim.re.kr
February 25, 2020 April 7, 2020 April 7, 2020

Abstract


This research is the first known to introduce and analyze food-related content among the records left by George Clayton Foulk (1856-1893), a naval attaché dispatched as part of a U.S. delegation to Korea during the Joseon dynasty in the 19th century. Sketches and memos by Foulk provide important clues in understanding the food culture during the late Joseon dynasty. By analyzing the types of foods, table composition, and intervals between serving the nine rounds of food from the rural government office, which Foulk ate during his local trip, he was able to confirm that there was a starter (‘preliminary table’ or ‘hors d’oeuvre’) before the main table and that it was served before the main dish.



조지 포크가 경험한 1884년 조선의 음식문화

박 채 린*
세계김치연구소

초록


    I. 서 론

    본고는 격동의 시대였던 19세기, 쇄국정책을 펼치고 있던 은둔의 나라 조선과 서양국가 가운데 최초로 통상조약을 체 결했던 미국의 조선 주재 공사관에 파견되었던 해군무관(海 軍武官 Naval Attaché) 조지 클레이튼 포크(George Clayton Foulk, 1856-1893)가 남긴 기록물들(이하 포크문서, Foulk Papers) 중에서 음식과 관련된 내용들을 연구대상으로 한 것 이다. 그는 1884년 최초로 조선에 파견되었고 1887년까지 약 4년 간 조선에 체류했다. 비슷한 시기 조선에 와서 활약했던 알렌, 언더우드, 헐버트, 길모어 등에 비해 우리에게 잘 알려 지지 않았지만 사실 이들이 조선에 입국하게 된 배경에 포 크가 연관되어 있으며, 조선이 서구식 근대화를 추구하며 추 진했던 최초 전기시설 설치, 최초의 근대 교육시설인 육영공 원과 서양식 의료기관인 제중원 설립, 그리고 서양 곡채류 종자와 농기구 수입 등 신문물 도입과정에서도 커다란 역할 과 공헌을 했던 인물이었다(Reordan 1955;Lee 1965, 1970;Park 1975;Lee 1995;Son 2003).

    지금까지 포크문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주로 정치외교사 영역에서 다루어졌기 때문에 그 안에 생활문화사 연구에 유 용한 정보가 상당량 담겨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연 구되거나 부각된 적이 없었다. 또한 포크문서에는 개화기 음 식문화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소중한 정보들과 함께 농업 사, 건축사, 정치외교사, 근대사 분야에서도 기존 연구를 보 완하고 검증할 수 있는 의미있는 단서들이 담겨있어 음식문 화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사료라 할 수 있다.

    특히 포크문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음식문화 연구 자료 로써 희소성과 중요도를 지닌다.

    첫째, 기록의 시기가 1880년대 초반이라는 점이다. 1882년 에 서구열강 중 가장 앞서 미국과 통상조약이 체결되기는 하 였지만, 아직은 서양문물과의 접촉이 본격화되기 이전이다. 미국과의 본격적인 교류도 포크의 조선 체류 이후 활발해졌 다. 따라서 조선의 고유문화가 근대 서구 문물의 영향에 많 이 노출되기 직전, 전통적 생활양식과 사회체제가 아직 그 틀을 유지하고 있을 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조 선의 의식주와 풍습 등 생활사 관련 기록을 남긴 미국인들 이 대부분 1885년 이후에야 조선에 입국하였고, 그 기록의 내용이 주로 1890년대 이후 모습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1880년대 초반의 정보를 담고 있는 포크문서는 희소가치가 매우 크다.

    둘째, 기록의 내용이 객관적이고 실증적이라는 점이다. 1884년 기록 중 ‘여행노트’의 경우 개인서한과 달리 정보수 집이라는 공무수행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시간대별 이동경 로와 거리, 지형, 방위 등의 기록은 물론 각 지역별 사람들 의 삶의 모습까지 세밀하게 관찰되어 있는데, 주관적 해석을 배제하고 철저히 사실적 서술에 집중하려 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주요 지역에 대한 지형, 인상적인 장소, 기물, 음식상차 림 등은 직접 촬영한 사진과 이미지 스케치를 남김으로써 실 증을 가능케 한 유용한 기록물이다. 현전하는 전통시대 기록 을 통틀어 ‘음식 종류+상차림 구성 및 규모+취식 상황’까지 취식의 맥락을 한꺼번에 담고 있는 유일한 자료이며, 상차림 배치 이미지도 2점 포함되어 있어 한식문화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셋째, 조선과 조선인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작성 되어 정보의 오류와 주관적 가치개입이 최소화된 서양인의 기록이다. 개화기 조선에 들어왔던 서양인들의 남긴 기록은 제 3자적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과 현지인들 은 자신들에게는 일상적이라 느끼지 못했던 특징을 비교문 화적 관점에서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 나 한편으로는 내용이 사실과 달리 왜곡되거나 과장되는 경 우도 많았는데, 그것은 조선에 대한 정보부족, 서양문화 우 월적 사고, 언어장벽으로 인한 조선인과의 교류 한계에서 기 인된 것이었다. 반면, 포크는 당시 조선어를 구사한 유일한 서양인으로 조선인과 직접교류를 적극적으로 했던 인물이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동양철학, 종교, 문화, 언어에 큰 관심 을 가지고 공부해 왔고, 아시아지역에 배치되어 근무했던 6 년 동안 동양에 대한 이해가 더 확장되었다. 이렇듯 동양과 조선에 대한 상당한 배경지식 위에 의사소통 능력까지 갖추 고 있었기에 타문화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언어장벽으로 인 해 이방인의 기록물에서 흔히 나타나는 정보오류나 주관적 가치개입이 최소화되었다 하겠다.

    본 연구는 포크문서 중에서도 조선 후기의 음식문화에 대 해 가장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1884년 기록에 초점 을 맞추었다. 이를 통해 조선 후기 지방관아에서 손님 접대 를 위해 차린 상차림의 구성과 배선(配膳) 방법, 음식 종류 에 관하여 실제 정보를 파악함으로써 조선시대 후기 음식상 차림의 실체에 근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여행 중 식 사기록을 통해 19세기 조선시대 음식문화에 관한 구체적 정 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조리서와 상호보완적 연구 를 가능하리라 판단된다.

    II. 연구 내용 및 방법

    1. 연구대상 문헌 및 저자 소개

    조지 포크는 1856년 10월 3일 펜실베이니아주 랭카스터 카운티의 마리에타(Marietta)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19세기 후반 조선 주재 미국 대리공사를 지내며, 미국의 외 교관으로서 모국을 위한 공식적인 임무수행 외에 조선의 독 립적 주권 유지와 부국을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쳤던 인물이다. 미 해군사관학교를 3등으로 졸업하고 1877년 11 월에 해군 소위에 임관한 뒤, 1882년까지 6년간 아시아에 배 치되어 근무했던 포크는 통역 자격으로 1883년 9월 15일 조 선 정부의 첫 방미(訪美) 사절단인 보빙사(報聘使) 일행을 만 나 두 달여간 사절단이 미국의 주요 도시를 순방하면서 각 종 공장, 박람회, 왈콧모범농장(Walcott Model Farm) 등을 방문할 때 수행원으로 동행하며 도움을 주었다(Kim 1985, 1986;Lee 1995;Son 2003).

    사절단의 미국방문이 끝나갈 즈음, 미국 정부는 포크를 해 군 무관으로 조선에 파견하기로 전격 결정하였다. 적격자로 포크가 선임된 데에는 동아시아 문화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유창한 일본어 및 중국어 실력, 초보 수준이긴 하지만 조선 어 소통이 가능했다는 것 외에 수행 기간 그에게 호감을 느 낀 민영익의 의중도 반영되었다(Lee 1995).

    이렇게 하여 포크는 민영익, 서광범, 변수 등 개화파 인물 들과 같이 조선으로 향하게 되는데, 1884년 5월 31일 조선 에 도착한 뒤에는 무엇보다 고종의 전폭적인 신뢰를 기반으 로 외교적 자문을 비롯해 신무기 보관고 설립, 궁내에 전기 전선과 가스등 설치, 궁에서 사용할 각종 물품의 수입, 기차 철로 개설, 곡물 저장 시설, 무기도입, 전기도입, 서양농산물 종자 서구 농법 및 농기구 도입을 위한 시범농장 설립과 같 은 근대적 시스템 도입 등등의 일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였 다(Foulk 1884). 그러나 갑신정변 발생 이후 조선을 둘러싼 주변의 정세에 부침이 심화하였고 조선을 호시탐탐 노리던 청의 위안스카이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외교적 부담을 느 낀 미국이 소환 명령을 내림으로써 조선과의 인연을 접게 되 었다(Kim 1985,1986;Lee 1995;Son 2003).

    포크가 조선에 거주하며 남긴 기록은 외교관으로서 본국 에 보낸 공식보고서와 각종 서신, 가족 및 지인들과 주고받 은 개인 서신을 비롯해 직접 촬영한 사진, 초대장, 기념품과 메모와 여행 노트 등으로 이 자료들은 현재 미국 국회도서 관, 뉴욕공공도서관, 버클리대학 밴크로프트 도서관, 위스콘 신대학 밀워키도서관 등에 흩어져 소장되어 있다.

    이중 음식 관련 연구자들의 주의를 끄는 부분은 1884년 가 족들과 주고받은 개인 서한과 여행 노트이다. 개인 서한에는 포크가 조선의 수표교 근처에 거처를 구한 후 식생활, 조정 대신의 초대 연회에서 접한 음식, 음식 재료 변천 과정 파악 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서양 농·목축 품종 도입과 전파에 관련된 내용과 1884년 9월부터 10월 사이 보름간 1차 수도 권 근방을 여행한 기록이 포함되어 있다.

    여행 노트는 1884년 11월부터 12월 사이 약 40여 일간 조선 삼남 지방을 여행하며 기록한 것으로 공식문건으로 보 고되지는 않았으나 집필목적과 기록의 구체성에 있어 정보 수집이라는 공적 업무를 목적으로 쓴 조사 노트의 성격이 강 하다. 여행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과제가 숙식 해결이기에 여행기록 중 직접 먹은 음식에 관한 내용이 상당 비중을 차 지한다. 한편, 이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당시 조선 지방의 다양한 음식 관련 정보들, 예를 들어 주막, 지역별 농 작물과 특산품, 상점에서 판매되는 식재료 정보와 서민들의 먹거리에 관한 이야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본 연구는 포크 의 1, 2차 여행기록을 대상으로 하되, 조선의 삼남 지방을 순 회하는 동안 지방관아로부터 받았던 접빈음식의 내용과 구 조를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2. 연구방법

    본 연구 대상인 포크의 여행 노트 원문은 밴크로프트 도 서관 소장본(Collection No: BANC MSS Z-Z 148; v. 1. Journeys in Korea by Foulk; a diary, 1884)으로 필기체로 흘려 쓴 데다 곳곳에 메모와 낙서가 있어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사무엘 홀리가 이를 해독, 편집하여 출간하였으나 (Hawley 2008) 판독 중 일부 내용이 누락 되거나 불명확한 부분이 확인됨에 따라 원문과 대조를 통해 재검증 절차를 거 쳤다. 특히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인 상차림 이미지, 음식명 등 의 경우 보다 정확한 판독과 내용 검증을 위해 뉴욕도서관 등에 소장된 다른 유형의 포크문서 원문도 확보하여 포크 필 체의 특성이나 필기 습관을 파악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이고 자 하였으나 본인 외에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기에 오류의 여지는 있다.

    포크가 조선 여행 중 제공받은 접빈상차림의 구조와 음식 의 유형 등 내용분석을 위해 19세기 전후의 음식문화를 파 악할 수 있는 고조리서, 왕실자료 등을 참조하였고, 비슷한 시기 조선에 체류했던 서양인 기록물(Karunepu et al. 1890s;Gifford 1898) 및 선행 연구(Lee 2013)를 참고하여 해석을 보완하였다.

    포크가 관아로부터 제공받은 상차림의 이미지는 Siuijeonseo (是議全書)(Anonymous, End of 1800s)의 반상도(飯床圖) 를 참조하여 분석하였다. Siuijeonseo (是議全書)에서 제 시된 ‘첩수’라는 것에 대해 그 기준이나 정통성을 두고 논란 이 있으나 현전 자료 중 제례나 상례와 같이 형식을 중요시 하는 의례용이나 혼인, 왕실연회처럼 대형 행사용과 달리, 지 배층들이 일상생활에서 먹는 음식을 어떻게 상차림으로 구 성했는지 알 수 있는 유일무이한 이미지 자료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비교분석에 활용하였다.

    III. 결과 및 고찰

    1. 포크의 삼남지방 여행과정과 식문화 경험

    포크를 조선에 파견하면서 미군이 그에게 부여한 주요 업 무 중 하나는 조선에 관한 세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었 다. 즉, 포크의 조선 지방 여행은 본국 정부가 무관인 그에 게 부여한 주요 임무 수행의 일환이었으며 이런 이유로 조 선에 도착한 지 3개월여 만인 그해 9월에 2개 코스의 여행 일정을 구체적으로 짜고 실행에 옮겼다. 1차는 9월 22일에 출발해 북한산, 파주, 평택, 강화 등 서울근교를, 2차는 11월 1일에 출발하여 공주, 익산, 전주, 나주, 담양, 남원, 합천, 부 산을 거쳐 충주 등 조선의 삼남지방을 두루 돌아 다시 서울 로 돌아오는 긴 여정이었다.

    그러나 여행 시작 한 달여 만인 12월 4일, 갑신정변이 발 발하자 포크는 급히 여행을 접고 서둘러 서울로 귀경하게 되 었다. 외국인들의 신변이 불안해진 데다가 후원자였던 민영익 이 부상으로 목숨이 위급했고, 거사를 일으킨 서광범, 변수 등 이 역적으로 몰려 그의 가족들까지 위험에 처했으며, 자신의 집도 강도에게 털리는 등 상황이 긴박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행은 중단되었으나 그의 여행 노트에는 음식과 관련된 기록이 상당히 존재한다. 식사와 관련된 주요 기록만 을 일정과 경로별로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1884.09.22. [1차 여행] 북한산 사찰→파주, 장단, 송도→ 평택→강화도

    • 1884.11.01. [2차 여행] 한반도 남부지역 탐사 여행(900마 일 거리) 출발

    • 1884.11.05. ⓐ 충청감사 조찬 접대, 여행 자금 보충

    • 1884.11.08. ⓑ 은진현감이 만찬 제공

    • 1884.11.09. 익산 도착. 관아에 연통이 되지 않아 읍내 주 막에 묵음

      • 익산군수가 오찬 제공(밥상 스케치)

    • 1884.11.10. 전주 도착. 감사가 저녁식사(술과 음식) 보냄

    • 1884.11.11. ⓓ 전라감사 조찬 보내옴(밥상 스케치)

      • ⓔ 전주감사와 만찬 연회(만찬 장소 스케치, 기생들 사진)

    • 1884.11.12. 금구. 전라감사가 소개해준 좋은 주막에 도착 (금구 현령이 식비 지불)

    • 1884.11.14. ⓕ 장성에 도착. 관아에서 현감이 오찬 보내옴 저녁에 수령의 첩의 주막에서 묵음(주막 스케치)

    • 1884.11.16. ⓖ 나주목사가 조찬 제공

    • 1884.11.19. 남원에서 알게 된 춘향가의 내용을 영어로 기 록함

    • 1884.11.20. 남원 근교 고리실 주막(Korishil Chumak)에 서 식사

    • 1884.11.22. 해인사 도착. 스님이 간식 제공

    • 1884.11.24. ⓗ 합천으로 이동. 대구 판관을 지냈던 군수 와 식사

    • 1884.11.25. ⓘ 진주목사와 식사

    • 1884.11.29. 마산, 진해, 김해 거쳐 부산 도착. 관세청에서 크렙스 만나 29일 만에 유럽식 식사

    • 1884.12.04. 갑신정변 발발 소식 듣고 신변의 위협 느낌

    • 1884.12.14. 충주, 이천을 거쳐 급히 귀경

    포크가 여정 중 숙식을 해결한 방법은 주로 관아와 주막 이었고 북한산과 해인사 등 사찰 2곳에서 식사한 기록도 있 다. 주막에 거처를 정한 경우, 수령이 식사를 주막으로 보내 주거나 밥값을 지불해주기도 하였다. 관아에서 제공받은 음 식에 비해 격식을 갖춘 상차림은 아니었지만 포크는 대부분 맛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워했다. 다만 지방에 따라 음식 값이 크게 차이 나자 주막의 음식 맛에 대한 총평과 함께 밥값을 기록해 둔 것도 흥미롭다. 여정 중 포크가 지방관으로부터 제공받은 접빈상차림의 구성이 구체적으로 잘 드러나는 것 은 ⓐ~ⓘ로 총 9차례이다.

    참고로 관아에서의 접빈상 외에도, 포크는 북한산 사찰에 서 “rice [밥], oiled seaweed [미역무침], salted vegetables [장아찌], a strong bean liquor (called chang) [된장국]”을 대접받았고, 남원의 고리실이라는 주막에서는 “changjorim [장조림], talkyu [달구=닭], chike [찌개], kimchi [김치]”를, 해인사에서는 “tul-kae [들깨], khon [콩], chang kae [참깨] 로 만든 seed cakes [곡물 강정]과 big rice cake coated with popcorn [넓고 평평한 산자(子 또는 子)를 이렇게 표현 한 듯]”을 먹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2. 조선 지방관아의 접빈음식 문화

    포크의 삼남지방 여행은 민영익과 고종의 특별한 배려로 총 18여 명이나 되는 수행원이 동시에 움직였고<Figure 2> 주요 지방관아에는 민영익이 미리 연락해두어 숙식을 해결할 수 있 었다. 숙박, 외식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조선 사회에서 지방 여 행 시 관아에서 숙식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관행과도 같았 지만(Son 2010), 포크는 이를 매우 부담스러워했다.

    그럼에도 여행경비를 증간 중간 충당하려면 관아를 거치 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동전의 부피와 무게 때문에 여행에 필 요한 경비를 한꺼번에 가지고 이동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간 정착지의 관아에서 차용증을 쓰고 엽전으로 교환받았 는데 외진 동네의 경우는 5푼짜리 엽전도 받지 않아 근처 관 아에서 더 작은 단위의 동전으로 바꿔가야만 했다. 당시 조 선 최고 세도가 중 한 명이었던 민영익의 연통이 사전에 닿 아 있었던 만큼 지방관의 대접은 소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최고의 정성과 예를 갖추되 외국인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었 을 것으로 짐작된다. 포크가 관아를 통해 제공받은 식사 중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모두 9회이나 이 중 식사 정황 과 음식의 종류를 의도적으로 상세히 기록한 것은 충청전라 지역에서 받은 ⓐ ⓑ ⓒ ⓓ ⓔ ⓖ 총 6번의 상차림으로 이 를 여정에 따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충청감사가 대접한 조찬(본식) 1884.11.5.

    11월 1일 한양을 출발한 포크 일행은 수원, 안성을 거쳐 4 일에 공주에 도착하였다. 조찬(朝餐)을 먹기 전인 8시에 전 식(前食)을 먹었지만 구체적으로 기록하지는 않았다. 포크는 이 전식(前食)을 “preliminary pap”이라고 표기하였다. 본식 에 앞서 먹는 예비상차림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조선어를 할 줄 알았던 포크는 일부 용어를 조선식 발음 그대로 표기하 였는데 “pap”은 밥 자체가 아니라 ‘아침밥’과 같이 한 끼 상 차림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하였다.

    전식에 이어 나온 조찬(朝餐) 본식(本食)은 밥이 아닌 면상 으로 총 7기(器)이다.

    <주식>

    • ① vermicelli and beef 고기가 들어간 국수(골동면 혹은 국수장국 또는 냉면)

    <동물성 찬품>

    • ② cold roast beef 쇠고기 구이 (산적류)

    • ③ fried chicken 닭볶음

    • ④ raw tripe with small slices of raw lights on top 허 파를 얹은 소의 양

    • ⑤ poached eggs 수란

    <과류>

    • ⑥ sliced pears 조각 낸 배

    • ⑦ chestnuts and persimmons 밤, 감

    <술>

    • ⑧ wine

    대체로 ‘and’를 쓴 경우 재료로 섞여 있는 형상을 표기하 고 있어 ① vermicelli and beef는 국수의 재료로 직역하면 쇠고기를 넣은 국수이다. 쇠고기를 고명으로 한 골동면 즉, 비빔국수이거나 쇠고기 장국으로 만든 국수장국 또는 냉면 일 가능성이 크다. ② cold roast beef는 쇠고기 구이요리가 식은 것으로 산적류, ③ fried chicken은 서양식 oil deep frying 방식이 아닌 볶음이나 조림형태로 당시 ‘봇기’ 또는 ‘초(炒)’에 해당하는 음식일 것으로 짐작된다. ④의 tripe와 lights는 소의 양과 허파를 의미하는데 이 날(生) 내장은 비 교적 한식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던 포크를 당혹스럽게 한 음 식이었다.

    밥반찬인 김치, 젓갈, 나물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 Siuijeonseo (是議全書)입매상<Table 8>과 유사하다. 본 식으로 면상(床)만을 준비했고 그릇 수도 7기(器)밖에 되지 않는데 제공자가 감사(監司)급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의아 한 측면이 있다. 어쩌면 자극적인 밥반찬 없이 적당량으로 차려진 소박한 국수상 차림이 오히려 서양인의 입맛과 식사 량에 더 안성맞춤일 것이라는 감사의 판단이 작용하였을 가 능성도 있다.

    감사 앞에서혼자 밥을 먹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 낯선 외국인을 구경하느라 모여들었다고 한 것으로 보아 식사는 독상으로 제공되었던 듯하다. 포크는 이 식사를 “very good one. all prepared well enough to suit any foreigner”라고 평가했다. 이후 영문(營門)에서 여권에 날인을 받고 여행에 필요한 추가 경비를 엽전으로 받았는데 이때 비장(裨將)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커피와 브랜디를 대접하였다.

    2) 은진현감이 제공한 만찬(본식) 1884.11.8

    강경을 거쳐 은진에 도착하자 현감은 저녁에 관아 중앙에 서 큰 주연을 벌여주었는데 음식은 그의 부인 김씨가 만든 것이라 하였다. 본식에 앞서 나온 전식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는데, 본식의 메뉴명을 여행 노트 뒤쪽에 따로 한 페이지 에 걸쳐 기록해 두었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듯하다. 20여 가지 이상의 음식명을 세로로 나열하다가 중간에 긴 줄을 그 어 놓았는데 밥상과 면상, 전골상에 올라가는 음식들을 각각 구별하기 위한 표시로 파악된다.

    【반상 13기】

    <주식>

    • ① boiled rice 밥

    <국>

    • ② Soup beef and daikon 쇠고기 무국 (*daikon은 무의 일본어)

    <동물성찬품>

    • ③ Beefsteak (small squares, thin) 쇠고기구이(작은 네모꼴, 얇음)

    • ④ Tripe and Lights raw 소양(月羊)과 허파 날 것

    • ⑤ Raw beef (lean thin slices) 쇠고기 육회

    • ⑥ Shreds of salt fish 자반생선

    • ⑦ Cooked tripe (in a sort of egg batter) 양(月羊)전유어

    • ⑧ Poached eggs 수란

    • ⑨ Small bowl beef soup 쇠고기 국물요리

    <기타_나물>

    • ⑩ Sliced radish and green herbs 무생채

    <김치>

    • ⑪ Kimchi 김치

    <조미료>

    • ⑫ Chang-soy 간장

    • ⑬ Vinegar 식초

    【면상】

    <주식>

    • ① Cold vermicelli 냉면

    <동물성찬품>

    • ② Boiled chicken (a whole one) 통으로 찐 닭 요리

    • ③ Salt clams and oysters cold 조개젓과 굴젓

    • ④ Kimchi 김치

    <과류>

    • ⑤ Pared and sliced pears 껍질 벗겨 조각 낸 배

    • ⑥ Persimmons 감

    【전골상】

    Hot dish in brazier 화로(신선로)

    (chestnuts, beef, beans (tofu), mushrooms and at least 4 other vegetables and herbs, all mixed)

    (밤, 쇠고기, 콩(두부), 버섯과 적어도 4가지 이상의 채소와 향채가 모두 섞여 있음)

    Sul 술(잔에 국화꽃 띄움)

    반상의 경우 총 13기(器)로 밥, 국, 김치 외에 쇠고기 구이, 2종의 회, 전유어, 자반, 수란과 나물까지 포함되어 있다. ③ Beefsteak (small squares, thin) 쇠고기를 네모꼴로 얇게 저 며 구운 것이므로 불고기구이, 즉 너비아니로 유추되며 ④ Tripe and Lights raw는 ‘소의 양(月羊)과 허파 회(膾)’로 앞서 충청감사에게 받았던 상에도 올랐던 음식이다. ⑤ Raw beef (lean thin slices)은 생 쇠고기를 기름기 없이 얇게 슬라이스 한 것이므로 ‘쇠고기 육회’ ⑥ Shreds of salt fish는 염장생 선을 잘게 찢어 놓았다는 점에서 통상 통으로 올리는 젓갈 이 아닌, 뼈를 발라서 잘게 손질한 ‘자반생선’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⑦ Cooked tripe (in a sort of egg batter)는 소 양(月羊)을 계란반죽을 하여 익힌 것이므로 ‘양전 유어’, ⑧ Poached eggs는 ‘수란’으로 파악된다.

    <육회>

    쇠고기는 기름기 없는 연한 살로 얇게 저며서 가늘게 썰어 물 에 담가 피를 잠깐 뺀 후 베보자기에 잘 짜서 파와 마늘을 다 져 (넣고) 후춧가루와 깨소금, 기름, 꿀을 섞어 잘 주물러 잰다 잣가루 많이 섞고 깨소금이 많이 들면 맛이 탁하다 기름은 많 이 치고 후추와 꿀을 섞어 윤즙은 식성대로 하라 Siuijeonseo (是議全書 End of 1800s)

    <회>

    콩팥과 천엽과 양과 회간을 각기 잘게 채 치고 양은 하얗게 벗 겨 버리고 회로 친다. 마늘은 곱게 다져 기름소금과 후춧가루 에 꿀을 조금만 넣어 각기 다 무친다. 담을 때도 옆옆이 담아 위에 잣가루를 뿌린다. Gyugonyoram (閨KJFC-35-2-127_img1.gif要覽 1896)

    그런데 ⑨와 ⑩은 해석의 여지가 다양하다. ⑨ Small bowl beef soup의 경우 이미 쇠고기 무국(② Soup beef and daikon)이 있기 때문에 국이 중첩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 다. Small bowl에 담겨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물이 있는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사례로 Siuijeonseo (是議全書) 반상식도의 칠첩반상 메뉴구성을 보면 젓갈, 자 반, 회, 숙육, 나물, 쌈, 구이, 반, 갱, 조치(토장조치, 맑은조 치), 김치, 초장, 겨자, 지렁(간장)으로 위 상차림의 메뉴와 아 주 흡사하다. 마찬가지로 ⑩ Sliced radish and green herbs 는 ⑪ 김치가 별도로 올라가 있으므로 나물류에 포함되는 무 생채로 이해된다.

    주안상으로는 면상과 신선로 상이 차려졌는데 술잔에 국 화꽃 송이를 미리 띄워 맛과 향을 우려내는 것이 애주가인 현감의 비법이었다. 면상에는 ① cold vermicelli는 냉면, 닭 을 통째로 쪄서 만든 ② Boiled chicken (a whole one), ③ Salt clams and oysters cold 조개젓과 굴젓, 김치, 배와 감 등 생과일이 올라갔다. 조선 후기 조리서를 보면 닭을 통째 로 삶거나 쪄서 만드는 음식으로 초계탕, 연계찜, 칠계탕(혹 은 칠향계), 승가기탕, 오골계찜 등이 있는데 러시아 육군 중 령인 알프탄이 조선의 지방을 여행하며(1895.12-1896.1) 쓴 기록에는 “지방관리가 연 향연에는 소금을 넣지 않고 삶은 닭고기가 반드시 상에 올랐다(Karunepu et al. 1890s).”는 내 용이 있어 닭백숙과 유사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포크가 ‘Hot dish in brazier’라고 표기한 용기는 19세기 연회요리에 빠지지 않았던 화로용기(신선로라고도 부름)인 것으로 보인다. 들어간 재료는 ‘chestnuts, beef, beans (tofu), mushrooms and at least 4 other vegetables and herbs, all mixed’라고 기록하였는데 beans (tofu)는 일본문화 에 익숙했던 포크가 두부를 일본식 발음으로 표기하고 원재 료가 콩이라는 것을 알리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화로 형태의 조리기구를 활용한 음식은 ‘열구자, 전골, 신 선로’라는 음식명으로 19세기 이후 조리서나 의궤에 많이 나 오는데 들어가는 재료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하였다. 그런 데 열구자탕이나 신선로의 원료로 두부가 사용된 것은 1940 년대 이후부터로 확인되고 있어(Han 1995a, Song 2001) 포 크가 이날 먹었던 화로에 끓인 요리는Siuijeonseo (是議全 書)의 신선로보다는 두부전골 형태에 더 가까울 것으로 판 단된다. 포크는 이 상차림 전체를 “very good, indeed” 라고 평가하였다.

    <두부전골>

    표고, 느타리, 석이, 노른자, 흰자 계란 부친 것과 파를 채 쳐 서 계란, 두부, 각색 나물 부친 것을 잡탕 건지처럼 썰고 다시 마를 삶아서 썰어 냄비에 담는다 살코기를 다져서 잘 재워 냄 비 밑에 넣고 각색 나물과 두부 부친 것을 줄로 돌아가며 색 을 맞추어 함께 담고 채 친 고명을 자옥이 한 벌 얹는다. Siuijeonseo (是議全書)

    3) 익산 근처에서 군수가 제공해준 오찬(전식) 1884.11.9

    은진을 출발해 익산 근처에 이르러서는 관아에 들르지 않 았다. 빠른 이동을 위해 지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 지만 은진현감이 미리 익산 관아에 연통을 해두는 바람에 군 수가 숙소로 점심을 보내왔다. 이때 식사는 전식과 본식으로 나뉘어 제공되었다. 포크는 전식을 “preliminary pap”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유독 익산에서 점심때 먹은 전식(前食)에 대하 여는 러시아식 전채요리(前菜料理)를 뜻하는 ‘Zacuska (зак уска)’라고 표현했다.

    Zakuska (закуска 단수형) 또는 Zakuski (закуски 복수 형)는 식전음식인 오르되브르, 앙트레, 스낵, 에피타이저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는 슬라브 용어이다(wikipedia). 메인요 리 전에 나오는 코스 자체를 뜻하기도 하고 식전에 술과 함 께 먹는 요리를 칭하기도 하는데 러시아 음식문화에서 Zakuska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포크는 이 전식(前食) 메뉴를 스케치해 두었는데 워낙에 흘려 쓴 필기체라 영문 단어 자체의 판독이 쉽지 않다.

    <과류>

    • ① Chestnuts 밤

    • ② Sweet potatoes 고구마

    <동물성찬품>

    • ③ Scalloped [cut into] eggs 계란

    <과류>

    • ④ Persimmons 감

    • ⑤ Kimchi 김치

    <동물성찬품>

    • ⑥ Liver fried in eggs 간전(肝煎)

    <(병)과류>

    • ⑦ Mochi 떡

    <동물성찬품>

    • ⑧ [·] Pork 돼지고기

    <주식>

    • ⑨ Beef and vermicelli 고기 고명 국수[골동면]

    <조미료>

    • ⑩ Soy 간장

    • ⑪ Honey 꿀

    • ⑫ Vinegar 식초

    • ⑬ Wine 술

    특히 ① Chestnuts, ② Sweet potatoes, ④ Persimmons, ⑥ Liver fried in eggs의 경우 글씨의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 웠는데 이 음식이 전식(前食) 면상차림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추론 범위를 좁힌 후, 다른 페이지의 글씨체와 대조하여 겨 우 글씨의 형상을 유추해낼 수 있었다. ③Scalloped [cut into] eggs의 경우 글씨체 대조를 통해 겨우 [ ] 부분을 판 독하기는 하였으나 어떠한 음식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Scalloped cut’은 가리비 껍질처럼 물결 모양으로 자른 것을 뜻하므로 삶거나 찐 달걀의 테두리를 물결 형태로 모양낸 것 이 아닐까 추정해 보았다. ⑧ [·] Pork 중 [ ] 부분은 roast 의 약자로 “ro”를 표기하였을 가능성이 높으나 확신하기 어 렵다.

    점심식사의 전식으로 나온 면상은 총 12기(器)로 구성되어 있는데 주로 생실과와 정과류 등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음 식으로 구성인 것이 특징이다. 이때 나온 음식 중 ⑦ Mochi 는 일본어에 능숙한 포크가 우리의 찰떡을 그렇게 표기한 것 으로 함께 올려진 ⑪ 꿀은 이 떡을 찍어 먹기 위한 용도였을 것으로 보인다. 포크와 수행원 수일이 이 떡을 먹고 급체하 여 다음 날 크게 고생하였다.

    4) 전라감사(전주)가 제공한 조찬(본식) 1884.11.11.

    11월 10일 전주에 도착하여 감영에 들렀다가 전주시를 둘 러보며 여러 장의 사진도 찍었다. 그날 저녁, 서울 떠난 이 래 최상의 숙소에서 머물렀다며 전주감영의 규모와 꾸밈새 를 놀라워했다. 밤에 감사가 보낸 어마어마한 밥상을 받았지 만 먹은 음식을 구체적으로 기록하지는 않았다. 다음날 9시 에 간단하게 전식으로 꿀, 밤, 감을 먹은 후 10시에 본식을 먹게 되는데 포크가 ‘높이가 가슴께에 닿을 만큼 어마어마하 게 쌓아 올린 상’ 이라 표현한 것으로 보아 조찬임에도 고배 상으로 차린 모양이다. 그릇 수로도 무려 17기(器)에 달한다.

    다른 지역 상차림에서는 보지 못했던 Slices of beef in egg wash [육전], Bean sprouts [콩나물무침], Duck soup [ 오리탕] 등은 지금도 전라도 지역의 향토색을 상징하는 음식 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주식>

    • ① Rice & peas 콩이 섞인 쌀밥

    <국>

    • ② Egg, beef & radish soup 무를 썰어 넣은 소고기 계 란국

    <국>

    • ③ a duck soup-radish 무를 넣은 오리탕

    <동물성 찬품>

    • ④ Cold beef-sliced and fried in oil 쇠고기볶음

    • ⑤ Poached eggs 수란

    • ⑥ Slices of cold beef 소고기 편육

    • ⑦ 3 Salt [bean] fish 생선자반

    • ⑧ Slices of beef in egg wash* 소고기 육전

    • ⑨ Boiled thick chicken 닭을 쪄서 만든 요리

    • ⑩ Fish raw-salt and cold 익히지 않은 생선-짜고 차가운

    • ⑪ Salt clams & oysters 조개젓과 굴젓

    <김치>

    • ⑫ Radish kimchi & red pepper 깍두기(무김치)

    • ⑬ Kimchi 김치

    <기타 >

    • ⑭ a soft wash of eggs, radish 무전

    • ⑮ Bean sprouts-cold & sour 콩나물무침-차고 새콤

    <조미료 >

    • ⑯Soy 간장

    • ⑰Vinegar 식초

    • ⑱Wine 술

    ⑦ Salt [bean] fish는 다른 부분 글씨체와 대조해 보았을 때 fish임이 분명한데 [ ] 부분이 모호하다. 글씨 자체로는 peas 또는 bean에 가장 가까우며 salt가 앞에 있는 것으로 보 아 된장이나 고추장에 박은 자반생선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 다. ⑨의 Boiled는 언뜻 broiled로 보이나 유사 글씨에 대한 사무엘 홀리의 판독을 참조하였을 때(Hawley 2008) Boiled 에 해당되므로 닭찜요리로 추정된다. ⑭는 계란과 무가 조합 된 음식명을 찾기 어려운데, wash는 매우 옅은 계란물을 의 미하므로 지단을 부쳐 무채를 쌈 사거나, 계란을 고명으로 활용한 무나물일 가능성 등을 두루 생각해 볼 수 있을 듯하 다. 그런데 실제로 서울 반가음식 중 익힌 무를 익혀 부쳐서 요리한 사례가 있어(Lee 2012) 무나 박과 종류의 아삭한 채 소에 계란물을 묻혀 지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5) 전라감사가 베푼 저녁 연회 1884.11.11.

    낮에 조선시대에 큰 도시 중 하나였던 전주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사진촬영을 한 후 저녁에는 감사(김성근)가 마련한 연회에 참석하였다. 큰문을 세 개나 통과하여 마침내 도착한 웅장한 건물에서 진행된 전형적인 조선시대 연회를 경험한 것이다. 건물의 규모와 화려한 외관에 적잖이 놀란 포크는 연회 장소의 외관뿐 아니라 내부의 기물 배치, 색감, 크기까 지 상세하게 기록하였고 평면도까지 스케치로 남겼다. 포크 는 자기가 앉았던 위치를 건물 뒤쪽 편의 “a”라고 표시해 두 었다.

    방에 들어가서 의자에 앉자 대청 쪽으로 난 문이 열리면 서 악대와 기생들의 공연이 30여 분간 진행되었다. 공연을 관람한 뒤 포크는 참석했던 전라감사와 관료<Figure 6>, 그 리고 기생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Figure 7>. 그날 전 라감사와 주연에서 나눈 대화, 공연의 내용과 순서, 사람들 의 동선까지 세밀하게 묘사해 두었는데 그만큼 강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연이 끝나자 문이 열리며 등장한 상차림에 포크는 더욱 놀랐다. 높이가 2피트(60 cm), 직경이 30인치(76 cm) 정도 되는 두 개의 음식상이 차례로 들어왔는데 상 하나에 10명 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담겨 있었다. 국수를 메인으로 한 주안상이었는데 하나의 상에 작은 접시들이 음식을 산더미 처럼 쌓은 채 놓여있었다. 한 접시에 담긴 음식 높이는 가장 높은 것이 적어도 1피트(30 cm) 정도 되는 고배상(高排床)으 로 전형적인 연회상차림이었다.

    고배상에 올린 흰색갈색흑색황색의 ‘Sweetmeat pile’은 팔 보당, 옥춘당, 오화당, 빙당 등 잔치상 연출에 활용되던 형형 색색의 사탕고임을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데 포크는 그 높이 와 화려한 색감에 제압되었다고 하였다. 각 상마다 옆에는 작은 신선로 상이 별도로 놓였고 포크는 식사를 위해 의자 에서 방석으로 옮겨 앉았다. 만찬 장소와 공연, 음식들의 구 성, 그리고 식사를 하는 동안 흥을 돋우기 위해 간간이 이어 지는 기생들의 권주가에 이르기까지 경이로운 체험하면서 전 라감영 자체가 하나의 작은 왕국이라고 느꼈다. 만찬이 끝나 고 숙소로 돌아온 후 자정이 되기 전에 또 한 번의 밥상이 들어왔는데 눈이 아파 불편해지면서 전주에서의 기록은 거 기서 멈추어 버렸다.

    <주식>

    • ①Vermicelli 국수

    <과류>

    • ② Sweetmeat pile of white, brown, black, yellow 각색사탕 고임

    <(병)과류>

    • ③ Red little notched cakes 톱니모양 떡 고임

    <과류>

    • ④ fried mochi cut to represent chrysanthemums, dipped in honey 약과

    <(병)과류>

    • ⑤ brass furnace pot (vegetables and meat) 신선로

    6) 나주목사가 제공한 조찬(전식) 1884.11.16.

    전주감영을 떠나 장성, 광주 등을 거쳐 15일에 나주에 도 착했는데 그날은 나주목사(박규동)가 미리 연통을 받지 못하 여 출타하는 바람에 포크의 방문에 대해 아무런 준비가 되 어 있지 않았다. 제때 손님을 영접하지 못한 나주목사는 크 게 당황하여 다음날 부랴부랴 조찬을 준비하였는데 포크는 본식이 나오기 전 먹은 전식의 면상차림만을 기록에 남겼다. 조선시대 전주와 쌍벽을 이루었던 나주의 만찬을 볼 수 없 어 못내 아쉽지만 유자와 죽순 등 지역산물로 만든 정과류 와 강정류의 등장이 새롭다. 특히 강정을 ‘sweet tablets’이라 고 표현한 것도 흥미롭다.

    <주식>

    • ① Vermicelli and beef shreds mixed 고기 고명 얹은 국수

    • ② Bowl of vermicelli soup 국수용 장국 비빔국수에 곁들이는 국물이거나 국수용 육수로 보임

    <동물성 찬품>

    • ③ Hard boiled eggs sliced 삶은 달걀 저민 것

    • ④ Sliced cold beef 쇠고기편육

    <김치>

    • ⑤ a dish of kimchi 김치

    <과류>

    • ⑥ Chestnuts pared 껍질 벗긴 밤

    • ⑦ Whole pears 배

    • ⑧ Whole persimmons 감

    • ⑨ Sweet preserved bitter oranges and bamboo? 유자와 죽순 정과

    • ⑩ a dish of kae and other grain Sweet tablets 깨강정 및 곡물강정들

    <조미료>

    • ⑪ Honey 꿀

    <주식>

    • ⑫ Vinegar 식초

    <술>

    • ⑬ a little brass pot of Soju 소주

    다행히 제대로 된 나주의 접빈상은 비슷한 시기 조선을 방 문했던 러시아 해군장교인 카르네프의 기록에서 확인이 가 능한데 그가 1896.3.23. 나주관아에 들렀을 때 생선, 고깃국, 달걀 붉은 고추 넣은 생선, 수수와 완두로 만든 고기만두, 말 린 쇠고기, 설익은 밤, 밥, 꿀, 다시마, 꽃 모양으로 잘라 말 린 문어 14가지가 차려진 2개의 상을 받았다고 하니 포크가 받은 전주에서의 상차림에 버금가는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 다. 황제와 왕자를 직접 알현할 정도로 고위층들과의 교류가 있었던 카르네프가 “서울 대신의 집에서도 이렇게 많은 종 류의 음식을 본 적이 없었다”(Karunep et al. 1890s)고 할 정도면 두 외국인이 남긴 기록을 통해 전라도 밥상의 풍요 로움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4. 포크 기록에 나타난 조선말 지방관아 접빈상의 특징

    1) 최초로 확인된 전식(前食)의 존재

    포크가 제공받았던 접빈상차림 구성 중 호기심을 끄는 것 은 본식을 먹기 전 제공되던 전식(前食)의 존재이다. 앞서 자 세히 소개한 포크가 여행 중 충청전라 관아에서 제공받은 총 6차례의 상차림 및 장성, 경상도 2곳(합천, 진주)까지 총 9차 례의 식사 중 저녁 연회식 만찬 2회를 제외하고 모두 본식 을 먹기 전식(前食)이 제공되었다. 전식(前食)은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때를 막론하고 제공되었으며 간단하게는 꿀, 감, 배 등만이 나오기도 했고, 간단한 떡국상은 물론 12기나 되 는 거창한 면상이 나오기도 했다<Table 1>.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보았을 때, 식사 사이사이 먹는 간식 을 오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렇다 면 이는 전통 한식 상차림에도 코스처럼 시차를 두고 배식 하는 형태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구체적이고도 실증적인 근 거가 된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 전통 한식에서도 식욕을 돋우기 위한 전채(前菜)음식, 밥을 다 먹고 난 후 마무리를 의미하는 후식으로서의 개별음식이 분명 존재하지만 하나의 상차림 세트로 구성되어 시차를 두고 배식되는 형태는 아니 었다. 독립된 상차림이 본식을 먹기 전 예비단계로 제공되었 다는 점은 현대 한정식 상차림에서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전통음식을 연구해 온 전문가들에게조차 상당히 낯 선 개념이다. 보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전통음식의 배선 시 유사한 사례가 존재하는지 면밀히 비교해 보았다.

    첫째, 궁중 연회식 제공 방식이다. 궁중에서는 연회의 주 인공에게 술을 올리고(獻) 바로 안주에 해당되는 음식을 올 리는데, 이는 전채요리의 개념이 아니라 일종의 진헌(進獻) 의식이다. 왕에게 술잔을 올리는 매 헌(獻)마다 초미(初味), 2미(味), 3미(味)의 순서로 1개의 소반에 2~3가지 음식을 올 리는 형식이며 전식(前食)의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일례로 무신년(1848) 헌종 14년에 대왕대비인 순원왕후의 육순을 위 해 베푼 잔치 때 올린 미수(味數)를 보면, 초미에는 소만두 과·골탕(骨湯)·생복회, 2미에는 매화연사과·잡탕·연계 증, 3미에는 양색한과·양탕·붕어찜(魚蒸)이 올려졌다(Han 2006).

    둘째,Wonhaengeulmyojeongniuigwe (園幸乙卯整理儀軌 1795)에 보이는 왕가의 일상식 구성이 있다. 왕실의 식사 는 초조반(오전 7시), 조수라(오전 10시), 석수라(오후 5시) 사이에 별식(간식)으로 주다소반(낮것상), 야다소반(밤참) 순 으로 제공되었다. 여기에 미음상이 별도로 추가되는 경우도 있어 총 식사횟수는 5~6차례가 된다(Han 1995b, Kim 1995, Han 2006). 그런데 왕실 다소반과상(茶小盤果床), 다별반과 상(茶別盤果床) 등의 경우 대개 반가(班家)의 교자상 또는 장 국상(면상, 만두상, 떡국상 포함)차림과 유사한 구성으로 반 상(飯床)과의 시간 간격이나 배식 순서가 포크의 경우와 다 르다. 다소반과상(茶小盤果床)과 다별반과상(茶別盤果床)은 식사와 식사 사이의 간식처럼 상대적으로 긴, 2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배식되었고 반상에 앞서 반드시 다과상을 먼저 올려야한다 규칙이 존재했다는 기록도 없어 이들 상차림을 전식(前食)이라는 관점에서 보기는 어렵다.

    셋째, 조선후기 반가의 음식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고조리서 Eumsikbeop (飮食法)(Yoon editor 2008)에 적힌 단서가 있다. 대개 고조리서에는 조리법만 소개되었을 뿐 어떠한 상 황에서 제공되었는지 전후 맥락에 대한 정보가 남겨져 있지 않은데Eumsikbeop (飮食法)의 열구자탕 방문을 보면 다 음과 지침이 적혀있다.

    <열구자탕>

    KJFC-35-2-127_img2.gif

    해석이 쉽지 않으나 ①은 열구자는 손님이 모인 앞에서 즉 석으로 끓이다가 국수를 말아 더운 김에 먹으면 좋으니 갖 은 음식이 제대로 갖추어진 상차림에는 신선로상을 따로 준 비하여 국수를 먼저 말아놓지 않는 것이 좋고 ②는 약식으 로 차릴 때는 약밥, 색강정, 실과, 지짐, 느르미, 전유어, 숙 육, 배숙이 들어가고 한 상에 열구자를 끼워 넣기도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지막 ③은 ①과 ②의 경우 모두 음식상 을 내어가기에 앞서 먼저 술상에 간단한 안주거리(마른안주, 찜류, 김치)를 차려 내어 보내는 것이 마땅하다는 내용이다.

    ③의 상차림이 포크의 전식과 가장 흡사한 형태이나 음식 구성이 술상에 곁들인 안주로만 국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포크가 먹은 전식(前食) 구성에 면, 떡국과 같이 주식에 해당되는 메뉴가 포함되어 있으며, 식사가 아닌 과류 만 제공받기도 하여Eumsikbeop (飮食法)의 사례와는 차 이가 있다.

    또한, 시간 기록을 보면 대개 전식 배식 시점과 본식 배식 사이에는 1시간의 격차가 있다. 전식을 먹는 데 30분 정도가 걸린다고 본다면, 전식을 마친 후 적어도 30분 내에 본식이 제공되었다고 예측할 수 있다. 전식이 술과 같이 나온 경우 라면 사실 전식과 본식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코스로 느껴졌 을 법하다.

    포크가 이러한 전식을 ‘Preliminary Pap’이라고 기록한 것 도 분명 식사 사이에 제공되는 간식이 아닌, 본격적으로 밥 을 먹기 전에 나오는 예비상차림으로 인식하였다는 것을 뜻 한다. 특히 포크는 유독 익산군수가 주막으로 보내주었던 전 식을 러시아 전채요리코스인 ‘Zakuska’라고 표현하였다. Zakuska는 추운지방인 러시아에서 음식이 잘 식지 않도록 코 스형태로 음식을 제공하게 되면서 고안된 개념이다. 러시아 Zakuska 문화의 영향을 받아 자국의 코스요리 체계를 완성 한 프랑스에서는 이를 오르되브르(hors d'oeuvre)라 하는데 “Hors (~외에, ~전에)”+“Oeuvre (작품)”의 합성어로 메인코 스(작품) 전에 먹는 엑스트라(Extra) 요리라는 의미로 정해진 식사 메뉴 코스에 앞서 식욕을 돋우기 위하여 대접하는 소 품의 음식을 의미하며 통상 고급 오르되브르는 모두 찬 음 식으로 구성된다. 메인요리 이전에 먹을 수 있게 한 예비식 사로 차가운 음식이 제공되며 통상적으로는 보드카와 같은 술과 함께 먹게 되므로 이에 어울리는 안주가 차려진다고 한다.

    Zakuska의 배경을 이해하고 나면 포크의 이러한 대입(代入) 이 흥미로운데 여행경로 중 익산에서 처음 제대로 된 전식 을 받게 되자 이를 색다르게 표현한 듯하다. 이와 같은 전식 (前食)의 존재는 유사한 목적으로 지방을 순회하며 지방관아 에서 음식을 제공받았던 러시아 해군장교 카르네프의 기록 에서도 확인된다. 포크보다 10여년 뒤인 1896년 3월에 남도 답사를 했던 ‘Zakuska’ 문화 본고장 출신의 그는 “보통 조선 인들은 전채요리와 함께 사기잔으로 술을 마신 뒤 주요리로 국과 밥을 먹고 마지막으로 숭늉을 마셨다”고 기술하고 있 다(Karunepu et al. 1890s). 이 경우는Eumsikbeop (飮食法) 의 상황과 훨씬 흡사하다. 조선 관아의 접빈상에도 밥이 나 오기 전에 간단한 요기를 하거나 술안주를 겸할 수 있도록 전식(前食) 상차림이 있었다는 점은 우리가 주목할 만한 대 목이다.

    전통 주안상 형식을 건교자(乾交子, 술안주를 주로 하여 차 린 상), 밥상 형식의 식교자(食交子, 여러 가지 반찬과 밥, 국 등을 차린 교자상), 주안상과 밥상을 혼합한 형식의 얼교자 로 구분하고 있는데 카르네프나 포크가 받은 상차림 중 술 이 제공된 경우는 ‘건교자→식교자’가 순차적으로 차려졌을 가능성도 있다.

    전식(前食)의 구성도 눈여겨 볼만하다. 격식을 차릴 때는 국수와 함께 술안주 거리로 진안주인 육류와 마른안주인 견 과류가 올라갔고 술을 올리지 않을 때는 간단하게 위에 부 담을 주지 않는 과류(果類)-생(生)·숙(熟)·유(油)·수(水)· 정(正)과류 통칭-와 꿀 정도로 대신했다. 포크는 전식(前食) 을 곧 본식(本食)인 밥상이 나온다는 신호라고 여겼다. 다만 연회 형태의 거창한 만찬의 경우는 밥상과 주안상 2개가 동 시에 나왔기 때문에 전식과 본식이 시간차를 두고 배식되지 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 한식상차림을 코스형태로 구 성하면서 죽, 탕평채, 샐러드 등을 에피타이저 개념으로 제 공하는 사례가 많으나 19세기 조선 관아에서는 하나의 상차 림으로 코스로 구성했다는 점, 국수류와 오늘날 후식으로 여 기는 과류(果類)가 오히려 전식의 메뉴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익산군수와 나주목사가 제공한 오찬과 조찬의 전식(前食) 을 분석해보면, 둘 다 면상 12기 상차림으로 숫자상으로는 규모가 커 보이나 실상 동물성 찬류 3종 정도에 실과 및 정 과류, 떡 그리고 여기에 조미를 위한 식초, 간장, 꿀이 추가 된 것이다. 충청감사가 제공한 본식 면상차림도 숫자상으로 는 7기이지만 음식으로서의 위계가 높은 동물성 찬품은 3종 으로 동일하고 조미양념류와 과류(果類)의 기(器)수만 감소 한 것이며, 은진현감의 본식 면상 6기도 동물성 찬품이 2종 (젓갈 포함)이다. 즉 본식, 전식을 불문하고 면상의 경우 어 육류와 젓갈을 포함한 동물성 찬품 2~3기에, 과류(果類)를 함 께 올리는 것이 관아 전식(前食)차림의 전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또 하나 눈여겨 볼만한 사항은 오늘날 우리가 통 상 후식이라고 생각하는 과류(果類)가 오히려 전식(前食)으 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식(前食)에 술이 함께 제공되 는 경우는 술안주로써의 역할도 했을 것이지만, 면과 술이 없는 전식(前食)에서도 과류(果類)가 제공되고 있었다.

    이상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음식항목과 이를 만드는 제조 방법, 재료 등만 기재되어 있어 식사의 순서, 한 상에 올라 가는 음식의 구성, 식사 전후의 상황과 맥락을 알기 어려운 고문헌과 고조리서를 통해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전식(前食) 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환기해 볼 필요가 있다. 본 식사 전 에 위장도 달래주고, 본식을 준비할 시간도 충분히 벌 수 있 으며, 상차림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메뉴구성의 다양성도 꾀 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건강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경향에 도 부합된다.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고 체중을 조절하는데 채소와 과일의 섭취를 식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학 적 견해가 제시되고 있는 만큼(Lee 2014, Lee 2019) 이러한 전식(前食)문화가 우리 고유의 접빈음식문화로 존재하였다는 점을 이해하고 전통 한식상차림 원형(原型)의 하나로 복원시 키는데 대해 활발한 논의와 시도가 필요하겠다는 판단이다.

    2) 조선 지방관아 접빈상을 통해 본 19세기 말 음식의 구 성과 종류

    조지 포크가 조선에서 경험한 지방관아 접빈상차림의 주 요특징을 밥상의 구성, 음식항목, 재료, 조리법 등으로 나누 어 분석해보면,Siuijeonseo (是議全書)(Anonymous. End of 1800s)의 반상도에 보이는 것과 유사한 일정한 형식 (Pattern)이 보인다. 이를테면 반상에는 밥, 국, 김치 외 찬품 이 올려졌고, 면상은 밥반찬을 포함하지 않고 동물성 찬품과 과류(果類)로만 구성되었다. 또한 연회상에 신선로를 올리는 것도 규정처럼 실행되고 있었다. 이는 다른 고조리서나 의궤 등에서 보아왔던 조선시대 음식항목의 범주와도 일치한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면상(床)의 메인인 vermicelli 는 메밀면으로 추정된다. 새비지 랜도어(LandorR 1895)와 다 니엘 기포드(Gifford 1898)의 기록을 종합해 보면 국수는 대 개 메밀로 만들며 큰 접시에 담겨 간장(장국)에 찍어 먹는데 외국인들 입맛에도 매우 잘 맞았다고 한다.

    “건면(乾) 시장에서 좋은 메밀국수를 구해 광주리에 얇게 펴서 햇볕에 말려 저장해둔다. 갑자기 대접할 손님을 맞거나 여행 중에 피로할 때 장물[醬水]에 넣고 한 번 끓이면 국수 의 윤기가 새 국수와 다름이 없다. 밀을 간 국수도 잠깐 익 혀서 꺼내 햇볕에 말려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쓰는데 불시 의 음식에 쓸 만하다.”고 한 이규경의Ojuyeonmunjangjeonsango (五洲衍文長箋散稿)(Lee 19C)를 통해서도 당시 국 수문화가 대중적상업적으로 성행하였다는 것이 드러난다.

    둘째, 면상과 반상을 막론하고 동물성 찬품 중 가장 높은 빈도로 사용된 재료는 Egg, beef, chicken, tripe & light [소 양과 허파]였다. 접빈음식에 걸맞게 음식 중 위계가 높은 동 물성 재료를 이용한 음식의 비중이 높은데, 직화구이나 튀김 등 고온에서 단시간 조리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던 전통시대 조리 환경이 반영된 듯 거의 모든 식사에 수란(水卵)이 빠지 지 않았으며, 닭은 백숙(白熟) 형태로 모두 증기로 조리하는 찜요리 위주였다. 기름을 열매체로 하더라도 가급적 사용량 을 최소화하고 불의 온도를 최고로 높일 필요가 없는 전(煎) 요리가 압도적이다. 이 중에서도 쇠고기는 cold beef의 비중 이 높은데 편육, 족편 형태로 짐작된다. 소의 양, 허파, 간 등 소(牛)의 부산물도 날(生)것 그대로 또는 전(煎)으로 부쳐 주 요 찬품으로 자주 쓰였다. 개고기도 당시 조선인들에게 주요 한 동물성 단백질 급원이었지만 접빈음식용으로는 주로 쇠 고기와 닭요리 비중이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러시아 육 군 중령인 알프탄의 1895년도 지방여행 기록에도 당시 관리 들이 연 향연에서는 소금을 넣지 않은 삶은 닭고기를 항상 대접하였다고 하였다(Karunepu et al. 1890s).

    셋째, 생실과로는 pear, chestnuts and persimmon 외 다른 과일을 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조선시대 이외에도 여러 과 류(果類)가 있었음에도 지역을 불문하고 왜 천편일률적으로 동일한 과일류만 올렸던 것인지 겨울이라는 계절적인 한계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커보이나 이들이 통상 의례용으로 사 용되는 과류(果類)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접빈상에 일종의 전형 즉, 매뉴얼처럼 올렸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만 하다.

    넷째, 이 안에서도 지역적 특색이 반영된 식재를 활용하는 나름의 변형도 확인된다. 예를 들면 전주에서의 오리요리 [duck soup], 나주에서의 유자[bitter orange]와 죽순[bamboo shoot] 등이 해당된다. 콩나물의 경우 구황식품의 역할도 하 며 널리 애용된 음식이었음에도(Jang 1993) 너무 일상적이어 서인지 고조리에서 찾기 힘든데 유독 포크문서에 전주와 연 관지어져 소개되었다는 것도 이채롭다.

    IV. 요약 및 결론

    지금까지 포크문서에 대한 연구는 주로 외교사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문서가 미국 각지에 산재해 있어 접근이 어려운 데다 언어가 다른 한국인 입장에서 영어 필 기체로 쓰여진 문서 내용을 해독하는 것도 또 하나의 난제 였기 때문이다. 그의 기록들이 당시 조선의 정치, 문화, 무역, 교육, 농업 및 산업, 선교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상황 정보 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포크 자신이 각 분야에서 직간접적 으로 영향을 주거나 기여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쉬움이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기록 안에 담긴 생활사적 정 보에 대해서는 누구도 주목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고는 조지포크의 기록에 대한 생활사적 고찰의 첫 시도이다.

    포크문서에 담긴 내용을 토대로 전통시대의 틀을 유지하 고 있었던 1800년대 말 조선의 음식문화를 살펴 본 결과로 얻은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관아 접빈상에서 본식(本食)에 앞서 제공되는 전 식(前食)이 존재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포크문서의 분석을 통해 단품요리로서가 아닌 하나의 정식 코스 상차림으로써 전식(前食)의 존재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의례가 아닌 일상 음식상차림에서 한 번의 식사를 시간차 를 두고 배식하는 경우는 지금까지Eumsikbeop (飮食法) 의 열구자탕 상차림이 유일한 사례였으나 술상차림에만 국 한되어 있어 일반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으나 포크문서 의 경우 술상차림 외 아침, 점심과 같은 일상적인 상차림에 서도 매 번 전식이 제공된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전식(前食)과 본식 각각의 메뉴구성 및 그 용도상 차 이점을 확인함으로써 한식상차림에서 전식(前食)의 실재(實 在)를 입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포크문서에서 포착되는 전식(前食)의 역할을 되새겨 볼 때, 본 식사 전에 위장도 달래주고, 본식을 준비할 시간도 충분 히 벌 수 있으며, 상차림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메뉴 구성의 다양화도 가능하였다. 게다가 최근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채 소와 과일의 섭취를 식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학적 견해가 있는 만큼 이러한 전식(前食)문화를 전통 한식상차림 원형의 하나로 복원하는 시도도 제안하는 바이다.

    둘째는, 조선 지방 관아의 접빈상차림은 차림새, 식재료, 조리법 등에서 구조적으로Siuijeonseo (是議全書)반상도 등 상차림법에 대한 기존 기록과 대동소이한 동일성이 유지 되면서, 경우에 따라 융통성도 발휘되었다는 사실을 실증적 으로 밝혀냈다는 점이다.

    포크가 받은 관아의 접빈상차림을 보면 반상이건, 면상이 건 통상 동물성 찬품 3종 내외에 이를 먹기 위해 필요한 초, 장, 꿀 등의 조미양념류와 과류로 구성되어 있다. 주로 사용 되는 음식의 재료나 조리법 등도 유사한 방식이 반복되고 있 는데 이는 일종의 조선후기 관료사회 음식상차림 전형이었 다는 점을 실증할 수 있었다. 이 범주 안에서 각 지역마다 환경과 여건에 따라 유연성을 발휘한 부분이 있으므로, 이렇 게 구성된 상차림을 포크라는 인물, 여행여정 중 해당 지역 에서의 이색적 경험, 기타 자연문화에 대한 정보들과 융합하 여 그 자체를 하나의 지역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으로도 기대된다.

    금번 연구는 포크문서의 방대한 기록 중 음식명과 조리방 식의 개략 정도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작업이다. 그러 나 그동안 알 수 없었던 19세기 조선시대 음식문화의 기본 구조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찾아 정리해냄으로써 19세기 이전 조선의 전통적 음식문화와 20세기 이후 근현대 민족음 식문화 사이의 틈을 메꾸고 한국 전통음식문화사를 하나로 이어줄 계기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그동안 파편적인 문자기 록에만 의존해야 했던 고조리서 연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 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할 수 있다.

    한편, 본고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못했지만 관아의 접빈상 차림 외에 사찰, 주막에서의 음식경험 및 지역별 특산물, 재 배작물의 작황과 생산량, 현지 장터나 상점에서 파는 식재료 와 음식들, 마을별 인구와 가호수 및 가축수 등 간접경로를 통해 듣거나 마을에서 조사한 각종 통계수치 등의 정보도 포 함되어 있다. 여정 중에 주고받은 음식물이나 외식 물가 등 기타 식생활과 연계된 매우 다양한 정보들도 확인할 수 있 었다. 특히 농무목축시헙장 설립과 운영과정에 포크가 어떻 게 관여했는지 상세한 상황도 파악이 가능하다(Park 2019).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개화기 식문화분야에서 더 풍부한 성 과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2019 한식의 인문학 심포지엄’(20109.10.16.) 발표 내용 중 지방관아의 접빈상차림만을 대상으로 추가 연 구를 수행한 것으로 세계김치연구소 기관고유사업(KE2003- 1-1)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이에 감사드립니다.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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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Embassy Employees who Traveled with Foulk

    From left, Suil, Jeon YM, Foulk, Go IS (Kyungsuki)©University of Wisconsin Milwaukee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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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st of Total Number of Staffs and Quantity of luggage the First Page of Foulk’s Travel Note

    ©The Bancroft Library,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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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nquet Menu List Provided by Eunjin Hyungam

    ©The Bancroft Library,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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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Sketch of the Lunch(Preliminary Pap) Provided by Iksan Gunsu

    ©The Bancroft Library,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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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Sketch of the Breakfast(Main Pap) Provided by Jeolla Gamsa

    ©The Bancroft Library,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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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ncers performing (L) & Jeolla Gamsa and the officials who attended the banquet (R) Filmed by Foulk

    ©Milwaukee Library, University of Wiscon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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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Gamyoung’s Guesthouse Exterior and Floor Plan Sketched by Foulk

    ©The Bancroft Library,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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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uijeonseo (是議全書) (End of 1800s) Bansangsikdo

    Table

    Table Setting and Food Composition Provided by Local Government
    Classification of Foods Received by Fou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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