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식생활은 사회, 문화, 경제, 종교, 관습 등에 직접 혹은 간 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지속적으로 변해가면서, 그 시대의 사 회상을 반영해오고 있다(Hwang & Kim 1995). 식품의 종류 는 기후와 풍토, 주요생산물 등에 따라 각 지역의 특색을 보 이며, 식품의 조리법과 저장법도 시대적, 사회적 여건에 따 라 끊임없이 변화되어 왔다(Moon et al. 1991).
식품의 저장은 인간의 식생활 행위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 나로, 생산시기가 한정되는 식품의 수확시기가 아닌 때의 수 용에 대비하기 위하여 장기간 보존하는 것을 말하며 (Encyclopedia of Korean Culture 1997; Kang et al. 2004), 식품 보존 체계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발 달하였고, 자연의 기후, 풍토, 적절한 장소 등을 이용하면서 발달해왔다(Kim & Go 1996;Kim & Shin 2003).
사계절의 구분이 분명한 한반도의 특성과, 같은 위도에 있 는 타국에 비하여 유난히 겨울이 춥고 길어, 비타민 공급수 단으로 채소를 소금에 절여서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Yun 1989;Lee & Ahn 1995).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식품 저장 의 역사는 「Samgukji (三國志)」의「Wijidongijeon (魏志東 夷傳」중 고구려조에 기록되어 있는 자희선장양(自憙善藏釀) 이라는 구절을 미루어 보았을 때, 우리나라 식품 저장의 역 사는 오래되었음을 추측 할 수 있다. 선장양(善藏釀)은 술빚 기, 장담기, 젓갈 등을 포함하는 발효식품의 총칭으로 채소 발효식품을 포함하며(Yun SS 1991),「Samguksagi (三國史 記)」의 내용 중 신문왕 3년(683년) 왕비를 맞이하기 위한 폐 백음식으로 술(酒)과 장(醬), 어해(漁)와 저해(菹) 등의 뜻 을 내포하고 있는 해()가 기록되어 있어, 저장식품이 일상 의 기본식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Kim & Lee 1996).
이와 같이, 삼국시기에 이미 식품저장기술을 상용하였으며 (Chang 1988),「고려사절요 (高麗史節要)」(Institutes for the Translation of Korean Classics 1968) 제 5권 내용 중 고려 시대 궁중의 행사재물로 어포(魚脯)가 진상되었고(高麗史節 要), 조선시대 중기의 문헌인「Jeunbosanrimgyeongje (增補 山林經濟)」의 치선(治膳) 상(上)편 서문 내용 중 “음식을 저 장하고 조리하는 방법을 기록하여 평상시의 사용에 대비하 게 하고자 한다.”라는 구절과 본문 내용 중 채소와 과실의 저장에 대한 기록을 보았을 때 당시 식품저장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RDAeds 2003). 저장시설이나 기구가 발달하기 이 전에도 선조들은 지혜와 경험을 통해 식품을 저장해온 것으 로 추측되며 특히, 무기질이나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 의 섭취가 생리적으로 요구되는 동절기에 사용하기 위해서 소금에 절이거나, 당에 재우는 방법을 개발하여, 기록으로 남 겨 놓았다(Heo 2012).
식품 저장법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문헌은「Jeunbosanrimgyeongje」, 「Gyuhapchongseo (閨閤叢書)」, 「Imwonsipyukji (林園十六志)」 등이 있으며, 이러한 고문헌(古文獻) 의 저장식품에 대한 연구는 고문헌과 근대문헌을 통한 김치 류의 고찰(Yun 1991;Lee & Ahn 1995;Cho 2010;Jo & Choi 2014;Lee et al. 2014), 젓갈에 대한 문헌고찰(Lee & Lee 1989;Choe 1994;Choe 1995;Choe & Song 1996;Han 2010) 등이 연구 되었으나, 대부분의 선행연구는 발효 식품(醱酵食品)에 해당하였고, 식품 저장방법에 대한 연구는 우육을 사용한 포류의 조리법 고찰(Ryu & Kim 1992), 채소 저장법에 대한 고찰(Kim et al. 1999;Heo 2012)로 발효식 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비한 상황이다. 또한, 대부 분의 연구는 17세기 이후의 문헌을 대상으로 고찰하였고, 17 세기 이전의 식품 저장법에 대한 고찰은 「Eumsikdimibang (閨是議方)」을 다룬 것이 유일하다. 이와 같이 1670년 이후 의 조선시대 문헌기록을 통한 연구는 다수 진행되었으나, 그 이전의 문헌에 대한 식품저장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특히, 14-16세기에 해당하는 조선전기는 우리 역사에 전무 하던 농업기술혁신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시기로 우리 관행 농법과 중국 선진농법을 중심으로 농서의 편집 및 보급이 이 루어져「Nongsajikseol (農事直說)」(Kim YJ 1984)가 탄생 하였다(Lee 2004). 그러나,「Nongsajikseol」은 주곡을 중심 으로 서술하고 있어, 과채류 또는 식품에 관한 내용은 포함 시키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고, 이를 수용하기 위한 노력이 전순의(îïâàëù)의 사찬농서「Sangayorok (山家要錄」 (Han BR ed. 2007)의 저술로 김치를 비롯한 채소 가공식품 및 식품저장기술이 등장하였을 뿐 아니라, “동절양채(冬節養 菜)”와 같은 독창적인 우리 기술도 개발되어, 식품을 간수하 는 방법에 대한 선조들의 노력을 서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 는 중요한 시기로 생각된다(Lee 2003).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1차 연구로 17세기 이전에 발간된 조리서, 식품가공서 등 식생활관련문헌 중 식품저장법이 기 록된 문헌을 중심으로 연구하였으며, 이후 각 세기별로 계속 연구하고자 한다. 또한, 17세기 이전의 조선시대 식품 저장 법을 고찰함으로써 그 당시 식생활 수준과 식품저장에 대한 과학적 이해도를 추측하여 전통지식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 식시키고자 한다.
II. 연구내용 및 방법
1. 연구대상 문헌
문헌의 선정은 1400~1700년대 고조리서(古調理書)를 기반 으로,「An Annotated Bibliography on Agriculture, Forestry and Fisheries (農林水産 古文獻 要, 농림수산 고문헌 비요)」 (Kim YJ 1982)의 제1편 종합농서의 내용 중 17세기 이전에 해당하는 문헌과 개인이 남긴 방대한 자료로 조선 중기 생 활사 연구에 큰 단서를 제공해주는 일기(日記)류 2권을 추가 채택하였으며,「Aggregation of Guhwangbang Old Literatures (救荒方古文獻集成, 구황방고문헌집성)」(RDA 2010) 제3권 에 소개되어 있는「Saekgyeong (穡經)」(Kim YJ ed. 2001), 「Chisaengyoram (治生要覽, 치생요람)」(KTKP 2019)을 추 가 채택하였다. 또한, 고문헌에 기록된 저장방법을 체계적이 고 종합적으로 연구하고자 성현(成俔)의 수필집(隨筆集)인 「Yongjaechonghwa (齋叢話, 용재총화)」(National Culture Promotion Association 1997)와, 한국 최초의 백과사전적인 저술을 하고 있는「Jibongyuseol (芝峯類說, 지봉유설)」(Nam MS ed. 1994) 등을 추가로 채택하여 총 25권을 연구대상 문헌으로 선정하여 <Table 1>에 나타내었다.
조사대상문헌을 내용상으로 분류하면 농서(農書) 6권, 고 조리서 9권, 가정생활서 2권, 식이요법서 2권, 필기잡록류(筆 記雜錄類) 1권, 일기류 2권, 의학서 1권, 식품 품평서 1권, 백과사전 1권이며, 저술된 시대별로는 1400~1500년대 5권, 1500~1600년대 20권으로 총 25권이었다. 이 중 찬자미상의 책은 5권이며, 직접 조리를 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 한 책은 7권 이었다. 그 외 사대부(士大夫)와 어의(御醫)를 비롯한 중인(中人)이 집필한 책도 있었다.
2. 자료분석 방법
식품 저장법 고찰을 위해 조선시대 고문헌과 조리서를 연 구대상으로 하여 ‘간숏법’, ‘보관법(保管法)’, ‘건포(乾脯)’, ‘건육(乾肉)’ 등의 키워드로 내용을 조사하였다. 키워드로 검 색하고, 원문을 살펴 ‘염장’, ‘건조’ 등 저장방법에 해당하는 내용을 발췌하여 분석 자료로 이용하였다. 그 중 다수의 선 행연구가 진행되어 있는 ‘김치(沈菜)’, ‘젓갈()’, ‘초(酢, 醋)’ 등 발효식품에 해당하는 내용은 제외하였다.
연구대상 문헌 중 “세종께서 궁중에서 하사하는 찬이 끊 이지 않았고, 고관과 동료들도 다투어 술과 음식을 보냈는데, 하나하나 여러 방 속에 저장하였다.”는「Yongjaechonghwa」 의 내용처럼 식품을 그대로 저장하거나 전처리를 통해서 다 음에 사용하는 방법, 식품을 갈무리해 두었다가 다음에 사용 하는 방법 등으로 분류하였고,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는다.”, “오래 두고 먹는다.” “계절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등 구 체적 표현이 있는 기록들을 대상으로 추출하였다.
또한, 우방(又方)이나 한 가지 음식명에 2가지 이상의 조 리방법이 수록된 경우에는 (1), (2), (3) 등 차례로 번호를 붙 여 표기하였고,「Donguibogam (東醫寶鑑)」(KIOM DB 2019) 탕액편(湯液編)의 약을 말리는 방법(乾藥法) 내용 중 “모든 고기는 음력 12월에 잡은 것이 아니면 불에 말리는 것이 좋 다.”라는 내용처럼 저장방법의 명확한 명칭이 없고 서술되어 있는 경우, 별도로 분류하였다.
수집된 문헌의 기록을 분석하기 위해서 Kassarjian(1977) 과 Oh(2000)의 연구를 참고하여, 내용분석(Content analysis) 법을 이용하였다. 내용분석 기법은 양적 연구방법론과 질적 연구방법론을 병행하여 수행 할 수 있으며, 문헌의 내용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비교분석 가능한 연구방법이다(Lee & Cho 2008;Lee & Kim 2008;Han & Shin 2010). 본 연구목적에 부합하도록 유목을 설정하여 <Table 2>와 같이 고문헌에 소개된 조리법의 종류 및 출현빈도, 건조 저장법에 대한 분류, 침지 저장법에 대한 분류, 움 저장법에 대한 분 류, 기타 저장법에 대한 분류로 나타내었다.
III. 결과 및 고찰
1. 문헌별 식품저장 방법에 관한 연구
연구대상 문헌으로 한 조선시대 17세기 이전 조선시대 고 문헌에서 식품 저장방법에 대한 기록은 <Table 3>에 나타내 었다. 총 232회의 저장방법이 수록되었으며, 이 중「Sikryochanyo (食療纂要, 식료찬요)」(Kim JD ed. 2004),「Geumyangjaprok (衿陽雜綠, 금양잡록)」(Kim YJ 1984),「Jibongyuseol」에서 는 저장방법에 대한 기록이 없어, 연구대상 문헌에서 제외하 였다.「Gyemiseo (癸未書, 계미서)」(Han & Kim 2018)는 (사)궁중음식연구원에서 비공개 소장 중인 문헌으로, 2018년 발표한 내용을 인용하였고,「Choi’s Eumsikbeop (최씨음식 법)」(The Woman of Haeju Choi’s Cran 1660;Park 2015)은 ‘Gejangbeop (게장법)’과 ‘Gejeot (게젓)’에 대한 기 록이 있었으나, 발효식품은 다수의 선행연구가 진행되어, 저 장방법에서 제외하였다. 그 외의 저장방법은 기록되어 있지 않아 연구대상 문헌에서 제외하여, 총 25권의 문헌 중 4권을 제외한 19권의 문헌을 연구대상문헌으로 선정하였다.
저장방법의 빈도횟수는「Swaemirok (尾錄)」(Oh HM ed. 2015a;Oh HM ed. 2015b) 이 60회로 가장 많은 저장방법 이 기록하였으며,「Sangayorok」 30회,「Eumsikdimibang (閨 是議方)」(Han et al eds. 2010) 25회,「Miamilgi (眉巖日記)」 (Song JY 2008;Kim MH 2013) 21회,「Yorok (要綠)」 (Yun SJ ed. 2008) 20회,「Saekgyeong」 16회,「Juchochimjeobang (酒醋菹方)」(Park & Kwon 2017) 12회, 「Chisaengyoram」 8회,「Juchanbang (酒饌方)」(Paek & Hong 2019) 8회,「Guhwangboyubang (救荒補遺方)」(Seo JH ed. 2011) 5회,「Suunjapbang (需雲雜方)」(Kim S & Yun SK ed. 1998) 4회,「Gyemiseo」 4회,「HanJeongrok (閑情錄)」(Kim BS ed. 1997) 4회,「Sasichanyocho (四時纂 要抄)」(Kim YJ 1984;National Libarary of Korea 2019) 4회,「Jubangmun (酒方門)」(Lee et al eds. 2013) 4회, 「Yongjaechonghwa」 2회,「Guhwangchalyo (救荒撮要)」 (Seo JH ed. 2011)는 2회 순으로 기록되었고,「Nongsajikseol」, 「Chwalyosinseo (撮要新書)」(Kim YJ ed 1984), 「Donguibogam」, 「Domundaejak (屠門大嚼)」(Song et al eds. 2012)은 각 1회로 가장 낮은 식품저장방법이 기록되었다.
가장 많은 저장방법이 기록되어 있는 「Swaemirok」의 내 용 중 ‘절인 고등어 15마리(鹽 古道魚 一五尾)’, ‘절인 황어 2마리(鹽 黃魚 二尾)’라고 표현되어 있어 자반고등어 형태로 저장하고 이용했음을 간접적으로 추측할 수 있고, 이 외에 ‘절인 뱅어 3사발(沈 白魚 三鉢)’, ‘조개 젓 1항아리(蛤 一缸)’ 등도 등장하였으나, 젓갈로 해석되어 제외하였다. 또한 「Swaemirok」은 일상을 기록한 16세기 일기자료로써, 다른 글에 비해 사실성이 대단히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기록된 당시의 전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어, 기록되어 있는 식품의 명확한 저장방법은 알 수 없었 다(Cha 2007).
「Eumsikdimibang」의 ‘새’는 본문 내용을 참고하였을 때 ‘고기 젓’에 해당하여 제외하였고,「Yorok」의 내용 중 ‘과동 과(過冬苽)’, ‘침동과(冬果)’, ‘산채(蒜菜)’, ‘침청태(靑 太)’, ‘무염침채(無太)’, ‘무염침채(無菜)’, ‘엄황과 (淹黃苽)’는 김치 혹은는 김치 혹은 장아찌류에 해당 하여 제외 하였으며,「Domundaejak」의 ‘숭어(凍水漁)’의 본문 내용 중 ‘서해에는 어느 곳이나 있지 만 한강의 것이 가장 좋다. 나주(羅州)에서 잡은 것이 매우 크고 평양에서 잡은 냉동된 것이 맛있다.’는 내용이 있으나, 추운 겨울철에 잡아서 냉동숭어를 일컫는지에 대해선 명확 한 결론을 지을 수 없었다(Cha 2003).
「Juchochimjeobang」에서는 저장법이 12회 등장하였으나, 현재 학계에 알려져 있지 않은 문헌으로, Paek & Hong (2019)의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 하였다. 또한,「Juchanbang」 에서는 저장법이 8회 등장하였으나,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미공개 문헌으로, Park & Kwon(2017)의 연구 내용을 바탕 으로 작성하였다. 그러나, 이중 ‘긔알쟝기’, ‘긔알올 알젓’에 해당하는 내용은 선행연구자의 경우 저장방법으 로 표기하지 않았으나,「Sangayorok」의 침계란 조리법과 동일한 조리법으로 판단되어 저장방법으로 분류 하였다.
「Guhwangchwalyo」,「Nongsajikseol」,「Chalyosinseo」, 「Donguibogam」 등의 문헌에서 식품저장방법의 빈도수가 다른 문헌에 비해 낮은 이유는 흉년에 기근을 대처하는 방 법을 목적으로 편찬, 간행된 식이요법서 이거나, 권농(勸農) 을 목적으로 편찬된 농업서, 일반인을 위한 의역학서(醫易學 書)이기 때문으로 생각된다(Nam 2001;Lee & Soh 2006).
2. 식품군별 저장방법의 분류
저장방법에 사용된 재료를 구분하면 <Table 4>와 같다. 총 232가지 방법으로 채소류 84회, 해산물 60회, 육류 41회, 과 일류 37회, 기타 10회순으로 나타났다. 채소류가 다른 재료 보다 저장방법의 빈도수가 더 높은 까닭은 다양한 이유가 복 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생각되며, 과일과 함께 채소류의 저 장방법이 발달한 이유는 겨울이 유독 길고 추운 한반도의 특 성상 동절기에 비타민 공급수단으로 채소와 과일의 저장은 필수적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Lee & Ahn 1995).
특히, 육류가 채소류보다 저장방법 빈도수가 낮은 이유는 조선시대의 제례문화와 통과의례행사로 인해 육류의 소비는 늘어났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사육이 보편화되지 않아 귀한 식재료에 해당하였고(Park 2017), 조선시대는 농업국가로서 농우(農牛)가 중요시되었으며(Guh 2009), 불교의 전래와 함 께 육식금지 문화는 도살법과 고기요리법의 퇴화를 초래하 였다(Cha & Kim 2015). 또한,「The Annals of the Joseon Dynasty (조선왕조실록)」(National History Compilation Committee. 2018)에서 우금령(牛禁令)이 38회나 언급된 것을 보았을 때, 쇠고기는 당시에 귀한 식재료임을 알 수 있었고 (Kim & Cha 2015),「Jibongyuseol」에서는 “소를 도살 하는 것은 나라의 대금(大)이요, 따라서 쇠고기를 금육(禁肉)이라 한다.”라고 하였으며,「Swaemirok」의 내용 중 ‘소를 잡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라는 구절을 보았을 때, 쇠고기의 사용 에 제한이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Cha 2007). 이로 인해, 상 대적으로 구하기에 용이한 채소 혹은 해산물을 이용한 저장 법이 육류에 비해 더 보편화 된 것으로 추정되며, 해산물을 이용한 저장방법의 빈도수가 채소류의 저장방법의 빈도수보 다 낮은 이유는 대표적인 해산물 저장방법인 젓갈(食,) 의 기록을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위에서 살펴본 식품 저장법을 방법에 따라 건조법, 침지법, 움 저장법, 기타저장법으로 분류하였고, 이 중 많은 내용을 잡 다하게 기록한 필기잡록류, 일기 등 명확한 저장방법의 기록 을 알 수 없는「Yongjaechonghwa」,「Miamilgi」, 「Swaemirok」, 「HanJeongrok」을 제외하였으며, 현재 미공개 도서인 「Juchochimjeobang」,「Juchanbang」을 제외하여, <Table 5> 에 나타내었다.
건조법은 일광건조, 건열건조, 복합건조 등 총 45회 등장하 였다.「Suunjapbang」, 「Domundaejak」, 「Sasichanyocho」, 「Chisaengyoram」, 「Jubangmun」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침지법은 소금에 재우는 방법, 술지게미에 재우는 방법, 재 에 재우는 방법 등을 포함하여 총 46회 등장하였다. 저장법 중에 가장 많은 빈도수를 차지하였으나 「Nongsajikseol」, 「Chalyosinseo」, 「Guhwangchwalyo」, 「Donguibogam」, 「Domundaejak」, 「Guhwangboyubang」에서는 나타나지 않 았다.
움 저장법은 농작물을 오랫동안 저장하기 위해 움 혹은 토 굴을 땅속에 만들어 저장하는 방법으로 총 11회 등장하였고, 「Nongsajikseol」, 「Chalyosinseo」, 「Gyemiseo」, 「Donguibogam」, 「Domundaejak」,「Sasichanyocho」,「Jubangmun」 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기타 저장법은 건조시키거나 침지시키는 방법 이외의 방법 으로 과일을 가지째 저장하는 방법 혹은 가마니와 같은 특별 한 장소에서 간수하는 법 등에 대해서 분류하였고, 총 31회 등장하였다.「Nongsajikseol」, 「Chalyosinseo」, 「Gyemiseo」, 「Donguibogam」, 「Jubangmun」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3. 건조방법에 관한 연구
건조의 방법을 분류하여 <Table 6>과 <Table 7>에 나타 내었다.「Suunjapbang」, 「Domundaejak」, 「Sasichanyocho」, 「Chisaengyoram」, 「Jubangmun」에서는 건조의 방법이 기 록되어 있지 않아 제외하였고, 명확한 기록이 없는 건조법은 ‘건조법’으로 표기하였다.
햇빛을 이용한 방법은 ‘일광건조법’, 그늘에 건조한 방법 은 ‘그늘건조법’, 바람을 이용한 방법은 ‘바람건조법’, 불을 이용해 건조한 방법은 ‘건열건조법’, 두 가지 이상의 건조방 법이 들어간 것은 ‘복합건조법’, 나무나 마른 풀을 태워서 나 오는 연기를 이용한 방법은 ‘훈연법’, 그 외 방법은 ‘기타건 조법’으로 분류하여, 총 8가지 건조방법으로 나타내었다.
빈도순으로는 「Sangayorok」은 13회로 가장 많은 건조방 법이 기록되어 있었고,「Eumsikdimibang」 11회,「Saekgyeong」 7회,「Guhwangboyubang」 4회,「Yorok」 4회,「Gyemiseo」 2회,「Nongsajikseol」, 「Chalyosinseo」, 「Guhwangchwalyo」, 「Donguibogam」, 이 각 1회 기록되었다.
건조방법 중에서는 복합건조법이 17회로 가장 높은 빈도 수를 차지하였고, 일광건조법이 12회로 복합건조법 다음으로 높은 빈도를 차지하였다. 이후, 빈도순으로는 건조법이 4회, 기타건조법 3회, 그늘 건조법, 바람건조법, 건열 건조법, 훈 연법이 각 2회 기록되었다. 두 가지 이상의 건조방법이 혼용 되어, 비교적 복잡한 건조과정을 거치는 복합건조법이 다른 건조법에 비해 높은 빈도수를 나타내는 이유는 세종실록 110 권 ‘강원도에서 여름에 진상하는 생어육(生魚肉)의 부패 방 지를 위해 얼음에 저장해서 운반하게 하였다.’는 기록과 세 계최초의 지중가온(地中加溫) 온실인 “동절양채”를 개발한 사실을 미루어 보았을 때(Lee 2003;Kim 2018), 선조들이 겨울철에 식량을 얻고자 많은 노력을 하였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으며, 이러한 조선의 시대상이 반영되어 다소 복잡 한 조리기술과 저장방법이 등장한 것으로 생각된다(Kim 2003).
다수의 건조방법이 기록되어 있는「Sangayorok」과「Eumsikdimibang」을 살펴보면 「Sangayorok」에서는 육류나 해산물 보다는 채소 건조법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Eumsikdimibang」에서는 ‘건강법’을 제외한 나머지 10가지 건조법은 해 산물이나 육류를 사용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잠업임업원 예축산식품까지를 포괄하는 종합농서인「Sangayorok」과 정 부인 안동 장씨(貞夫人 安東 張氏)가 예로부터 전해오거나 스스로 개발한 음식 등, 양반가에서 먹는 특별한 음식들의 조리법을 세세하게 소개하여, 반가(班家)의 부녀자(婦女子)에 게 전하기 위한「Eumsikdimibang」의 저술목적이 다르기 때 문으로 해석되며(Han 2003;Kyungpook National Univ 2003),「Eumsikdimibang」에 유독 해산물을 이용한 건조방 법이 많은 이유는 저술자인 안동장씨 종가(宗家)의 지리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된다(Seol 2003).
「Sangayorok」의 ‘장소(藏蔬)’는 4~5월의 줄기가 연한 채 소를 구리그릇에 넣어, 끓이고 그늘에서 말렸다. 이는 오늘 날 우거지나 시래기와 비슷한 조리방법으로 해석할 수 있으 며, 주로 사용된 채소는 연배추 정도로 유추 된다(Han 2003). 또한, 연한채소를 구리그릇에 넣어 끓인 점은 구리이 온이 클로로필의 마그네슘과 치환되어 안정된 녹색을 띄게 해주는 매우 과학적인 방법으로 해석 할 수 있고(Kim et al. 1999),「Yorok」의 내용 중 ‘송이 말리는 법’의 경우 맛이 녹 미(鹿尾)와 같다고 하여, 말린 송이를 먹고, 사슴의 꼬리를 먹을 정도로 미식을 즐겼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음식 디미방」의 ‘해삼 말리는 법’은 본문에서 ‘깝 젼복’으로 표기 되어 있으나, 해삼과 전복의 조리과정 중 일부를 발췌하여 ‘해삼 말리는 법’으로 명명하였다. 해삼을 말리는 방법은 해 삼을 칼로 따 내고, 긁은 뒤 깨끗이 씻어 가장 무르게 고아 내, 그대로 말려 사용하며, 급할 때 쓸 일이 있거든, 물에 담 가 그대로 말린 것을 양념하여 ‘뮈쌈’ 혹은 ‘해삼 탕’ 에 사 용 되었다. 해삼을 말리는 방법은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자 연의 기후에 의존하기 때문에 건조지역과 건조시기에 따른 차이가 품질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되며, 건조속도에 따라 미생물 오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았을 것으로 생각된 다(Duan et al. 2007;Bark et al. 2014).
조리방법 중에서는 일광에 노출시키는 건조법과 소금에 전 처리한 후 건조시키는 방법이 높은 빈도수로 등장하고, 훈연 법이 등장한다. 일광건조법은 태양의 직사광선을 이용한 자 외선 살균법에 해당하며(Heo & Sohn 2000), 소금에 전 처 리한 후 건조시키는 방법은 대게 해산물에 적용되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수분이 높은 해산물의 삼투압을 조절하여, 식품 내부의 수분을 용출시켜, 수분함량을 일차적으로 감소시키고, 건조함으로써 저장성을 복합적으로 향상시켰을 것으로 생각 된다(Park et al. 2015). 또한, 훈연법은 나무나 마른풀을 태 워서 나오는 연기를 이용해 건조시키는 방법으로 오래전 불 을 사용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Jung & Yoo 2001) 훈연은 나무를 태울 때 나오는 500여종 이상의 유기 화합물이 훈연과정 연기에서 분리되어 식품의 보존성과 향 미에 영향을 준다(Ko et al. 2014). 그 중 페놀류(C6H5OH) 는 표면 미생물의 발육억제를 도와주고, 알코올(R-OH)과 유 기산(R-COOH)은 훈연 향과 풍미에 기인하며, 카보닐(R-COR') 은 아미노기(Amino group)와 결합하여 멜라노이드 (Melanoid) 색소를 생산시켜 색상에 영향을 미친다(Yu 1997).
4. 침지방법에 관한 연구
침지 저장법의 사용방법은 소금, 재, 건사(乾砂), 겨, 장, 술 지게미, 기름을 활용한 방법과 기타방법으로 총 8가지 침지 저장법으로 분류하여, <Table 8>에 나타내었고,「Nongsajikseol」, 「Chalyosinseo」,「Guhwangchwalyo」,「Donguibogam」, 「Domundaejak」, 「Guhwangboyubang」에서는 침지 보관법 이 기록되어 있지 않아 제외 하였다.
「Sangayorok」은 12가지의 침지 보관법이 기록되어 있었 고,「Eumsikdimibang」은 11가지의 침지 보관법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후 빈도순으로는「Yorok」 9회,「Chisaengyoram」 4회,「Jubangmun」 4회,「Gyemiseo」 2회,「Saekgyeong」 2회,「Suunjapbang」 1회,「Sasichanyocho」 1회 순으로 기 록되었다.
침지 저장법 중 소금을 이용하는 염장법이 12회, 재를 이 용하는 침지법이 10회로 가장 높은 빈도수를 차지하였고, 기 타 침지법이 9회, 마른모래를 이용한 건사법(乾砂法) 6회, 겨 에 묻어두는 방법 3회, 장에 묻어두는 방법 2회, 술지게미에 묻어두는 방법 2회, 기름에 침지시키는 방법 2회 등장하였다.
식품저장에 사용된 침지 저장법의 특성을 문헌별로 정리 하여 <Table 9>에 나타내었다. 소금을 이용한 염장법은 ‘건 포육법(乾脯肉法)’, ‘침동아구장법(沈東瓜久藏法)’, ‘장과(藏 瓜)’, ‘동화 법’, ‘고사리 법’, ‘마 법’, ‘가 지(茄子)’, ‘침궐(蕨)’, ‘감(木市) 저장법’, ‘강침 법 (薑 法)’, ‘팀고사리 법(蕨法)’, ‘ 대콩팁 법 (靑太法)’으 로 조사되었으며, 이는 삼투압을 조절하여 미생물의 생육환 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부패가 지연된 것으로, 이 과정 에서 증식 가능한 미생물도 일부 있으나, 대부분의 유해 미 생물은 고 염분 농도에서는 생육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저장법이라 생각된다(Han 1999). 또한, ‘침동아구장 법’은 굽거나 불에 그슬리거나 임의대로 먹은 것으로 보았을 때 저장만을 목적으로 절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재에 묻어두는 방법은 ‘장생과(藏生果)’, ‘장가자 1 (藏茄子 1)’, ‘장가자 2 (藏茄子 2)’, ‘장과 3(藏瓜 3)’, ‘장가(藏茄)’, ‘고 기 로이고 오래 두 법 4’, ‘가디 간숏 법 2’, ‘가디 간숏 법 3’, ‘수과급가(瓜及茄)’, ‘외가지 두 볍(藏苽茄 法)’으로 조사되었고, 「산가요록」의 ‘장가자 2 (藏茄子 2)’ 는 ‘겨울에 먹어도 맛이 매우좋다.’고 기록되어 있어 선조들 이 겨울을 나기위해 채소나 과일을 저장하는 방법으로 재를 활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재를 이용한 저장법의 경 우 약 알칼리 상태에서는 내성에 의해 식중독 세균의 생장 이 더 촉진될 수 있는 위험이 있어(Lee et al. 2006), 다소 위험한 저장법으로 생각되며, 주로 유기산에 의해 녹색식물 의 탈색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된 것으로 생각 된다(Lee 2001).
‘장강우 1 (藏薑芋 1)’, ‘장강우 2 (藏薑芋 2)’, ‘밤 저장하 기’, ‘수율 자장법 1 (收栗子藏法 1)’, ‘수율자장법 2 (收栗子 藏法 2)’, ‘밤 저장법(藏栗)’에서 마른모래(乾砂)를 사용하여 식품을 저장한 이유는 흙(土)의 차가운 성질을 이용하여, 일 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 것으로 생각된다(Lee & Kim 2016).「Sangayorok」의 ‘장리 1 (藏梨 1)’처럼 겨를 사용하 여 식품을 보관한 이유는 농촌진흥청(2018)과 Ramarathnam Narasimhan(1989)의 연구결과를 보았을 때 왕겨의 항산화성 물질이 배에 기인하여, 무름을 방지한 것으로 보여, 매우 과 학적인 방법으로 생각된다.
술지게미는 주박(酒粕)으로도 불리며, 주박은 청주나 약주 를 발효하고, 술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로, 주 박(酒粕)이라고도 한다(Kim et al. 2010). 이를 이용해 저장 한 방법으로 ‘하일 장육법 1 (夏日藏肉法 1)’과 ‘고기 로이고 오래 두 법 1’이 발견 되었다. 이는 주박의 항산화 효과가 관여 한 것으로 해석 할 수 있으나(Kwon et al. 2012), ‘술 지게미를 살짝 말려, 슬쩍 물을 뿌린다.’는 공통적인 조리방 법이 등장하는 것을 보았을 때, 발효를 통해 저장했음을 간 접적으로 알 수 있으며, 선조들이 미생물의 발효조건에 대해 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Baek et al. 2015).
「Eumsikdimibang」의 ‘복셩간숏 법’은 수확 직후 발생 하는 복숭아의 수분 및 영양소 손실을 밀가루 풀을 통해 손 실된 영양소를 다시 보충하는 방법으로, 효과적인 보관방법 으로 생각된다(Yun et al. 2008). 또한, ‘포간 숏 법’이 나 ‘장무염색전복(藏無生全)’과 같은 참기름에 수침시켜 저 장한 방법은 천연 항산화제 성분인 비타민 E (Vitamine-E)와 세사몰(Sesamol)이 참기름에 함유되어 있어 오랫동안 보관 가능한 것으로 생각된다(Park et al. 2017). 참기름을 이용한 보관방법은「Jeungbosanrimgyeongje (增補山林經濟, 증보산 림경제)」(Lee GJ ed. 2003) ‘여름철에 어육 보관하는 방법 (夏月收魚肉法)’으로 유사한 기록이 있으며(Hyeon & Kim 2008), 이는 참기름에 수침시키는 음식디미방의 보관방법과 는 다르게, 생선과 고기 속에 참기름을 뿌리는 방법으로 변 형되었다. 이러한 이유는 고가의 참기름을 민가에서 마음대 로 쓰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되며(Han 2004),「Joseonmussangsinsikyorijebeop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조선무쌍신식 요리제법)」(OFRS eds. 2001)의 내용 중 ‘깨가 흉년이 들면 기름이 금같이 귀하다.’ 라는 내용을 보았을 때 1900년대에 도 기름이 귀하게 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Lee 2001).
「Sangayorok」의 ‘침계란 (浸鷄卵)’은 알카리 성질을 가지 고 있는 잿가루를 죽처럼 만들어 한달간 침지시키고, 소금물 을 죽처럼 만들어 한달간 수침시키는 방법이 알카리성 염류 를 침투시켜, 난백과 난황을 응고 및 숙성시켜 만드는 중국 의 난가공법 중 피단법(皮蛋法)과 매우 유사하여, 중국의 영 향을 받은 조리법으로 생각된다(Shin et al. 2012).
5. 움 저장법에 관한 연구
식품 저장에 사용된 움 저장법의 제조특성을 문헌별로 정 리하여 <Table 10>에 나타내었다.「Saekgyeong」은 3회로 가장 많은 움 저장법이 기록되어 있었고,「Yorok」2회,「Sangayorok」, 「Suunjapbang」, 「Guhwangboyubang」, 「Guhwangchwalyo」, 「Eumsikdimibang」, 「Chisaengyoram」이 각 1회 순으로 기록되었고,「Nongsajikseol」,「Chalyosinseo」,「Gyemiseo」, 「Donguibogam」,「Domundaejak」,「Sasichanyocho」, 「Jubangmun」에서는 움 저장법이 발견되지 않아 제외하였다.
움 저장법에는 움 안에 시렁을 설치하여 시렁위에 올리는 방법, 움을 만들어 그대로 보관하는 방법, 구덩이 혹은 토굴 을 만들어 묻어두는 방법 등이 등장하였다. 움을 설치하고, 그 안에 식품을 저장하는 주된 목적은「Saekgyeong」의 ‘생 강 3 (薑 3)’,「Yorok」의 ‘장서과 2 (藏西果 2)’ 등의 문헌내 용을 보았을 때 ‘아주 추운곳’ 혹은 ‘겨울’이라는 내용이 언 급되어, 선조들이 수확된 농작물의 동해(冬害)를 예방하고자 한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생강의 경우 10°C 이하에서는 생 리적 동해를 입는다고 알려져 있다(Choi et al. 1995). 일반 적으로 동해를 일으키는 저온은 조직의 성숙도에 따라 다르 고, 작물의 품종에 따라서 영하의 온도에서 잘 견디거나, 혹 은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쉽게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Nam et al. 1998). 또한, 수체내의 수분량, 탄수화물 함량, 해빙에 의한 세포내부의 구조적 변화 등이 내한성에 관여하 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선조들은 냉해예방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Edterton 1954;Proebsting & Mills 1964;Kuiper 1967).
「Saekgyeong」, 「Yorok」,「Chisaengyoram」의 내용 중 온 기를 더하기 위해 ‘볏짚과 함께 보관함’, ‘배잎을 켜켜히 쌓 음’ 등의 구절이 있어 선조들은 동해를 예방하고, 추위로부 터 농작물을 오랫동안 저장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을 것으 로 생각된다(Winkler et al. 1974).
「Sangayorok」의 ‘장리 2 (藏梨 2)’와「Yorok」의 ‘장서과 2’는 쑥과 함께 과일을 보관한 것을 보았을 때, 쑥의 정유성 분을 이용해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한 것으로 생각된다(Kim et al. 1998). 또한, 허균(許筠)의「HanJeongrok」의 기록 중 ‘쑥을 말려 보리와 함께 저장하면 해충의 침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았을 때, 선조들이 쑥의 항균성질을 이해 하고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Kim BSed. 1997).
「Guhwangchwalyo」와「Guhwangboyubang」에서는 공통 적으로 소루쟁이를 토굴에 저장하는 방법이 공통적으로 등 장하였는데, 이는 기아(饑餓)의 방지와 질병치료에 대한 지 식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Guhwangchwalyo」를 합편하여 「Guhwangboyubang」이 간행되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Encyclopedia of Korean Culture 2019).
6. 기타 저장방법에 관한 연구
기타 저장법의 사용방법을 문헌별로 분류하여 <Table 11>에 나타내었다.「Yorok」은 7회로 가장 많은 기타 보관법이 기록 되어 있었고,「Saekgyeong」6회,「Sangayorok」 5회, 「Chisaengyoram」 4회,「Suunjapbang」 3회,「Eumsikdimibang」 3회,「Guhwangchwalyo」, 「Domundaejak」, 「Sasichanyocho」, 「Guhwangboyubang」이 각 1회 순으로 기록되었고,「Nongsajikseol」, 「Chalyosinseo」, 「Gyemiseo」, 「Donguibogam」, 「Jubangmun」에서는 기타 보관법이 발견되지 않아 제외하였다.
식품저장에 사용된 기타방법의 제조특성을 문헌별로 정리 하여 <Table 12>에 나타내었다. 기타 보관법에는 밀랍을 이 용해 채소 줄기의 절단면에 바르는 방법, 야채 및 과일을 잎 이나 가지째 꺾어 보관하는 방법 등이 등장하였다.
잎이나 가지를 함께 보관하는 과채류의 저장법이 높은 빈 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잎이나 가지를 과채와 함께 저장할 경우 총 페놀(Phenol), 총 플라보노이드(Flavonoid) 함량이 높아져 무름의 발생이 적어진 것으로 생각된다(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2018), 밀랍을 이용해 채소줄기 의 절단면에 바르는 방법은 절단면을 코팅하여, 수분이동을 부분적으로 차단시켜, 수확이후 보관하는 동안 수분 손실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이다(Mahajan et al. 2014).
일반적으로 과채류는 수확되어 영양보급이 끊어진 후에도 호흡작용을 계속하기 때문에 과숙을 촉진시키는 열과 물, 이 산화탄소, 에틸렌가스와 같은 휘발성 물질을 방출한다. 따라 서, 수확후의 과채류는 건조나 부패에 의한 외부요인으로 인 한 변질을 제외하면 영양성분의 감소나 시드는 현상 등 품 질 저하의 대부분은 호흡작용이 원인이 된다. 이러한 호흡작 용은 온도, 습도, 공기조성 등 외부 환경요인에 의해 좌우되 는데,「Yorok」의 ‘장리 3 (藏梨 3)’은 버드나무 궤짝에 구멍 을 뚫어 토실 속에 보관한 것을 보았을 때, 목재를 이용해 습도와 온도를 조절한 것으로 추측되며, 흙의 차가운 성질을 이용한 냉장보관으로 장시간 저장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생 각된다(Cho 2003;Korea Forest Service 2019).
버드나무는 한방에서 각 부분을 유서(柳絮; 씨), 유지(柳枝; 가지), 유엽(柳葉; 잎), 유화(柳花; 꽃)라고 부르며, 진통과 해 열에 사용되는 아스피린의 주성분인 실시실산(Salicylic acid, ─酸)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orea Pharmaceutical Information Center 2018). 실리실산은 방부 효과를 지니고 있어 한때 청주, 과실주, 식초 등에 합성보존 료로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독성이 높아 식용이 금지되었다 (The Food & Beverage News 2012).
한편, 버드나무는 예부터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고 있는 비교적 흔한 나무로 줄기는 잘 부러지지 않아, 조리도구로 활용하기도 하였고, 고조리서에도 버드나무를 활용한 다수의 사례가 등장하는데, 술밥을 만들거나, 조청을 만들 때, 메주 를 띄울 때 등에서 조리도구로 활용되었으며(Park & Kwon 2017),「Jubangmun」의 ‘팀고사리 법 (蕨法)’에서는 소금 에 절였던 고사리를 퇴렴할 때 버드나무 물을 사용하였다.
「Sangayorok」의 ‘팽육(烹肉)’은 끓는 물에 고기를 넣고 반 쯤 익힌 뒤 깨끗하게 씻는 방법이었다. 물이 끓는 온도인 100°C에서 고기를 넣고 살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단 백질의 변성 또한 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식품의 영양분이 변질 혹은 파괴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식품으로서의 가치는 다소 떨어졌을 것이다. 또한, 살균한 고기를 차가운 물에 헹 구어 박테리아 증식을 늦췄다는 점을 보았을 때 가열살균에 대한 이해도가 있었음을 유추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보관 후 다시 삶았던 물에 넣어 익혀먹는 조리방법은 다소 위험한 조 리법으로 생각된다(Chae & Kim 1998).
IV. 요약 및 결론
17세기 이전 조선시대의 식품 저장방법에 대한 연구를 위 해서 「Nongsajikseol」, 「Sangayorok」, 「Chwalyosinseo」, 「Sikryochanyo」, 「Geumyangjaprok」, 「Yongjaechonghwa」, 「Suunjapbang」, 「Guhwangchwalyo」,「Gyemiseo」, 「Miamilgi」, 「Swaemirok」, 「Donguibogam」, 「Domundaejak」, 「Jibongyuseol」,「HanJeongrok」,「Sasichanyocho」,「Guhwangboyubang」, 「Choi’s Eumsikbeop」, 「Eumsikdimibang」, 「Saekgyeong」,「Yorok」,「Chisaengyoram」, 「Jubangmun」, 「Juchochimjeobang」, 「Juchanbang」 총 25권에 기록되어 있는 저장방법을 연구한 결과 총 232가지의 저장방법이 수 록되었다. 이 중「Sikryochanyo」와「Geumyangjaprok」, 「Jibongyuseol」, 「Choi’s Eumsikbeop」에는 저장방법에 대 한 기록이 없어, 연구대상 문헌에서 제외하여 총 21권의 문 헌을 대상으로 연구하였고,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첫째, 저장방법의 빈도횟수는「Swaemirok」이 60회, 「Sangayorok」 30회,「Eumsikdimibang (閨是議方)」 25회, 「Miamilgi」 21회,「Yorok」 20회,「Saekgyeong」 16회, 「Juchochimjeobang」 12회,「Chisaengyoram」 8회,「Juchan 첫째, 저장방법의 빈도횟수는「Swaemirok」이 60회, 「Sangayorok」 30회,「Eumsikdimibang (閨是議方)」 25회, 「Miamilgi」 21회,「Yorok」 20회,「Saekgyeong」 16회, 「Juchochimjeobang」 12회,「Chisaengyoram」 8회,「Juchanbang」 8회,「Guhwangboyubang」 5회,「Suunjapbang」 4 회,「Gyemiseo」 4회,「HanJeongrok」 4회,「Sasichanyocho」 4회,「Jubangmun」 4회,「Yongjaechonghwa」 2회,「Guhwangchalyo」는 2회,「Nongsajikseol」 1회,「Chwalyosinseo」 1 회,「Donguibogam」 1회,「Domundaejak」 1회 순으로 기 록 되었다.
둘째, 저장방법에 사용된 재료를 구분하면 채소류 84회, 해 산물 60회, 육류 41회, 과일류 37회, 기타 10회로 구분 할 수 있었다. 이 중, 육류의 기록이 적은 이유는 농우(農牛)가 중요시되었기 때문이며, 해산물이 적은 이유는 식해(食,)의 기록을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셋째, 저장방법에 따라 건조법, 침지법, 움 저장법, 기타 저 장법으로 분류하였으나, 필기잡록류, 일기 등 명확한 저장방 법의 기록이 없는「Yongjaechonghwa」,「Miamilgi」,「Swaemirok」, 「HanJeongrok」을 제외하였으며, 미공개 도서인 「Juchochimjeobang」, 「Juchanbang」을 제외하였다.
넷째, 건조의 방법은 건조법, 일광건조법, 그늘건조법, 바 람건조법, 건열건조법, 복합건조법, 훈연법, 기타건조법으로 총 8가지 건조방법으로 분류되며,「Suunjapbang」,「Domundaejak」, 「Sasichanyocho」,「Chisaengyoram」,「Jubangmun」 에서는 건조법이 나타나지 않았고, 빈도순으로「Sangayorok」 13회,「Eumsikdimibang」 11회,「Saekgyeong」 7회,「Guhwangboyubang」 4회,「Yorok」 4회,「Gyemiseo」 2회,「Nongsajikseol」 1회,「Chalyosinseo」 1회,「Guhwangchwalyo」 1회,「Donguibogam」 1회 기록되었다.
다섯째, 식품저장에 사용된 침지방법은 소금, 재, 건사(乾 砂), 겨, 장, 술지게미, 기름을 활용한 방법과 기타방법으로 총 8가지 침지방법으로 분류되며,「Nongsajikseol」,「Chalyosinseo」,「Guhwangchwalyo」, 「Donguibogam」,「Domundaejak」, 「Guhwangboyubang」에서는 침지법이 나타나지 않았다. 염 장법은 삼투압을 조절하여 미생물의 생육환경에 영향을 미 쳐 부패가 지연된 것으로 생각되며, 재에 묻어두는 방법은 약 알칼리상태에서 내성에 의해 식중독균의 생장이 촉진 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한 저장법으로 생각된다. 또한, 모래를 이 용한 방법은 흙의 차가운 성질을 이용한 냉장보관 한 것으 로 생각되며, 술지게미를 사용한 것을 보았을 때 미생물의 발효조건에 대해 인지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섯째, 농작물을 오랫동안 저장하기 위해 움 혹은 토굴을 땅속에 만들어 저장하는 방법은「Nongsajikseol」, 「Chalyosinseo」, 「Gyemiseo」, 「Donguibogam」, 「Domundaejak」, 「Sasichanyocho」,「Jubangmun」에서는 나타나지 않았고, 빈 도순으로 보았을 때「Saekgyeong」 3회,「Yorok」 2회, 「Sangayorok」 1회,「Suunjapbang」 1회,「Guhwangboyubang」 1회,「Guhwangchwalyo」 1회,「Eumsikdimibang」 1회, 「Chisaengyoram」 1회 등장하였다. 본문의 내용을 보았을 때 ‘아주 추운곳’ 혹은 ‘겨울’이라는 내용이 언급되어 수확한 농작물의 동해를 예방하고자 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타 저장방법은「Nongsajikseol」, 「Chalyosinseo」, 「Gyemiseo」,「Donguibogam」,「Jubangmun」에서는 나타나 지 않았고, 밀랍을 이용해 채소 줄기의 절단면에 바르는 방 법, 야채 및 과일을 잎이나 가지째 꺾어 보관하는 방법 등이 등장하였다. 높은 빈도로 잎이나 가지를 함께 보관하는 과채 류의 저장법이 등장하였는데, 과채와 잎 혹은 가지를 함께 보관할 경우 총 페놀,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아져 무름 의 발생이 적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과 같이 17세기 이전에 사용되었던 식품 저장법은 매 우 다양하였고, 아직 현대의 과학기술로 검증되지 않은 저장 방법이 존재한다. 따라서, 과학기술이 발전되기 이전의 식품 저장 방법에 대한 조상들의 과학적 이해도를 바탕으로, 현대 의 과학기술로 검증하여, 친환경 식품저장을 비롯한 음식문 화 발전에 기여 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