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우리 민족의 전통장은 콩을 주원료로 메주를 쑤어 곰팡이 를 띄운 후 소금물에 담가 발효, 숙성, 저장하는 과정에서 콩 의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생기는 독특한 감칠맛 을 형성한다. 우리 음식의 맛내기는 바로 이러한 장의 맛이 가장 기본적인 조미료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 민족 이 언제부터 장을 만들어 먹었는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 다. 그러나 콩의 원산지가 만주이며, 중국의 「삼국지(三國 志)」·위지·동이전·고구려조에 고구려 사람들이 ‘善藏釀 (선장양)’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발효식품을 잘 만든다는 뜻 이다. 어떤 종류의 발효식품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안악 고 분 벽화에 발효식품을 갈무리한 듯한 우물가의 독이 보인다. 이것으로 보아 우리 민족은 고구려시대 부터 이미 발효식품 을 가공 저장하였음을 짐작 할 수 있다(Lee 1984).
장에 관한 우리나라의 기록은「삼국사기」신라본기 신문 왕 3년 조에 왕이 김흠운(金欽運)의 딸을 부인으로 맞이할 때 납채 품목에 장(醬)과 시()가 다 같이 존재한다(Lee 1984). 고려시대에는 조리서가 전해지지 않아 당시 장의 제 조법에 대한 실체를 알 수 없으나, 시문집에 기록된 장을 통 하여 당시 장을 짐작할 수 있다. Ann & Woo (2012)는 고 려시대 문인 이규보(1168~1241)의 문집「동국이상국집」에 장(醬), 시(
), 수장(水醬)의 기록과 이색(1328~1396)의 문 집「목은집」에는 장즙(醬汁), 장탕(醬湯), 빙장(氷醬)의 기 록이 있고, 그 외 문집에서도 장(醬), 시(
), 염시(鹽), 염 장(鹽醬), 수장(水醬), 장즙(醬汁) 등의 기록이 나타난다고 보 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글자만으로는 장의 실체와 조리법 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다만 후대인 조선시대 고 조리서에 기록된 장 제조법을 통하여 짐작할 수밖에 없다. 조선시대의 고 조리서에서는 술 빚기와 함께 장 담그기가 중요한 부분 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조선시대 고 조리서에 기록되어 있는 장에 관한 내용에 대한 연구는 술 빚기에 관 한 연구에 비하면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학계에 보고된 조선시대 장에 관한 대표적인 논문을 소개하면 다음 과 같다. Kim & Lee (2004)는 ‘증보산림경제의 장류 조리 가공에 관한 연구’에서 영조 42년(1766) 유중림에 의해 편찬 된「Jeungbosallimgyeongje (增補山林經濟)」에 기록되어 있 는 장류의 종류와 조리가공학적 방법에 대하여 분석 고찰하 여 보고하였다. 또 Choi et al.(2007)은 ‘17세기 이전 장류에 대한 문헌적 고찰’에서 1400~1600년대에 발간된 14종의 고 문헌에 기록된 장의 종류와 제조법과 사용된 재료의 종류와 양, 그 변천과정을 고찰하였다. 또 Ann(2016)은 ‘전통장의 메주 제조에 관한 연구’에서 530~1950년 동안 발간된 조리 서 32권에 기록된 메주 법에 대하여 재료의 가열 방법, 메주 의 형태, 메주를 띄우는데 사용하는 용기, 덮개 및 깔개를 분 석하여 보고하였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 연구 대상으로 한 문헌은 530년경의 중국책「Jeminyosul (濟民要術)」(Yoon et al. 1993)과 원대(元代)에 편찬된 것으로 알려진「Geogapilyoung (居家必用)」(Author unknown. 1200) 등 중국책과 조선시대 의 고 조리서와 1900년대의「Joseonyoribeop (朝鮮料理法)」 (Jo JH. 1939)까지 너무 방대한 시기의 문헌에 기록되어있는 메주의 종류와 재료 등을 찾아내는데 치중하여 우리 전통의 메주 제조법에 대하여는 자세히 밝히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한편 조선조(1392~1897)의 시대 구분은 임진왜란을 기점 으로 전반기(1392~1598)와 후반기(1598~1897)로 나누기도 하고, 또는 중종반정과 병자호란을 기점으로 전기(1392~ 1506), 중기(1506~1637), 후기(1637~1897)로 나누는 것이 일 반적이다(Wiki dictionary). 이에 본 연구는 임진왜란 전 조선 조 전반기의 문헌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 시기에 나타난 장에 관한 기록은 1525년 성현(成俔)이 편찬한「Yohgjaechonghwa (齋叢話)」(Institute for the Tradional of Korean Classic)에 약밥을 만들 때 청장을 사용한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Park & Kwon(2017)은「Juchochimjeobang (酒醋沈菹方)」(1500s or 1600s)에 전국(全麴), 청장이 기록되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조선시대 전반기의 장에 관하여 살펴보 고자 이 시대의 대표적인 조리서 중 장에 관하여 많은 항목 이 적혀 있고, 조리법이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기록된 3권의 조리서를 선택하였다. 이에 현재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고 조 리서로 알려진「Sangayorok (山家要錄)」(Jeon Soon Ui (全 循義). 1450s)과 그 100여년 후의 문헌인「Suunjapbang (需 雲雜方)」(Kim Yoo (金綏). 1540s)과「Gyemiseo (癸未書)」 (Author unknown 1554)를 중심으로 장에 관한 내용을 제조 법에 따라 분류하고 비교 분석 고찰함으로써 조선시대 전반 기의 우리의 장에 대한 실체를 규명하여 우리 식생활에서 장 의 중요성과 장의 문화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II. 연구내용 및 방법
「산가요록」은 1400년대 중반 어의를 지낸 전순의에 의해 1450년경 집필된 한문 필사본으로 술 빚기에 관한 항목이 56 항, 장에 관한 항목이 24항 등 총 230여 항목의 조리법이 방대하게 기록되어 있다(Han 2003).「수운잡방」은「산가 요록」 발간 후 약 100여년 경 중종 때 안동의 광산 김 씨 가문의 김유(金綏, 1491~1555)라는 남성 유학자에 의해 1540년경에 집필된 한문 필사본으로 술 빚기에 관한 항목이 60항, 장에 관한 항목이 11항 등 총 122여 항목의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다(Kim CS ed.「Suunjapbang (需雲雜方)」2015). 「계미서」는 조선개국 163년 갑인(甲寅, 1554년) 6월 14일 「계미서(癸未書)」 라고 발간 년 월일을 정확히 기록하여 집 필 시기를 알 수 있는 책이지만 필자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 지지 않았다. 이 「계미서」에는 술 빚기에 관한 항목이 44 항, 장에 관한 항목이 13항목 등 총 127항목의 조리법이 기 록되어 있다(Han & Kim 2018). 이와 같이 1400~1500년대 조선시대 전반기 약 100 여 년 동안 기록된 「산가요록」, 「수운잡방」,「계미서」에 나타난 장에 관련된 내용을 메주 만드는 법, 청장 법, 시 만드는 법, 혼합장 법, 기타의 장에 관한 내용으로 분류하고 비교 분석하여 고찰하였다.
III. 결과 및 고찰
1.「산가요록」,「수운잡방」,「계미서」에 기록된 장의 분류
「산가요록」,「수운잡방」,「계미서」에 기록된 장의 내 용을 메주, 청장, 시, 혼합장, 기타의 장으로 분류하여 <Table 1>에 나타내었다.
「산가요록」에는 말장훈조(末醬勳造), 합장법(合醬), 간장 (艮醬), 청장1(淸醬1), 청장2(淸醬2), 기화청장(其火淸醬), 전 시(全), 즙저1(汁菹1), 즙저2(汁菹2), 즙저3(汁菹3), 즙저4 (汁菹4), 하일즙저(夏日汁菹), 청근장1(靑根醬1), 청근장2(靑 根醬2), 난장1(卵醬1), 난장2(卵醬2), 태각장(太殼醬), 상실장 (橡實醬), 선용장(旋用醬), 천리장(千里醬), 치신장1(治辛醬1), 치신장2(治辛醬2), 치신장3(治辛醬3), 치신장4(治辛醬4) 등 24 종이 기록되어 있다.
「수운잡방」에는 수장법(水醬法), 조장법1(造醬法1), 조장 법2(造醬法2), 조장법3(造醬法3), 기화장, 전시(全), 봉리군 전시방(奉利君全方), 조즙(造汁), 즙저1(汁菹1), 즙저2(汁菹 2), 청근장(靑根醬) 등 11종이 기록되어 있다.
「계미서」에서는 말장법(末醬法), 합장법(合醬法), 청장법 (淸醬法), 침장법(沈醬法), 수장침법(水醬沈法), 전시법(法), 향 시(香), 전시(全), 즙저(汁菹), 즙저법(汁菹法), 가즙저법 (茄汁菹法), 청어장해(靑魚醬), 난장법(卵醬法
) 등 13종이 기록되어 있다.
<Table 1>에서 보듯이 조선시대 전반기 3권의 조리서에 기 록된 장에 관한 조리법은「산가요록」 24 종,「수운잡방」 에는 11종,「계미서」에는 13종으로 가장 초기의 책인「산 가요록」에 장의 기록이 가장 많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고 조리서가 술에 관한 내용을 제일 먼저 기록한 것에 비하여 특이하게「계미서」에서는 장에 관한 내용을 제일 먼저 다루었다(Han & Kim 2018). 그러나 1600년도 후반 경북 영양 장계향(張桂香, 1598~1680)이 저술한 한글 조리서「Eumsikdimibang (음식디미방)」(Jang GH (張桂香) 1670)에는 장의 제조법에 관한 내용이 없다. 이와 같이 조선 시대 전반기로 거슬러 올라 갈수록 장의 중요성이 더욱 강 조되었고 기록으로 많이 남겼음은 일찍부터 장이 우리의 식 생활에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2. 메주
메주 만드는 법에 대한 기록은「산가요록」에는 말장훈조 「계미서」에서는 말장법으로 표기 되어있으며 그 내용은 거 의 비슷하였다.「수운잡방」에는 말장법에 관한 기록이 없 다. 말장은 콩을 삶아 찧어 덩어리를 만들어 단단하게 말린 후 띄운 것으로 오늘날의 전통 메주와 비슷하다. 이러한 메 주를 일컫는 말로 「산림경제」에서도 ‘말장’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증보산림경제」에서는 ‘며조, 말장, 훈조’,「규합 총서」에서는 ‘며죠’,「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메주, 말장, 훈조’ 등으로 표기되어 있다(Kim & Lee 2004).
메주를 쑤는 시기는 1~2월로 겨울이며, 그 제조 방법은 「산가요록」과 「계미서」의 내용이 비슷하다. 콩을 깨끗이 씻어 콩을 무르게 삶아 절구에 찧어 단단한 덩어리로 빚어 하루 종일 볕에 말린다. 거죽이 거의 마르면 빈 가마니에 쑥 이나, 짚을 깔고 메주를 넣고 또 짚이나 쑥을 깔고 메주를 넣기를 반복하고, 맨 위에 쑥이나 짚을 두껍게 덮는다. 7~15 일 지나 허옇게 뜨고 냄새가 나면 메주를 꺼내어 반씩 쪼개 어 하루 종일 햇볕을 쬔 후 다시 먼저처럼 가마니에 담아 둔 다. 또 허옇게 되길 기다려도 단단해지지 않으면 두 서 너 편으로 쪼개어 볕에 쬐여 완전히 말렸다가 장을 담그면 좋 다고 적혀 있다. 이러한 기록으로 보면 조선시대 전반기의 말장은 콩 단용 메주로 햇콩을 수확한 후 음력 1~2월 사이 겨울철에 메주를 만들어 띄우고 말린 후 합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조선시대 말기인 1800년대의 책「Nonggaweollyeongga (農家月令歌)」(Jung HY. 1843) 11월령에 “부녀야 네 할 일이 메주 쑬 일 남았구나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 서 재워 두소”라고 하였다. 또 1900년대 조리서 「Joseonmoossangsinsikyorijebeop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Lee YG. 1924)에는 메주는 동짓달, 섣달, 정월, 이월 중에 띄운다고 하였다. 그리고 요즈음에도 음력 10월이나 11월에 메주를 쑤 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듯 조선시대 전반기의 콩 단용 메 주인 말장의 제조법과 시기는 오늘날 우리의 전통 콩 메주 의 제조법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3. 청장(淸醬)
조선시대 전반기의 장 제조법은 지금의 간장인 청장을 얻 는 것이 주목적으로, 메주에 소금물을 부어 합장하여 우려내 어 청장을 얻는 법으로 나타나 있다.
「산가요록」에는 합장법(合醬), 간장(艮醬), 청장1·2(淸醬 1·2), 기화청장(其火淸醬) 등 5종의 청장 제조법이 기록되 어 있다.「수운잡방」에는 수장법(水醬法), 조장법1·2·3 (造醬法1·2·3), 기화장 등 5종의 청장 제조법이 기록되어 있다. 「계미서」에는 합장법(合醬法), 침장법(沈醬法), 수장 침법(水醬沈法), 청장법(淸醬法) 등 4종의 청장 제조법이 기록 되어 있다. 이러한 청장법의 종류 및 재료와 조리법을 <Table 2>에 나타내었다.
「산가요록」의 합장법은 「계미서」의 합장 전반부와 유 사하고,「산가요록」의 간장은「계미서」의 합장 후반부와 유사하였다. 합장법은 먼저 메주 한 섬이면 항아리 바닥에 참기름 1종지를 놓고 숯불 3~4개를 놓아 항아리를 소독한 다. 메주 3말과 소금 1말을 기준으로 하며, 소금과 물의 비 율은 1:2로 준비하여 베보자기에 소금을 넣고 물을 부어 가 라앉혀 쓴다. 메주를 항아리 안에 덜 차도록 여유가 있게 넣 고 소금물을 가득 붓는다. 만약 소금물이 줄어들면 매일 더 부어준다. 낮에는 항아리를 열어두고 밤에는 덮어두라는 내 용이 적혀 있다. 또 「산가요록」의 간장은 삶은 콩 1말, 소 금 5되와 물 1동이(10되=1말, 소금과 물의 양은 1:2 정도)를 항아리에 담고, 그 위에 나무로 걸치개를 만들고 띠풀을 엮 어서 위를 덮은 후 일반적인 방법 즉 앞의 합장법의 방법대 로 합장한다고 볼 수 있다. 간장을 쓸 때는 즙을 한 번 끓이 면서 거품을 제거하고 그릇에 담아서 봉한다. 콩 건지는 두 부를 구울 때 한 두 숟가락과 파, 생강, 형개를 넣어 잠깐 끓 이면 맛이 좋고 또는 콩은 말려서 좌반을 만든다. 또 그 콩 을 광주리에 담아서 물기를 뺀 뒤에 쪄서 즙을 얻으면 청시 (淸)로 먹을 수 있고, 그 콩으로 나중에 또한 좌반을 만들 어도 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합장법과 간장법은 연결된 제조법으로 합장은 메주에 소금물을 넣어 장을 담그 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간장법은 합장할 때 항아리 바닥에 삶은 콩과 소금물을 넣고 항아리 중간에 나무걸치게로 시렁 을 매고 그 시렁 위에 위의 법대로 합장하여 맛 좋은 간장을 얻고 그 콩 건지는 좌반으로 이용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간장은 합장하여 생긴 즙을 한 번 끓여 거품을 제거 한 액체이다. 청시는 간장을 취하고 남은 건더기를 다시 쪄 서 얻은 액체를 말하고 있다. Jang(2001)은 항아리 한가운데 시렁을 매고 장을 담그어 간장을 채취하는 법을 가침법(架沈 法)이라고 하였다. 또한 Jang(2001)은 이러한 가침법(架沈法) 이 1600년대의 책「구황보유방」(申
, 1600~1661)의 청 장법에서 자세히 나타나고 있으며, 흉년에 간장의 대량생산 을 목적으로 한 취청장법(取淸醬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산가요록」의 청장1은 감장(甘醬)으로 청장을 만드는 법 이다. 볕에 말린 감장 2말을 볕에 말린 쑥 한 켜, 장 한 켜 씩 번갈아 놓고 쪄내어 물 1동이를 부으면 좋은 청장이 된 다. 청장을 더 만들려면 쪄 낸 감장을 앞에서처럼 다시 말려 서 소금을 더 넣어 세 번까지 청장을 만들어 쓸 수 있다고 하였다. 여기에 언급한 감장은 좋은 장이란 뜻으로 볼 수 있 다. 하지만 좋은 장이 메주를 말하는지 간장을 취하지 않은 혼합물을 말하는지 아니면 지금의 된장처럼 간장을 분리한 콩 건더기를 말하는지 분명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 그러나 여기서는 합장하여 잘 발효 숙성된 장 즉 지금의 간장을 분 리하지 않은 장의 형태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할 듯하다. 볕 에 말린 감장과 말린 쑥을 켜켜이 놓고 쪄서 물을 부으면 좋 은 청장이 된다 하였으니 청장이 지금의 간장처럼 된장을 분 리한 액체만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즉 콩을 띄워 만든 메주 로 합장하여 얻어지는 액체, 또는 이미 합장하여 숙성된 콩 건더기에 물을 가하여 얻어낸 액체 등 폭 넓게 붙여지는 즉 메주로 만들어진 액체로 볼 수 있다. 「산가요록」의 청장2 는 콩 5말을 푹 삶아서 기울 약간을 섞어 찧어 닥나무 잎을 덮어 띄운 후 꺼내서 햇볕에 말려 다시 찧어서 대나무 체에 다 거른다. 물 5동이와 소금 3말을 먼저 섞어두고 항아리에 용수를 박고 소금물과 체에 내린 메주가루를 붓고 뚜껑을 덮 고 진흙으로 바른 후 말똥에 묻어 21일 지나서 꺼내 쓴다. 청장으로 쓰려면 그 건지를 찧어서 물 3동이 반에 소금 1말 5되를 처음에 만들 때처럼 서로 섞어 묻어 띄웠다가 사용한 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는 메주 만드는 법과 그 메주를 이용한 합장법, 또 합장 후 나온 콩 건더기로 청장을 얻는 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수운잡방」의 수장법(水醬法)은 20말들이 독에 메주 1말 가량을 독 바닥에 먼저 깐다. 독의 중간쯤에 시렁을 걸치고 대발을 편 다음, 다시 메주 7말을 대발 위에 얹는다. 물 8동 이를 끓여, 물 1동이 당 소금 8되씩을 섞어 여기에 부어내린 다. 익은 다음 대발 위의 메주를 걷어 내고, 수장(水醬)은 새 지 않는 항아리에 옮겨 담아 사용한다. 포적(泡炙, 두부구이) 을 만들 때 국물로 쓰면 좋다. 평상시에 사용하는 장독에서 간장을 너무 많이 떠내어 간장이 마르면, 수장을 첨가했다가 퍼내어 쓰면 더욱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수장은 메 주를 분리한 지금의 간장을 말하고, 간장과 청장은 메주 건 더기를 거르지 않은 즙을 말하고 있다. 이는「산가요록」의 간장법과 비슷한 가침법으로 맑은 청장을 얻기 위하여 나무 시렁을 설치하고 소금물을 부어내렸다. 이 때 시렁 밑에 놓 은 메주는 청장이 맛있게 많이 우러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수운잡방」의 조장법1은 콩에 물을 많이 넣고 오래 삶아 1/3 정도로 졸여진 물에 좋은 간장을 넣고 다시 끓이고 소금 물로 간을 맞춘 후 쓴다. 조장법2는 콩의 양과 간장의 양만 다를 뿐 조장법1과 방법은 같다.「수운잡방」의 조장법3은 메주 2말, 물 1동이 반, 소금 2되를 독에 담아 3일 동안 불 린 후 독을 진흙으로 바르고 왕겨로 독을 감싸서 왕겨불로 3일 동안 달인 후 간장을 취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속 성장인 「산가요록」의 선용장과 비슷하다.
「계미서」의 합장법은「산가요록」의 합장법과 유사한 방 법이 기록되어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장 담글 때 삶은 콩 1말, 소금 5되, 물 1동이를 항아리 바닥에 넣고 그 위에 앞의 합장법대로 장을 담그는 방법으로,「산가요록」의 간장법과 유사한 가침법에 의한 창장을 얻는 법이다. 또한「산가요록」의 간장법은 ‘콩 을 광주리에 담아서 물기를 뺀 뒤에 쪄서 즙을 얻으면 청시 (淸)로 먹을 수 있다.’고 하였다.「계미서」의 합장법에서 는 ‘콩을 광주리에 담아 그 즙을 내리고 콩은 찌는데 그 즙 은 청장(淸醬)이 된다’는 내용으로 보아 청시와 청장은 같은 것으로 생각 할 수 있다.
「계미서」의 침장법과 수장침법은 다른 장 항목과 같은 면 에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계미서」내용의 마지막 3차 증 보 부분 끝부분에 간략하게 기록된 내용으로 보아 앞의 내 용에 대한 참고사항을 추가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침 장법은「산가요록」의 합장법의 항아리 소독법과 유사한 내 용이었다. 수장침법은 메주 5말, 소금 3말, 물 3동이 등의 재 료와 맛이 달고 아주 좋다는 맛의 표현만 기록되어 있다.
「산가요록」의 기화청장은 칠월 보름에 콩 1말을 깨끗이 씻어 3일 동안 물에 담갔다가 밀기울 2말을 합하여 찧어 쪄 낸 뒤 잠깐 식혀 아이 주먹만 하게 덩어리로 빚는다. 평상 위에 먼저 빈 섬을 깔고 쑥 잎, 닥나무 잎을 반 치 가량 덮 어 그 위에 메주덩이를 나란히 늘여놓고 다시 앞의 잎으로 덮는다. 14일 정도 지나 황색이 분명히 보이면 꺼내서 햇볕 에 말려 찧어 가루로 만들고 그 가루 1말에 소금 4되, 물 5 사발을 섞어서 항아리에 담는다. 유지로 단단히 봉하고 오지 그릇으로 덮어 진흙으로 두껍게 발라 새 말똥 속에 깊이 묻 는다. 14일이 지나면 꺼내어 생겨난 즙을 먹으면 매우 좋다 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수운잡방」의 기화장과 같다. 또한 「산가요록」의 기화청장의 내용 중 ‘14일이 지나면 꺼내어 생겨난 즙을 먹으면 매우 좋다’ 는 내용만 빠진 것으로 콩과 밀기울을 합하여 메주를 만들어 띄운 후 합장하여 말똥에 묻 는 즙장 담그는 법과 같이 하여 그 즙을 취하는 청장법으로 볼 수 있다. 이 기화청장법은 칠월 보름에 메주 만들기 시작 하는 점이 시() 만드는 시기와 비슷하다. 콩을 물에 3일 담가두어 콩이 발효되기 좋게 미리 삭히고 발효와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하여 콩의 2배의 밀기울을 합하여 메주를 만들 었다는 점이 특이하며, 「산가요록」의 즙저1의 전 단계 방 법에서 청장을 얻는 법으로 볼 수 있다.「수운잡방」의 기 화장은 7월 그믐에 콩 1말을 깨끗이 씻어 쪄서 기울 2말과 함께 찧어 탄환 크기로 만든다. 14일 동안 띄웠다가 10일간 햇볕을 말려 바람을 쐬어 준다. 9월이 되어 물 1동이에 소금 7되를 섞어 독에 담고 마분에 묻는데, 즙장을 담는 법과 같 은 것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계미서」의 청장법도「산 가요록」의 기화청장,「수운잡방」의 기화장과 같은 내용으 로 여름철에 만드는 장으로 물에 불린 콩에 2배 양의 밀기 울을 합하여 메주를 만들어 7일 동안 띄운 후 합장하여 전 시하듯이 말똥에 묻어 14일 후 즙을 취하여 청장을 쓴다.
앞에서 고 조리서 3권에 기록된 청장법의 내용에서 살펴 보았듯이 조선시대 전반기의 장 제조법은 지금의 간장인 청 장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 조리법은 메주에 소금물을 1:2의 비율로 섞어 합장 한 후 그 즙은 청 장으로 쓰고, 콩 건더기는 말려서 다시 소금물을 부어 쪄서 또 청장을 얻는다. 또는 콩 건더기로 좌반을 만들기도 하였 다. 현재의 간장에 대한 표현으로는 ‘간장’, ‘청장’, ‘수장’, ‘청시’ 등으로 나타나 있다. 다른 고 조리서에서 간장에 대한 표현은「산림경제」에서는 장,「규합총서」에서는 ‘장, 청 장, 진한 장’,「증보산림경제」에서는 ‘장, 청장, 감장, 장즙, 법장’,「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간장, 장즙, 장유, 청장, 감장, 법장’ 등으로 표기되어 있다(Kim & Lee 2004). 그리고 Shin(2015)은 ‘중국 청대 조리서를 통해본 장류’에서 중국에서도 1700년대에는 간장을 청장이라 불렀으며, 1800 년대에 이르러서는 간장을 장유로 불렀으며, 일부 지역에서 는 추유(油) 라고도 불렀다고 보고 하였다. 이와 같이 중 국과 우리나라 모두 1700년대까지는 간장에 대한 호칭으로 청장이 가장 우세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4. 시(
)
시에 대한 기록은 한 대(漢代)의「설문해자(說文解字)」 에 의하면 시는 ‘배염유숙(配鹽幽菽)’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숙(菽)은 콩(豆)이고, 유(幽)는 어두울 유이니, 콩을 어두운 곳 에서 발효시켜 소금을 섞은 것이 배염유숙이다(Lee 1984). 또한 530~550년에 편찬한 것으로 추정되는「Jeminyosul (濟 民要術)」(Yoon et al. 1993)에서는 ‘푹 삶은 콩을 띄워 말려 두고 쓴다’고 시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또 삼국사기 신 라본기 신문왕 3년(683) 조에 김흠운의 딸을 부인으로 맞이 하는데 납채로 보낸 물품 중에 시가 존재한다(Lee 1984). 이 와 같이 시는 콩을 삶아 찧어 덩이로 만들어 띄운 말장과 달 리 콩을 삶아 낱알 상태로 띄워 말린 낱알 메주로 말장보다 일찍 우리민족의 콩 발효 식품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산가요록」에는 전시(全) 1종이 기록되어 있다.「수 운잡방」에는 전시(全
), 봉리군전시방(奉利君全
方) 등 2 종이 기록되어 있다.「계미서」에는 전시법(全
法), 향시 (香
), 전시(全
) 등 3종이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시의 종 류 및 재료와 조리법을 <Table 3>에 나타내었다.
「산가요록」의 전시는 7월 무더위에 검은 콩 약간을 깨 끗이 씻어서 찐다. 뜨거운 기운이 가시기 전에 쑥잎과 닥나 무 잎을 깔고, 그 위에 찐 콩을 1치 두께로 펴고 다시 쑥잎 과 닥나무 잎으로 덮어 띄운다. 14일 후 꺼내어 볕에 말리고, 잘 골라낸 띄운 콩 3말에 누룩 1되와 소금 3되를 섞어서 콩 이 잠길 만큼 물을 항아리에 붓는다. 철로 둥글게 테두리를 함은 물론, 뚜껑과 아가리에 모두 진흙을 발라서 기운이 새 어나가지 않게 하여 새 말똥 속에 묻어둔다. 14일이 지난 뒤 에 개봉하여 걸러내어 햇볕에 말렸다가 쓴다. 그 즙에 소금 을 더 넣고 끓이면 청장이 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여름 철에 검은콩을 쪄서 띄운 후 전시를 담그고 항아리를 새 말 똥에 묻었다가 삭힌 후 걸러 건더기는 햇볕에 말렸다가 쓰 고, 그 즙은 소금을 더 넣고 끓여 청장을 만드는 전형적인 전시 만드는 법이었다.
「수운잡방」의 전시의 내용은 「산가요록」의 전시와 유 사하다. 누런콩이나 검은콩을 쪄서 띄운 후 전시를 담구고 항아리를 새 말똥에 묻었다가 삭힌 후 햇볕에 말렸다가 쓴 다. 전시로 청장을 만드는 법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수운 잡방」의 봉리군전시방은 「산가요록」의 전시와 유사하다. 7월 그믐에 누런 콩을 쪄서 띄운 후 전시를 담그고 항아리를 새 말똥에 묻었다가 삭힌 후 햇볕에 말렸다가 쓴다. 전시로 청장을 만드는 법에 대한 설명은 없다. 봉리군은 고려 말 천 태종 승려 신조(神照)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봉리군전시방은 사찰에서 대용량으로 만드는 전시법을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계미서」의 전시법은 칠월 하순 콩을 쪄서 풀을 깔고 찐 콩을 늘여 놓고 풀로 덮어 3일 후 풀을 걷어내고, 8~9일 후 다시 풀을 덮고 14일간 띄운 후 햇볕에 말려 합장 하여 7~9 일 둔다. 칠월 무더위에 흰콩으로 시를 만들어 합장 하여 말 똥에 묻어 삭힌다고 기록되어 있다.「계미서」의 향시(香) 는 6~7월 상순에 누런콩을 쪄서 띄워 만든 시 1말을 누룩가 루 5되, 소금 2되, 물 1말, 참기름 3홉, 산초 1홉과 합장하여 말똥에 묻었다가 21일 후 걸러 그 즙은 달인 후 담아두고, 건지는 볕에 말려 사용한다. 이 향시는 특이하게 참기름과 산초를 넣는 법을 소개한 장으로 특히 여름철 장의 독특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항목에서는 이것은 시를 만드는 법이라 한다고 적 혀 있다. 이로써 시는 여름철에 콩을 삶아 띄운 후 누룩가루 와 소금물을 섞어 합장 한 후 말똥에 묻어 삭혀 즙은 달여서 청장으로 쓰고 건더기는 말려서 사용하는 시의 정체를 잘 나 타내고 있다.「계미서」의 전시법(法)과 향시는「산가요록」 이나「수운잡방」의 전시법과 유사하나 다만 누룩가루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계미서」의 전시(全)는 7월 보름부터 8월 보름 사이에 콩을 쪄서 14~21일간 띄워 햇볕에 말린 후 합장하여 말똥에 묻어 삭혀 7~21일 후 꺼내어 말려서 쓴다. 혹은 틀에 넣어 편을 만들어 쓰기도 한다. 합장할 때 오이, 가지, 어린동과를 항아리 바닥에 두어도 된다. 그 즙을 잠시 끓여 거품을 제거 하고 그릇에 저장했다가 두부적을 할 때 그 즙을 쓰면 아주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는 시를 만들어 즙을 취하여 청장 만드는 법과 즙장하는 법까지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산가요록」,「수운잡방」,「계미서」에 기록 된 시에 관한 내용은 100년 동안의 기간 동안 달라진 점은 거의 없다. 시를 만들 때 사용한 재료는 검은 콩이나 누런 콩을 삶아 띄워서 시를 만들며 앞의 청장의 메주처럼 밀기 울은 전혀 섞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시는 7월 무더위에 시 용 콩을 띄우는데 14일 정도, 합장하여 묻어 14일 총 28일 정도 걸렸다. 모든 시 만드는 법에 누룩가루를 첨가하였으며 가장 후대의 문헌인「계미서」의 전시법과 향시에서 누룩가 루의 양이 많아졌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시는 여름철 장으로 첨가한 누룩은 발효를 촉진하고 유해균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하였음을 알 수 있겠다.
5. 혼합장
일반적으로 콩으로 말장이나 시를 만든 후 합장하여 생긴 그 즙으로는 청장을 만든다. 또한 콩 건더기는 좌반을 만드 는데 사용하였다. 이와 다르게 메주에 오이, 가지, 무, 생선 등을 넣어 합장하여 장과 그 부재료를 같이 먹는 장을 혼합 장으로 분류하였다. 그 중 즙장과 즙저는 장과 김치의 혼합 형 음식으로 여름철 시에 오이, 가지 등 채소를 합하여 장을 만드는 법이다. 오늘날 남부 지방에서 여름철 메주가루에 오 이, 가지, 풋고추, 부추 등 채소를 넣어 삭혀서 즐겨 먹는 집 장(거름장)이 바로 이 즙저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Park & Kwon(2017)은 ‘「주초침저방(酒醋沈菹方)」에 수록된 조 선 전기 김치 제법 연구’에서「Juchochimjeobang (酒醋沈菹 方)」(1500s or 1600s)의 즙장과 즙저를 김치류에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Kim & Lee (2004)는 ‘「증보산림경제」의 장 류 조리 가공에 관한 연구’에서「Jeungbosallimgyeongje (增 補山林經濟)」에 기록되어 있는 즙장류를 장류로 분류하여 고찰하였다. 또한 Choi et al.(2007)은 ‘17세기 이전 장류에 대한 문헌적 고찰’에서 즙저와 즙장을 장으로 분류하였음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본 저자도 즙저는 장과 김치의 혼합형이 지만 여름철에 콩을 삶아 띄워 메주를 만들어 채소를 넣어 삭힌 장이 우선인 음식이므로 장으로 분류함이 옳다고 생각 한다.
「산가요록」에는 즙저1(汁菹1), 즙저2(汁菹2), 즙저3(汁菹 3), 즙저4(汁菹4), 하일즙저(夏日汁菹), 청근장1(靑根醬1), 청 근장2(靑根醬2) 등 7종의 혼합장이 기록되어 있다.「수운잡 방」에는 조즙(造汁), 즙저1(汁菹1), 즙저2(汁菹2), 청근장( 靑根醬) 등 4종의 혼합장이 기록되어 있다. 「계미서」에는 즙저(汁菹), 즙저법(汁菹法), 가즙저법(茄汁菹法), 청어장해(靑 魚醬) 등 4종의 혼합장이 기록되어 있었다. 혼합장의 종 류 및 재료와 조리법을 <Table 4>에 나타내었다.
「산가요록」의 즙저1은 7월 초승에 콩 1말을 3일 동안 물 에 불리고, 거기에 밀기울 3말을 합하여 찧어 덩어리를 만들 어 푹 찐다. 빈 섬 위에 쑥, 붉나무 잎, 닥나무 잎 등을 깔고 그 위에 찐 메주덩어리를 1치 두께로 편다. 또 그 위에 잎을 덮어 7일 동안 메주를 띄운 후 노란 곰팡이가 나오면 햇볕 에 말려 굵게 가루를 낸다. 이 메주가루 3말과 소금 1되에 물을 콩죽처럼 섞어서 항아리 밑에 깔고 가지나 오이를 깔 기를 반복한 후 봉하여 말똥에 묻어 두었다가 7~14일 후 쓴 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이는 앞의 기화청장 만드는 법에 오 이와 가지를 넣어 삭히는 전형적인 김치형 혼합장 형태이다. 즙저에서는 앞의 기화청장에서의 콩의 2배의 밀기울 양보다 많은 3배의 밀기울을 사용하여 발효가 훨씬 수월하게 하였 을 것이며, 여름철 수확한 밀과 채소를 풍부하게 사용 할 수 있는 여름철 시절장이기도 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산가요록」의 즙저2는 1법과 유사하다. 콩과 밀기울을 섞 어 만든 메주가루 1말에 소금 1되, 가지 1동이를 사용하여 1 법과 같이 담그는데 물이나 채소가 많으면 장이 시어진다고 하였다.「산가요록」의 즙저3은 메주가루 1말과 소금 3홉을 섞어 즙저를 만들 때 또 밀기울 1되를 추가하여 섞어 죽처 럼 만들어 항아리에 가지와 켜켜로 채워 말똥에 묻는다고 기 록되어 있다. 「산가요록」의 즙저4는 콩 2말과 보리기울 5 말로 메주를 만든다. 이러한 보리기울을 이용한 메주는 처음 보인다. 또 즙저를 담글 때 누룩 4되와 밀가루 2되, 좋은 술 1사발을 섞었다. 이는 발효를 돕기 위함과 동시에 여름철에 걱정되는 유해균을 누룩의 젖산균으로 억제시키는 역할과 방 법이었을 것이다.
「산가요록」의 하일즙저는 여름철에 즙저를 담구어 7일 후 쓰는데 양지에 두면 3일 후 쓸 수 있다. 이는 여름에 메 주 만들지 않고 감장 1사발과 밀기울 4되로 즙저를 담구는 속성법이다.「수운잡방」의 조즙은 콩 4말을 4~5일 물에 불 려 밀기울 8말을 섞어 찧어 덩어리로 만들어 찐다. 이것을 붉나무잎이나 닥나무잎으로 싸서 6~7일 띄운 후 햇볕에 말 려 찧어 굵은 메주가루를 만든다. 이 메주가루 1말에 소금 2 되씩 섞어 가지가 잠기도록 독에 담아 봉하여 말똥에 묻는 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산가요록」의 즙저법과 유사한 일반적인 즙저법이다.
「수운잡방」의 즙저1은 메주를 만들지 않고 감장에 밀기 울을 섞어 가지를 넣어 즙저를 담근 후 5일이 지나면 쓸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산가요록」의 하일즙저법과 유 사한 속성 즙저법이다.「수운잡방」의 즙저2는 감장 1말, 메 주 1말, 기울 8되, 소금 1되 1홉을 고루 섞은 장에 가지와 오이를 합하여 즙저를 담그는 방법으로 앞의 방법과 유사하 다. 단 메주를 같이 첨가하는 법이 다를 뿐이다. 이 또한 5 일 지나면 먹을 수 있다고 하니 속성 즙저법으로 볼 수 있다.
「계미서」의 즙저는 칠월에 콩 1말을 1~2일 물에 불려 누 룩 3말을 섞어 절구에 찧어서 덩어리를 만들어 쪄서 7일 정 도 띄워 메주를 만든다. 이 메주가루를 소금물로 반죽하여 가지와 오이를 켜켜로 독에 넣어 즙저를 담그어 봉하여 말 똥에 묻어 날씨에 따라 7, 14, 21일 후에 꺼내어 쓴다고 기 록되어 있다. 이는 메주 만들 때 누룩을 넣어 메주의 발효를 돕는다.「계미서」의 가즙저법은 6, 7월에 콩 1말을 불려 밀 기울 2말과 섞어 쪄서 찧어 덩이를 만들어 14일 정도 띄운 후 말려 만든 메주가루를 소금물로 반죽하여 가지를 섞어 항 아리에 넣어 봉한 후 말똥에 묻어 14일 지난 후 쓰는 일반 적인 즙저법이 기록되어 있다. 「계미서」의 즙저법은 콩 3 말을 불려 밀기울 3말과 섞어 푹 쪄서 찧어 엄지손가락만 하 게 빚고, 10일 정도 띄운 후 말려 가루로 만든다. 이 메주가 루에 소금과 물로 반죽하여 가지 1동이를 섞어 항아리에 넣 고 봉하여 말똥에 묻어 14일 후 쓰는 일반적인 즙저법이 기 록되어 있다.
이상 3권의 고 조리서에 기록된 즙저 만드는 법을 살펴보 면 메주를 만들 때 콩을 물에 1~5일 동안 미리 불려서 사용 하였다. 이는 물에 불리는 동안 콩이 잘 물러지고 발효를 돕 는 미생물의 작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 생각된다.
즙저 용 메주를 만들 때 밀기울을 콩의 2~3배가량 섞어서 사용하였다. 이는 밀기울에는 미생물이 매우 잘 번식하여 효 소를 많이 생산하기 때문이다. 누룩을 밀기울로 만드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Ann & Moon 2015).「산가요록」의 즙저4 법에서는 보리기울을 섞고, 누룩가루를 첨가한 것은 밀기울 보다 발효가 어려운 보리기울을 쓰면서 발효를 촉진시키는 누룩을 첨가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또한「계미서」의 즙저용 메주는 콩 1말에 누룩 3말을 섞어 메주를 만들었다. 이는 밀기울을 넣지 않고 콩 단용 메주가 잘 띄워지도록 누 룩을 섞은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메주를 만들어서 짚이나 쑥대를 깔고 붉나무 잎이나 닥나 무 잎으로 싸거나 덮어서 띄운다. 이는 짚이나 나뭇잎에는 메주를 유효한 미생물이 많아 메주가 잘 뜨기 때문이다(Ann & Moon 2015). 또한 여름철에 구하기 쉽고 잎의 크기가 커 서 공기 유통이 쉬운 닥나무잎, 붉나무잎 등을 가장 많이 사 용하고 있으며, 겨울철에 메주를 만들 때는 짚을 가장 많이 사용하였다.
본 연구 대상인 3권의 고 조리서에 기록된 장류 중 즙저 법의 10항목, 시법의 6항목, 청장법에서 밀기울을 넣어 메주 를 만들어서 합장한 기화장 등 4항목, 기타 태각장 등 총 21 항목에서 장항아리를 진흙으로 싸고 말똥에 묻어 삭히는 방 법을 사용하였다. 이는 말똥이나 두엄풀더미가 썩을 때 나는 60~65°C의 열을 이용하여 속성으로 익히기 위한 방법이다 (Ann & Moon 2015). 특히 즙저와 같이 여름철 장을 빨리 삭히는 법으로 요즈음 남부지방에서 즙장을 만들 때 보온밥 통을 사용하여 삭히는 법도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겠다.
「산가요록」의 청근장1은 참무 5동이를 무르도록 삶고 메 주 1동이를 평소대로 소금과 섞어서 합장하였다. 이는 무를 무르게 삶아 메주와 섞어 합장하는 법이다. 「산가요록」의 청근장2는 참무를 무르도록 삶아 하룻밤 찬물에 담가 두었 다가 발에 널어 겉을 말리어 합장하였다.「수운잡방」의 청 근장은「산가요록」의 청근장법과 유사하나 무의 양이 적고 소금의 양이 메주와 동량으로 매우 많다.「계미서」에는 청 근장의 기록이 없다.
「계미서」의 청어장해는 항아리에 메주가루를 깔고 말린 청어를 손질하여 깔고 또 메줏가루와 청어 깔기를 여러 차 례 반복하고 마지막에 메주가루를 두껍게 덮고 장 담글 때 처럼 소금물을 부어 봉하여 가을이 지난 후 쓰는 법으로 이 는 장법과 식해법의 혼합형으로 볼 수 있겠다.
6. 기타
「산가요록」에는 난장1(卵醬1), 난장2(卵醬2), 태각장(太殼 醬), 상실장(橡實醬), 선용장(旋用醬), 천리장(千里醬), 치신장 1(治辛醬1), 치신장2(治辛醬2), 치신장3(治辛醬3), 치신장4(治 辛醬4) 등 10종이 기록되어 있다.「계미서」에는 난장법(卵 醬法) 1종의 기타 장의 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으며 그 종 류 및 재료와 조리법을 <Table 5>에 나타내었다.
「산가요록」의 난장1은 합장 때 나오는 건더기를 즙을 빼 고 항아리 밑에 깔고 그 위에 장을 담근다. 메주 20말에 건 지 1동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합장 후 나온 메 주콩 건더기를 재활용하여 장의 양을 늘리는 법으로 볼 수 있겠다.「산가요록」의 난장2와 「계미서」의 난장은 같은 내용으로 비지를 쪄서 햇볕에 말려 가루로 만들어 항아리 밑 에 넣고 합장하였다.
「산가요록」의 태각장은 콩깍지 달인 물이나 누런 콩잎을 달인 물을 넣어 합장하면 장의 맛이 달고 좋다고 하였다. 이 태각장은 대표적인 구황장으로 명종 9년(1554) 이택(李澤)에 의해 편찬된「구황촬요」에 태각장과 태엽장의 기록이 있다 (Jang 2001).「산가요록」의 상실장은 메주 2동이와 상실 1 동이를 준비하여 항아리에 메주를 놓고 상실(橡實, 도토리) 을 놓고, 또 다시 메주를 놓아 평상시 방법대로 합장하였다. 이는 콩으로 만든 메주에 상실의 전분을 더하여 만든 장으 로 전분의 분해로 맛이 달고 좋으며 야산의 도토리를 이용 하여 장을 담그는 경제적인 장으로 볼 수 있겠다.
「산가요록」의 선용장은 땅을 움푹 파서 땔나무로 불을 지 펴 흙이 뜨거워지면 장항아리를 놓고 봉한다. 이를 섬과 흙 으로 덮어 6~7일 두면 막 숙성한 장과 같다고 기록한 급하 게 장을 만드는 법이다.「산가요록」의 천리장은 좋은 장을 말려 가루로 만들어 참깨가루와 섞어 기름종이에 싸두었다 가 양념으로 쓰는 장의 저장 법이다.
「산가요록」의 치신장1은 납일에 납수를 장항아리에 붓고 입춘 뒤에 열어 쓴다고 오래 묵은 장을 고치는 법이 기록되 어 있다. 치신장2는 항아리에 물을 가득 붓고 3일 후에 물을 따라 버리기를 3차례 해주어 쓴 맛이 없어지면 소금물을 부 어준다는 오래 묵은 장을 고치는 법이다. 치신장3은 7월 장 마철에 항아리를 낙숫물 떨어지는 곳에 놓아 물을 받아 항 아리를 씻어내고, 따라 두었던 간장과 메주와 물을 부어 주 면 맛이 좋아진다고 오래 묵은 장을 고치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치신장4는 장을 전부 꺼내고 항아리를 말렸다가 다시 담으면 맛이 매우 좋다고 오래 묵은 장을 고치는 법이 기록 되어 있다.
IV. 요약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조선초기의 조리서인 「Sangayorok (山家 要錄)」(Jeon Soon ui(全循義). 1450s)과 그 100여년 후의 문헌인「Suunjapbang (需雲雜方)」(Kim Yoo (金綏). 1540s) 과「Gyemiseo (癸未書)」(Author unknown. 1554)에 기록된 장에 관한 내용을 제조법에 따라 메주 만드는 법, 청장 법, 시 만드는 법, 혼합 장 법, 기타의 장에 관한 내용으로 분류 하고 비교 고찰하여 조선시대 전반기의 장의 실체와 조리법 을 알아본 결과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전기 3권의 고 조리서에 기록된 장에 관한 조리 법은「산가요록」 24 종,「수운잡방」에는 11종,「계미서」 에는 13종으로 가장 초기의 책인 「산가요록」에 장의 항목 이 가장 많았다. 또한 대부분의 고 조리서가 술에 관한 내용 을 제일 먼저 기록한 것에 비하여「계미서」에서는 장에 관 한 내용을 먼저 다루었다. 이와 같이 조선조 전반기인 1400~1500년대에는 식품의 조리가공에서 장 만들기가 중요 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말장은 오늘날 전통 메주와 같이 콩으로 만든 덩어 리 메주를 말한다.「산가요록」에는 말장훈조(末醬勳造)로 기록되어 있었다.「계미서」에서는 말장법(末醬法)으로 표기 되어있었고, 그 제조 방법은 유사하였다. 말장을 만드는 주 재료는 콩이며, 메주 만드는 시기는 음력 정월과 이월 사이 에 하여야 한다고 당부하였다. 이와 같이 메주 만들기는 조 선시대 전반기부터 가을에 햇콩을 수확한 후 겨울 동안 콩 을 삶아 찧어 메주를 만들어 띄우고 말려 그 다음해 초에 합 장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셋째, 청장 법은 메주에 소금물을 부어 합장하여 우려내어 청장을 얻는 법으로,「산가요록」에는 합장법(合醬), 간장 (艮醬), 청장1·2(淸醬1·2), 기화청장(其火淸醬) 등 5종의 청 장 제조법이 기록되어 있다.「수운잡방」에는 수장법(水醬 法), 조장법1·2·3(造醬法1·2·3), 기화장 등 5종의 청장 제조법이 기록되어 있었다. 「계미서」에는 합장법(合醬法), 침장법(沈醬法), 수장침법(水醬沈法), 청장법(淸醬法) 등 4종 의 청장 제조법이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 전반기의 장 제 조법은 지금의 간장인 청장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간장에 대한 표현으로 ‘간장, 청장, 수장, 청시’ 등이다. 연구 대상인 세권의 문헌에 가장 많이 나타난 청장 법은 메주에 약 1:2 정도의 소금물을 섞어 합장 한 후 그 즙 은 청장으로 쓰고, 남은 콩 건더기를 말려서 다시 소금물을 부어 쪄서 청장을 얻었다. 또는 콩 건더기도 좌반을 만들기 도 하였다. 특이하게「산가요록」의 청장1법은 볕에 말린 감 장과 말린 쑥을 켜켜이 놓고 쪄서 물을 부으면 좋은 청장을 얻을 수 있는 법을 소개하였다. 또「산가요록」의 기화청장 과「수운잡방」의 기화장에서는 콩의 2배 양의 밀기울을 합 하여 메주를 만들었다. 이는 「산가요록」의 즙저1의 전 단 계 방법에서 청장을 얻는 법으로 볼 수 있다.
넷째, 시는 콩을 삶아 찧어 덩이로 만들어 띄운 말장과 달 리 콩을 삶아 낱알 상태로 띄워 말린 낱알 메주로 말장보다 일찍 우리민족의 콩 발효 식품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었다. 「산가요록」에는 전시(全) 1종이 기록되어 있었다.「수 운잡방」에는 전시(全
), 봉리군전시방(奉利君全
方) 등 2 종이었다.「계미서」에는 전시법(全
法), 향시(香
), 전시 (全
) 등 3종이 기록되어 있었다. 세 문헌의 시에 대한 내 용을 살펴본 결과, 시는 여름철에 콩을 쪄서 띄운 후 소금물 을 섞어 전시를 담그고 그 항아리를 새 말똥에 묻어 삭혀 거 른 후 건더기는 햇볕에 말렸다가 사용한다. 즙은 소금을 더 넣고 끓여 청장을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시는 100 여 년 동안 달라진 점은 거의 없으며 시를 만들 때 사용한 재료는 검은 콩이나 누런 콩을 삶아 띄워 시를 만 들었다. 앞의 청장의 메주와 달리 밀기울은 전혀 섞지 않았 다. 모든 시 만드는 법에 누룩가루를 첨가하였다. 이는 시는 여름철 장으로 첨가한 누룩은 발효를 촉진하고 유해균을 억 제하는 효과를 기대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다섯째, 「산가요록」에는 즙저1(汁菹1), 즙저2(汁菹2), 즙 저3(汁菹3), 즙저4(汁菹4), 하일즙저(夏日汁菹), 청근장1(靑根 醬1), 청근장2(靑根醬2) 등 7종의 혼합장이 기록되어 있다. 「수운잡방」에는 조즙(造汁), 즙저1(汁菹1), 즙저2(汁菹2), 청근장 (靑根醬) 등 4종의 혼합장이 있다.「계미서」에는 즙 저(汁菹), 즙저법(汁菹法), 가즙저법(茄汁菹法), 청어장해(靑魚 醬) 등 4종의 혼합 장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이는 콩으로 말장이나 시를 만들어 합장하여 즙으로 청장을 얻고, 콩 건더기로 좌반을 만드는 일반적인 장과 달리 메주에 오 이, 가지, 무, 생선 등을 넣어 합장하여 삭혀서 먹는 장을 혼 합 장으로 분류하였다. 그 중 즙저는 장과 김치의 혼합형 음 식으로 여름철에 콩으로 시를 만들어 오이, 가지 등 채소를 합하여 말똥에 묻어 속성으로 삭혀 먹는 법으로 오늘날에도 남부 지방에서 여름철에 메주가루에 오이, 가지, 풋고추, 부 추 등 여름철 채소를 넣어 삭혀 먹는 집장(거름장)의 전신이 즙저라고 볼 수 있겠다.「수운잡방」의 청근장과 「산가요 록」의 청근장법은 무를 삶아 메주와 섞어 장을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여섯째, 「산가요록」에는 난장1(卵醬1), 난장2(卵醬2), 태 각장(太殼醬), 상실장(橡實醬), 선용장(旋用醬), 천리장(千里 醬), 치신장1(治辛醬1), 치신장2(治辛醬2), 치신장3(治辛醬3), 치신장4(治辛醬4) 등 10종이 있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결과 조선시대 전반기의 중요한 장은 음 식의 간을 맞추고 맛을 내는 간장 위주의 장이었다. 이러한 장의 주재료인 콩으로 만든 메주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나라 전통 장 제조법이 지금까지 전래되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 었다. 한편 530년경의 중국 책「제민요술」에 나오는 곡장(穀 醬)을 만드는 법에는 주재료로 두황(豆黃)과 밀을 쪄서 띄워 서 만든 황의(黃衣)와 밀가루를 물로 반죽하여 쪄서 띄운 황 증(黃蒸)이 쓰였다. 또한 장을 담그는 시기는 음력 12월과 정 월이 가장 좋다고 하였다(Yoon et al. 1991). 또 Shin(2015) 은 청대의 조리서에 나타난 두시(豆)의 주재료는 콩과 밀 가루를 섞어 만든 황자(黃子)를 사용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은 일찍부터 콩과 밀을 메주의 주재료 같이 사 용하였음에 반하여, 우리의 전통 장은 옛 부터 주재료로 콩으 로 만든 메주를 가장 많이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