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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7060(Print)
ISSN : 2288-7148(Onlin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Food Culture Vol.33 No.4 pp.382-393
DOI : https://doi.org/10.7318/KJFC/2018.33.4.382

A Study on Royal Cuisine Reported in Sangsikbalgi in Joseon Dynasty

Eunhye Park, Myunghee Kim*
Department of Foodservice & Culinary Management, Kyonggi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Myunghee Kim, Department of Foodservice & Culinary Management, Kyonggi University, kyonggidearo 9-gil, seodeamoom-gu, Seoul, Korea Tel: 82-2-390-5396 Fax: 82-2-392-6567 E-mail: mkim@kyonggi.ac.kr
August 14, 2018 August 15, 2018 August 19, 2018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Balgis (the record of the court)in the Joseon Dynasty pertaining to table settings for Sangsik (the meals for the dead). Sangsik are the records of daily meals for kings and key figures. In this study,14 pieces of Sangsikbalgi from 1890 to 1920, including two pieces from an unspecified period, were investigated to determine the composition and types of daily meals in the court. Meals consisted of a minimum of 10 dishes to a maximum 21 dishes, which basically included rice and soup. ‘Jochi’ was the term to refer to jjigae (stew) in the court. In SangsikbalgiBokgi, Gamjang, Jochi, Jjim, Suk, and Cho were all considered Jochi, which were recorded before Jeok or Jeon, where the side dishes were listed after rice and soup. This corresponded with the record of the royal tables in Wonhaeng-Ulmyo-Jeongri-Uigwe (圓行乙卯整理儀 軌), in which Jochi included Jabjangjeon, Bokgi, Jabjang, and Cho. Whitebait and fruit, which are used as ingredients for Tang (soup) and Jeon, showed seasonal characteristics however, no other observed dishes showed seasonal variability. Additionally, beef and internal organs of animals were frequently used,regardless of seasons. When dishes in Sangsik were classified into basic dishes and additional cheop dishes (side dishes) based on Siuijeonseo (are recipe book of unknown authorship written in the late Joseon Dynasty), from five to nine Cheop dishes were set on the table, with seven being most common. Further comprehensive study needs to be conducted through undisclosed documents and private collections. Moreover, additional study of Judarye (anestral rites during the day for the royal) and cooking methods that were not investigated in detail in this study are needed.



조선조 궁중발기(發發)를 통한 궁중음식에 관한 연구
- 상식을 중심으로 -

박 은혜, 김 명희*
경기대학교 외식조리관리학과

초록


    I. 서 론

    조선왕조의 궁중음식을 연구하는 자료로서는 궁중 연회식 에 관한 기록인「Jinyeonuigwe (進宴儀軌)」·「Jinyeondeungnok (進宴謄錄)」과 잔치와 더불어 일상식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행행식 의궤(行幸食儀軌), 그리고「Garyeuigwe (嘉 禮儀軌)」, 「Yeongjeopdogamuigwe (迎接都監儀軌)」등이 있 다. 이 기록들은 대규모 잔치에 대한 기록이며 한자로 기록 되어 있다. 이에 비해 궁중의 여러 소규모 잔치나, 접대, 제 사식 등에 관한 기록이 있는데 이를 「Gungjungumsikbalgi (宮中飮食件記)」라 한다(Lee 1988).

    Joo(2016)는 주제가 다르더라도 음식이나 식료(食料)가 기 록되어 있으면 모두 음식관련 발기로 분류하였고 이러한 기 준으로 파악된 음식 관련 궁중발기는 420여점이라 하였다. 음식 발기는 진찬진연제사생신길례진지다례 등에 차려지는 음식물의 목록이나 참석자의 직책 그리고 그들에게 내려진 음식상 등을 적은 문건이다. 이러한 궁중 음식 발기는 접대 식(接待食)과 제사식(祭祀食)으로 크게 분류 된다. 제사 다례 는 죽은 이의 생신일에 지내는 제사사인 탄일다례(誕日茶禮), 왕실의 상례기간 중에 Josuksangsik (朝夕上食)과 함께 매일 오시(午時)에 점심을 대신하여 다과와 제찬을 올리는 주다례 (晝茶禮), 정기적인 다례와 달리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드리는 별다례(別茶禮), 정기적으로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지내는 삭 망다례(朔望茶禮), 명절에 지내는 다례(節茶禮) 등이 있다(Lee & Han 2016). Sangsik (上食)은 상가(喪家)에서 아침과 저녁 으로 죽은 이에게 올리는 음식으로 주다례와 더불어 가장 일 상화된 의식이다.「Gukjooryeui (國朝五禮儀)」에서는 상식 의 찬품(饌品)을 “평상시와 같이 준비하되 육선(肉饍)만은 사 용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였다. 즉 죽은자를 죽은자로 대 하지 않고 산자와 같이 여기며 부모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 하고 생전에 행하던 식사를 매일 올리는 것이 상식인 것이 다(Lee 2008). 따라서 궁중의 상식 발기에 적힌 음식명은 실 제로 왕이나 왕실의 주요 인물이 평소에 먹었던 일상음식의 기록으로 궁중의 일상식에 쓰이는 궁중음식의 종류와 재료, 상차림의 구성방식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조선조 궁중음식에 관한 연구 기록은 앞서 언급한 대로 대부분이 연향의궤이고 일상식에 관한 기록은 행행식 의궤(行幸食儀軌)인「Wonhaeng-Ulmyo-Jeongri-Uigwe (圓行 乙卯整理儀軌)」가 유일하였다. 그러나 원행을묘정리의궤(圓 行乙卯整理儀軌)는 이동 중에 임시 주방을 설치해 음식을 만 드는 행행식(行幸食)이라는 점에서 궁중에서의 일상식을 전 부 반영하지 못했을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조선조의 발기 중 조석상식(朝夕上食)에 올린 음식의 종류와 구성, 특징들을 살펴봄으로서 조선조 궁중의 일상음식의 연 구로 의미를 찾고자 하였다.

    II. 연구 내용 및 방법

    1. 조사 대상 문헌

    조선시대 궁중의 식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기록 중 여러 소규모 잔치나, 접대, 제사 식 등에 관한 기록이 Gungjungumsikbalgi (宮中飮食件記)이다. 여러 주제의 발기 중에서 음 식이나 식료의 기록이 보이는 음식 관련 발기는 420여 점이 다(Joo 2013). Lee(1988)에 의해 제사식으로 분류된 발기는 1882~1920년에 걸쳐 70종이다. 이 70종의 제사식 음식발기 중에서 조석상식을 기록하고 있는 음식발기는 16종이였으며 이 중 음식명 없이 재료만 나열된 연대미상의 능상식과, 주 다례와 상식이 구분되지 않고 기록된 고종27년(1890)의 능 소주다례 조석상식발기 2점을 제외한 14점을 연구범위로 한 정 하였다<Table 1>. 이중 133~151은 1919년 1월 21일 고 종 승하 후의 상식에 관련된 발기로 아침과 저녁 2번의 기 록을 모두 담고 있어 총 연구 대상의 상차림은 22건이다. 조 석상식을 기록하고 있는 궁중발기는 Lee(1988)의 조선왕조 궁중음식건기 원문 모음집과 Hansik Archive를 참조하였다.

    2. 연구 조사 방법

    본 연구에서는 조석상식의 설행 배경을 찾기 위해 궁중발 기(宮中撥記)와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를 중심으로 한 문 헌 연구와 식문화, 민속학 연구자들의 연구저서들을 참고하였 다. 문헌 연구 외에도 조석상식에 기록된 음식을 재료와 조리 법별 대분류로 나누어 각각에 속한 음식들의 여러 특징들을 분석하기 위하여 내용분석을 이용하였다. 내용분석 방법 (Contents Analysis)은 지난 자료들이나 현상분석을 체계적객 관적으로 양적 분석하는 것으로(Kassarjian H.H 1977) 관심의 대상이 되는 속성을 포함하는 모든 자료의 내용을 체계적으 로 분류하는 분석 행위이다. 내용분석은 폭넓은 내용을 취급 할 수 있고 자료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가능하게 하며 장 기간에 걸친 자료를 추적하고 비교할 수 있어 고문헌 분석에 적용 가능하다. 즉 내용분석은 다양하고 오랜 기간과 넓은 범 위에 걸친 문헌을 연구 자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현재적인 의미의 평가가 가능하다(Choi et al. 2016).

    III. 결과 및 고찰

    1. 상식발기의 개요

    상식은 「Josuksangsikbalgi (조석상식 발기)」라는 제목으 로 상식의 내용만 다룬 발기와,「Gyeongugung jehyangbalgi (경우궁 제향발기)」·「Seongbindaryesuksangsik sanneonggyeomhyaengbalgi (성빈다례석상식 산릉겸행발기)」·「Dansadaryedanja (담사다례단자)」등과 같이 다례와 함께 기록된 것도 있다. 본 연구에 쓰인 상식기록은 모두 한글로 기록되 었고 사용된 음식명만 있고 그 재료나 분량은 기록되어 있 지 않다. 하나의 상식마다 음식의 종류를 나열하고 ‘이상십 구긔’식으로 상식에 쓰인 음식의 그릇수가 기록되었다. <Figure 1>은 1890(고종 27)의「성빈다례 석상식 산릉겸행 발기」의 상식부분으로 성빈다례, 석상식, 산릉을 겸행하는 내용을 적은 발기이다. 석상식 17기를 포함해서 총 80기의 음식내용을 담고 있다(Hansik Archive).

    2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상식발기가 음식내용과 마지 막의 총 그릇수가 일치한다. 중간 중간 같은 종류의 음식을 한 그릇에 담을 때 ‘└┙’으로 묶어 일긔(一器)라고 적었다. 이와 같은 기록방식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편 이성 때문으로 보이며 다른 등록이나 발기 문헌에서도 흔히 등장한다(Lee & Hna 2012). 22번의 상식발기에서 차려 음 식의 수는 19기가 14회로 가장 많았고 적게는 10기부터 많 게는 21기까지 차려졌다<Table 1>. 몇 가지 음식을 한 그릇 에 담은 경우도 있었으므로 실제 음식의 종류는 장을 포함 해서 최대 23가지 차려졌다.

    「경우궁 제향발기」의 경우궁은 순조(純祖)의 생모이자 정 조(正祖)의 후궁인 수빈박씨의 사당이다. 경우궁 제향발기의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Subinbakssi (수빈박씨)가 1822 년에 세상을 떠났음으로 1822년 이후의 기록임은 알 수 있 다. 이 경우궁 제향발기만 후궁에 관한 기록이고 나머지는 Sinjeonghwanghu (신정왕후), Myeongseonghwanghu (명성 황후), Hyojeongwanghu (효정왕후), Gojong (고종)에 관한 기록이다.

    2. 상식발기의 음식구성 및 내용

    상식발기에 음식 기록은 가장 먼저 반(수라)과 탕이 기록 되어 있고 그 뒤를 이어 Bokgi (봇기)·Gamjang (감장)· Jochi (조치)·Jjim (찜)·Suk (숙)·Cho (초)가 나온다. 그 뒤로 적과 구이류가 기록되고 전류, 편육류, 채(나물), 장과 조리니, 식혜혜, 침채류, 장류, 실과류, 화채 및 수정과 순으 로 기록되어 있다. 이는 밥과 탕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찬을 곁들이는 우리나라의 반상차림을 잘 나타내고 있다. 조치는 탕이나 갱보다 건지는 많고 국물이 적은 음식을 통칭하는 것 으로 조치에 속한 조리법은 초·복기·증·잡장·장증· 장자 등이다(Han et al. 2018). 원행을묘정리 의궤의 찬품의 수라상 기록에 조치(助致)에 잡장전·복기·잡장·초 등이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토대로 상식발기에서 적이나 구이류 전 에 기록된 봇기·감장·조치·찜·숙·초는 조치류에 해 당한다고 볼 수 있다.

    상식발기에서는 반과 탕, 조치류 외에 적, 구이, 전, 좌반, 채, 편육, 식혜, 해, 침채, 장과, 장, 실과, 화채 및 수정과 등 다양한 음식이 소용되었다. 각 상식발기에 소용된 음식목록 은 <Table 2>로 작성 하였다.

    1) 반, 탕류

    반류로는 진지, 수라, 적두수라, 적두 점미수라가 쓰였으며 매 상식마다 하나나 두종류가 차려졌다. ‘Sura (수라)’는 궁 중에서 왕과 왕비가 드시는 밥으로 일상의 조석 수라상는 흰 수라와 팥수라 두 가지를 올린다(Hwang HS et al. 1997). 133151의 1919년의 고종의 상식 상차림에서도 조석 모두 수 라와 적두수라(2회는 적두 점미수라)가 차려졌다. 진지와 수 라는 흰수라로 같은 음식이나 경우궁 제향발기는 후궁에 관 한 기록임으로 ‘진지’로 사용해 신분에 따라 명칭을 다르게 사용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탕은 상식발기에서 12가지가 사용되었으며 1890년 성빈다 례 석상식의 경우만 2종류의 탕이 쓰였고 그 외에는 매 상 식마다 한 그릇의 탕이 빠지지 않고 올랐다. 두골, 양(소의 위), 갈비, 안심 등 소를 재료로 한 탕이 가장 많았고 해물, 생선, 채소를 사용해 탕을 만들었다. 배채는 배추의 옛말로 배차라고도 하며 배채탕은 배추를 주재료로 한 탕을 말한다. 잡탕이 6회로 가장 많이 쓰였다. 백어탕은 1919년 11월 26 일 석상식과 160번의 표제무 상식에 쓰였다. Baekeo (白魚) 는 뱅어로 「오례의(五禮儀」의 천신월령 11월에 속하여 있 어(Han 2002) 제철 생선을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Lee & Han(2016)의 삭망다례등록에 관한 연구에서는 백어전이 12월에 사용되어 백어가 겨울생선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160의 표제무의 상식은 연대와 그 대상자를 알 수 없으나 겨울에 행하여 졌음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2) 조치류

    앞서 언급한 대로 조치는 탕이나 갱보다 국물이 적고 건지 가 많은 음식으로 상식발기에서 봇기·감장·조치·찜·숙 초로 기록된 음식들이 조치에 해당한다. Lee(1988)는 조리니 감장장과는 조림으로, 복기는 볶음으로, 초와 조치를 각각 따 로 분류한 것과는 다르게 분류하였다. 이는 원행을묘정리의궤 에서 조치에 해당하는 음식이 초·복기·증·잡장·장증· 장자 등이었음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의궤나 발기 등의 기 록에는 음식을 나열하는데 일련의 순서와 규칙이 보이는데 상 식발기에서도 봇기·감장·조치·찜·숙초는 찬류가 시작 되는 적이나 전류 앞에 기록되어 있고 조리니는 장과에 해당 하는 자리에 기록되어 있다.

    감장은 생선, 명태감장과 잡감장이 쓰였고 찜은 게, 전복, 갈비, 완자, 생치를 사용하였다. 상식발기에 한글로 ‘봇기’로 기록되어있고 원행을묘정리의궤에 한자로는 ‘卜只’로 기록된 복기는 두태·양·천엽·간 등 소의 내장이 많이 쓰였다. 조치류는 갈비찜이 6회로 가장 많이 쓰였고 두태봇기와 양 봇기가 각 5회로 그 뒤를 이었다.

    3) 적·전

    적은 다양한 고기와 생선들을 소금이나 장으로 양념하여 구운 것으로 상식발기에서는 갈비, 생치(꿩), 우육, 족, 염통 등을 사용하여 적을 올렸다. 경우궁제향발기에는 적이 쓰이 지 않았고 그 외에는 매 상마다 한가지 이상의 적이 차려졌 다. 생치적·우육적, 황산적·잡산적 등 두 가지씩 한 그릇 에 함께 담기도 하였으며 섭산적과 염통적이 각각 4회로 가 장 많이 쓰였다.

    전은 양, 간, 곤자손, 천엽 등의 소의 내장과 생선, 해삼, 백어(뱅어)의 해물, 닭, 소, 꿩의 육류가 사용되었다. 경우궁 제향발기와 1906년의 담사다례단자을 제외하고는 모든 상식 에 전이 쓰였으며 매 상마다 2종류의 전이 한 그릇에 담아 졌다.

    4) 편육·좌반

    편육은 편육, 우설편, 만하(지라)편, 족편이 쓰였고 우설편 과 족편은 한 그릇에 같이 담기도 했다. Oh & Yoo(2015)은 조선시대 궁중의궤의 편육의 재료로 양지머리가 가장 많이 쓰였으며 1877년「정축 진찬 의궤」이후로는 돼지부위는 편육의 재료로 쓰이지 않았다고 하였다. Hwang(1986)은 편 육은 큰 잔치 때 고기를 덩이째 삶아 고기는 눌러 편육으로 쓰고 육수는 국물로 쓴다고 하였다. 즉 별도의 재료 없이 ‘편육’이라고만 언급된 편육은 양지머리 등 소고기 편육을 뜻 한다.

    좌반은 고기나 생선을 소금 또는 간장으로 간을 해서 말 려 저장해 둔 마른 찬으로 상식발기에서는 각색좌반, 편포, 해의좌반이 쓰였다. 각색좌반은 22번의 상식에 모두 사용되 었다. 해의(海衣)는 김을 뜻하는 것으로 해의 좌반은 김좌반 이다.

    5) 채

    상식발기에 쓰인 채의 종류는 각색채, 청과채, 태아채, 나 복숙채, 숙자숙채, 길경채, 궐채(고사리)이다.「Sangayonok (山家要錄)」에 과(瓜)와 청과(靑瓜)를 혼용해 쓰고 있 있어 청과채는 오이나물을 뜻한다. 콩나물은 한자로 태채(太菜), 두아(豆芽)라고 한다. 태(太)는 ‘크다’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 지만 콩을 뜻하기도 하며 아(芽)는 ‘싹’을 뜻하는 것으로 태 아는 콩의 싹을 틔운 콩나물을 말한다.「Josunyorijebeop (朝 鮮料理製法)」에서는 콩나물을 ‘菽芽菜’라 하여 콩을 뜻하는 태(太), 두(豆), 숙(菽)에 싹 ‘아(芽)’를 붙여 콩나물을 뜻했음 을 알 수 있다. 나복(蘿蔔)은 무, 숙자는 숙주, 길경은 도라 지나물을 의미한다. 각 상식에 채는 주로 한 종류씩 쓰였지 만 길경과 도라지는 한 그릇에 담아 쓰였다.

    6) 장과·조리니

    상식발기의 음식 기록 순서로 보면 채 다음으로 장과 혹 은 조리니가 기록되어있다. 22건의 상식에서 2번을 제외하 고는 매 상마다 장과나 조리니가 차려졌다. 장과나 조리니 각각 두 가지를 한 그릇에 담은 경우는 있으나 같은 상에 장 과와 조리니를 함께 올리지는 않았다. 장산적은 다진 소고기 를 양념하여 넓게 반대기를 만들어 구운 섭산적을 간장에 조 린 음식으로 명칭은 ‘산적’이나 장과(조리니)에 속한다. 이는 상식발기에서 장산적이 채 뒤, 식혜 앞의 장과·조리니 위 치에 기록된 것과 장산적이 란장과와 한 그릇에 담긴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Yoon(1991)은 장과는 장아찌를 궁중 에서 이르던 말이라 하였다. 상식발기에서는 각색장과가 11 번으로 가장 많이 쓰였고 나복(무), 배채(배추)의 채소장과와 란장과, 족장과가 쓰였다. 조리니는 사태, 안심, 도가니, 우육 조리니가 쓰였고 사태와 도가니는 한 그릇에 담기도 했다.

    7) 혜·침채·장

    상식발기에서는 매 상마나 각색혜나 식혜가 빠지지 않고 쓰였다. 1919년 7월 21일 석상식에만 식혜와 혜가 각각 2그 릇으로 함께 쓰였고 그 외에는 식혜 또는 혜가 하나씩 차려 졌다. 식혜는 음료로 생각 할 수 있으나 뒷부분에 수정과나 화채가 목록에 나와 있으므로 여기서는 ‘식해(食)’로 볼 수 있다. 식해는 생선류를 소금과 곡물 찐 것, 엿기름을 넣고 발 효시킨 음식으로 상식발기에서는 정확히 어떤 식해인지는 확 인하기 어렵다. 식혜(食醯)와 식해(食)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 한 것은 다른 등록이나(Lee & Han 2016) 발기 등에서 종종 찾아 볼 수 있어서 조선후기 왕실에서 자주 혼용해 사용했 음을 알 수 있다(Joo 2014).

    침채는 김치를 말하는 것으로 상식발기에서는 침채, 근침 채, 혜수침채가 쓰였다. 침채는 22건의 상식에서 한 번도 빠 짐없이 차려졌으며 근침채나 혜수침채와 함께 2그릇씩 올려 지기도 했다. 근침채는 무를 사용한 김치이며 혜수침채는 젓 갈을 사용한 젓국지이다.

    장은 감장, 진장, 개자, 초장이 쓰였다. 1919년 7월 6일부터 1919년 11월 26일까지의 14번의 상식에는 진장, 개자, 초장이 3그릇씩 모두 쓰였다. 이 중 1919년 11월 16일의 조상식에는 진장, 개자, 초장이 기록되어 있지 않은데 누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음식의 그릇수를 세어보면 16가지인 것에 비해 마지 막에 ‘이상십구긔’라고 쓰여 있어 장류 3가지가 누락된 것을 알 수 있다. Joo (2016)의 왕세자척의 혼례관련 왕실음식발기 연구에서 왕세자 척의 음식상에 꿀이 누락된 것으로 보아 발 기를 연구할 때 누락된 내용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8) 실과류·화채수정과류

    1919년 7월 6일부터 1919년 11월 26일까지 14번의 조석 상식에는 매상마다 실과 한 종류와 음청류 한 종류가 쓰였 다. 과일로는 적니(붉은배), 사과, 수시, 생율, 생대조(대추), 감귤, 생니(배), 온산자가 쓰였다. 본 연구에서 살펴보는 상 식발기의 계절은 여름, 가을, 겨울로 4계절을 전부 살펴볼 수 는 없었으나 과일류에서는 계절적 특징을 보였다. 7월에는 적니, 사과, 자도, 산사가 쓰였고 수시 생율은 10월에, 생대 조, 감귤, 생이는 10~11월에 쓰여 제철 과일을 시기에 맞춰 상식에 썼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건대조, 황률, 건시가 아닌 생과일을 사용한 것을 볼 수 있었다. Han & Lee(1989)의 탄일상 발기의 연구에서도 생과류가 계절적인 변화가 가장 큰 것으로 났다.

    화채는 8번으로 가장 많이 쓰였는데 정확히 어떤 종류의 화채인지는 알 수 없다. 수정과는 산사, 생니, 두충 수정과가 쓰였다.

    3. 상식발기로 추론해본 궁중의 일상식 구성

    앞서 언급한 대로 상식으로 올린 음식을 통해 상식의 대 상자가 평소에 먹던 음식의 구성을 짐작 할 수 있다. 본 연 구에서 살펴본 상식 발기에 쓰인 음식은 수라, 탕, 조치(봇 기·감장·조치·찜·숙·초), 구이, 적, 전, 편육, 좌반, 채, 장과, 식혜, 침채, 장, 실과, 화채이다. 상차림을 적은 기록인 한글 필사본「Siuijeonseo(是議全書)」에 5첩, 7첩, 9첩 반상 식도가 기록되어 있다. 밥, 국, 장류, 김치, 조치는 기본음식 이고 젓갈, 나물, 쌈, 좌반, 전유어, 숙육, 회, 구이가 첩의 수 를 헤아리는데 해당한다. 이를 기준으로 상식 발기의 음식을 기본음식과 첩 음식으로 구분하면 <Table 3>과 같다. 1919 년의 상식 발기에는 다른 발기와 다르게 매 상마다 실과 한 종류와 음청류 한 종류가 차려졌다. 다른 상식발기에는 없는 구성이며, 원행을묘정리의궤의 수라상에서 실과나 음청류는 쓰이지 않았기에 실과류와 음청류는 기본음식으로 하여 첩 수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22건의 상식에서 14회가 7첩 반상 으로 차려졌으며 5첩 반상과 많게는 9첩 반상도 볼 수 있다. 22건의 상식 중 3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5첩, 7첩, 9첩으로 홀수로 차려졌으나 시의전서의 기준대로 분류하였을 때 6첩, 8첩의 상차림도 있었다. 왕세자척의 혼례관련 왕실음식발기 연구에서 처자상의 진지상이 5첩 반상이었음을 밝힌 바가 있 다(Joo 2016). 발기의 상식기록에서는 5첩뿐만 아니라 7첩 반상이 가장 많았고 9첩까지도 차려졌음을 알 수 있었다.

    IV.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조선시대 궁중의 발기 중 상식에 쓰인 상차림 을 적은 음식발기에 관한 연구이다. 상식은 상가에서 죽은 이를 산자와 같이 여기며 아침과 저녁에 음식을 올리는 것 으로 궁중의 상식 발기는 왕이나 주요 인물들이 평소에 먹 었던 일상음식을 살펴볼 수 있다. 연대미상 2점을 포함하여 1890~1920년까지의 14점의 상식발기를 통해 궁중의 일상음 식에 관한 음식 구성과 종류를 살펴보았다.

    14점의 상식발기 중 1919년도의 발기는 조상식과 석상식 을 모두 기록하고 있어 상차림은 22건이다. 적게는 10그릇 에서 많게는 21그릇까지 차려졌으며 모두 반(밥)과 탕을 기 본으로 하는 반상차림이다. 14점의 발기 중 한 건만 후궁에 관한 기록으로 이를 통해 신분별 상차림을 명확히 볼 수는 없었으나 후궁의 상차림에만 ‘수라’가 아닌 ‘진지’라는 단어 를 사용하였다. ‘조치’는 궁중에서 찌개를 이르는 말로 많이 알려져 있다. 상식발기에서는 수라와 탕 뒤, 찬류가 시작되 는 적이나 전 앞에 기록된 봇기감장조치찜숙초가 조치류로 보았다. 이는 원행을묘정리의궤의 수라상기록에도 조치(助 致)에 잡장전복기잡장초 등이 포함되어 기록된 것과도 일치 한다. 14점의 상식발기는 계절상 여름, 가을, 겨울에 해당하 는데 탕과 전의 재료로 쓰인 ‘백어’와 실과류에서는 계절적 특징이 보였다. 그 외의 음식류에서는 계절성이 나타나지 않 았고 특히 소고기와 내장류 등은 계절과 상관없이 자주 이 용되었다. 상식에 쓰인 음식을 시의전서의 반상식도를 기준 으로 기본음식과 첩 수에 해당하는 음식으로 구분하면 적게 5첩부터 많게는 9첩까지 차려졌고 7첩 반상이 가장 많이 차 려졌다.

    일반적으로 궁중의 한글 발기는 궁녀에 의해 작성되었다 고 알려져 있다. 즉 발기는 실무자에 의한 기록으로서 궁중 에서 통용되는 용어가 사용되었고 효율적인 업무를 위한 편 이성도 엿보인다. 궁중음식을 연구하기 위한 문헌은 의궤에 그동안 집중되어 왔으나 발기는 궁중의 실제적이고 일상적 인 부분을 살펴보는데 중요한 자료인 점이 확인되었다. 상식 발기를 통하여 궁중에서의 일상식에 쓰인 음식의 종류와 계 절별 식재료를 볼 수 있었고 궁중의 일상식의 상차림 구성 의 다양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발기의 상식기록은 대상자에 따른 신분별 상차림 의 차이나, 음식과 재료의 계절적 특징을 보기에는 본 연구 범위로는 한계가 있었다. 향후 미공개 점과 개인 소장 등 더 많은 자료를 통한 종합적 연구가 필요해 보이며 본 연구에 서 상세히 다루지 못한 조리방법과, 조석상식과 함께 주다례 에 관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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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 of「Seongbindaryesuksangsik sanneonggyeomhyaengbalgi

    Table

    Research subjects

    The Compositions of Dishes in Sangsikbalgi

    The Number of Jaengcheop found in each Sangsikbal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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