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서 론
종가(宗家)는 살아있는 유교 문화로 오랫동안 한국 전통사 회를 유지해온 정신적 구심점이 되었다(Lee 2014). 종가음식 은 한 문중의 대표음식으로서 효(孝)를 근본으로 하는 봉제 사(奉祭祀)음식과 손님을 치르기 위한 손님맞이 접빈객(接賓 客) 음식으로 발달하였다(Kwon et al. 2014). 최근 한국 전 통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음식의 원 형을 발굴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Kim & Chung 2013a; Kim & Chung 2013b; Lee 2013). 하지만, 전 세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면서 전통음식의 지역성, 고유 성이 없이 획일화되어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National Institute of Agricultural Sciences 2008). 반면 음식을 이용 한 관광 상품의 개발은 그 지방의 지역적인 특색을 살리고, 지역적인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는 면에서 그 장점이 더 욱 대두되고 있어(Chong 2000), 지역 향토음식을 경험하고 체험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음식 문화 상품으로서의 종가음식은 차별화된 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 중요 음식자원으로서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Park & Hwang 2000; Lee & No 2013; Kwon et al. 2014; Kim & Chung 2014).
종가음식은 조선시대 유교의 영향으로 다양한 제례음식 발 달이 가장 큰 특성이나 가가례(家家禮)라고 할 만큼 가문마 다 지역마다 약간씩 특색을 가지면서 발전, 변모되어 오늘날 에 이르고 있다(Kim & Chung 2015). 인간은 거주하는 공 간이 처한 자연환경과 그 곳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의 종류 와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소비하는 음식의 재 료는 자연환경에서 비교적 구하기가 쉬운 자연에서 나온 생 산물에 의해서 전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Chang 1979). 우리나라는 평야지역, 산간지역과 해안지역으로 나뉘어져 다 양한 식재료를 이용한 향토음식이 발달하였다. 이에 제수(祭 需)도 지역별 특성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Yoon 1997; Kim et al. 2003; Lim et al. 2008). 특히 종가(宗家)는 지 역 사회와의 연계 속에서 존재하였다. 지역의 지주(地主)로 서 토지를 기반으로 한 재지사족(在地士族)은 지역에서 생산 되는 먹을거리를 근거로 하여 종가음식을 만들어냈다(Joo 2011).
경기도는 서울에 가까운 인문 지리적 특성에 의해 영남, 호남 등의 타지방보다 급격한 환경 변화가 이루어졌다. 주변 이 빠르게 도시화되거나, 마을의 전통적 역사 문화경관이 대 부분 사라져 버리는 등 옛 모습을 짐작조차 하기 어려울 정 도로 변화한 곳이 많다. 이에 따라 정신문화의 변화 속도도 대체로 빨랐다(Gyeonggi Cultural Foundation 2014). 근대 이후 서양문물의 유입으로 생활방식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전 통 문화가 빠르게 변화되었으며, 특히 결혼, 회갑연 등의 가 내 행사는 일찍부터 신식으로 변화되었고, 제례 등의 의례에 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경기도는 수도가 위치하고 있어서 문화의 중심지로 유구한 역사가 있으며 격식을 존중하는 왕 실의 존재가 이 지역 음식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 지 역에는 경기도 북부와 동부에 위치한 산과 서쪽에 맞닿은 서 해바다, 여주, 이천, 김포로 이어지는 비옥한 평야에서 산출 되는 풍부한 산물로 고급스럽고 맵시 있는 음식을 만들었고 정성과 손이 많이 가는 귀한 음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National Institute of Agricultural Sciences 2008). 경기도 의 향토음식은 개성과 서울을 제외하고는 음식의 풍은 소박 하며, 양념도 수수하게 쓰는 편으로(Kang 1979), 간은 짜지 도 싱겁지도 않은 중간정도이며 자극이 적은 편이며, 김치류 도 간이 짜지 않아 채소의 본래 맛이 살아있는 느낌이고 시 원한 맛이 강조되어 왔다. 또한, 호박, 감자, 강냉이, 밀가루, 팥 등을 섞어서 만든 범벅이나 풀띠죽, 수제비 같은 양이 많 고 구수한 음식이 많다(Lee & Choi 1998). 이렇듯 경기도는 한반도의 중심지역으로 경기도 음식은 한국음식의 대표성을 띄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의 식생활 문화에 대한 연구는 1998년 면담을 통한 경기도 음식의 일상음식, 의례음식, 상 차림 등의 음식문화 연구(Lee & Choi 1998)가 있을 뿐 경 기도 종가음식문화에 관한 연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 이다.
향토음식문화 특성이 잘 반영된 종가문화는 한국사회에서 전통 문화의 맥락을 계승 발전시킨다는 매우 긍정적인 역할 을 수행하였다(Lee 2011). 하지만 지역성을 바탕으로 한 종 가음식 문화 연구는 주로 영남지역(Lee 1982), 안동지역 (Yoon 1996), 경북지역(Song 2000; Choi & Park 2008)을 중심으로 특정지역 위주, 제례음식 위주의 연구내용에 머물 러 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전통문화 계승발전 측면의 종가 음식연구는 특정 지역을 넘어서 전국적으로 확 대되어져야 한다. 특히 경기도 음식문화 연구는 매우 미비한 상황에서 경기도 종가음식문화 특성 연구는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 사료된다.
본 연구는 경기도 대표 종가 사례 연구를 통하여 경기도 종가음식문화 특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경기도 음식문화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여 전통문 화의 계승 발전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 하 고자 한다.
II.연구 내용 및 방법
1.연구 대상
연구 대상은 (사)한국고택문화재 소유자협의회(APKCH 2009) 및 한국국학진흥원(NRICH 2012) 자료를 바탕으로 하 여, 농촌진흥청 연구원 2인, 한식 전문가 4인, 종가 연구 전 문가 2인으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위원회 회의를 거쳐 선정 하였다. 종가를 구성하는 주요 구성요소를 유형적 요소와 무 형적 요소로 구분하여 각각 기준을 설정하였다. 유형적 요소 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전통 종택이며, 종택이 변형되었거나 일부 멸실된 경우라 할지라도 그것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 의 가치 있는 서원, 묘역 등이 현존한다면 역사적 장소성을 지닐 수 있기 때문에 조사 대상으로 포함하였다. 무형적 요 소는 종손이나 그에 준하는 종원(宗員)이 거주하면서 사대봉 사(四代奉祀), 불천위(不薦位) 제사 등의 각종 제례를 수행하 는 것을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았다(Gyeonggi Cultural Foundation 2014). 경기도 대표 종가란 경기도에 종택, 묘소, 서원 등의 연고가 있으면서 현재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는 종 가(宗家)로 보았고, 1차 조사 대상은 98건을 선정하였다. 2차 조사는 전화 인터뷰로 진행하였으며, 중시조(中始祖)를 중심 으로 10대 이상이면서 인터뷰를 수락한 곳으로 45건이 해당 되었다. 3차 조사는 현장 방문을 통하여 이루어졌으며, 종택 (宗宅), 사당(祠堂), 불천위제례(不遷位祭禮), 집성촌(集成村), 중시조(中始祖), 10대 이상, 사대봉사(四代奉祀), 종손(宗孫) 종부(宗婦) 유무(有無), 내림음식(來臨飮食) 등의 8가지 항목 중 6가지 이상에 해당되는 가문을 경기도 대표 종가 사례로 선정하였다<Table 1>. 경기도 대표 종가로 선정된 가문은 고 령 신씨 A 종가, 덕수 이씨 B 종가, 반남 박씨 C 종가, 반 남 박씨 D 종가, 순흥 안씨 E종가, 안동 권씨 F 종가, 의령 남씨 G종가, 전주 이씨 H 종가, 영일 정씨 I 종가, 원주 원 씨 J 종가, 청주 한씨 K 종가, 해주 오씨 L 종가 등 총 12 곳 이다.
2.연구방법
전체 조사는 5차례 걸쳐 이루어졌으며, 1차는 문헌조사, 2 차는 전화조사, 3차는 방문조사를 통한 심층 면접을 하였으 며, 4, 5차는 종가 내림음식 조사와 조리법 시연 등으로 이 루어졌다.
1)문헌 분석을 통한 전통 식재료 및 조리법 연구
경기도의 전통 식재료를 파악하고자 2차 사료인 조선시대 지리지「Sejongsillokjiriji (세종실록지리지)」(The Annals of the Joseon Dynasty)와「Sinjeungdongkyeojiseungram (신증 동국여지승람)」(Korean classics research institute 1989)을 분석하였으며, 경기도 대표 조리서인「Gyuhapchongseo (閨 閤叢書)」(Jung YW ed. 1975)를 분석하여 전통적인 경기도 식재료 및 조리법을 조사하고자 하였다. 문헌 조사는 내용분 석(contents analysis)을 바탕으로 유목 분석하여 분류하였다 (Park & Woo 2012).
2)심층 면접(In-depth interview)을 통한 종가 내림음식 사 례 연구
면접기간은 2015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진행 되었다. 면접조사는 4차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사전에 E-mail 혹은 우편을 통해 설문지를 배부하여 정량적인 자료를 확보 후 심 층면접이 이루어지게 하였다. 심층면접은 면접자가 연구의 목적과 취지를 간략히 설명하고 피면접자는 진행의 구애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 피면접자는 종가의 일상음식, 제례를 포함한 의례 음식에 대한 이야기(음 식의 종류, 조리법 등)를 생애사(生涯史) 중심으로 자유롭게 구술하도록 하였다. 면접의 내용은 녹음하여 기록 하였다. 또 한, 구술 진술 내용은 내용분석을 바탕으로 유목 분석하여 경기도 종가 내림음식의 특성을 분류하였다.
III.결과 및 고찰
1.문헌을 통해 본 경기도 식재료 및 조리법 특성
1)조선시대 지리지(地理志) 속 경기도 전통 식재료
조선시대 역사지리학과 지방사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제 공해주는「Sejongsillokjiriji (세종실록지리지)」를 통해 본 경 기도 특산물은 <Table 2>와 같다.「Sejongsillokjirij (세종실 록지리지)」는 경기도를 광주목 1도호부 1군 6현, 양주도호 부 1도호부 6현, 수원도호부 1도호부 2군 4현, 철원도호부 1 도호부 1군 6현, 부평도호부 1도호부 2군 4현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특산물은 토의(土宜), 토공(土貢), 토산(土産), 약재(藥 材)로 분류하고 있다. 경기도 지방에서 특유하게 나는 물건 인 토의(土宜)로는 오곡, 조, 팥, 메밀, 참깨, 녹두, 수수, 밀, 기장, 콩, 보리 등의 곡류가 대부분이었으며 의생활과 관련 있는 뽕나무와 삼이 있었으며, 일부 김포, 인천 등의 해안에 는 참치, 오징어, 농어, 갈치, 홍어, 넙치, 설치, 송어, 조기, 망어, 상어, 숭어, 민어, 가물치, 도미, 큰새우, 대합조개, 모 시조개, 낙지, 소라, 소금, 숭어, 민어, 굴 등 다양한 수산물 이 수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역에서 바치는 공물인 토공 (土貢)으로는 물고기젓, 민어, 숭어 등의 해산물과 느타리버 섯, 대추, 석이, 지초, 꿀, 밀, 모과, 감, 싸리버섯 등의 임산 물이 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건인 토산(土産)으로는 인 삼, 산겨자, 신감초, 석창포, 연밥, 송이, 잣, 느타리, 밤, 배, 감초 등의 임산물과 뱅어, 웅어, 숭어, 면어, 참치, 굴, 새우 등의 수산물이 있다. 경기도는 평야, 산지, 해안을 모두 포함 하고 있어 곡류와 해산물 그리고 임산물 등 식재료가 매우 다양하고 풍성함을 알 수 있다.
역대 지리지 중 가장 종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정치 사, 제도사의 연구는 물론, 특히 향토사 연구 자료로 높이 평 가되고 있는「Sinjeungdongkyeojiseungram (신증동국여지승 람)」을 통해서 본 충청북도 지역의 특산물은 <Table 3>과 같다.「Sinjeungdongkyeojiseungram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총 55권 25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경기도 지역은 6- 13권에 해당되며, 광주목, 여주목, 이천도호부, 양근군, 지평 현, 음죽현, 양지현, 죽산현, 과천현, 수원도호부, 부평도호부, 남양도호부, 인천도호부, 안산군, 안성군, 진위현, 양천현, 용 인현, 김포현, 금천현, 양성현, 통진현, 양주목, 파주목, 고양 군, 영편현, 포천현, 적성현, 교하현, 가평현, 장단도호부, 강 화도호부, 풍덕군, 삭녕군, 마전군, 연천현, 교동현으로 4목 7 도호부 7군 19현으로 구분되어 있다. 특산물은 토산(土産)으 로 기록하고 있다. 경기도 토산물은 밤, 앵두, 사과, 송이, 신 감채, 오미자, 버섯, 순채, 쑥, 감, 사자족애(쑥), 지황, 잣, 석 이버섯, 인삼, 파 등의 채소와 과실이 있으며, 은어, 잉어, 낭 어, 쏘가리, 누치 등의 민물고기, 밀어, 뱅어, 게, 밴댕이, 병 어, 홍어, 조기, 참조기, 농어, 민어, 숭어, 준치, 오징어, 호독 어, 조개, 가무락조개, 맛조개, 토화, 굴, 낙지, 해파리, 대하, 중하, 곤쟁이, 청해, 부레, 소라, 쌀새우, 넙치 등의 해산물이 있고, 기타 토산물로는 산겨자, 석창포, 꿀, 지치, 녹용, 소금 등이 있다. 1611년에 허균이 쓴 우리나라 팔도의 명물 토산 품과 별미음식을 소개한 책「Domundaejac (도문대작)」에 서도 시흥, 과천의 반도(蟠桃), 인천의 해양(海), 곤쟁이(紫蝦), 양근의 쏘가리(錦鱗魚), 남양의 각시(角), 해양(海), 삭녕의 파 (總), 부추( ), 달래(小蒜), 고수( ) 등이 생산되어 지역 특 산물이라 기록되어 있다(Cha 2003). 조선시대 특산물로 과 일, 향신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산물들이 풍성하게 산출되 었음을 알 수 있다.
2)경기도 지형적 특성 및 지역 특산물
경기도 평균 온도는 12°C, 평균 강수량은 1,300 mm이며, 대륙성 기후로 북서 계절풍의 영향으로 고온 다습한 기후이 다. 면적은 전 국토의 약 10%인 1만 175 km2이며, 서쪽으로 는 해안선에 접해 있고, 동쪽으로는 강원도, 남쪽으로는 충 청도와 인접해 있으며 그 중앙에는 서울이 위치하고 있다 (Gyeonggi-do provincial office site 2016). 동쪽에서 서쪽으 로 흐르는 한강에 의해 남, 북 지역으로 나뉘어져 이북으로 는 산간 지역이, 이남지역에는 평야지대가 펼쳐져 있으며, 강 화도, 김포 및 아산만 일대에는 넓은 간척평야가 있다. 인천 광역시를 포함한 해안선은 많은 만과 반도, 섬 등이 발달되 어 있는 침수해안으로 길이가 1,064 km에 달하고, 강화도, 교 동도, 영종도, 덕적도, 영흥도 등의 250여개의 섬이 분포한 다. 이렇듯 경기지역은 강, 바다, 산과 들, 평야가 골고루 근 접하고 있어 각종 곡류, 육류, 어패류, 채소류 등이 다양하게 산출되며 이들 토산식품의 생산이 이 지역 향토음식의 발달 요인이 되었다(Gyeonggi-do provincial office site 2016) <Table 4>.
2016년 현재 경기도 행정구역은 시 28개, 군 3개로 이루어 져 있으며, 경기도 각 지역의 홈페이지에서 소개되고 있는 특산물은 <Table 5>와 같다. 현대의 특산물로는 대부분이 채 소류와 과실류인 농작물이며 한우, 돼지고기, 흑염소, 닭 등 의 일부 축산물과 참게, 낙지, 바지락, 굴 등의 소수 해산물 이 특산물로 지정되었음을 할 수 있다. 조선시대 특산물이 다양한 곡류와 약재 그리고 수많은 종류의 해산물인 것과 비 교해 보면 현대인 식생활에 육류와 과실류 비중이 높아졌 고, 특산물 종류가 매우 축소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Kim et al.(2015) 연구에서와 같은 결과라 하겠다. 음식을 만드는 데 있어 식재료의 조달은 매우 중요한 요인인데, 전통시대와 비교한 현대 지역 식재료의 단조로움이 종가 내림음식의 단 순화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사료된다.
3)「GyuhapChongseo (규합총서)」을 통해 본 경기도 반 가(班家)의 전통 음식 및 조리법
「GyuhapChongseo (규합총서)」는 조선시대 후기의 생활 사 연구를 위한 귀중한 자료이며, 의식주를 비롯하여 당시의 반가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이 기록된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Kang 1978). 빙허각 이씨(영조 35년-순조 24년, 1759-1824) 는 행정 서유본의 아내로 1809년(순조9년)에 그동안 보아온 여러 문헌들을 참고로 하여 자신의 경험을 덧붙여「GyuhapChongseo (규합총서)」를 저술하였다(Choi & Lee 1996). 빙 허각 이씨는 서울에서 출생하였고 당시 소론(小論) 명문가의 자손이었으며, 시가인 달성서씨 집안 역시 사대부가로서 지 리적으로 경기도 서북부에 위치한 장단(長湍)을 세거지로 하 는 경화세족이었다. 이렇듯「GyuhapChongseo (규합총서)」 는 조선 후기 경기도 사대부가의 전통 음식문화를 엿 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GyuhapChongseo (규합총서)」권지일 주사의는 상편과 하편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음식의 종류를 유목분석을 통해 분류하면 <Table 6>과 같다.「GyuhapChongseo (규합총서)」 에 기록되어 있는 음식 종류를 분류하면 주식류, 부식류, 기 호 식품류로 분류된다. 주식류에는 밥(3), 죽(5), 의이(2), 미 음(1), 만두(1) 등 12종류(7.7%), 부식류는 탕(4), 찜(10), 채 (1), 선(1), 전유어(1), 포(2), 구이(6), 볶이(1), 젓갈(4), 족편 (1), 좌반(4), 나물(2), 김치(10) 등 47종류(30.1%), 기호식품 류는 떡(27), 음청(15), 한과(37), 술(18) 등 97종류(62.2%)이 있다. 기타 양념류는 장(7), 초(1), 기름(5), 조청(1) 등이 14 종 있으며, 나무새(13), 과일(10), 어육류(30) 등의 식품저장 법이 53가지 실려 있다.「GyuhapChongseo (규합총서)」에 기록된 음식류 중 기호식품류가 62.2%로 주부식류 보다 많 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기호식품류 중 떡 27종(28%), 음청 류 15종(15%), 한과 37종(38%), 술 18종(19%)으로 떡과 한 과류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음을 알 수 있다.
「GyuhapChongseo (규합총서)」를 통하여 경기도 사대부 가의 전통 음식과 조리법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째, 떡, 한과 등 기호식품 종류가 발달하였다.「Gyuhap- Chongseo (규합총서)」에 기록된 떡의 종류는 27가지로 조리 형태에 따라 분류하면 찌는 떡은 15종류(56%)로 복령조화 고, 석탄병, 도행병, 신과병, 백설고, 백설기, 혼돈병, 남방 감 저병, 증편, 석이병, 두텁떡, 기단 가오, 상화, 무떡, 송편이 있다. 치는 떡으로는 유자단자, 인절미 2종류(7%)가 있고, 삶 은 떡으로는 잡과편, 신감초 단자, 원소병 3종류(11%)가 있 다. 지지는 떡은 7종류(26%)로 권전병, 토란병, 서여향병, 송 기병, 빙자, 대추조악, 화전이 있다. 떡의 주재료로는 찹쌀이 13종류, 멥쌀이 10종류, 기타가 4종류로 찹쌀이 멥쌀보다 많 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재료로는 백복령, 연육, 산 약, 검인 등 약재가루 등을 이용하여 떡을 조리하였다. 또한 계피, 후추, 쑥, 승검초, 토란, 석이, 치자, 송고 등 향미 성분 을 사용하여 떡의 풍미를 더하였다. Kim et al.(2012) 연구 에 의하면 조선 후기 떡의 특징은 전기에 비해 멥쌀 사용이 많고 약재가 부재료로 많이 사용되었으며, 단자류 등 다양한 친 떡이 발달하였다고 한다. 이와 같이 기호식품류의 발달은 의례(儀禮)가 발달한 경기도 반가(班家)의 접빈객(接賓客) 음 식 문화의 발달을 엿 볼 수 있다.
둘째, 식재료 특징은 부식류 중 쇠고기, 돼지고기, 꿩고기, 닭고기, 붕어, 조기, 전복 등 동물성 식재료 사용이 많았다. 탕류에 쇠고기 완자탕, 쇠꼬리곰탕, 열구자탕, 승기악탕, 찜 에는 붕어찜, 게찜, 쇠곱창찜, 개찜, 돼지찜, 봉총찜(꿩찜), 칠 향계(닭찜), 화채도 숭어, 처녑, 양, 꿩, 새우, 전복, 해삼, 돼 지고기 등을 채 썰어 만들었고, 포, 구이, 볶이, 젓갈, 족편 등 다양한 수조어육류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회, 젓갈 류에는 주로 농어, 청어, 오징어, 송어, 조기, 준치, 밴댕이와 같은 해수어가 식재료로 이용되었다. 설하멱적은 쇠고기 등 심, 승검초적은 쇠고기 안심처럼 소의 부위별로 이용하였다. 포류도 쇠고기, 꿩고기, 잉어, 민어, 대구처럼 수조육류가 고 루 이용되었다. 또한, 나물류에도 육류를 이용하였는데, 쇠고 기, 돼지고기, 꿩고기 등을 이용하였다. 죽순 나물에 데친 죽 순채와 쇠고기, 꿩고기, 표고, 석이를 채 썰어 볶았다. 이와 같이 경기도 반가 음식은 부식류 중 수조어육류와 같은 고 급 식재료의 사용이 많았던 것을 알 수 있다. 메주를 이용한 장 담금법에서 어육장은 기름기 없는 쇠볼기살을 잠깐 데친 후 전복과 함께 독 밑에 깔고 숭어나 도미, 닭, 생치 순으로 넣은 뒤 메주와 소금물을 넣고 나머지 부재료도 넣어 함께 1년 동안 숙성시키는 조리법으로 동물성 단백질과 콩 단백 질이 어우러지는 담금법임을 알 수 있다.
셋째, 곡류 전분을 이용하여 수조어육류 맛이 부드럽게 어 우러지게 하였다. 완자탕과 준치탕과 같은 탕류에 입자가 고 운 녹두전분을 이용하였다. 완자탕은 곱게 다진 흰살 생선에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치, 표고를 각각 곱게 다져 후 추, 생강, 파 등으로 양념하고 치대어 반죽 속에 실백을 넣 어 완자 모양으로 만들어 녹두전분을 입혀 맑은 장국에 익 혔다. 어류와 수조육류를 서로 어우러지게 곱게 섞어 영양상 의 균형을 이루면서 실백을 넣어 완자의 씹히는 맛과 고소 한 맛을 증가시켰고 녹두 전분을 입혀 맛의 부드러움을 더 하는 조리법이다. 개찜, 봉총찜, 붕어찜, 송이찜에서는 밀가 루, 돼지 새끼집 찜에서는 메밀가루, 메추라기찜, 연계찜에서 는 죽순가루를 이용하였다. 호박나물은 호박과 고기류를 넣 어 볶거나 찰전병을 함께 볶는 조리법도 있다. 좌반류 조리 법의 특징도 곡류를 이용한 조리법이다. 좌반류는 밑반찬 음 식으로 진주 좌반은 기름에 볶고 다시마 좌반은 한쪽 면에 찹쌀밥알을 붙여 말려서 기름에 튀기고, 임자 좌반은 찹쌀가 루를 삭히고 쪄서 말려 기름에 지지고, 좌반은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석류모양으로 만들어 기름에 지지고, 미역 좌 반, 파래, 감태 좌반도 기름에 지지는 조리법이다. 임자 좌반 은 찹쌀가루를 삭혀 찐다음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말려 기 름에 화전 지지듯이 조리하였다. 좌반은 메밀가루와 밀가 루를 섞어 반죽하여 석류모양으로 빚어 지치기름에 지지는 조리법으로 시각적 효과를 중요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넷째, 손이 많이 가는 정성스런 조리법으로 식감과 음식의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 하였다. 생선전 조리시 저민 생선살에 밀가루를 양면으로 입히고 한 면은 흰자 다른 한 면은 노른 자로 색을 낸 조리법, 게구이 조리시 양념을 한 게를 대나무 통에 넣어 삶아 익힌 후 꺼내어 기름을 바르면서 다시 굽는 조리법으로 음식에 시각적 효과와 맛을 배가시키기 위해 정 성을 다하는 조리법임을 알 수 있다. 포류 식재료 특징은 편 포, 잉어포, 민어포, 대구포에서는 소금, 약포, 치육포에서는 간장을 양념으로 이용하였다. 포류 조리법의 특징은 식재료 를 저미거나 다져 말리는 조리법이다. 편포, 잉어포, 민어포, 대구포는 주재료를 얇게 저며 말렸고, 약포, 치육포는 주재 료를 곱게 다져 평편하게 하여 말렸다. 특히 약포는 다진 쇠 고기살에 간장양념과 꿀, 실백가루를 넣고 치대어 평편하게 하여 말렸다. 특히 약포는 다신 쇠고기살에 간장양념과 꿀, 실백가루를 넣고 치대어 평편하게 하여 반만 말렸기 때문에 다른 포류보다 아주 부드러워서 노인들을 위한 찬으로 이용 되었다. 설하멱적, 돼지고기구이, 붕어구이, 꿩 구이 조리법 에서 각각 냉수에 담그거나, 속뜨물을 바르거나, 냉수를 바 르거나, 물에 적신 종이에 싸서 굽는 조리법으로 유즙을 보 호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GyuhapChongseo (규합총서)」 의 열구자탕, 승기악탕 등의 대표적 접빈객 음식은「Jusiksiui (주식시의)」등 조선후기 다른 지역 반가음식에 영향을 주었 다고 한다(Chung 2013).
다섯째, 김치류에 전복김치, 동과 석밖지 등 호사스러운 김 치가 발달하였다. 김치류의 식재료 특징은 섞박지, 동아 섞 박지에서는 젓갈, 어육김치에서는 쇠고기와 대구, 민어, 복어, 조기대가리와 껍질을 달인 육수, 동치미, 동지, 동가김치, 용 인오이지, 생치김치, 전복김치에서는 소금, 용인오이지에서는 속뜨물, 산갓김치에서는 더운물 장짠지에서는 청장을 이용하 였다. 고추를 이용한 방법으로는 섞박지, 어육김치, 동아섞박 지, 동지, 장짠지에서는 통고추, 동치미에서는 씨를 제거한 고추를 이용하였다. 망어업 기술의 발달에 의해 18세기 이후 어획량이 크게 증가된 어류들은 부패방지를 위해 산지에서 주로 건제품과 염장제품, 젓갈로 가공되어 내륙지방까지 널 리 공급되어 김치용젓갈로 쓰이게 되었다(Kim 2004). 비린 맛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고추가 보급되고 김치가 채소음 식에서 동, 식물성 식품이 어우러진 복합 발효식품으로 발전 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Lee 1986). 섞박지 조리법에서는 무, 배추, 갓 등의 채소류를 주재료로 조기젓, 준치젓, 굴젓, 밴댕이젓 등의 젓갈류, 소라, 낙지 등의 어류, 마늘, 고추 등 의 양념류와 함께 숙성시켰다. 그리고 전복김치에서 유자 껍 질채를 부재료로 이용하여 맛과 향을 상승시키면서 시각적 효과를 내는 조리법이 있었고, 동지와 용인 오이지는 소금간 이 골고루 배도록 위, 아래를 자주 바꾸어 주었으며, 산갓김 치에서는 산갓을 중탕으로 익혔다. 또한 쇠고기와 대구, 민 어, 북어, 조기대가리와 껍질을 달인 육수를 이용한 어육김 치가 있었고, 동치미 국물과 생치육수를 섞어 이용한 생치김 치가 있었다.
2.불천위 제례를 통한 종가 음식 특성
1)봉제사(奉祭祀)와 불천위제례 음식
불천위제는 국가에 공훈이 있거나 뛰어난 학자 등을 국가 에서 선정하여 4대 봉사가 끝난 후에도 신위를 묘소에 묻지 않고 사당으로 옮겨 제사를 받들게 하는 제사이다. 불천위 제례 조상이 있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고 후손들의 자랑이 었다. 경기도는 조선의 도읍지인 서울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 에 양반가가 많고, 국가에 공훈이 있거나 뛰어난 학자들이 배출되어 불천위 제례 봉사 가문이 특히 많은 곳이다. 경기 도 대표 종가의 불천위 제례 음식을 정리해 보면 <Table 7> 과 같다.
고령신씨 A종가는 평택시 청북면에 위치하며 조선 전기 훈민정음 창제에 기여한 신숙주(申叔舟, 1417-1475)의 불천 위 제례를 모신다. 불천위 제례는 음력 6월 21일 자정에 모 시며, 기제사 제물을 진설하는 큰 원칙은 고령신씨 대중 종 에서 2005년에 제례를 통일한 안을 기준으로 삼아서 차리고 있다. 그 진설도에 따르면 대원칙은 조율시이(棗栗梨), 좌포 우혜(左脯右醯), 어동육서(魚東肉西), 생동숙서(生東熟西), 동 두서미(東頭西尾)를 따른다. 제물은 첫 열 왼쪽부터 대추, 밤, 곶감, 배, 사과, 다식, 건과, 약과의 순서로 놓고, 둘째 열은 왼쪽부터 포, 숙채류, 청장, 침채류, 젓갈 또는 식혜를 놓는 다. 셋째 열은 왼쪽부터 육전, 초장, 육적, 계적, 어적, 어전, 소전 순서로 놓는다. 넷째 열은 왼쪽부터 면, 육탕, 어탕, 소 탕, 떡의 순서로 두고, 마지막 열에 메와 갱을 놓는다. 적을 올리는 순서는 육적은 초헌관이 진설을 할 때 미리 놓아둔 다. 아헌관이 계적을 올리고, 종헌관이 숭어와 낙지로 마련 된 어적을 마지막 올린다. 종손의 인터뷰에 의한 이 종가의 특징적 음식으로는 신숙주의 이름을 본 떠 지어진 ‘숙주나 물’이 있다. 신숙주는 평소에 녹두 나물을 즐겨 밥상의 반찬 으로 끊이질 않았는데, 이 사실을 안 세조가 녹두 나물을 ‘숙 주나물’이라 명칭 했다고 한다. 하지만, 숙주나물이 잘 상하 는 특징으로 불천위 제례에는 숙주 숙채를 올리지 않는다. 종택이 위치한 평택은 평야지대이며 바닷가이기 때문에 해 산물이 풍부하여 불천위 제물로 다양한 해산물이 올려지며, 전통 제주로는 소나무를 파서 만든 소나무 술항아리에 밥과 누룩을 앉혀 빚은 송주가 사용되었다. 송주는 종손의 전 세 대까지는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청주를 쓴다.
덕수 이씨 B종가는 경기도 일산에 위치하며 성리학의 대 가인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6-1584) 불천위 제례를 모신 다. 종손의 선친은 1947년에 덕수 이씨 집성촌이던 황해도 해주에서 이이의 신주와 교지를 모시고 월남하여 서울에 자 리를 잡았다. 현재 종가에서 사대봉사를 지내고 있으며, 제 사 일시는 과거 입제일 밤이었으나 파제일 저녁 7시경으로 변경하였다. 설, 추석, 한식에 명절제사를 지내며, 음력 10월 에 시제를 올린다. 불천위 제사는 이이의 기제사와 이이의 부인인 곡산 노씨의 기제사를 각각 따로 모시고 있다. 전통 제기를 보존하고 있으며, 새로 구입한 제기와 함께 쓰고 있 다. 황해도에서 월남한 탓에 제례음식과 내림음식이 많지 않 으며, ‘전’을 올리지 않는다. 불천위 제례 시 생육(날 쇠고기) 과 생 병어를 올린다. 덕수 이씨 율곡 이이 종가의 진설도는 「GyeokomongYogyeol (격몽요결)」의 부록에 실려 있는 진 설도로서 선조 10년(1577년) 판본에서 찾을 수 있다 (Jangseogak royal archives 2016). 불천위 제수로 첫째 열은 과일(단감, 사과, 배, 대추, 밤)을 올리고 둘째 열은 포(어포), 채(도라지, 무, 고사리), 침채(동치미), 셋째 열은 면, 적(쇠고 기, 돼지고기, 닭고기, 조기, 숭어, 문어다리), 생어(병어), 넷 째 열은 양쪽으로 편(인절미, 우끼떡(대추, 맨드라미꽃 화전) 이 올려지고, 가운데 생육(육회)이 올려 진다. 다섯째 줄은 메와 탕(쇠고기탕: 무, 지짐 두부, 다시마)이 올려 진다. 덕수 이씨 B종가는 불천위 제수로 생 병어, 육회 등 아직도 생육 의 전통이 남아 있었다. 고례에 따르면 격이 높은 제사일수 록 생육을 쓰도록 규정되어 있다. 생육을 최고의 품격으로 여겼던 까닭에 유학자들에게 있어 날고기를 의미하는 ‘혈식’ 을 대접받는다는 것은 격이 높은 제사를 받을 수 있는 인물 곧 불천위나 서원과 향교의 배향인물이 되었음을 뜻하기 때 문에 ‘혈식군자’야말로 군자로서 성취할 수 있는 최고의 지 위였다(Kim 2007). 희생의 피를 올리고, 지극히 공경하는 제 사는 기(氣)와 냄새를 귀하게 여긴다는 뜻이라고 한다. <Figure 1>-<Figure 2>
순흥 안씨 E 종가는 의왕시 월암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 재 종손은 종부와 함께 종택에 거주하고 있으며 종택 옆에 안자묘를 짓고 안향(安珦 1243-1306)을 배향하고 있다. 종손 은 황해도 출신으로 해방 이후 안향과 조상의 위패를 모시 고 월남하였으며, 1977년에 의왕시에 안자묘와 종택을 건립 하였다. 종부는 창원 한씨로 김포 출신이며 슬하에 5남매를 두고 있다. 순흥안씨 문성공파 종가에서는 사대봉사를 지내 고 있다. 사당에서 제사를 올리며 제수는 옛 방식을 고수하 고 있다. 설과 추석에 명절 차례를 올리고 있으며 시제를 지 내고 있다. 과거 북한에서는 불천위 제사를 오전 1시에 지냈 으나, 지금은 오전 11시로 변경하였다. 제례는 순흥 안씨 사 효록(思孝錄)에 따라 진행되는데 홀기, 제수 진설 등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사효록에 따라 소를 잡아서 각종 부 위를 생것으로 진설한다. 가양주는 1970년대 중후반까지 담 갔으나 이후로는 청주를 사서 올린다. 불천위 제수로는 첫째 열 왼쪽부터 포(문어포, 육포, 대구포), 대추, 황율, 배, 홍시, 은행, 호두, 백자(잣), 식혜를 올리고, 둘째 열은 좌반, 생채(도 라지), 청장, 침채(나박김치), 경단채(고사리, 시금치), 석어(조 기)를 올린다. 셋째 열은 적(쇠고기적, 계적, 어적)과 어탕을 올린다. 넷째 열은 번육(갈비적, 간적, 설여적), 생육(생간, 천 엽), 족편(삼전: 육전, 민어전, 두부전), 계전체, 생어(대구, 문 어, 숭어, 민어), 회를 올리고, 다섯째 열은 면, 메(쌀밥), 국 을 올리고, 옆에 떡과 생청을 올린다. <Figure 3>-<Figure 4>
영일정씨 I 종가는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에 위치하고 있으 며, 고려의 정치가이자 학자인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1337-1392)의 불천위 제례를 모신다. 종택에 인접한 충렬서 원에서 정몽주를 배향하고 있다. 현 종손은 지주사공파 24세 손이며 현재 입제일 자정에 사대봉사를 지내고 있으며 현재 사당과 종택을 신축하면서 신축 사당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 다. 설과 추석에 명절차례를 지낸다. 음력 10월 1일에 지내 던 시제는 음력 10월 첫 번째 일요일로 일시를 변경하여 지 내고 있다. 포은 선생 제사는 정월 초하루, 한식, 단오, 중추 의 사계절 묘제를 올리고 있다. 종손이 제주를 맡고 홀기에 따라 제례를 진행한다. 제수는 과거 형식을 그대로 지키고 있으며 굄새를 1자 정도로 높게 올려서 진설한다. 모든 제사 에서 소의 양을 생으로 올리고 있다. 기존의 종택을 허물고 인접지에 ㄷ자 한옥과 현대식 건물을 건립하였다. 또한 사당 을 종택 옆에 신축하였다. 불천위 제수로는 첫째 열에는 포(대 구포, 명태포), 사과, 밤, 배, 감, 대추, 식혜, 조과(약과, 한과) 를 올리고, 둘째 열은 육포, 삼채(숙주, 고사리, 도라지), 간 장, 동치미, 무생채, 조기를 올린다. 셋째 열은 간천엽과 수 육, 두부, 5적(쇠고기, 닭, 두부, 숭어, 동태), 육전, 명태전, 녹두전을 올린다. 넷째 열은 국수, 육탕, 소탕, 어탕(북어, 낙 지), 채탕, 조청을 올리고, 다섯째 열은 편(찰편, 메편, 주악) 을 올린다. 여섯째 열은 메와 갱을 올린다.
위와 같이 불천위 제례를 통한 경기도 종가의 봉제사 문화 를 살펴보았다. 급변하는 사회 변화 속에서 종택은 멸실되고, 지역 사회 공동체인 집성촌이 사라져 종가문화를 온전히 이 어가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은 종가에서 종가문화를 유지 하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었다. 비록 제례의 형식면에서 축소되거나 간소화되기도 하였지만, 조사 대상 종가의 대부 분은 사대봉사와 불천위제례 등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종가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박물관 운영, 불천위 제사의 일반 인 공개 참관 허용, 종중 차원에서 종가문화 활용 프로그램 의 운영 및 홍보 등을 통하여 종가 문화의 지속적인 보존, 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2)접빈객(接賓客)문화와 음복(飮福) 음식
전통적으로 가족과 공동체의 유대관계를 위한 음식의 조 리법은 종가에서 발전하였다. 종가는 지역적 기반의 동질성 과 서원을 중심으로 문중의 연대를 통해 지속되며, 그 역할 은 봉제사접빈객을 주로 한다. 종가는 불천위조상에게 제사 를 지내고, 방문하는 사람들을 응대하고 접대한다. 종손은 친 족의 화목과 가문의 흥성을 도모해야 하며, 친족들과의 원만 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종가를 찾아오는 사람은 친 족과 상관없이 손님으로 맞아들이고 그를 대접해야만 했다. 이는 손님을 접대하는 일이 종가의 명예와 체면을 유지하는 중요한 과업이기 때문이다(Lee 2002).
종가에서 제사가 끝나면 반드시 제수로 종가를 찾은 모든 사람들을 대접한다. 음복(飮福)이란 조상이 후손에게 내린 복 을 음미하는 행위이며, 남은 음식은 참석한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 나눠 주었다. 음복 음식을 나누는 것은 제물이 참 례자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 요한 원칙이었다(Jang 2015). 또한 제례에 참석한 빈객의 범 위와 규모는 가문의 위세와 학문의 고하, 경제적인 여력, 과 거와 관직의 유무 등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다(Chung 2002). 따라서, 제례에 참석한 참례자들의 음복 음식을 별도 로 마련하고 대접하는 것은 종가의 중요한 접빈객 문화였으 며, 종가의 과업이었다. 음복 음식은 종가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경기도 대표 종가의 음복 음식 사례는 <Table 8> 과 같다.
의령 남씨 D종가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하며 조선 개 국공신 충경공 남재(南在, 1351-1419) 불천위 제례를 모신다. 과거에는 좋은 제수를 마련하기 위해 종부는 불천위 제례 지 내기 일주일 전부터 먼저 상하지 않는 견과류를 준비해 놓 고, 고기와 생선 등은 상품을 파는 상점을 알아놓았다가 구 입하였다. 제사에 올리는 제수는 첫 열에는 과일 종류로 대 추, 밤, 배, 감, 사과, 약과, 산자를 쓴다. 불천위 제례에서 조 율시이(棗栗梨) 순서로 진설하는 것이 과거부터 전해 내려왔 다. 둘째 열에는 왼쪽부터 포, 나물, 간장, 김치, 조기, 식혜 의 순서로 진설한다. 셋째 열은 탕을 올리고, 넷째 열은 떡 과 적 종류를 쓴다. 현 종부는 시집온 후 어머니로부터 제물 장만하는 법을 배웠고, 아직도 제물은 직접 준비하고 있다. 충경공 불천위 제례에 올리는 제물 진설이라든지 종류는 다 른 조상 기제사와 다르지 않다. 대신에 고임새를 다른 제사 보다 높이 쌓고, 양이 더 풍성하도록 차린다. 불천위 제례에 서 어적의 경우 1960년대에는 민어를 사용하다가, 종손의 어 머니가 숭어를 어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숭어가 잘 상하는 경향이 있어 현재는 북어를 어적으로 올리고 있다. 남재 종 가는 음복 음식으로 ‘쇠고기 탕국’을 끓인다. 경제적으로 어 려움이 많았던 종가였기에 제수 준비하는 종부의 철학은 ‘작 은 음식이라도 정성껏 준비하자’였다. 넉넉지 않은 살림 규 모이기에 국물이라도 맛있게 끓여 대접해야겠다고 생각이었 다. 사골 뼈를 끓여 기름을 건져낸 육수와 북어, 다시마, 무, 파뿌리를 넣은 육수를 섞어 국물을 준비하고, 찢은 양지머 리, 무, 두부를 올려 국을 대접했다. 정성이 가득한 만큼 손 님들께서도 좋아하시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종가의 내림 음식이 되었다.
전주 이씨 E 종가는 광명시 소하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 선 중기 문신인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 1547-1634)의 불 천위 제례를 모신다. 익녕군(益寧君) 이치(李)는 태종의 여덟 번째 아들로 현 종손은 익녕군의 13세손이며 슬하에 4남을 두고 있다. 11대 종손 때 기제사를 폐하고 오리 이원익에 대 한 생신제만 지내고 있다. 1980년대부터 제수를 간소화하여 주과포혜만 올리고 명절 제사는 설, 추석, 한식에 지내며, 연 간 4회의 제사를 올리고 있다. 전통제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제관은 제복을 입는다. 특징적인 제례음식으로 소간전, 녹두 전, 쇠고기적, 숭어적, 두부적, 간랍, 고임떡(밤채, 대추채, 황 률을 빻은 고물), 도라지나물, 고사리나물, 두릅나물, 콩나물, 오이나물 등이 있다. 숭어적, 옥춘과 같이 음복 때 잘 먹지 않는 음식은 생략하고 있다. 제수를 준비하는 사람이 줄어들 고 제사 장소까지 제수를 운반하기가 어려워져 굄새의 높이 를 낮추는 등 제수 간소화가 이루어졌다. 11대, 12대 종부가 일찍 작고하여 종손의 대고모에게 북어찜, 두루치기, 송기송 편, 경단 등 내림음식을 전수 받았다. 가양주는 전하지 않으 며 종부의 친정음식과는 무관한 편이다.
반남 박씨 D종가는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하며 고려 말 조 선 전기 문신인 평도(平度) 박은(朴, 1370-1422)의 불천위제 례를 모신다. 불천위 제례는 신주를 모신 사당에서 음력 5월 9일 오전 11시경에 모신다. 절사 때나 시제를 모실 때 제물 종류나 양은 비슷하다. 불천위 제례 제수는 일반 봉사 기제 사 제수 보다는 고임을 높게 제수도 풍성하게 차린다. 제물 종류는 과일, 나물, 탕, 전, 적, 면, 갱 등을 준비한다. 불천위 제례 진설은 첫 열은 과일 종류인데 왼쪽부터 대추, 생배, 귤, 약과, 산자, 수정과, 사과, 홍시, 밤 순으로 진설한다. 이러한 진설 순서는 2000년대 초반에 대중종에서 지내는 각 제사마 다 진설번이 약간씩 다르고 진설문제로 논쟁이 있어서 대중 종에서 집례하는 전체 제례의 진설을 통일한 결과로 현재 진 설방식이 채택되었다고 한다. 둘째 열은 좌포우혜(左脯右醯) 를 기본으로 나물류, 포, 식혜 등을 차린다. 셋째 열은 왼쪽 부터 육탕, 각색탕, 소탕, 각색탕, 어탕의 순으로 진설한다. 넷째 열은 적과 전이 올라가는데, 적은 육적, 어적, 계적의 순서로 제례를 모시면서 헌관이 차례로 올린다. 다섯째 열은 메, 갱, 면 등을 올린다. 종가음식의 특징은 비린내를 싫어해 생선종류를 많이 먹지 않고, 동태, 갈치, 고등어, 물오징어 정 도만 사용하며, 평소 매운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원주 원씨 J 종가는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원 익겸(元益謙)을 파조로 하는 시중공계(侍中公系)이며, 불천위 3대를 모시고 있다. 6.25 전쟁 때 종택이 소실되고 종손도 사 망하여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현재는 종택 터에 신축 건 물을 짓고 서울로 나갔던 종손이 은퇴 후 낙향하여 불천위 를 모시고 있다. 제수로는 삼적(계적, 어적(조기, 민어, 북어), 육적: 두부로 괸 삼적), 삼탕(육탕, 소탕, 어탕: 삼탕은 모두 무를 깔고 북어, 고기, 두부를 얹는다, 소탕은 다시마를 담아 낸다, 육탕 어탕은 지단을 얹는다), 삼색나물(고사리, 도라지, 무나물, 시금치), 전(소전, 어전, 육전(쇠고기 완자전), 깻잎전, 연근전, 새우, 굴부침, 동태포, 민어포, 굴전, 꼬막전, 새우전 등 다양한 해산물 이용, 높이 고임), 누르미(고기, 고사리, 도 라지, 파를 양념하여 꼬치에 꿰서 계란을 눌러 지짐), 통오징 어전(오징어를 손질하여 가장자리를 잔칼집을 많이 내어 오 그라들지 않게 하고 밀가루를 묻혀 계란 물을 입혀 부친다. 다리는 따로 부친다. 제사상 고임음식의 가장 밑에 깔면 쌓 기가 좋음), 포(북어포, 육포), 면적(국수 삶아서 지단을 올 림), 김치(나박김치), 과일(고임음식이 특징: 창호지를 이용하 여 과일을 고임), 제례편 떡(녹두편, 동부편(거피동부), 기증 떡(여름), 약식, 누루편, 웃기(화전)). 누루편(찰떡을 크게 눌 러 거피동부, 녹두로 고물을 묻힘), 가래떡(떡메로 쳐서 손으 로 빚어 만듦), 웃기떡(찹쌀가루에 맨드라미즙을 넣어 색을 내어 반죽한다. 화전을 지짐, 대추, 잣, 석이버섯을 고명으로 장식), 식혜(밥 위에 대추 3개 올림), 자반(굴비 큰 것), 젓갈 (새우젓), 육포(홍두깨살을 포 뜸, 핏물을 제거함, 양념(간장, 후추, 설탕, 양파즙, 생강), 1일 재움. 물기를 제거하고 가을, 겨울에 건조시킴. 꾸덕꾸덕하게 마르면 면보에 싸서 모양을 잡을 다시 건조시켜 냉동시켜 일년 내 사용), 북어포(큰 황 태를 사서 냉동 저장 이후 1년 사용), 한과(쌀강정: 찹쌀을 쪄서 말린 다음 가끔씩 튀겨서 쌀강정을 함. 깨강정, 콩강정, 약과, 산자, 다식(흑임자:많이 찧어 기름이 나와야 함), 콩다 식, 쌀다식, 송화다식, 들깨다식, 녹두다식(녹두 녹말에 조청 을 넣어 틀에 찍어 냄), 매작과(밀가루, 생강즙, 설탕 넣어 반 죽, 튀겨냄, 집에서 만든 조청을 발라 완성), 청포묵(고명 3- 4가지, 석이, 지단 등), 제주(약주, 정종, 포도주 등 다양), 간 장(파 머리), 초간장(잣가루), 생율, 황율(여름), 숙율(삶아서 그대로) 등이 있다. 종가 음식의 특징은 음식에 조청 사용이 많고, 양념류를 많이 하지 않고 간장을 사용한 담백한 음식 이 많고, 평소 맑은 탕국을 즐긴다. 불천위 제례를 마친 음 복문화는 사랑에 모인 손님들에게 모두 국밥을 말아낸다. 탕 국에 국밥, 나물, 김치 등을 내며, 탕국은 양지머리, 사태를 오래 끓임, 북어와 무를 넣어 시원함을 더하고, 두부를 지져 서 넣어, 간장으로 간을 한 후 오래도록 달여서 색깔을 내는 것이다. 시향에는 가래떡을 올리는데, 이때는 양지머리로 국 물을 내고 떡과 만두를 넣어 떡 만두국을 끓여 낸다. 떡 만 둣국은 만두는 쇠고기, 돼지고기(1:1) 소금, 후추로 밑간, 파, 김치(새로운 동이를 헐어서), 숙주, 무나물, 두부를 넣고 만 두를 빚는다), 초간장과 함께 낸다. 양지머리로 곰을 낸 국물 에 떡 따로, 만두 따로 끓이고, 고명(고기를 찢어, 지단(골패 모양), 후추)을 얹어 뚜껑을 덮어 정갈하게 낸다.
과거 종가는 위토에서 발생하는 수입으로 봉제사와 접빈 객 업무를 수행해왔으나, 현대에 와서 종가가 보유한 토지가 줄어들거나 재산이 흩어짐에 따라 경제적 문제로 종가문화 를 전통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제 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전과 같이 거들어 주는 인력이 없 어 이전처럼 고임을 높게 쌓는 등 많은 양의 음식을 하기 어 려워졌다. 더불어 제사 참석자들이 연로해 지거나 타계하여 제사에 참석하는 인원이 점차 줄면서 음복 이후 남는 제수 의 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종가에서는 비용과 편 의성 문제로 제수의 양이나 가짓수를 줄이고 있으며, 음식을 직접 만들지 않고 외부에서 구매하여 진설하기도 한다. 종가 의 여러 문화 중 아직도 어렵게 지켜지고 있는 것이 바로 제 례 후 음복문화이다. 음복 상차림은 공동체 식사에 적합한 일품음식이 있고, 소속감 형성에 가장 좋은 주안상이 있다. 경기도 종가의 음복상은 주로 탕국, 소머리국밥, 사골국과 같 은 탕반(湯飯)이 발달하였고, 술과 고기(전, 적)를 중심으로 하는 주안상이 발달하였다. 술은 봉제사 접빈객의 실천에 가 장 필요한 음식이며, 과거 종가 조리서에서 많은 비중을 차 지하는 종가의 대표 음식이며, 관혼상제의 의례뿐만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의 형성에도 필요한 음식이다. 술은 인간관계 를 부드럽게 만드는 촉매제이자, 공동체의 결속을 증진시키 는 윤활제로서의 기능을 한다. 하지만, 지금은 가양주 문화 가 거의 남아있지 않고, 내림 음식 중 제일 먼저 사라져 갔 다. 이는 1909년에 발표된 주세법 이후 집에서 담가 먹었던 가양주가 말살된 결과가 가장 크다 할 것이다. <Table 9>
3.사례 연구를 통한 경기도종가 내림음식 특성
1)식재료 특징
반남 박씨 C 종가는 6.25 이후 종택이 소실되고, 피난과 이주의 반복이 잦고 15대 종손님께서 일찍 돌아가셔 종가의 제례를 이어 올 수 가 없었다. 과거에는 마을과 바다가 가까 워 싱싱한 해산물을 자주 먹었다. 병어, 조기 등을 즐겨 먹 었고 병어는 찜으로, 조기는 찌개와 찜의 형태로 먹었다. 집 안의 입맛은 담백한 음식을 즐기며, 가오리는 집에 아궁이에 땔감이 재로 되었을 때 그곳에 묻어 놓고 삭혀서 구이와 찜 으로 먹었다. 이는 별미이며, 어느 곳에서도 먹을 수 없는 음 식이라고 종부와 종손은 자랑을 한다. 또한 꽃게를 소금과 켜켜이 쌓아서 놓고 간이 배일 정도로 보관한 후 입맛이 없 을 때 꺼내어 먹는다. 집에는 손님이 끊이질 않았으며, 손님 이 ‘어느 누구든 간에 맨입으로 보낼 수 없다’는 종가의 접 빈객 철학이 있다. 가장 보편적 접빈객 음식으로는 멸치국물 에 국수를 말아 김치와 손쉽게 내는 것이다. 여름에는 콩국 수와 열무김치가 별미이다. 예부터 종가에서는 찾아오는 손 님들이 많아 육류, 해산물, 견과류 등의 다양한 식재료를 늘 보관하고 있었다.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대표 음식으로 는 신선로, 보쌈김치, 소고기오이나물 등이 있다. 신선로는 멸치, 다시마, 무로 육수를 끓여 준비한다. 놋그릇을 사용하 였는데 바닥에 무를 깔고 홍고추, 대파, 흰색지단, 노란지단, 소고기편, 밤, 대추, 잣, 고기완자, 제례에 올린 전을 원형으 로 돌려 담은 후 육수를 부어 살짝 데워 낸다. 손이 많이 가 고 화려했던 음식으로 중요한 손님이 오실 때 대접했던 음 식이다. 종가 주변에 밤, 잣나무가 많아 밤, 잣이 많이 들어 간 보쌈김치를 자주 했는데, 오징어, 굴 등 싱싱한 해산물, 은행, 가로로 저민 밤 등 견과류, 파, 청갓, 미나리 등 채소 를 넣고 고춧가루와 새우젓으로 간을 하여 버무려 절인 배 추 잎을 그릇에 담고 그 속에 갖은 재료를 넣고 위에 잣을 뿌린 후 덮어 살짝 숙성 시킨다. 숙성 후 모양을 내어 손님 상에 대접한다. 재료도 많이 들어가고 손도 많이 가서 신선 로와 같이 손님접대를 할 때 이용했던 음식이다. 쇠고기 오 이나물은 소고기채를 썰어 오이, 참기름,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춰서 볶은 음식이다. 이와 같이 경기도 종가 내림음식의 식재료 특징은 풍부한 해산물과 견과류, 육류 사용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GyuhapChongseo (규합총서)」에 사용된 부 식류 식재료 종류도 곡류 24종, 과일류 34종, 어류 33종, 육 류 25종, 가금류 10종, 임산물 9종 등 매우 다양한 식재료가 사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Shin & Choi 1999). 이와 같 이 경기도 종가 내림음식은 사용된 식재료 종류가 매우 다 양하며 풍성하였다. 이는 앞서 살핀「Sinjeungdongkyeojiseungram (신증동국여지승람)」,「Sejongsillokjirij(세종실록 지리지)」와 같은 문헌에서 살펴보았듯이 경기도는 평야, 산 지, 해안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곡류와 해산물 그리고 임산 물 등 다양하고 풍성한 식재료가 산출되었기 때문이다.
2)차림 특징
해주오씨 H 종가는 안성시 양성면 선비마을 내에 위치하 고 있으며, 조선 후기 문신인 충정(忠貞) 오두인(吳斗寅 1624-1689)의 불천위 제례를 모신다. 마을은 해주오씨 집성 촌이 크게 형성되어 있으며, 마을 내에 덕봉 서원, 해주오씨 묘역, 사당, 정자, 정려비 등이 있고, 년 간 20회의 제사를 지낸다. 불천위 제례는 일반 제례와 올리는 제물이나 순서는 비슷하나 생물을 쓴다는 차이가 있다. 집안 고유의 내림 음 식으로는 매우 다양하며 화려한 음식이 전해진다. 대표적 음 식으로 각색편, 신선로, 구절판, 잡채, 다식, 약과, 약식, 정 과, 화채 등이 있다. 신선로는 맨 아래층에 무, 두부계란 부 침, 생고기를 불고기 양념하여 담는다. 중간층에는 양지곱창 (천엽, 곱창), 생선전, 미나리전, 파전 등을 돌려 담기 한다. 맨 위층은 쇠고기 완자(모리탕), 호두, 은행, 대추, 표고, 석 이, 당근, 홍고추, 황백 지단을 색색이 돌려 담는다. 국물은 양지, 곱창을 끓여 국간장으로 간을 하여 작은 주전자에 담 아 신선로 가운데 숯을 넣고 먹는 대로 보충하여 먹는다. 구 절판은 밀전병, 새송이, 황백지단, 오이청채, 당근채, 표고버 섯, 쇠고기 등 을 볶아서 돌려 담는다. 잡채는 석이, 목이, 느 타리, 시금치, 미나리, 당근, 숙주, 쇠고기 등의 재료를 볶아 만든다. 다식은 콩다식(파란콩), 쌀다식(쌀을 볶아서 가루내 어 꿀에 머무림), 깨다식(흑임자 다식은 깨를 기름이 나도록 오래도록 빻는다), 송화다식, 녹말다식(감자전분을 이용하여 꿀을 섞어 오미자 가루를 섞어 분홍빛을 낸다, 사각사각한 느낌이 일품이다), 약과(밀가루, 꿀, 계피, 소금을 넣어 반죽 하여 판에 찍어 모양을 낸 뒤 튀긴다), 약식(찹쌀은 쪄서 황 설탕을 넣어 알알이 푼다. 간장, 참기름, 꿀, 밤(1/2쪽), 대추 (길이대로 썰어), 대추씨 곰 물을 섞어서 반고리인 약식 항아 리에 담고 중탕하여 증기로 찐다. 12시간 이상 중불로 서서 히 찌면 매우 부드럽고 맛있는 약식이 된다), 대추는 돌려 깎 이 하여 쓰고 씨를 팔팔 끓여 달여서 걸쭉한 곰을 만든다. 미음 상태로 되면 약식에 넣어 색을 낸다. 장기 보관가능하 며, 먹을 때 마다 중탕해서 먹으면 부드럽고 좋다. 종가에 대 추나무가 있어 대추를 활용한 음식이 많았다. 대추를 씨를 발라 조리면 대추초가 되고, 삶은 대추를 채에 걸러 다시 모 양을 만들면 조란이 된다. 다양한 정과(밤초, 대추초, 인삼정 과, 연근정과, 생강정과 등)를 만들었으며, 손님상에 생강을 얇게 저며 끓여 꿀을 넣으면 생강차, 끓인 생강에 계피를 넣 으면 수정과, 설탕과 꿀을 넣고 조리면 갈색의 맑고 투명한 생강정과를 함께 내었다. 집안 뜰에 석류나무가 3그루 있어 석류즙을 이용한 화채도 내림 음식으로 전한다. 석류즙으로 색을 내고 알을 띄운다. 수박, 앵두(씨를 바름), 딸기, 배 등 제철 과일을 썰어 오미자 물을 내어 화채를 만든다. 오미자 물을 많이 이용하고, 석류를 고명으로 띄워 마무리 한다. 석 류는 식혜 위에 띄우기도 한다. 불천위 제례에 올리는 각색 편 역시 이 집안의 훌륭한 내림음식이다. 1층은 메편으로 거 피팥 고물편, 녹두편을 올리고, 2층 찰편, 3층 신검초편, 4층 백편(얇게), 5층 꿀편, 6층은 웃기를 올린다. 신검초편은 초 록색 신검초 가루를 넣어 멥쌀에 찐 떡으로 석이채, 대추채, 밤채를 넣고 신검초 향이 좋은 떡이다. 꿀편은 멥쌀에 꿀을 반죽하여 1.5 cm 두께로 도톰하게 찐다. 백편은 창호지를 깔 고 1 cm 두께로 얇게 찐다. 웃기는 찹쌀 화전(찹쌀 국화전), 주악(속에 대추, 꿀을 넣음, 치자로 노랗게 색을 들임)으로 고명을 한다. 1795년「WonhaengEulmyoJeongriUigwe (園幸 乙卯整理儀軌)」를 기점으로 이후의 궁중 의궤에 멥쌀을 주 재료로 한 백설기, 석이설기, 승검초설기, 각색절병 등이 등 장하게 되는데(Park 2010), 재료를 참기름 먹인 한지를 깔고 곱게 정성을 다하여 대추밤잣으로 장식하여 찌는 종가의 각 색편은 조선왕실의 떡 제조방법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경기도 종가 내림음식 차림의 특징은 웃기와 고 명 사용이 많았으며 음식 모양에 기교를 넣고 화려함 색감 을 중요시하였다.「Eumsikdimibang (음식디미방)」에서도 고명을 ‘교 ’라고 하여(Lee & Kim 2002), 음식에 생명을 불어넣는 중요한 요소임을 표현하였고, 고명으로 표현된 오 방색은 음양오행적(陰陽五行的) 사상을 기본으로 하여 경기 도의 문화와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아 자존적으로 형성하고 발달해 온 것이라 할 수 있다(Chung 2015).
3)조리법 특징
안동 권씨 F 종가에는 조선의 문신이자 농학자였던 강희 맹(姜希孟, 1424- 1483)이 명나라에서 연꽃씨를 가져와 집안 연못(관곡지)에 심게 되면서 우리나라 최초로 연꽃을 피워낸 곳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하지만, 강희맹 선생에게는 아들이 없어, 사위인 권만형(權曼衡)에게 집을 물려주면서 안 동 권씨 문중의 종가가 되었다고 한다. 종택 옆으로 관곡지 에는 매년 8-9월이면 연이 활짝 피어 풍경이 말할 수 없이 근사하다. 연꽃 시배지 인만큼 내림음식으로 가을에 찰밥, 대 추, 밤을 이용한 연잎밥이 전해진다. 권씨 종가의 연잎밥은 종가의 나박김치와 먹어야 제 맛이라고 종손은 전한다. 연잎 을 이용한 연잎차도 종가의 오랜 전통으로 내려오고 있다. 종손은 종가의 내림 음식 중 최고의 음식을 ‘안동국시’로 꼽 는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님께서 즐겨 해주시던 음식인데, 밀 가루(70%)와 콩가루(30%)를 섞어 밀은 칼국수에 어린 배춧 잎을 통째로 넣고, 호박과 사골육수를 끓여 만든 내림음식은 아직도 즐겨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진한국물의 깊은 맛과 콩가루가 들어간 쫄깃한 면발은 고소한 맛이 일품이며 어머 니의 향수를 자극하는 맛이라고 전한다. 종가 내림음식으로 또한 ‘탕국’을 꼽는다. 종가에 빈번한 제사로 인하여 탕국을 자주 끓여 먹게 되는데, 쇠고기와 북어를 끓인 후 두부를 넣 고 함께 끓이는 탕국은 손님 접대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음식이다. 이와 같이 경기도 종가의 내림 음식은 탕, 찜 등 의 수분 증기를 이용한 조리법이 발달하였는데, 찜류 식재료 특징은 개, 소, 돼지, 닭, 꿩, 메추라기, 담수어, 채소, 버섯류 등 식재료가 다양하게 사용되었다.「GyuhapChongseo (규합 총서)」에도 다양한 찜과 탕류 음식이 나오는데, 개찜, 봉총 찜, 붕어찜, 송이찜에서는 밀가루, 돼지 새끼찜에서는 메밀가 루, 메추라기찜, 영계찜에서는 죽순가루를 이용하였고, 탕류 음식은 수조육류를 혼합한 조리법이 즐겨 사용되었고, 신선 로의 옛 명칭인 입을 즐겁게 하는 열구자탕이 기록되었다 (Kim & Han 2008).
4)음식 맛 특징
청주한씨 K 종가는 시흥시 거모동에 위치하고 있고, 1999 년 경기도 11대 대표종가로 선정되었으며, 현 종손은 한준겸 의 14세손이고 종부와 함께 종택에 거주하고 있다. 현재에도 사대봉사를 지키고 있으며, 문익공 한준겸에 대한 불천위 제 사도 지내고 있고, 연간 제사를 총 12회 올리고 있다. 종가 의 내림음식으로는 전어 구이, 벤댕이 구이, 구기자나물, 원 추리 된장국 등이 있다. 종손이 전하는 내림음식 중 최고는 ‘원추리 된장국’이다. 어린 시절부터 먹었던 나물로 주로 된 장국을 끓여 먹는데, 종택 뒤쪽으로 원추리나물이 많이 자라 고 있어 평소 즐기던 음식이었다. 조리법은 멸치, 다시마, 무 로 육수를 내어 된장을 풀고 원추리나물을 넣으면 그 맛이 소고기와 흡사하다고 한다. 구수하며 담백하고 식감이 매우 좋아 즐겨 먹는 음식이다. 또 다른 음식으로 ‘구기자나물’이 있다. 구기자나무도 종택에 심어져 있는데, 구기자의 어린잎 을 수확하여 집간장, 다진 마늘, 들기름, 참깨를 넣고 무친 나물은 입맛이 없을 때 쌉쌀한 맛은 입맛을 돋우며 식욕을 촉진한다고 한다. 또한 시흥시 주변에 항이 있어 생선과 해 산물을 즐겨 먹었는데, 그 중 싱싱한 전어와 밴댕이를 손질 하여 아궁이 숯에 구워서 먹는 생선구이는 종가의 최고의 백 미로 꼽힌다. 지금은 숯보다는 팬을 이용하지만, 담백한 맛 을 선호하는 입맛은 여전하여 음식에 양념을 많이 넣기 보 다는 원재료의 맛을 살린 담백한 음식을 선호하였다. 「GyuhapChongseo (규합총서)」에서부터 적류의 식재료로 육류의 사용이 나타나면서 꼬치에 꿰어 굽는 조리법이 증가 하였고, 밀가루 이용과 중탕 조리법이 줄어들었고, 주재료에 양념이 배이도록 조리는 찜 조리법이 많아졌다(Kim & Han 2009). 이와 같이 경기도 종가의 내림 음식 맛의 특징은 원 재료의 맛을 살린 담백한 음식을 추구하였음을 알 수 있다.
IV.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경기도 종가의 사례연구를 통하여 불천위제례 음식을 중심으로 종가음식문화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대상은 경기도에 종택, 묘소, 서원 등의 연고가 있으면 서 현재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는 종가(宗家)로 보았고, 1차 조사 대상은 98건을 선정하였다. 전체 조사는 5차례 걸쳐 이 루어졌으며, 1차는 문헌조사, 2차는 전화조사, 3차는 방문조 사를 통한 심층 면접을 하였으며, 4, 5차는 종가 내림음식 조 사와 조리법 시연 등으로 이루어졌다. 경기도의 전통 식재료 를 파악하고자 2차 사료인 조선시대 지리지「Sejongsillokjiriji (세종실록지리지)」와「Sinjeungdongkyeojiseungram (신증동 국여지승람)」을 분석하였으며, 경기도 대표 조리서인 「Gyuhap Chongseo (규합총서)」를 분석하여 전통적인 경기 도 식재료 및 조리법을 조사하였다. 문헌 조사는 내용분석을 바탕으로 유목 분석하여 분류하였다. 또한, 경기도 종가의 음 식문화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심층면접을 통한 종가 내림 음식을 사례 연구하였다.
경기도의 지형적 특징은 평야, 산지, 해안을 모두 포함하 고 있어, 곡류와 해산물 그리고 임산물 등 식재료가 매우 다 양하고 풍성함을 알 수 있다.「Gyuhap Chongseo (규합총서)」 를 통해 살펴본 경기도 반가 음식 특성은 음식류 중 기호식 품류가 62.2%로 주부식류 보다 많았고, 기호식품류 중 떡 27종(28%), 음청류 15종(15%), 한과 37종(38%), 술 18종 (19%)으로 떡과 한과류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음을 알 수 있 다. 식재료 특징은 부식류 중 쇠고기, 돼지고기, 꿩고기, 닭 고기, 붕어, 조기, 전복 등 동물성 식재료 사용이 많았다. 조 리법은 곡류 전분을 이용하여 수조어육류의 맛을 부드럽게 어우러지게 하였다. 또한, 손이 많이 가는 정성스런 조리법 으로 식감과 음식의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김치류에 전복김치, 동과석박지 등 호사스러운 김치가 발달한 것도 특 징이라 하겠다.
사례 연구를 통한 경기도 종가의 음식문화특성은 다음과 같다. 경기도는 조선의 도읍지인 서울을 포함하고 있어 양반 가가 많고, 국가 공훈이 있거나, 뛰어난 학자 가문이 많아 불 천위 제례 봉사 가문이 많다. 불천위제례를 중심으로 봉제사 (奉祭祀) 문화가 유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봉제사 음식 이 발달하였다. 또한, 종가의 역할은 봉제사 접빈객으로 종 가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접대하는 대접 음식 문화가 매우 발 달하였다. 특히, 제례 후 조상들이 내린 복을 음미하는 음복 음식문화는 종가 마다 조금씩 다른데, 주로 여러 사람이 빠 르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소머리 국밥이나 탕국 형태 의 음복 음식이 많았다. 종부와 종손이 인지하는 종가의 전 통 내림음식으로는 주로 제례음식과 접빈객 음식이 많았다. 내림음식의 특징으로는 식재료는 풍부한 해산물과 견과류, 육류 사용이 많았고, 조리법은 탕, 찜, 조림 등 수분 증기를 이용한 조리법 빈도수가 많았고, 차림의 특징은 웃기, 고명 등 화려한 색감과 모양을 중시하는 음식이 많았다. 또한, 음 식의 맛은 다양한 양념을 즐겨 사용하기 보다는 원재료의 맛 을 살린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특징이 있었다.
경기도는 서울과 가까운 지리 환경으로 인해 개발 진행 속 도가 타 지역에 비해 빠른 편이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종 가문화가 쉽게 멸실될 수 있는 조건을 지녔다. 변화의 확산 이 빠를 수밖에 없는 경기도의 특성상 전반적인 삶의 방식 변화는 종가 문화 유지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이 새로운 문화를 빠르게 받아들이며 변화하는 것이 경기도 종 가문화의 중요한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