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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7060(Print)
ISSN : 2288-7148(Onlin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Food Culture Vol.31 No.4 pp.300-324
DOI : https://doi.org/10.7318/KJFC/2016.31.4.300

Analytical Review of Royal Sakmangdalye Cuisine in Sakmangdalye-deungnok

So-young Lee*, Bok-ryo Han
Institute of Korean Royal Cuisine
Corresponding author: So-young Lee, Institute of Korean Royal Cuisine, 16 Changdeokgung 5gil, Jongno-gu, Seoul, Korea 82-2-3673-112282-2-3673-2647sylee1230@gmail.com
June 20, 2016 July 26, 2016 August 17, 2016

Abstract

This paper investigated monthly meal composition and type of foods prepared for Dalye (ancestor rituals) over a period of 1 year based on the records in Sakmangdalye-deungnok and reviewed the ingredients for Dalye foods. From the results of our survey, 19 to 20 dishes were served in Sakmangdalye. 24 to 25 different foods were served in Sakdalye. Foods for Sakdalye consisted of Silkwa, Jogwa-Gwapyun, Jeongkwa or Suksilkwa, Hwachae-Sujeonggwa, Tteok, Cho, Jeonyueo, Sugyuk, Jjim, Hwe, Po, Sikhye, Tang, main dish-Guksu or Mandu, and Jang. Ingredients used in Sakmangdalye were recorded in a very integrated and simple manner in Sakmangdalye-deungnok. All ingredients were categorized into three groups: Kwasil (Fruits), Byeongmisikseung (Rice cakes etc.), and Muyeok (purchases). Sakmangdalye-deungnok was helpful in consulting dishes and ordering ingredients when a table for Dalye was set. Moreover, it was written simply enough so those who were in charge of preparing food could easily understand. This paper establishes Sakmangdalye-deungnok as one of the key materials for Royal Cuisine.


「삭망다례등록(朔望茶禮謄錄)」에 기록된 궁중음식에 관한 분석적 고찰

이 소영*, 한 복려
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

초록


    I.서 론

    다례는 차로서 예(禮)를 행하는 것을 말하며, 삼국시대부 터 다례의식(茶禮儀式)이 있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의 다례 는 사신 영접을 위한 다례와 궁중 연회 다례, 그리고 왕실의 제사 형태로 나타난다(Suh 2004).Veritable Records of the Joseon Dynasty (朝鮮王朝實錄)(National Institute of Korean History, 2015)에 보면 다례(茶禮)란 명칭으로 2000 건 이상 의례를 행한 기록이 있다. 무엇보다도 제사로서의 다례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궁중의 제사 다례는 탄일다례(誕日茶禮), 주다례(晝茶禮), 별다례(別茶禮), 삭망다례(朔望茶禮), 명절에 지내는 다례(節 茶禮) 등이 있다(Lee 2008). 탄일다례는 죽은 이의 생신일에 지내는 제사이며, 주다례는 왕실의 상례기간 중에 조석(朝夕) 상식(上食)과 함께 매일 오시(午時)에 점심을 대신하여 다과 와 제찬을 간단히 올린 소사(小祀)이다. 별다례는 정기적인 다례와 달리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드리는 다례이다. 정기적 인 다례로는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지내는 삭망다례, 정조· 한식·단오·추석·동지 등의 명절에 지내는 다례(茶禮, 차 례)가 있다(Lee 2008).

    궁중의 상례나 제례로 나타나던 다례는Gukjooryeeui (國 朝五禮儀)에 없는 예제이며, 중국 예제와도 다른 창의성과 독자성을 갖고 발전해왔다(Jung 2006). 조선 왕실의 제사 다 례는 오늘날 한국인들이 지내는 차례제사의 원형이 된 것 (Jung 2006)이라고 하였다.

    상례(喪禮) 중 상식(上食)은 평상시와 같은 음식을 준비하 며, 주다례 역시 생전에 행하던 점심 식사를 본뜬 것이다. 일 상화된 제향 의식은 삭망다례, 절기다례, 기일다례, 능소다례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Lee 2008). 이와 같은 궁중의 제 사다례를 통해 일상에 쓰이는 궁중음식의 종류와 상차림의 구성방식을 살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궁중다례에 사용된 구체적인 음식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 적인 문헌은 다례 발기(發記, 撥記, 件記)류와 다례 등록(謄 錄)류가 있다. 다례 발기류는 다례에 올린 음식물 목록을 기 록한 낱장으로 된 문서로 언제 어디서 누구를 위해 차린 다 례인지, 음식은 어떻게 구성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다례 등록은 다례를 행할 때 사용한 음식의 종류와 재료 및 수량을 일정 기간 동안 한글로 기록한 것이다. 등록(謄錄) 은 의례나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 중에 수행하는 업무를 기 록한 것이라 구체적인 궁중음식의 내용을 밝히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Kim 2000, Lee& Han 2012).

    다례 등록 문헌 중Sakmangdalye-deungnok (朔望茶禮謄 錄)(Yejo, End of 1700s)은 일 년간의 삭망일 즉, 매달 초 하루와 보름에 지낸 다례 때 올린 음식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이 논문은 다례 등록을 통해 조선왕실의 제사다례에 올린 음식의 종류와 구성, 특징 등을 살펴봄으로서 궁중의 일상음 식 연구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궁중음식을 살필 수 있는 문헌으로서 등록의 가치를 찾고자 한다.

    II.연구 내용 및 방법

    1.조사 대상 문헌

    삭망다례등록<Figure 1>은 예조에서 작성한 것으로 매 월 초하루와 보름에 다례로 올린 음식의 종류와 재료를 월 별로 정리해 묶어 편찬한 궁중 문헌이다. 이 책은 현재 한국 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하고 있다.

    삭망다례등록의 크기는 28×22 cm이며, 닥나무로 만든 종이[楮紙]로 된 선장본(線裝本) 형태이다. 계선이 없는 무 괘(無罫)이며, 행자수는 일정치 않은 1책 74장으로 된 한글 필사본이다(Jangseogak Royal Archive, 1999).

    표지나 본문 어디에도 편찬연도와 편찬자, 다례 대상에 대 한 정보가 없다. 다만 장서각 한국본 도서목록(Lee SM et al. 2002)에서 삭망다례등록의 다례 대상이 선희궁(宣禧 宮)이라고 밝혔다. 선희궁은 영조의 후궁이자 장조(莊祖, 사도 세자)의 생모인 영빈이씨(暎嬪李氏, 16961764)의 위패를 모 셔놓은 곳이다.조선왕조실록,Ilseongnok: the Records of Daily Reflections (日省錄)(Kyujanggak)에서 살펴보니 선희궁의 다례에 관한 논의와 실행에 대한 기록은 1789년부 터 있었으며(정조실록 27권, 정조 13년(1789) 1월 13일 경오 1번째 기사), 1908년 제사제도 개혁으로 1년에 두 번의 다례 와 기신제를 지낼 것을 발표하였다(순종실록 2권, 순종 1년 (1908, 융희2년) 7월 23일 양력 3번째 기사). 삭망다례등 록은 선희궁의 삭망다례를 기록한 문헌으로 1788년 이후 부터 1900년대 초 사이의 기록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시기는 알기 어렵다.

    이 책의 구성과 서술방식은 별도의 목차나 범례 없이 곧 바로 본문이 시작되고, 본문은 크게 두 가지의 내용으로 구 성되었다.

    전반부에는 각 달의 삭다례(朔茶禮)와 망다례(望茶禮)에 올 린 음식물 목록이 기재되어 있다. 다만, 열두 달 중 일부 빠 진 내용이 있다. 1월에 관한 다례는 없고, 2월(이월)부터 12 월(납월)까지의 기록되어 있다. 6, 7, 8월의 경우 삭다례만 기 록되어 있고 망다례가 빠져 있었다. 일부 다례의 기록이 없 는 이유는 삭망다례 대신 명절다례를 지내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즉, 1월 1일은 정조(正朝), 15일은 상원(上元), 6월 15일은 유두(流頭), 7월 15일은 백중(伯仲), 8월 15일은 추석 (秋夕)으로 명절로 삭망다례 목록에서 제외된 날이다.

    후반부에는 앞서 기록한 다례마다 사용한 음식 재료와 수 량을 ‘병미식승’과 ‘무역’ 항목으로 나누어 제시하고 그 아래 그 재료를 이용하여 만든 음식명 또는 용도나 총칭이 표기 되어 있다<Figure 2>.

    삭망다례등록은 실제 업무를 담당하던 곳에서 1년간 삭망일에 지낸 다례 때 차린 음식 목록과 그에 필요한 물품 (식재료)을 기록했기 때문에 보다 실제적인 궁중음식의 면모 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라 하겠다.

    2.연구 조사 방법

    본 연구는 삭망다례등록을 통해 궁중다례의 구성음식 을 살펴보고, 기재방식을 통해 궁중음식의 실제와 등록문헌 이 갖는 가치를 찾고자 한다.

    첫째,삭망다례등록에 기록된 궁중에서 1년간 지낸 다 례 때 소용된 음식을 재료와 조리법별 대분류로 나누어 각 각에 속한 음식들의 종류를 파악하고, 구성의 형태와 계절적 특징을 분석한다. 둘째, 삭망다례를 기록한 Sag-mangdalyebalgi (삭망다례발기, 삭망다례 긔)(Jangseogak, 1911)와 비교하여 궁중 삭망다례에 올리는 음식의 선택과 구성을 알 아보고자 한다. 삭망다례발기는 1911년 6월 29일 이후 윤 6 월부터 12월까지의 삭다례와 망다례에 소용된 향, 제주, 초 를 비롯한 각종 음식의 종류와 수량을 한글로 기록한 것이 다. 특히 두 문헌에 공통적으로 수록된 10월의 삭망다례의 음식목록을 중심으로 비교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후반부에 기록된 재료 목록의 기재방식과 내용을 바탕으로 궁중음식의 조리법과 용어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삭망다례등록삭망다례발기의 내용은 한국학중 앙연구원 장서각 소장의 Micro film을 참조하였다.

    III.결과 및 고찰

    1.삭망다례 음식 내용

    삭망다례등록에는 하나의 다례마다 음식의 종류를 나 열하고 마지막에는 ‘이상 십구긔’ 식으로 다례에 올린 음식 의 그룻 수를 표시했다. ‘십구긔’는 19기(그릇)이라는 의미다. 중간 중간 한 그릇 안에 들어가는 음식은 ‘⊔’으로 묶어 ‘일 긔(一器)’라고 적었다. 이런 형태는 다른 등록이나 발기 문헌 에도 자주 등장한다(Lee& Han 2012).

    삭망다례에 차린 음식의 수는 4월 삭다례에만 20그릇이며, 나머지는 모두 19그릇이다. 몇 가지 음식을 한 그릇에 담은 경우도 있었으므로 실제 음식 종류는 24~25가지에 이른다. 삭망다례에 차려진 음식의 종류는 실과류, 조과류, 화채수정 과류, 떡류, 어육류, 만두·국수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와 같은 분류를 토대로 월별 삭망다례의 음식목록을 <Table 1>로 작성하였다.

    1)실과류

    과일로는 생이(배), 준시(말린감), 생률, 생대조(대추), 산앵 두, 단행(살구), 복분자, 임금, 서과(수박), 진과(참외), 적리 (붉은배), 당포도, 연시, 침시(소금물에 담가 떫은맛을 뺀 감) 가 오르는데 23가지 종류의 과일이 각각 한 그릇에 담겼다. 가장 많이 쓰인 과일은 배로 계절과 상관없이 사용하였다. 과일이 나오기 시작하는 음력 5~9월에는 앵두, 살구, 참외, 붉은배, 연시 등 제철 과일을 시기에 맞추어 다례에 올렸고, 가을부터는 배를 비롯하여 준시, 대조, 생률 등 말린 과일을 주로 올렸다. 11월, 12월의 음식 목록에는 준시, 대추를 올렸 다고 되어 있는데, 이 책 후반부의 재료항목을 보면 11월, 12월에 유자와 당유자를 사용했다고 돼 있어 차이를 보이기 도 한다.

    2)조과류

    조과(造菓)류는 꿀을 넣고 조려 덩어리를 만들거나 편평하 게 만들어 썬 단 음식을 말한다. 조과류로는 크게 숙실과(란 (卵), 병(餠), 전(煎)), 과편(果片), 정과(正果)로 나눌 수 있다.

    숙실과는 율란, 조란을 포함해 밤과 대추를 익혀 만든 것 으로 율병, 조병, 전조, 전율이 이에 포함된다. 율란과 조란 은 밤과 대추를 삶아서 뭉갠 후에 꿀을 넣고 되게 조린 후 다시 원래의 모양대로 만드는 것이다. 율병과 조병은 율란, 조란과 비슷한 조리방법일 것으로 짐작된다. 전조, 전율은 통 째로 꿀을 넣고 조린 것을 말한다.

    9월 삭·망다례에는 전율 한 가지만 한 그릇에 올렸고, 2 월 삭·망다례, 4월 삭다례, 11월 망다례, 12월 삭다례에는 율란과 조란, 율병과 조병, 또는 율란과 전조, 두 가지를 한 그릇에 올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율란과 율병, 조란과 조병은 각각 유사한 음식으로 생각된 다. 진찬의궤(進饌儀軌)의 찬품에는 율란, 조란, 생란이 한 그 릇에 담긴 기록을 자주 볼 수 있다(School of Korean Traditional Arts. ed. 2005; Song & Kim 2007). 그리고 율병과 조병이 기록된 발기로는 1912년(壬子) 4월 11일(양력 5월 27일)에 원소(園所)에서 다례에 올린 제수를 기록한 발기Imja sawol sibiril sogi igil wonso dalye-balgi (임자 사월 십일일 소기 익일 원소 다례 발기, 임 월십일일쇼긔익일원소다례 긔) (Jangseogak, 1912)가 있다(Hansik Archive 2014). 이 발기 에는 생강병, 율병, 조병이 한 그릇에 담긴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란(卵)과 병(餠)은 명칭은 서로 달랐지만 겹쳐 올린 기 록도 없기 때문에 이명(異名)으로 볼 수도 있고, 또는 조리 법은 같지만 생김새가 다른 음식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과편으로는 황병, 들쭉병, 산사병, 앵도병, 모과병, 산사편, 모과편 등이 보인다. 과편은 앵두, 살구, 들쭉, 산사, 모과 등 거의 색이 붉고 새콤한 맛을 가진 과일들을 삶아 으깬 후에 꿀을 넣고 조리다가 녹말물을 넣어 된 죽으로 만든 후 판판 한 틀에 담아 묵처럼 굳힌 것이다(Hwang et al. 2002). 황병 은 노란색을 띤 과편을 말하며, 녹말에 치자를 넣거나 또는 살구를 졸여서 만든 것이다. 과일이 마땅치 않은 계절인 3월 에는 동아와 모과로, 10월에는 생강으로 정과를 만들어 산사 편 또는 모과편과 함께 담아 다례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과 편에 사용된 편(片)과 병(餠)은 비교분석 가능한 참고문헌이 없어 그 차이를 짐작하기가 어렵다.

    3)화채수정과류

    수정과로는 들쭉수정과, 화채수정과, 복분자수정과, 앵두수 정과, 준시(감)수정과, 산사수정과, 배숙이 있고 다례마다 한 그릇씩 올렸다. 꿀물이나 오미자 국물에 생과일을 건지로 띄 워먹는 화채 종류를 수정과라고 한다. 수정과는 현재 생강과 계피를 끓여 곶감을 넣은 음료로만 알려져 있지만Wonhaengeulmyojeongriuigwe (園幸乙卯整理儀軌)(Kyujanggak, photographic edition, 1994)를 비롯한 진찬, 진작 등 연회를 기록 한 의궤에 나오는 수정과의 재료를 분석해보면 배숙, 유자화 채, 오미자배화채, 곶감수정과의 재료와 같으며, 이들을 모두 수정과라고 불렀다(Hwang et al. 2002).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기록된 수정과는 배, 꿀, 통후추로 배숙의 재료와 같다. 연회식 의궤 중Sujaguigwe (受爵儀 軌)(1765)에는 배, 유자, 석류, 꿀, 잣을 재료로 하는 유자 화채의 모습으로 연상되며,Jinchanuigwe (進饌儀軌)(1829) 에 등장하는 수정과는 배, 잣, 꿀, 오미자, 연지를 재료로 하 는 오미자국에 배를 띄운 화채의 형태이다(Hwang et al. 2002).Jinyeonuigwe (進宴儀軌)(1902)의 경우 준시, 생 강, 꿀, 실백자를 재료로 쓴 수정과가 기록되어 있다(Hwang et al. 2002).

    2~5월에는 들쭉을 건지로 한 수정과, 5~7월에는 복분자와 앵두를 건지로 하는 수정과, 그리고 10~12월에는 배, 산사, 준시 등을 이용하였다.

    9월 삭다례에는 화채수정과를 올렸는데, 재료를 살펴보니 배, 석류, 유자로 유자화채의 재료와 유사하였다. 그 계절에 나는 재료를 써서 수정과를 마련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 나 들쭉의 경우 가을에 열매를 채취하여 생식하거나 과즙을 만드는데, 생것을 이용할 경우라면 음력 7월 다례에서 나와 야 하는데, 2월 삭다례에 들쭉수정과가 나온다.Byeoldalyedeungnok (別茶禮謄錄)(Jangseogak, Unknown period)을 살펴보면 2월 한식, 7월 칠석과 백중(百中)일에 들쭉이 다례 에 올랐다. 2월에 사용된 들쭉은 저장해놓은 과실이거나 과 즙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4)떡류

    삭망다례등록에 등장한 떡의 가짓수는 총 39종에 이른 다. 등록 후반부에 나오는 재료목록에 적힌 떡의 명칭에 따 라 39가지 떡의 종류는 크게 시루병 23가지와 고물병 16가 지로 나눌 수 있다.

    시루병은 증병(메시루떡)·점증병(찰시루떡)·설고병(설기 떡) 등으로 멥쌀이나 찹쌀의 가루에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찐 시루떡이다. 증병은 멥쌀가루에 쑥, 신감채, 석이 등 색을 넣는 재료를 넣고 흰팥, 녹두, 잡과로 고물을 얹은 찐 시루 떡이고, 점증병은 찹쌀가루에 석이, 잡과, 신감채, 꿀을 넣고 볶은 고물로 해서 찐 시루떡이다. 설고병은 멥쌀가루에 과일 이나 콩을 섞어 고물없이 찐 설기떡이다(Han 1999).

    고물병은 잡과병·화전·자박병·가피병·단자류 등으 로 작은 크기로 색스럽고 화려하게 만든 떡이 해당된다. 잡 과병은 대추, 밤, 말린감 등 과일을 넣어 찐 떡이며, 송편은 멥쌀반죽을 하여 소를 넣고 조그맣게 빚어 찐 떡이다. 자박 병은 찹쌀가루에 대추 다진 것이나 송기 불린 것을 넣고 붉 은 색이 나도록 반죽하여 기름에 얄팍하게 지져내는 떡이며, 꽃을 붙이면 화전이다. 산병은 멥쌀가루를 쪄서 친 절편류의 떡이며, 산병을 더욱 얇게 밀어 소를 넣고 초승달 모양으로 만드는 가피병(개피떡)이다. 단자는 찹쌀가루를 쪄서 한참 쳐 서 반대기를 만들어 자그맣게 덩어리를 만들어 고물을 묻히 는 떡이며, 찹쌀을 쪄서 찧어 작게 썰어 고물을 묻히는 인절 미이다(Han 1999).

    떡류는 매 다례마다 두 그릇이 올랐다. 한 그릇에는 시루 병에 해당하는 떡 종류 3가지를 담는데, 메시루떡 종류 2가 지, 찰시루떡 종류 1가지로 모든 다례에 동일하게 올렸다. 또 다른 한 그릇에는 고물병인 잡과병, 송병(송편), 자박병, 산 병, 가피병(개피떡), 단자 등에서 두 가지를 선택하여 담았다.

    더운 계절인 5, 6, 7월에는 시루떡의 고물로 빨리 쉬는 팥 류 대신 깨를 썼다. 또는 신감채(승검초)를 쌀가루에 섞어 찐 시루떡이나 고물을 아예 안 섞고 그대로 찌는 설고병을 사 용했다. 9, 10월 다례에는 ‘봇근팟(볶은팥)’을 고물로 사용했 고, 10월에 즐겨먹는 시절식인 나복증병(무시루떡)은 10월 다례에만 올렸다.

    2월 삭다례에 올린 송병은 햇쑥을 넣은 송편으로 일반적으 로 2월 한식 절기음식이기도 하다. 6, 7월에만 올렸던 족증 병은 멥쌀가루에 술을 넣고 발효시켜 찐 여름철 자주 먹는 술떡으로 생각된다. ‘족’은 ‘쪽’, 즉 조각낸 부분이라는 옛말 이며, 족증병은 작은 조각으로 썬 증편으로 생각해볼 수 있 다.Byeongsin chirwol isipchiril seongbin Byeoldalye-balgi (병신 칠월 이십칠일 성빈 별다례 발기, 병신칠월이십칠일셩 빈별다례 긔)(Jangseogak 1896)와Gyeongugung jeongmyo Hyangsu-geongi (景祐宮 丁卯 享需件記) (Jangseogak, Unknown period)에는 ‘양색 족증병’이 나오며(Hansik Archive 2014; Jangseogak Royal Archives 1999), 이것은 두 가지 색을 들여 작게 조각낸 증편으로 추측된다.

    다례에 쓰이는 떡은 종류가 많고 달마다 겹치는 경우가 많 지 않다. 궁중 다례상에서 떡이 가장 정성을 기울이는 품목 이며 비중이 매우 큰 음식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또 다례의 떡은 궁중 떡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잘 보여준다.

    5)어육류

    삭망다례에 오른 어육류음식은 초(炒), 전(煎), 숙육(熟肉), 찜[蒸], 회(膾), 채(菜), 포(脯), 식혜(食醯), 탕(湯)과 같은 조 리법으로 구성된다.

    초는 매 다례마다 한 그릇이 올랐고, 전복을 가장 많이 썼 으며, 홍합은 19회 중 3회 정도로 쓰였다. 초는 해산물을 간 장과 파, 마늘 등 향신채를 넣고 녹말물을 풀어 윤기 나게 조린 음식을 말한다.

    전유어의 경우 매 다례 시 1~2그릇을 올렸다. 생선전유어, 양전유어, 각색느름적 등 한 그릇에 한 가지만 담기도 했지 만, 간전유어와 계란전, 생선전유어와 해전(새우전) 등 두 가 지 전유어를 한 그릇에 담기도 했다. 전유어는 생선, 양, 간, 계란, 새우, 백어를 재료로 썼으며, 9월 삭다례에는 해전(새 우전), 12월 망다례에는 백어전이 올라 계절생선을 이용했음 을 알 수 있다. 5월 삭다례에만 각색느름적 한 그릇이 올랐다.

    숙육은 다례마다 1~2그릇 올렸다. 숙육의 종류는 삶은 고 기와 편육, 족편과 족숙편, 제숙편, 저간(돼지간), 전체수, 저 태 등 소, 돼지, 꿩을 삶은 고기와 내장 등이다. 편육의 경우 6월 삭다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올렸다. 9, 10, 12월에는 꿩을 통째로 쪄낸 전체수 한 그릇을 올렸다.

    찜[蒸]은 대하증(대하찜), 해삼증(해삼찜), 갈비찜, 저백증(돼 지고기찜), 연계백찜(닭찜)으로 2, 3월 삭망다례를 제외하고 매월 1회 정도 한 그릇씩 올렸다. 4월 삭망다례에서는 대하 증이 생선전유어와 함께 한 그릇에 담겨 올랐다.

    어만두는 3월 삭다례와 12월 삭다례에 올렸다. 3월 삭다례 에 올린 각색어만두는 중숭어, 두골, 양, 생육, 두포를 재료 를 썼다. 숭어만두, 두골만두, 양만두 여러 가지를 함께 담았 을 것으로 추측된다.

    회는 소의 내장인 콩팥(두태)과 천엽, 그리고 조개(생합)를 올렸는데, 9월 망다례에 천엽회 한 그릇을 올린 것을 제외하 고는 매 다례마다 한 그릇에 두태와 천엽, 두태와 생합, 2가 지 종류의 회를 같이 담아 올렸다. 조개가 제철인 봄철에는 천엽회 대신 생합회를 올렸다.

    각색채는 재료를 살펴보면 숭어, 두골, 양, 계란으로, 채소 음식이라기보다는 생선숙회인 어채로 생각된다. 총 5회 차렸 으며, 2, 5, 6, 8, 11월 다례에 올렸다. 비교적 더운 시기에 생선과 내장을 생것이 아닌 익힌 숙회를 쓴 것으로 생각된다.

    포는 고기나 생선 등을 소금, 장으로 간하여 말린 것이다. 식혜는 보통 알고 있는 음료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앞부분에 수정과라는 음료가 목록에 나와 있으므로 여기서는 ‘식해(食 )’라 볼 수 있다. 식해는 생선류를 소금과 곡물 찐 것, 엿 기름을 넣고 발효시킨 음식이며, 식해(食)와 식혜(食醯)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등록의 후반부에 식혜의 재료는 ‘용정미 1승’으로 나와 정확히 어떤 식해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포와 식혜(식해)는 삭망다례에 꼭 올리는 품목이다. 두 음식은 모든 삭망다례에 등장한다.

    탕은 삭망다례에서 13가지가 사용됐으며 떡류 다음으로 종 류가 다양하다. 매 다례마다 두 그릇의 탕이 올랐다. 해물, 생선, 꿩, 닭, 소 등 다양한 재료를 썼고, 양(소의 위)이나 생 선은 만두처럼 만들어 탕으로 하기도 했다. 가장 많이 쓰인 탕은 잡탕이다.

    6)만두·국수류

    삭망다례에서는 매 다례마다 주식류에 해당하는 만두나 국수가 한 그릇 오르는데, 목면(메밀국수), 세면, 낭화(浪花, 밀칼국수), 국만두(만둣국), 수단 등이다. 메밀국수를 주로 쓰 고, 6, 7, 8월 삭다례에는 수단, 9월에는 낭화, 10월 망다례 에는 만둣국이 올랐다.

    세면은 장국세면, 분국세면 두 가지 종류로 녹말국수를 장 국이나 오미자국물에 만 국수를 말한다. 수단은 쌀이나 보리 에 녹말을 묻혀 끓는 물에 데친 후 꿀물이나 오미자 국물에 띄운 음료로서 삭망다례에는 맥미수단(보리수단)과 수단이 올랐다. 수단은 보통 화채류인 음료로 분류되지만,삭망다 례등록에 기록된 음식 목록에 쓰여진 순서로 보면 수단이 국수나 만두와 대체될 수 있었던 음식으로 보인다.

    7)장류

    다례음식으로 구성된 장류는 추청(꿀), 겨자(장), 초장(초간 장), 염(소금)이다. 4월 삭다례에 소금이 1회 오른 것을 제외 하면 거의 모든 다례에 꿀, 겨자, 초간장 3가지 장류가 올랐 다. 이런 장류는 올린 음식에 곁들이는 것으로, 꿀은 떡에, 초장은 편육이나 전유어에, 겨자장은 어만두, 각색채 등에 사 용한 것으로 생각한다.

    8)삭망다례의 음식 구성과 특징

    삭망다례에 차린 음식은 실과류 1~3그릇, 조과류 1그릇, 화채수정과 1그릇, 떡류 2그릇, 초 0~1그릇, 전유어 1~2그릇, 숙육 1~2그릇, 찜 0~1그릇, 회 1그릇, 포 1그릇, 식혜 1그릇, 탕류 2그릇, 국수·만두류 1그릇, 장 3~4그릇으로 구성되어 있다.

    삭망다례의 음식 구성을 살펴보면 궁중의 일상식 중 다소 반과(茶小盤果)와 유사한 것을 볼 수 있다. 원행을묘정리 의궤에 나오는 다소반과 상차림에는 떡류, 면, 강정·다 식·숙실과·정과 등 조과류, 수정과, 전유화, 탕류, 편육, 찜, 회, 장류 등이 올랐다.

    2월 삭다례에 차린 음식목록과 같은 일자의 진어상 음식목 록과 비교해 보면 완전히 다른 의례임에도 불구하고 음식내 용은 거의 일치하였다. 1874년 2월 1일이 고종이 순종 출산 과 관련하여 왕실에 올린 진어상과 약방에 내린 궤주상을 기 록한 발기인Gapsul iwol choiril yakbang gwejusang balgi (갑술 이월 초일일 약방 궤주상 발기, 갑슐이월초일일약방궤 쥬상 긔)(Jangseogak, 1874)에 기록된 진어상의 음식은 삼색 송병, 전복초·누름적, 생선전유어·편육, 수단, 생리· 준시·석류·생률·생대추, 각색정과, 산사수정과, 잡탕, 면 (신선로), 초장, 개자, 청’으로 12그릇이다. 다만, 다례상차림 에 빠지지 않는 포와 식혜는 진어상에 오르지 않았다(Hansik Archive 2014).

    삭망다례에 올린 음식 종류는 제사다례에서만 특별히 사 용한 음식으로 보기 어렵고 의례형식에 맞게 궁중 일상음식 중에서 선택하여 제향에 올렸을 것으로 생각한다.

    삭망다례에 오른 음식류 중 실과, 과편, 정과, 화채수정과, 떡, 회, 전유어, 수단, 만두 등에서 계절적인 특징이 보였으 나, 초, 포, 식혜, 탕 등에서는 계절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 히 배, 생률, 대추 등 과실류, 편육이나 회에 사용한 육고기 와 내장류, 목면(메밀국수) 등은 계절과 상관없이 자주 이용 되었다.

    2.등록과 발기에 기록된 삭망다례의 음식 구성 비교

    삭망다례의 음식 구성을 비교하기 위해 음식발기류 중 1911년 삭망다례를 기록한 삭망다례발기를 선택하였다. 이 음식발기는 1책 29장으로 가철(假綴)로 된 한글필사본이 다. 앞표지 서명은 ‘신 뉵월 이십구일 위시 삭망다례’로, 신해(辛亥, 1911)년에 6월 29일 이후로 사용된 삭망다례를 의미한다. 이 삭망다례발기는 6월의 초 1일 조전 겸 삭 전과 망다례, 7월의 삭다례와 망다례, 8월의 삭다례와 망다 례, 9월의 삭다례와 망다례, 10월의 삭다례와 망다례, 11월 의 삭다례, 12월의 삭다례 순으로 다례에 소용된 향, 제주, 초를 비록한 각종 음식의 종류와 수량을 한글로 기록한 것 이다. 다만, 이 음식발기는 삭망다례등록의 후반부와 같 이 다례마다 소용된 재료목록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삭망다례등록삭망다례발기의 두 문헌에 모두 기 록된 10월의 삭망다례를 비교하여 음식 구성의 형태와 차이,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Table 2>.

    삭망다례발기(이하 발기)의 경우 삭다례와 망다례 모 두 ‘향, 제주, 금로적홍심촉 일쌍’이라 기록하였는데, 향, 술, 초는 제사에 쓰이는 용품들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음식의 그릇수만을 합한 수량은 삭다례, 망다례 각각 27기로삭망 다례등록(이하 등록)에 기록된 19기보다 음식 종류가 더 많다.

    발기에 기록된 삭망다례에는 중약과, 중박계, 홍백매화강 정, 각색다식의 조과류 4그릇을 올렸으나, 등록에 나타난 삭 망다례에는 이와 같은 유밀과나 강정, 다식류가 포함되지 않 았다. 과편, 정과, 숙실과의 경우, 등록에 기록된 10월 삭망 다례에는 과편 또는 정과를 한 그릇에 담았으나, 발기에 기 록된 다례에는 숙실과(생란·율란·조란) 1그릇, 각색정과 1그릇으로 따로 담았다.

    과일류는 등록에는 2그릇에 담았다고 기록돼 있는데 비해 발기에는 배·유자(또는 석류), 침시·수시(또는 홍시), 생 률·대추 등 5~6가지 과일을 3그릇에 나누어 올렸다. 10월 삭망다례에 과일의 가짓수와 그릇수는 차이를 보였지만 연 시, 홍시, 수시, 침시 등 감 종류를 올린 것이 두 문헌에서 유사하게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화채류는 모든 다례에서 1그릇씩 올렸고, 특히 10월 망다 례에서는 산사수정과를 올렸다는 기록이 두 문헌에서 동일 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10월 삭다례의 경우 등록에는 생이숙 (배숙), 발기에는 온산사수정과(재료 그대로 자르지 않은 산 사수정과)를 올려 차이를 보였다.

    떡류는 모든 다례에서 2그릇씩 올렸는데, 등록에 기록된 다례에는 시루병과 고물병으로 나누어 2그릇에 담은 반면, 발기에 기록된 다례에는 시루병과 고물병을 한 그릇에 함께 담고 약식 한 그릇이 추가되었다.

    등록에 기록된 다례의 경우 포 1그릇과 회 1그릇을 올렸 지만, 발기에 기록된 다례에는 포와 회를 볼 수 없었다. 그 러나 발기에 기록된 다른 달의 삭망다례에는 회 1그릇올 올 린 것이 확인된다. 발기의 6월 조전(朝奠) 겸 삭전(朔奠)과 망다례, 7월 망다례, 8월 망다례, 9월 삭다례, 12월 삭다례에 는 회가 1그릇 올랐다. 특히 9월 삭다례에는 두태, 천엽, 생 합을 회로 올려 등록의 9월 삭다례와 같았다. 포의 경우, 발 기의 다른 달 다례음식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포를 대신하여 각색소절육 또는 어적·우적·간적·족적·전체 수(전치수) 등 산적류가 추가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궁중 연회식의궤에 자주 등장하는 각색절육은 쇠고기·꿩·닭 등 의 육류와 대구·광어·홍어·상어 등 어류를 말린 것과, 전복·문어·오징어 등 건어물을 예쁘게 오린 것을 한데 고 인 것을 말한다(Hwang et al. 2002). 일반적으로 각색절육에 는 포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각색소절육 역시 여러 가지 절육을 작게 자른 음식으로 여겨진다.

    발기에 기록된 삭망다례에는 등록의 다례에는 없었던 나 복생채(무생채), 즉 채소음식이 포함되어 있었다.

    모든 삭망다례에서 편육 등의 숙육과 식혜는 동일하게 1 그릇씩 올렸다.

    탕류는 등록에 기록된 다례의 경우, 삭다례에는 완자탕과 생치각탕, 망다례에는 잡탕과 족탕으로 2그릇을 차렸다. 발 기에 기록된 다례의 경우, 홍합탕, 생선전탕, 잡탕으로 3그릇 이다. 두 문헌에서 10월 망다례에 잡탕이 동일하게 올렸다.

    국수나 만두류의 경우 등록에 기록된 다례에는 목면 또는 국만두(만둣국) 1그릇을 올렸는데, 발기에 기록된 다례에는 면과 녹말의이 2그릇이었다.

    장류는 모든 다례에서 꿀, 겨자, 초(간)장 3그릇씩 올렸으 며, 발기에 기록된 다례에서는 추청 대신 백청으로 꿀 종류 가 바뀌었다.

    삭망다례발기 외에도 삭망다례에 사용된 음식을 기록한 음식발기류들이 있다. 1867년(정묘년)으로 추정되는 경우 궁 정묘 향수건기에 나타난 삭망다례에 소용된 음식은 ‘높 은 생것(과일고임) 2기, 수정과 1기, 증병·고물병 1기, 매물 (每物, 갖가지 음식) 4기, 포 1기, 식혜 1기, 탕 1기, 사발기 1기, 추청 1기, 겨자 1기, 초장 1기’로 15기의 음식이다 (Hansik Archive 2014).

    고종의 후궁인 내안당 귀인 이씨(萊安堂 貴人 李氏, 1847~ 1914)의 제수관련 자료가 수록된Naeandang igwiin samnyeonnae Jepum-danja (內安堂 李貴人 三年內 祭品 單子)(Jangseogak, Early 1900s) 나타난 ‘삭망다례단자’에는 ‘홍빙사과·백빙사 과, 임자·태말 간정(강정), 절육, 생실과, 화채, 편, 약식, 편 육·전유어, 각색 누름적·우육누름적, 어적·우적·전체 수, 식혜, 탕, 면, 청, 초장’ 등 15기가 수록되어 있다(Hansik Archive 2014).

    음식 발기나 등록에 나타난 삭망다례 음식은 그릇수의 차 이는 있었으나 생과일, 수정과, 증병·고물병 또는 편, 약식 등 떡류, 편육과 전유어, 느름적, 어육류로 만든 적류, 식혜, 탕, 면, 청·겨자·초장과 같은 장류가 공통적으로 들어갔 다. 시기에 따른 음식구성의 변화로 1900년대 이후 삭망다 례에서 약과, 중박계, 빙사과, 강정, 다식 등 조과류가 나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궁중연회에서와 마찬가지로 다례의 주체 즉 음식을 받는 대상의 신분에 따라 다례의 규 모나 음식종류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시기별 삭망다례 의 음식 구성의 변화를 살펴보려면 좀 더 면밀한 검토가 요 구된다.

    3.삭망다례 음식의 재료와 기재방식

    삭망다례등록의 후반부에는 월별 삭망다례에 소용된 음식의 재료와 양 등을 기록하였다. 각 월별 다례에 쓰인 재 료목록 부분은 크게 ‘병미식승’과 ‘무역’이라는 항목이 있고, 각각 해당 재료 목록이 적혀있다. 병미식승 부분에는 주로 쌀, 깨, 적두 등을, 무역 항목에는 어패류, 육류, 면, 두부, 채 소류 등을 기록하였다. 병미식승이나 무역에 해당하지 않는 실과나 꿀 등은 맨 앞에 적어놓았다.

    병미식승 항목에는 떡, 식혜, 수단 등에 소용되는 재료가 포함되어 있었다. 병미식승에 대해 Lee et al.(2002)는 ‘병미’ 는 떡 종류와 그의 주재료인 쌀의 종류와 양을 나타낸 것이 고, ‘식승’은 수라, 곧 밥과 식혜를 가리킨다고 하였지만 다 르게 생각해볼 수 있다. 고조리서 중 1847년에 쓴Jusikbangmun (쥬식방문, 주식방문)(Korean Traditional Knowledge Portal 2007)에 기록된 술이나 엿을 만드는 방법에 백미, 엿 기름을 식되로 하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식승’이 한글로 써 있어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한자로 ‘식승(食 升)’은 민가(民家)에서 곡물을 계량할 때 쓰는 기구를 말하 며, ‘식되’라고도 불린다. 이와 달리 관승(官升)은 관가에서 사용하는 되로 식승(食升)에서 열 말을 한 섬으로 치는 것과 달리 열다섯 말을 한 섬으로 한다. 삭망다례등록에 ‘식 승’이라고 한 것은 곧 밥과 식혜를 의미하기 보단 제시한 분 량의 기준을 말하는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궁에서 음식 을 제조할 때 기준이 되는 분량을 관승(官升)이 아닌 민가에 서 쓰는 식승(食升)을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무역(貿易)은 관아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조선시대에 각급 정부기관에서는 원칙적으로 백성들이 납부하는 공물로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였으나 납 기일 준수, 품질 보증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다. 그래서 이러 한 공납은 17세기 초부터 대동법으로 제도화 되었고, 이로 인해 무역은 조선 후기 관아의 일상적인 업무 가운데 하나 가 되었다(Encyclopaedia of Joseonwangjosillok 2007).

    삭망다례등록의 재료목록에는 재료와 분량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그 재료 밑에 ‘⊔’ 방식으로 묶어 작은 글씨로 그 재료를 이용하여 만든 음식명을 표기하였다. 이와 같은 기재방식은 별다례등록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러 한 기록을 통해 음식마다 쓰인 재료와 분량이 확인되므로 대 강의 만드는 방법을 추측해볼 수 있다.

    2월 삭다례의 전반부의 음식목록과 후반부 재료목록을 비 교하며, 다례음식 재료 항목 및 음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 펴보았다<Figure 3, 4>.

    1)실과류 항목

    <Figure 4>를 보면 ‘이월 삭다례’ 항목 아래 ‘백청 2승, 황청 6승, 생니(배) 40개, 준시 2접’이란 글씨가 먼저 보인 다. ‘⊔’으로 묶어 음식명을 따로 표기하지 않았으므로 어 떤 음식의 재료인지 정확하지 않으나, 등록 전반부에 나오는 음식목록에 ‘생니 1기, 준시 1기, 추청 1기’가 보이므로 그 재료로 유추해볼 수 있다.

    그 다음 ‘생률 6승, 대조(대추) 4승’으로 재료 목록이 있고, 그 아래 ‘뉼조란 ’라고 기록하였다. 이것은 율란과 조란을 만드는 재료를 말하는 것이며, 율란과 조란을 만들 때 맨 앞 에 나온 꿀(백청 2승, 황청 6승)도 일부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생률 4승, 대조 3승, 백자 2승’은 ‘병고명’으로 묶었다. ‘병’이라는 단어는 떡뿐만 아니라 율병·조병·황병·앵도 병·산사병·목과병 등과 같이 졸여서 한 덩이가 되는 음 식에도 사용되는 용어이다. 그러나 ‘이월 삭다례’ 음식 목록 을 보면 과편류나 율병, 조병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병고명 은 오직 떡을 만드는 데 쓰인 고명 재료로 볼 수 있다.

    다른 달의 삭망다례를 보면, 병미식승 앞부분에 기록된 재 료의 목록 아래에 ‘뉼조란 ’, ‘병고명’ 외에도 ‘고명’, ‘병 ’, ‘정과·전 ’, ‘화채’, ‘수정과’ 등이 보인다. 따라서 병 미식승 앞의 실과류 항목은 화채, 숙실과, 과편, 정과, 수정 과 등에 소용되는 재료와 떡이나 과편류의 고명 재료를 기 록한 것으로 생각된다.

    2)병미식승 항목

    2월 삭다례의 병미식승 항목을 보면, ‘점미 7승, 임자 7승, 석이말 1승’을 ‘⊔’으로 묶고 ‘점증병’이라고 기록했다. 또 ‘용정미 7승, 쑥 1전(추가로 사이에 작게 적음), 적두 7승’을 ‘백두청애증병’으로, ‘점미 7승, 적두 7승’을 ‘봇근팟(볶은팥) 점증병’으로 묶었다. 이것은 점증병, 백두청애증병, 볶은팥점 증병 등 세 가지 떡의 재료를 각각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세 가지 떡이름을 다시 ‘시루병’으로 묶었다.

    ‘용정미 1두, 적두 1두’ 아래에는 ‘송병’이라 적혀 있고 그 밑에 이어 ‘쑥 1전’이라고 추기되었다. 또 ‘용정미 1승’이라 하여 식혜를 만드는데 쓰인 재료를 적었다.

    재료를 통해 음식의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다. 백두청애증 병은 도정한 쌀인 용정미( 精米)를 가루 내어 쑥을 섞고 흰 팥고물을 뿌려 찐 떡이고, 점증병은 찹쌀가루에 석이가루를 넣어 찐 떡이며, 볶은팥점증병은 적두를 가루 내어 볶아 고 물로 해서 찐 찰떡으로 여겨진다. 송병은 적두를 소로 한 쑥 송편이다.

    2월 삭다례의 경우 시루병과 송병으로 떡을 분류하였지만 다른 달의 삭망다례는 통상적으로 시루병과 고물병으로 구 분하였다<Figure 5>.

    삭망다례등록의 병미식승 항목에는 39가지 떡류가 등 장하고 시루병이 23가지, 고물병이 16가지 된다. 떡의 이름 과 분류는 <Table 3>에 정리하였다. 이 등록의 병미식승 항 목에 기록된 떡의 명칭과 분류는 궁중 떡의 종류와 이름, 분 류 등에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였다고 생각한다.

    시루병에는 증병 8종, 점증병 12종, 설고병 3종이다. 증병 은 멥쌀가루에 무나 쑥, 신감채, 석이 등 색을 내는 재료를 넣고 백두(흰팥), 녹두(통째/가루) 또는 잡과(여러 과일)로 고 물을 얹은 찐 시루떡이다(Hwang et al. 2002). 점증병은 찹 쌀가루에 석이버섯, 신감채(승검초), 임자(깨), 감태(파래)를 넣고 볶은팥, 녹두, 잡과 등을 고물로 해서 시루에 찐 떡이 다(Hwang et al. 2002). 점증병에는 합점증병, 잡과합점증병 이라 하여 두텁떡이 포함되어 있다. 설고병은 멥쌀가루에 꿀 이나 콩을 섞어 고물없이 찐 떡이다(Han 1999).

    고물병에 해당하는 떡은 자박병 5종, 산병 2종, 단자 3종, 그리고 송편, 화전, 가피병(개피떡), 쪽증편, 은점미병(인절미) 등이다. 자박병은 찹쌀가루에 대추 다진 것이나 송기 불린 것을 넣고 붉은 색이 나도록 반죽하여 기름에 얄팍하게 지 져내는 떡이며, 꽃을 붙이면 화전이다(Han 1999). 산병은 멥 쌀가루를 쪄서 친 절편류의 떡이며, 오리알 산병은 기러기떡 으로 편의 웃기로 쓰인다(Han et al. 1957). 산병을 더욱 얇 게 밀어 소를 넣고 초승달 모양으로 만드는 가피병(개피떡) 이다. 단자는 찹쌀가루를 쪄서 한참 쳐서 반대기를 만들어 자그맣게 덩어리를 만들어 고물을 묻히는 떡이며, 찹쌀을 쪄 서 찧어 작게 썰어 고물을 묻히는 인절미이다(Han 1999).

    특히 고물병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떡의 분류 용어는 아 니다. 그런데 발기나 등록 같은 궁중문헌에서는 고물병이라 는 용어를 종종 볼 수 있다. 고물병에 속한 떡으로는 잡과 병·화전·자박병·가피병·단자류 등이었다. 고물병은 고 물이 있는 떡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물병에 속한 떡 종 류로 판단해볼 때 고임떡에서 메시루편이나 점증병과 같은 편편한 시루떡 위를 장식하는 웃기떡에 해당하는 것이다. 궁 중에서는 웃기떡을 고물병이라는 용어로 쓴 것으로 판단된다.

    경우궁 정묘 향수건기(Jangseogak Royal Archive 1999)에는 삭망다례에 ‘증병·고물병 일긔’라는 기록이 나온 다. 증병과 고물병이 떡 이름이 아니라 떡의 분류 용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이 기록은 증병에 속하는 떡과 고물병에 속하는 떡을 1그릇에 올렸음을 알려준다.

    병미식승 항목에는 재료를 기록하지만, 재료 대신 가격이 나 수량을 적어놓은 경우도 있다. ‘색산병 팔전’이나 ‘족증병 구테’, ‘족증병 구테 무역’ 같은 기록이 보인다. 색산병이나 족증병은 떡의 종류인데, 재료를 따로 기록해 놓지 않았다. 대신 가격을 뜻하는 ‘팔전’이나 수량을 뜻하는 ‘구테’, 그리 고 외부에서 구매했다는 의미인 ‘무역’ 등이 기록돼 있다. 이 는 일부 떡을 무역의 형태, 즉 직접 만들지 않고 외부에서 완성품을 구매해 다례에 올렸음을 알려준다.

    재료를 기입한 내용을 보면 나복증병과 잡과백두나복증병 은 나복(무)재료가 생략되어 있거나 잡과가 들어가는 떡은 실과 항목에 ‘병차’, ‘고명차’ 등으로 떡에 들어가는 재료 목 록을 합쳐서 기록하였다. 떡 뿐 아니라 다른 음식에서도 재 료를 생략한 부분이 많이 나타나 한 가지의 음식에 정확히 어떠한 재료가 들어갔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3)무역 항목

    2월 삭다례의 무역 항목에는 전, 해삼증, 회, 전체수, 포, 탕, 잡탕, 사발것(면)의 재료와 분량, 그리고 개자(겨자), 진 유(참기름)의 분량이 제시되어 있다.

    탕의 경우 홍합탕과 잡탕을 올렸다고 하였는데, 잡탕에는 두골 1부, 곤자손 1부, 잡쳐리 1전, 생육 1전, 진계(닭) 2수, 계란 5개 그리고 그 아랫부분에 표고 1전, 박고지 1전 등이 재료로 나온다. 잡(雜)이란 자가 붙은 만큼 소의 내장류, 닭 고기, 채소, 달걀 등 다양한 재료들이 사용되었으며, 일부 재 료는 전으로 부쳐 닭육수에 끓여 냈을 것이다. 재료 중 ‘잡 쳐리’는 소를 도축, 해체한 뒤 남겨진 살점이나 내장류를 가 리키는 것으로 추측된다. 홍합 100개, 진계 1수를 묶어 탕이 라고만 적혀있지만 홍합탕의 재료임을 파악할 수 있다. 홍합 탕 외에도 어만두탕, 완자탕, 임자국잡탕에 공통적으로 진계 가 들어가 탕의 기본 국물로 이용되었다고 생각한다.

    포의 재료는 우둔으로 적혀 있기 때문에 앞서 기록된 2월 삭다례 음식목록에 적힌 포는 육포임을 알 수 있었다. 회의 재료는 두태 2부, 천엽 1부로 적혀 있어 음식목록에 나오는 두태회, 천엽회와 일치하였다.

    그러나 다례에 올린 전유어는 생선전유어와 양전유어 두 가지인데, 재료로는 중수어 5미, 계란 40개가 적혀있을 뿐 양 은 보이지 않는다. 양지두 1냥2전은 음식명이 제시되지 않았 지만 편육의 재료로 판단된다. 그러나 편육과 함께 한 그릇 에 담긴 족편의 재료는 보이지 않는다. 또 2월 삭다례 음식 목록에는 없는 전체수의 재료로 쓰인 생치 2수가 보인다.

    해삼증의 경우에도 다례에 올린 음식목록에 나오지 않은 데, 해삼증 재료가 적혀있다. 그리고 음식목록에 나오는 전 복초는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 앞부분에 적힌 음식목록과 뒤 에 나타난 재료와 분량, 음식명을 비교하였더니 완벽하게 일 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삭망다례에서도 음 식목록과 후반부에 기록된 재료와 음식 목록이 일정하지 않 았다. 왜 그런지는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같은 음 식의 재료라 할지라도 한 그릇에 단독으로 담기거나 다른 음 식과 함께 담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음식의 재료와 수량 은 다례마다 절기마다 일정하지는 않았다.

    목면의 재료로 보이는 생육 2전과 면 2사리 아랫부분에는 ‘사발것’이라고 써 있다. 목면 외에도 장국세면, 낭화, 국만두 에도 사발것이라고 기록하였다. 사발은 그릇인데, 국물이 있 는 국수 담는 그릇명을 음식명으로 대신하였던 것으로 보 인다.

    이런 기록으로 미루어경우궁 정묘 향수건기(Jangseogak Royal Archive 1999)에 나오는 ‘사발긔 일긔’는 목면, 장국 세면, 낭화, 국만두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삭망다례등록의 무역 항목에는 전유어, 초, 찜, 회, 포, 편육, 탕, 국수 등을 만들 때 소용되는 재료인 수조육류, 어패 류, 두부, 계란, 채소 버섯류, 면 등 구매하는 목록을 적었다.

    무역 항목에서는 여러 가지 계량 단위를 볼 수 있다. 육류 나 내장류 중에서도 우둔·안심·천엽·곤자손·도가니· 두태·제태나 제간 등은 부(部)로, 족·갈비 등은 척(隻)으 로, 닭이나 생치는 수(首)로, 생선은 미(尾)로, 계란이나 홍합, 해삼은 개(箇)로, 전복은 100개를 묶어 세는 단위인 접을 사 용하였다.

    두부는 체 또는 분(푼) 단위를 썼는데, 체는 두부나 묵을 셀 때 사용되는 단위이다. 의궤에서는 두부를 세는 단위로 네모진 것을 의미하는 우(隅)라고 했으며, 일반적으로 네모 지게 잘라 놓은 낱개의 두부를 셀 때 모라는 단위를 많이 쓴다.

    목면이나 세면을 세는 단위로 사리를 썼고, 채소, 표고, 박 고지 등 마른 재료들은 냥(兩), 전(錢), 분(分)으로 표기하여 무게 또는 가격의 단위를 사용하였다. 생육, 양지두, 양은 육 류에 해당하지만 경우에 따라 냥(兩), 전(錢), 분(分) 단위를 쓰기도 하였다.

    무역으로 들어온 고물병 중 족증병의 경우 ‘테’라는 단위 를 사용하였다. 테는 틀이라는 의미로 증편을 찔 때 사용하 는 채반 하나를 뜻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4)기록 방식과 궁중 용어

    연회식 의궤에서 찬품의 기록방식은 하나의 음식 이름 아 래 모든 재료를 기록하는 방식인 반면, 삭망다례등록에 서 재료를 기록하는 방식은 통합적이고 간소화되어 있다. 병 미식승과 무역, 그리고 과실류 및 꿀, 기타항목으로 구분하 여 각 항목의 재료와 분량을 기입하고 재료들을 묶어 음식 명을 표시하였다. 음식마다 주·부재료는 기록하였지만 간장, 소금, 후추, 마늘 등 양념재료는 빠져 있거나 일부 꿀, 참기 름 등을 공통으로 적어 놓았다.

    재료목록에서 보이는 음식명 중에는 병고명, 병, 란자, 률 조란, 정과, 오미자병, 창면국, 시루병, 고물병, 사발것 등이 보이는데, 앞부분에 기록된 다례음식 목록에서는 볼 수 없는 명칭들이다.

    병고명, 률조란은 공통재료를 묶어서 기록한 것이다. 병, 란자, 정과의 경우 률병, 조병, 율란, 조란, 생강정과 등의 원 래 음식명 대신 간략하게 표시한 것이다. 오미자병은 과편으 로 이것에 소용되는 재료의 일부가 적혀 있고, 창면국은 세 면의 국물을 말하며, 국물에 필요한 재료를 적은 것이다. 이 등록에 다양한 떡종류가 나오는데, 시루병과 고물병이라고 기록한 것은 떡을 두 분류로 나누어 그 부류에 속한 떡들을 각각 한 그릇씩 담기 위한 표시로 볼 수 있다. 사발것은 국 수나 만두를 달리 표현하는 용어였다.

    이와 같은 기록 방식과 용어를 사용한 것은 업무를 효율 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편이성 때문으로 보인다. 또 실제 음 식을 담당 관리하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 거나 궁중에서 널리 통용되는 음식 용어였기 때문으로 해석 할 수 있다.

    등록은 다례, 연회 등 의례행사를 준비하는 과정 중에 수 행하는 업무를 기록한 것이다. 본 연구 대상인삭망다례등 록은 다례를 진행하기 전 상을 차리기 위한 품목을 참고하 고 그에 들어가는 음식의 재료를 주문하는데 참고했을 것으 로 생각한다.

    IV.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삭망다례등록을 통해 궁중에서 월마다 삭망 일에 열린 삭망다례 때 사용한 음식의 구성과 종류를 파악 하고, 음식 재료와 기록 방식을 살펴보았다.

    삭망다례에 차린 음식의 수는 4월 삭다례에만 20그릇이며, 나머지는 모두 19그릇이었다. 조리법이 비슷한 음식을 한 그 릇에 담아 음식 종류로 보면 24~25가지에 이른다. 음식의 구 성은 실과류, 조과류, 화채수정과류, 떡류, 어육류, 만두·국 수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삭망다례에 차린 음식은 실과류 1~3그릇, 숙실과·과편·정과 등 조과류 1그릇, 화채수정과 1그릇, 떡류 2그릇, 초 0~1그릇, 전유어 1~2그릇, 숙육 1~2 그릇, 찜 0~1그릇, 회 1그릇, 포 1그릇, 식혜 1그릇, 탕류 2 그릇, 국수·만두 등 주식류 1그릇, 장 3~4그릇이었다.

    삭망다례에 올린 음식류의 구성은 원행을묘정리의궤 에 나오는 다소반과(떡, 과자, 국수를 함께 올리는 상차림) 상차림과 유사하였고, 연도는 다르지만 같은 일자에 올린 다 례상과 진어상의 음식목록은 거의 일치하였다. 다만 다례음 식에서 빠지지 않는 포와 식혜(식해)는 진어상에는 오르지 않 았다. 삭망다례에 올린 음식 종류는 제사다례에서만 특별히 사용한 음식으로 보기 어렵고 궁중 일상음식 중에서 의례형 식에 맞게 선택해 제향에 올렸을 것으로 생각한다.

    삭망다례에 오른 음식류 중 실과, 과편, 정과, 화채수정과, 떡, 회, 전유어, 수단 만두 등에서 계절적인 특징이 보였으 나, 초, 포, 식혜, 탕 등에서는 계절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 히 배, 생률, 대추 등 과실류, 편육이나 회에 사용한 육고기 와 내장류, 목면(메밀국수) 등은 계절과 상관없이 자주 이용 되었다.

    1911년 삭망다례를 기록한 삭망다례발기와 비교해보 니 삭망다례등록에 기록된 다례에 오른 그릇 수는 적었 으나, 모든 삭망다례에 생과일, 수정과, 증병·고물병 또는 편(떡), 약식 등 떡류, 편육과 전유어, 느름적, 어육류로 만든 적류, 식혜, 탕, 면, 청·겨자·초장과 같은 장류가 공통적 으로 들어갔다. 시기에 따른 음식구성의 변화로는 1900년대 이후 삭망다례에서 약과, 중박계, 빙사과, 강정, 다식 등 조 과류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으나 다례의 주체, 즉 신분에 따라 다례의 규모나 음식종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삭망다례등록에서 재료를 기록하는 방식은 통합적이고 간소화되어 있다. 병미식승과 무역, 그리고 과실류 및 꿀, 기 타항목으로 구분하여 각 항목의 재료와 분량을 기입하고 재 료들을 묶어 음식명을 표시하였다. 과실류는 실과·화채수 정과·숙실과·과편·정과 등의 재료를, 병미식승에는 떡 류, 식혜, 수단 등의 재료인 곡물류를 기록하였다. 무역 항목 에는 전유어, 초, 찜, 회, 포, 편육, 탕, 국수 등을 만들 때 소용되는 재료인 수조육류, 어패류, 두부, 계란, 채소 버섯류, 면 등 구매하는 목록을 적은 것이다. 음식마다 주·부재료는 기록하였지만 간장, 소금, 후추, 마늘 등 양념재료는 빠져 있 거나 일부 꿀, 참기름 등을 공통으로 적어 놓았다.

    재료목록에서는 병고명, 병, 란자, 률조란, 정과, 오미자병, 창면국, 시루병, 고물병, 사발것 등의 음식명이 보이는데, 앞 부분에 기록된 다례음식 목록에서는 볼 수 없는 명칭들이다. 공통재료를 묶어서 기록하거나 원래 음식명을 적지 않고 간 략하게 표시하기도 하였고, 일부 음식들의 부수되거나 또는 구분이 되는 표현들이 사용되었다.

    특히 병미식승 항목에 기록된 떡의 재료와 음식명칭을 통 해 궁중에서 쓰이는 떡의 종류와 이름, 구분 용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모두 39가지 떡류가 등장하고, 시루병 23가지, 고 물병 16가지가 된다. 시루병은 메시루편이나 점증병과 같은 편편한 시루떡을 말하며, 고물병에 속한 떡으로는 잡과병· 화전·자박병·가피병·단자류 등이 있다. 고물병은 일반 적으로 알려진 웃기떡을 이르는 궁중용어로 볼 수 있다.

    삭망다례등록은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 중 수행하는 업 무의 기록으로 다례상을 차리기 위한 품목을 참고하고 그에 들어가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재료를 주문하는데 도움을 주 었던 문서이다. 등록의 기록방식에서도 실제 음식을 담당하 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표현 또는 궁중에서 통용되는 음식 관련 용어들이 사용됐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편이성이 엿보였다.

    궁중음식 관련 문헌 중 등록은 그동안 의궤와 비교하기 위 한 부수적인 자료 정도로 취급됐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해 등록이 궁중음식의 실제적이고 일상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중 요한 자료라는 게 확인된다.

    삭망다례는 정성을 다하지만 과하지 않게 차리는 상으로 형식적인 요소가 강한 제사 음식과는 다르다. 궁중에서 평상 시 먹었던 일상적인 음식들을 다수 사용했다는 점에서 궁중 음식의 진면목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여러 음식이 한 그 릇에 담겨지기도 해서 궁중음식이 자연재료의 색을 미적으 로 어떻게 조화시켰는지도 확인하게 해준다. 또 음식을 만드 는데 있어 얼마나 계획적으로 준비했는지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논문에서 상세히 다루지 못한 삭망다 례의 음식별 조리방법과 기술 검토, 별다례·삭중삭다례 등 을 기록한 등록 문헌과의 비교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 으로 사료된다.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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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of「Sakmangdalye-deungnok (朔望茶禮謄錄)」

    KJFC-31-300_F2.gif

    Part of「Sakmangdalye-deungnok」

    KJFC-31-300_F3.gif

    Food listed in section Calends Dalye in February in「Sakmangdalye-deungnok」

    KJFC-31-300_F4.gif

    Ingredients listed in section Calends Dalye in February in「Sakmangdalye-deungnok」

    KJFC-31-300_F5.gif

    Part of recording the ingredients of 「Sakmangdalyedeungnok」

    Table

    Food composition of the monthly Sakmang-dalye

    1))Jabgwa bokkeunpat-miljeomjeungbyeong (잡과봇근팟밀졈증병)
    2)Jabgwa tong nokdu-jeungbyeong (잡과온녹두증병)
    3)Jabgwa nokdu-jeungbyeong (잡과녹두증병)
    4)Jabgwa imjamiljeumjeungbyeong (잡과임자밀졈증병)
    5)Jabgwa baekdu-jeungbyeong (잡과백두증병)
    *or ]: put one dish

    Comparison of tea ceremony food between Sakmangdalye-balgi (End of 1700s) and Sakmangdalye-deungnok (1911)

    The classification of the material of Royal court tteok (rice cake) recorded in「Sakmangdalye-deungnok」

    1)1 seung=about 2l
    2)jeon= monetary unit. 1 nyang=10 jeon=100 pun
    3)1 du=10 seung
    4)t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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