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서 론
장(醬)은 우리음식의 근간이 되는 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 의 장은 동·식물성 원료에 누룩균 등을 배양하거나 메주 등을 주원료로 하여 식염 등을 섞어 발효·숙성시킨 것을 제조·가공한 것으로 메주, 한식간장, 양조간장,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 혼합간장, 한식된장, 된장, 조미된장, 고추장, 조미고추장, 춘장, 청국장, 혼합장 등을 말한다(Ministry of Food and Drug Safty 2013).
중국의 장은 대두(大豆) 및 맥류(麥類), 쌀, 잠두(蠶豆) 등 을 원료로 하여 곡제법(曲制法)이나 혹은 주모제법(酒母制法) 에 의해서 만들어진 일종의 호상물(糊狀物)로서 생산과정은 장유(醬油: 간장)와 완전히 일치한다(Choi 1997)고 하였다.
한국과 중국은 오래전부터 장이라는 음식을 즐겨왔지만 제 조과정이나 맛에 있어서 서로 다른 음식으로 변화 발전 시 켜온 것으로 보인다. 장의 기원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시( )가 발해산이라 하였고 고구려인들이 발효식품을 잘 만들었으며 콩의 원산지가 만주 지역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시( )는 우리나라 북부지역에서 싹터 중국으로 건너간 것 으로 추정하고 된다고 하였다(Lee 1997).
중국에서는 3,000년 전에 이미 주 왕실이 혜인(醯人)을 두 어 혜와 장을 관리하게 하였다(醯人掌共五齊七菹凡醯物) ⌈Julyegeumjugeumyeug (周禮今註今譯)⌋(Lim ed. 1972)고 하였고⌈Sagi (史記)⌋(Sama 2003)에 따르면 한대(漢代)에 염시 천 단지(鹽千)라는 기록이 있고, 공자(孔子)는 장 이 없으면 밥을 먹지 않았다(不得其醬不食)고 하였다 ⌈Neneogeumjugeumyeog (論語今註今譯)⌋(Mo ed. 2009).
우리나라는 서구계의 유목민족과 달리 농경위주의 조기정 착민으로서 환경여건 등을 감안하여 음식물의 저장성이 절 대조건으로 강요되었다. 따라서 삼국형성기에 이미 염장기술 과 양조기술을 정착시켰으며 이들 기술 문화를 융합시켜 마 침내 삼국시대 초기 에 주류, 식초류, 장류, 침채류, 해류 등 을 주축으로 한 5대 발효식품을 형성하였다(Jang 1996).
장에 관한 기록은 우리나라의 ⌈Samguksagi (삼국사기)⌋ 에서는 신문왕3년(683년)에 장(醬)이 납폐품목이라 하였고 (Lee & Chai 1990) 이와 비슷한 시기 중국은 위진남북조시 대(魏晉南北朝時代)의 농서에는 작장법(作醬法), 작시법(作 法) 등 여러 가지 장에 대하여 기술되어 있다⌈Jeminyosul (齊民要術)⌋(Ga 2002).
(Lee & Chai 1990a)에 의하면 1052년(문종 6) 기근이 있 었을 때 구혈식품으로 쌀, 조, 장(醬), 시( )를 낸 기록이 있 다. 이와 비슷한 시기의 중국은 송대(宋代)에 장유(醬油)라는 단어가 등장하였고 ⌈Sangacheonggeung (山家淸供)⌋(Lim 1985),⌈Mongyangnok (夢梁錄)⌋(Yoo KJ ed. 2002)에 따르 면 남 송대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7가지 즉 개 문칠건사(開門七件事)는 땔감(柴), 쌀(米), 술(酒), 소금(鹽), 장 (醬), 식초(醋), 차(茶)라 하였다.
이와 같이 한국과 중국은 모두 장을 애용하고 있었지만, 장에 관한 연구는 ‘17세기 이전 (1400년대에서 1700년대)까 지의 장류(醬類)에 대한 문헌적 고찰(Choi et al. 2007)이 있 었고, 한국인의 장에서는 우리나라의 17세기 이후의 고조리 서 중⌈Kyuhapchongseo (규합총서)⌋1809,⌈Limwonsibyukji (임원십육지)⌋1827,⌈Jeungbosanlimgyeongje (증보산림경 제)⌋1766,⌈Sieuijunseo (시의전서)⌋ 1800년대 말,⌈Juchan (주찬)⌋1800년대,⌈Josunyorijebup (조선요리제법)⌋1917, ⌈Josunmussangshisikyorijebup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1924,⌈Josunyoribup (조선요리법)⌋1939 등의 옛 문헌에서 메주 쑤기부터 택일, 장독 고르기, 장독 관리, 장맛 고치기 등 장에 관한 설명이 매우 상세하게 나와 있다(Han & Han 2013)고 하는 등 장에 관한 연구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에 한 정되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중간의 장의 비교를 위한 기초 연구로서 우선 중국 淸代의 대표적인 조리와 관련된 서적인 ⌈Seongwonlog (醒園錄)⌋(Lee 1825), ⌈Sikmijabyoung (食 味雜口永)⌋(Sa 1832),⌈Yangsolog (養小錄)⌋(Go 1985), ⌈Susiggeeumsigbo (隨息居飮食譜)⌋(Wang 1984), ⌈Jojeongjip (調鼎集)⌋(Dong the late 1700),⌈Sosigseolyag (素食說略)⌋ (Seol 1984),⌈Junggwerok (中饋錄)⌋(Jeung 1984), ⌈Sigheonhongbi (食憲鴻秘)⌋(Joo 1985), ⌈Jugbo (粥譜)⌋ (Yang 2000), ⌈Suwonsigdan (隨園食單)⌋(Won 1795) 등 10권 중 장(醬)을 기재하고 있는⌈양소록(養小錄)⌋,⌈성원 록(醒園錄)⌋,⌈수식거음식보(隨息居飮食譜)⌋,⌈조정집(調鼎 集)⌋,⌈소식설략(素食說略)⌋,⌈중궤록(中饋錄)⌋ 등의 6권 의 조리서를 통하여 중국 청대의 장류를 우선적으로 고찰해 보고자한다.
이로써 향후 중국의 청대와 동시대인 조선시대의 장류와 비교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로써 차후 시대를 거 슬러 올라가면서 한·중 양국 간의 장류의 교류와 기원을 밝혀내는데 활용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것을 기대한다.Table 1
II.연구 내용 및 방법
중국의 청대(淸代)는 중국의 북방에 있던 만주족 누루하치 (努爾合赤)가 한족을 지배한 것으로 1639-1912년까지의 기간 이다. 조선시대가 1392-1910년까지였으므로 청대는 우리나 라의 조선 시대의 후반기의 해당한다.
청대의 대표적인 조리서 10여권 중 장에 관한 기재가 되 어 있어 본 연구에 활용된 청대의 조리서는⌈양소록⌋,⌈성 원록⌋,⌈수식거음식보⌋,⌈소식설략⌋,⌈중궤록⌋,⌈조정 집⌋ 등 모두 6권이다.
⌈성원록⌋,⌈양소록⌋,⌈소식설략⌋,⌈조정집⌋,⌈수식거 음식보⌋는 1800년대,⌈중궤록⌋은 1900년대의 작품이다. ⌈소식설략⌋은 출판년도가 1926년이지만 작자가 살았던 대 부분의 시간이 청대에 해당하므로 청대의 조리서에 포함시 켰다.
⌈성원록⌋은 사천성 사람 이화남(李化楠)이 절강(浙江)지 역을 유람하면서 수집해 놓은 음식에 관한 자료를 그의 아 들 이조원(李調元)이 편찬해 낸 책이다. 상·하 두 권으로 되어있으며 팽조(烹調: 요리), 양조(釀造), 음료(飮料), 고점 ( 點: 떡과 딤섬), 식품가공(食品加工) 등으로 구분되어 있 고 장은 양조에 포함되어 있다.
⌈양소록⌋의 저자 고중(顧仲)은 절강성 사람이다.⌈양소 록⌋은 권지상(卷之上), 권지중(卷之中), 권지하(卷之下)로 나 누어져 있고 이 세 분류는 다시 음지속(飮之屬), 장지속(醬之 屬), 이지속(餌之屬), 소지속(蔬之屬), 찬방보(餐芳譜), 과지속 (果之屬), 가효편(嘉肴篇) 등 7개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모두 270여 종의 음료와 음식이 수록되어 있다. 장은 장지속 에 속해 있다.
⌈조정집⌋은 모두 10권으로 되어 있는 방대한 조리서이 다. 저자가 정확하지는 않으나 건륭년간(乾隆年間)에서 가경 년간(嘉慶年間) 사이에 소흥(紹興)사람 동악천(童岳薦)이 편 찬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장과 장유는 제 1권 조화작료 부(調和作料部)에 기재하고 있어 청대에 장이 매우 중요한 음식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궤록⌋은 20종의 음식을 기록한 책으로써 그 내용은 돼지 뒷다리 절임인 화퇴(火腿), 현재의 소시지와 유사한 향 장(香腸), 두시(豆), 장유(醬油), 첨장(甛醬) 등 일상생활에 서 꼭 필요한 음식들만 모아 서술해 놓았다.
⌈소식설략⌋은 선통제(宣統帝)때 한림원(翰林院)의 시독학 사(侍讀學士)를 지낸 설보진(薛寶辰)이 지었다. 설보진은 신 해혁명 후에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하였으며,⌈소식설략⌋은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이다. 이 책은 자서(自序), 예언(例言) 외에도 卷1-卷4로 분류되어 있으며 청나라 말에 비교적 유 행한 170 여종의 소식(素食)을 만드는 방법이 기술되어 있다.
⌈수식거음식보⌋는 의사였던 왕사웅(王士雄)이 편찬한 책 으로 음식을 만드는 조리서이기보다는 재료의 각각의 성질 을 기술해 놓았으므로 재료의 성질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대의 조리서중 장을 기재하고 있는 6권의 저자는 대부분 남성이었고,⌈중궤록⌋을 지은 증 의 한 사람만 여성이었다. 저자의 출생지는 대부분 절강성, 강소성이었다.⌈성원록⌋의 이조원과 ⌈중궤록⌋의 증의는 사천성 사람이었으나, 증의는 사천성에서 출생하기는 했어도 부친이 강서성에서 관직을 지냈고 어머니도 강소성 사람이 다. 또한 그의 남편도 안휘성에서 관직을 지냈으므로 아버지 와 남편을 따라서 생활한 주 무대가 중국의 양자강 하류 지 역이었다. 따라서 청대 조리서를 지은 저자들은 대부분 중국 4대 요리 지역의 한 곳인 회양채(淮揚菜)의 중심이 되는 절 강성, 강소성 및 그 주위지역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었다.
III.결과 및 고찰
1.청대 조리서에 나타난 장류
청대 조리서에 나타난 장의 종류는 <Table 2>와 같다.
청대 조리서는 장(醬)에 관한 분류를⌈성원록⌋에서는 양 조(釀造),⌈양소록⌋에서는 장지속(醬之屬),⌈조정집⌋에서 는 장(醬)과 장유(醬油)로,⌈수식거음식보⌋에서는 조화류(調 和類), ⌈소식설략⌋에서는 권일(卷一) 등으로 구분하였다.
<Table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청대의 조리서에 기재되어 있는 장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였다. 콩을 이용하여 만든 장 외에도 식초를 만드는 방법인 조미초(造米醋)도 장으로 분류 를 하였고 채소를 소금에 절이는 방법인 엄채(菜) 등도 장으 로 분류하였다. 또한 장을 이용한 조리법 등도 함께 묶어서 장으로 분류를 하고 있어 장과 장이 아닌 것과의 경계가 모 호하였다. 따라서 6권의 조리서를 고찰한 결과 각각의 조리 서에서 장에 대한 준비를 하는 과정과, 첨장, 두시, 청장, 장 유, 장을 이용한 요리, 기타 장류 등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장을 담그기 위한 준비과정으로⌈성원록⌋에서는 장을 담을 때 벌레가 생기지 않게 하는 방법인 장유불충생(醬油不生), 장을 달이지 않고 만드는 방법인 장유불용전(醬油不用煎), 장 을 담을 때의 금기 사항인 주장제기(做醬諸忌), 장 담글 때 사용하는 물의 준비인 주장용수(做醬用水) 등이 기재되어 있다.
⌈양소록⌋에서는 장지속(醬之屬)에 고기를 재울 때 사용할 물 만드는 방법인 엄육수( 肉水)와 설함수(雪鹹水)가 소개 되어 있다.⌈조정집⌋에서는 우선 장과 장유로 구분하였다. 장(醬) 부분에서는 장에 벌레가 생기지 않게 하는 방법인 장 불생충(醬不生), 파리 퇴치 방법인 피승예(石辛蠅)가 있다. 장담글 때 사용하는 물을 준비하는 과정은 조장용랍수(造醬 用臘水)에 기술되어 있다. 장을 담글 때는 세 단계의 익히는 과정을 걸쳐야 한다는 장유요삼숙(醬油要三熟)과 소금물을 거르는 방법인 여염사(濾鹽渣) 등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 장유(醬油)에서는 장을 담을 때 금기사항인 조장금기(造醬禁 忌), 醬油만들 때 사용할 물인 시염수법(試鹽水法)과 제염수 법(制鹽水法)을 기술하였다.⌈수식거음식보⌋에서는 醬의 성 질을 한의학적 입장에서 설명하였으며,⌈소식설략⌋에서는 장을 담그는 물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첨장을 만드는 방법은⌈성원록⌋의 작첨장법(作甛醬法)과 첨장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인 우법(又法)이 두 가지로 모두 3종이 있으나, 편의상 우법1과 우법 1로 구분하고자 한다. ⌈양소록⌋에서는 첨장을 만드는 방법(甛醬)과 첨장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 두 가지인 우방(又方)과 우(又) 등 모두 3종이 기술되어 있다.
⌈조정집⌋에서는 조첨장, 첨장로, 서과첨장, 면첨장, 자연 첨장 등 5종,⌈중궤록⌋에서는 제첨장법 1종이 소개되어 있 어 모두 12종의 첨장이 기재되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두시는⌈성원록⌋의 주향두시법(做香豆法)와 두시를 만 드는 또 다른 방법인 우법(又法)을 포함하여 콩을 수분이 있 게 발효시키는 주수두시법(做水豆法) 등 두시 만드는 방 법은 모두 3종이 기술되어 있으며 ⌈중궤록⌋에는 제두시법 1종,⌈소식설략⌋의 함두시 수두시 등 2종으로 모두 6종의 두시가 기재되어 있다.
청장을 만드는 방법은⌈성원록⌋에만 기재되어 있으며 주 청장법(做淸醬法), 청장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 우법(又法)이 2종 있으므로 편의상 우법1과 우법2로 구분하고자 한다. 주 맥유법(做麥油法)은 즉 청장(淸醬)이라고 부제를 달았고 맥 유법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인 우법(又法) 등 2종을 포함하 여 모두 5종의 청장(淸醬)을 볼 수 있다.
장유(醬油)는⌈성원록⌋에는 존재하지 않으며⌈양소록⌋ 에서는 간장 만드는 방법인 두장유(豆醬油)와 간장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인 우법(又法), 간장을 만드는 비법인 비전조장 유방(秘傳造醬油方), 속성 장 만드는 방법인 급취장유(急就醬 油) 등 4종의 장유(醬油)가 기술되어 있다.
⌈조정집⌋에서는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소주장유와 양주 장유, 황두장유, 잠두장유, 백장유, 맥장유, 화초장유, 부피장 유, 소맥장유, 흑두장유, 황두장유, 천리장유 등 장유만드는 방법 12종을 소개하고 있다.⌈중궤록⌋에서는 장유 만드는 방법인 제장유법(制醬油法) 1종,⌈소식설략⌋의 조장유 1종 등 장유는 모두 18종이 기재되어 있다.
장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하여⌈소식설략⌋에서 녹각채(鹿 角菜)에 장유를 부어 장아찌를 만드는 장유침녹각채(醬油浸 鹿角菜)와 녹각채를 첨장에 볶는 방법인 초녹각채(甛醬炒鹿 角菜), 호두(胡桃)를 첨장에 넣어 볶는 방법인 첨장초호도인 (甛醬炒核桃仁) 등 장을 이용한 요리 3종을 소개하였다.
이외에도 기타 장으로 선방장(仙醬方)은 복숭아 잎을 이용 해 만든 장이며, 일료장방(一料醬方)은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장이다. 찹쌀을 이용해 만든 장은 나미장( 米醬)이고, 급취장(急就醬)은 속성으로 만든 장이다. 참깨로 만든 장은 지마장(芝麻醬)이라 칭하였다. 채소를 절였던 소금물을 이용 한 개로(芥)와 순유(筍油), 잠두장(蠶豆醬), 황두장(黃豆醬), 흑두장(黑豆醬), 오매장(烏梅醬), 매괴장( 醬), 두부를 발 효시켜 조미품으로 사용하는 두부유(豆腐乳) 등 각종 식초, 복숭아, 수박 등의 과일을 이용한 장과, 참깨, 죽순으로 만든 장 등 그 종류가 다양하였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기타 장류에는 식초도 포함되 어 있고 각종 다양한 장 들이 1-2종 인 반면 첨장(甛醬)은 11종, 두시(豆)는 6종, 액체 상태의 장인 청장(淸醬)은 5종, 장유(醬油)는 18종으로 기술된 횟수가 많았으므로 이 네가지 종류의 장은 청대의 대표적인 장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장을 담기 위한 준비, 첨장(甛醬), 두시(豆), 청장(淸醬), 장유(醬油)로 고찰 범위를 한정하고자 한다.
1)장을 담기 위한 준비
<Table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장을 담을 때 벌레가 생기 지 않게 하는 방법에 대하여 ⌈성원록⌋에서는 간장에 벌레 가 생기지 않게 하는 방법을 장유불생충법(醬油不生法)이 라 하였고,⌈조정집⌋에서는 장불생충법(醬不生法)이라 하였는데 내용은 두 가지 방법 모두 겨자를 갈아서 두장(豆 醬)에 넣거나 천초(川椒)를 갈아서 넣으면 벌레가 생기지 않 는다고 하였다.
벌레가 생기지 않게 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파리나 기타 해충이 걱정되면 얇은 망사 천으로 항아리 주둥이를 씌우면 해충이 방지 된다고 하였으며, 장유단지는 뚜껑을 덮어두는 것이 바람직한데 공기가 통할 수 있게 뚜껑을 덮어야 한다 고 하였고, 이것이 장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하였다. 빙허각이씨에 의해 집필된⌈Kyuhapchongseo (閨合 叢書)⌋(Lee 1809)에서는 장에 벌레가 생기지 않게 하는 방 법은 장독이 더러우면 맛이 사나우니 하루에 두 세번은 냉 수로 정히 씻기되 독전에 물기 들면 벌레 나기 쉬우니 조심 하라고 하였다.
장을 담그는 물의 준비에 대하여⌈성원록⌋의 주장용수(做 醬用水)와⌈조정집⌋의 조장용랍수(造醬用臘水),⌈소식설 략⌋의 제랍수(制臘水)가 있으나 모두 음력 12월 중 가장 추 운 날에 물을 끓여서 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여름까지 놓아 두었다가 장이나 간장을 만들 때 사용하면 벌레도 안생기고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는다고 하는 동일한 내용이었으므로 ⌈조정집⌋과⌈소식설략⌋이⌈성원록⌋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금물의 농도를 확인 하는 방법에 대하여 ⌈조정집⌋의 시염수법(試鹽水法)에서는 달걀 한 개를 소금물에 넣어서 소 금의 염도가 적당하면 달걀 표면이 80%가 떠오르고 염도가 낮으면 달걀이 밑으로 가라앉고, 염도가 높으면 손가락 두 마디 만큼 떠오른다고 하였으며 장유를 만들 때 가장 적당 한 비율은 황자 10근, 소금 3근, 물 10근이라 하였고 양을 가감하고 싶으면 적당하게 가감하라 하였다. 간장을 가열하 지 않고 띄우는 방법으로⌈성원록⌋의 장유불용전(醬油不用 煎)에서는 장유를 걸러서 단지에 담고, 기와 뚜껑을 덮고 석 회로 봉한 다음 햇볕에 말리라고 하였다.
醬을 담을 때 금기사항은⌈성원록⌋의 주장제기(做醬諸忌) 와⌈조정집⌋의 조장금기(造醬禁忌)에서 공동으로 기술한 바 “辛日에는 장을 담그면 안 되고, 水日(任葵日)에 장을 담그면 벌레가 생기고 임산부가 장을 만들면 장이 쓴 맛이 나며 빗 물이 조금이라도 장 단지에 들어가면 안 되고 몸과 눈이 청 결하지 않으면 안 되고, 장을 담을 단지를 깨끗하게 씻지 않 으면 안 되고, 무더운 날은 장을 뒤섞어도 안 되고 밤이 되 었다고 해서 뚜껑을 바로 덮으면 안 된다. 저으려면 아침에 저어야 하고 밤에는 젓지 말고 어둡고 차가운 곳에 놓아두 어야 하며 비가 와서 뚜껑을 닫아야 할 때는 뚜껑에 나무를 끼워 놓아야 하고 공기가 안통하면 곰팡이가 핀다.”고 하였다.
⌈조정집⌋에서는 위에서 말한 사항 이외에도 “장을 담을 때 귤을 넣으면 신맛이 나지 않는다고 하였고, 천둥이 칠 때 장을 담그면 사람에게 배탈이 나서 배가 꾸르륵 거리게 되 는 현상 즉, 복명(腹鳴)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또한 월상(月 上)과 하현(下弦)에 장을 건드리면 바람직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하였는바 상현달은 음력 7일-8일, 하현달은 음력 22일- 23일에 뜨는 달이므로, 이 때는 장을 젓거나 장 단지를 움직 이지 말고 정해진 날짜에만 장을 관리 하라.”고 하였다.
2)첨장(甛醬)
<Table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청대의 조리서중 첨장을 만 드는 방법은 ⌈성원록⌋의 작첨장법(作甛醬法), 첨장을 만드 는 또 다른 방법인 우법1(又法1), 우법2(又法2),⌈양소록⌋ 의 첨장(甛醬), 우방(又方), 우(又),⌈조정집⌋의 조첨장(造甛 醬), 첨장로(甛醬鹵), 면첨장(面甛醬), 자연첨장(自然甛醬), 서 과첨장(西瓜甛醬),⌈중궤록⌋의 제첨장법(制甛醬法) 등 모두 12종이다.
첨장은 현재 중국에서는 첨면장이라고 칭하고 있는바 한 국의 춘장은 첨면장에 캐러멜을 혼합하여 색을 검게 만든 것 이다. 첨면장은 발효가 진행될수록 색이 어둡고 짙어지기 때 문에 색깔이 검을 수록 잘 숙성된 첨면장이라는 인식이 소 비자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이에 따라 1948년 화교 왕송산 씨가 첨면장에 카라멜을 혼합, ‘사자표’란 브랜드로 검은색 의 한국식 첨면장을 탄생시켜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하였고 (Famous makers of Zhajiangmian for generations A to Z, 2009; The Daily Sports. 2009. 4. 28.), Yang(2009)에 의하 면 첨장은 단 맛이 나는 중국 된장인 첨장으로 첨면장이라 고도 하며 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발효시켜 만든 짜지 않는 된장을 말한다. 원래 첨면장을 첨장으로 줄여서 부른 것이 발음이 변해서 춘장이 되었다고 하였으니 첨장은 짜장면에 사용하는 춘장의 기원이 되는 장이라고 볼 수 있다.
첨장(甛醬)이라는 용어의 뜻은 달다는 뜻의 첨(甛)자를 쓰 는 것으로 보아 장에서 단맛이 난다는 의미인데 실제로 단 맛을 내기 위해서 붉은 설탕을 사용한 것은 9종의 첨장중에 서⌈성원록⌋의 작첨장법 한 가지 뿐이었다. 그러나 자연첨 장에서 밝혔듯이 첨장을 햇볕에 오랫동안 놓아두면 놓아둘 수록 단맛이 더 깊어진다고 한 것을 보면 첨장이라고 칭한 것은 단 맛이 나는 설탕을 넣어서 맛이 달아서 첨장이라고 하기 보다는 오랫동안 햇볕에 놓아 두어 그 과정에서 단맛 이 생겼으므로 첨장이라고 부른 것으로 보인다.
첨장을 담기 위해서 사용된 주재료는⌈성원록⌋의 작첨장 법과⌈양소록⌋의 우방,⌈조정집⌋의 자연첨장⌈소식설략⌋ 의 제첨장법에서는 밀가루만 사용하였고 ⌈양소록⌋의 첨장 법에서는 소맥만을 사용하였다.
⌈성원록⌋의 우법1은 황두와 쌀을, 우법2에서는 황두와 밀 가루를,⌈조정집⌋의 조첨장에서는 잠두와 밀가루를 섞어서 사용하였다. 따라서 첨장을 만들기 위한 준비로 황자를 만들 때 밀가루나 소맥을 단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콩과 밀가루 를 혼용하여 사용하기도 하였다.
만드는 방법은 밀가루만을 사용하거나, 혹은 밀가루에 콩 등을 섞어 만들 경우 물을 넣고 반죽하여 餠을 만들어 짚위 에 얹고 짚이나 자리로 덮어 두면 곰팡이가 생기는데 이것 을 황(黃) 또는 황자(黃子)라고 하였다.
황자가 완성되는 기간은⌈성원록⌋의 주첨장법(做甛醬法) 에서는 밀가루(白面)에 끓는 물을 더하여 병으로 만들어 7일 이 지나면 황자가 만들어 진다고 하였고,⌈양소록⌋의 첨장 에서는 소맥(小麥)에 끓는 물을 넣어 3일 후에 만들어진다고 하였으며,⌈양소록⌋의 우방(又方)과,⌈조정집⌋의 자연첨 장에서도 7일후면 황자가 만들어 진다고 하였다.⌈조정집⌋ 의 조첨장(造甛醬)에서도 밀가루와 잠두(蠶豆)를 섞어서 7일 이 지나면 황자가 만들어 진다고 하였고 서과첨장(西瓜甛醬) 에서도 백반미(白飯米)에 황두를 넣고 7일-10일 후 황자가 만들어 진다고 하였다. 따라서 첨장을 만들기 위해서 꼭 필 요한 황자는 7일-10일이면 만들어 짐을 알 수 있었다.
⌈Josunyorijebup (朝鮮料理製法)⌋(Bang 1917)에 메주 만 드는 방법에 대하여 기술 한 바 흰콩을 반날 쯤 훨신 불려서 일어 건져가지고 시루에 앉혀서 떡 찌듯 찌는데 반날 동안 이나 쪄서 뜨거운 그대로 절구에 쏟아넣고 콩짝애가 조금도 없도록 곱게 찧어서 보시기 만큼씩 떼어 동글납작하게 뭉쳐 서 가운데는 손가락으로 구멍을 내어 볕에 놓아 말려서 꾸 덕꾸덕하거던 섬속에나 혹 독 속에 담을지니 맨 밑에 집을 한겹 깔고 메주 한켜 놓고 또 집한겹 덮고 또 메주 한켜 펴 놓고 이러케 다 담은 후 잘 덮어서 더운 방에 한주일쯤 두엇 다가 끄내어 하로동안 바람을 쏘이고 다시 전과 같은 법으 로 담는다고 하였으니 중국에서 첨장 만들 때 먼저 만들어 야 했던 황자(黃子)는 일종의 메주였던 것으로 보인다.
⌈조정집⌋의 서과첨장은 첨장에 수박인 서과(西瓜)을 넣은 장으로써 서과는 맛은 달고 독이 없고, 갈증과 마음의 번민 을 치료해 주고 술을 깨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Eumsunzhengyouzheongyeug (飮膳正要精譯)⌋(Ho & Chao ed. 2000)고 하였으니 청대 장은 음식의 맛을 내는 역할 외 에도 치료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용은⌈성 원록⌋의 우법과 완전 동일하였으므로⌈조정집⌋에서 ⌈성 원록⌋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자를 만들 때 사용하는 물의 온도에 대해서는 작첨장법, 첨장, 조첨장, 면첨장 등에서는 끓는 물을 사용하였고, 자연 첨장과 제첨장법에서는 찬물을 사용하였지만 물의 온도에 따 라서 나타나는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황자가 만들어지면 여기에 소금을 넣고 장을 만들었다. 청 대의 도량형은 1兩은 37.3 g (약 37.5 g)이고 1斤은 16兩(약 596.8 g)으로 약 600 g이다(Jekyochulcha 1968). 따라서 청대 의 장을 담을 때 사용한 재료의 양을 현재 사용하는 단위로 환산해 보니 황자와 소금의 양은 작첨장법에서는 밀가루 10 斤(약 6 kg), 소금 2 斤 8 兩(약 1.5 kg),⌈양소록⌋의 우방은 밀가루(白) 1 斤(약 600 g)당 4 兩(약 150 g),⌈조정집⌋ 조첨장은 잠두 10 斤(6 kg)당 소금 3 斤(약 1.8 kg), 서과첨 장은 백반미 10 斤(6 kg), 소금 2 斤 8 兩(약 1.5 kg) 수박 6 斤(약 3.6 kg)을 넣어 만들었고⌈중궤록⌋제첨장법에서는 밀가루 10 斤(6 kg)당 3 斤(1.8 kg)을 넣었다. 따라서 청대에 첨장을 만들 때 주재료와 소금의 비율은 대략 주재료 한 근 (600 g)당 소금 150 g 정도 넣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황자에 소금과 물을 넣고 단지에 담아 햇볕에 놓아두어 장 이 완성되는 시간은 서과첨장은 40일,⌈양소록⌋의 우(又) 에서는 10개월 등으로 다양하였으므로 필요한 시기에 맞추 어 적당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조정집⌋의 자연첨장에서는 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한 것을 한켜 담고, 소금 한켜를 넣어 염도를 높여 몇 년이 지 나도 벌레가 끼지 않게 하여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게 하였다.
첨장을 담는 시기에 대하여 ⌈양소록⌋의 우방에서는 2월 담으라 하였고,⌈조정집⌋의 조첨장에서는 복날에 담으라고 하였으나 대부분의 첨장은 담는 시기를 따로 명시하지 않았 다. 그러나 대부분의 첨장은 햇볕을 쬐어야 장이 단맛이 나 고 색이 붉어질 수 있었으므로 복날 전에 만드는 것이 바람 직했을 것으로 보인다.
첨장의 이용에 대하여⌈소식설략(素食設略)⌋의 첨장초녹 각채(甛醬炒鹿角菜) 에서는 첨장을 사용하여 조리하는 실례 를 보여주었다. 첨장에 녹각채를 볶기 위해서는 우선 첨면장 을 참기름에 볶아 놓은 다음 녹각채를 물에 담가 부드러워 지면 잘게 다져서 참기름에 볶은 첨면장을 넣고 물을 자작 자작하게 넣어 만들라고 하였다.
이때 주의할 사항은 참기름을 많이 넣으면 물을 넣을 수 없기 때문에 참기름을 너무 많이 넣지 말라고 하였다. 첨장 을 사용한 조리법은 녹각채를 볶는 방법 이외에 호두를 이 용하여 볶는 첨장초핵도인(甛醬炒核桃仁)이라는 요리를 만들 기도 하였다.
이외에도⌈조정집⌋에 소개된 첨장로(甛醬鹵)는 첨장을 소 스처럼 묽게 만들어 고기를 구울 때 바르면 고기 표면의 색 감이 증진되었고 고기를 삶아서 찍어먹기도 하였으며 채소 에 무칠 때 양념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위의⌈조정집⌋의 면첨장은 청대의 조리서중에서 가장 먼 저 첨장을 기술한⌈성원록⌋의 작첨장법과 동일하였고,⌈조 정집⌋의 서과첨장은 ⌈성원록⌋의 우법과 동일하였다.
3)두시(豆)
두시(豆)는⌈성원록⌋의 주향두시법(做香豆法), 두시 를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인 우법(又法), 주수두시법(做水豆 法)이 있었고,⌈중궤록⌋의 제두시법(制豆法),⌈소식 설략⌋의 함두시법(咸豆法), 수두시(水豆) 등 모두 6종 이 있었으며, 그 내용은 <Table 4>와 같다.
만드는 방법은 첨장과 동일하게 황자인 장황을 먼저 만들 어 두고 장황을 이용하여 두시를 만들 수 있었다.
두시에 사용된 주재료는 ⌈성원록⌋의 주향두시법(做香豆 法)에서는 콩 한 말에 밀가루 20근을 넣어서 황자를 만들 었고, 우법(又法)과 주수두시법(做水豆法)에서는 검은콩으 로 만든 황자를 사용하였으며,⌈중궤록⌋의 제두시법에서는 대황두만으로 황자를 만들었고,⌈소식설략⌋의 함두시법에 서는 황두로 황자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명칭에서 보는 바와 같이⌈성원록⌋의 수두시에서는 물을 20완(碗:그릇) 부었고 ⌈소식설략⌋의 수두시에서는 콩과 콩 삶은 물을 분리했다가 곰팡이를 피게 한 후 다시 콩과 섞는 과정을 통하여 물을 많이 부음으로써 다른 두시에 비하여 수 두시는 수분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두시를 만들 때 술을 사용한 바⌈성원록⌋의 주향두시법 에서는 소주(燒酒)를 사용하였는데 실제 소주가 아니고 진피 (陳皮)즙에서 나온 쓴 맛이 나는 즙을 소주라 표현하였고, 우 법(又法)에서는 노주(老酒)를, 수두시법에서는 금화첨주(金華 甛酒)를, ⌈소식설략⌋의 함두시에서는 소흥주(紹興酒)를 각 각 첨가하였다.
황주를 담을 때 사용하는 주 원료는 찹쌀, 기장, 쌀 등 세 종류이며 이중 찹쌀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황주를 노주라고 칭하는 이유는 황주가 오래될수록 맛과 향이 진해지므로 두 시에 황주를 첨가한 것으로 보인다.
Jang(2003)에 의하면 황주가 생산되는 곳은 절강, 복건, 강 소, 강서지역 등의 양자강 이남 지역으로써 청대의 소흥지역 사람들은 딸을 낳고 만월(滿月: 한달)이 되면 소흥주를 사오 거나 직접 담근 다음 술 항아리에 경극의 내용 혹은 소흥지 역의 극의 내용을 조각하여 땅속에 묻었다가 이 딸이 장성 하여 시집갈 때 오신 손님께 접대하는 풍속이 남아 있아 있 다고 한 것을 보면 위에서 말한 노주, 첨주, 소흥주는 모두 황주(黃酒)계통의 술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시를 만드는 방법에서는 각종 향료를 사용한 것이 보이 는 바⌈성원록⌋의 주향두시법에서는 행인(杏仁), 과자인(瓜 子仁), 생강 채썬 것(姜絲), 자소(紫蘇), 팔각(八角), 회향(茴香), 소회향(小茴香), 백당(白糖), 진피(陳皮), 과괴(瓜塊), 진피안 에서 나온 쓴 물인 소주(燒酒)을 넣었고, 우법(又法)에서는 가소엽(家口十), 박하엽(薄荷口十), 후박(厚朴), 감초(甘草), 밀 길경(密桔梗),대분초(大粉草), 가자소(家紫),박하(薄荷), 소회(小茴), 대회(大茴), 천패모(川貝母), 사인(砂仁), 화초(花 椒), 시상( 霜) 등을 넣었다.⌈성원록(醒園錄)⌋의 우법(又 法)에서는 수박을 사용한 것이 특이하였다.
주수두시법에서는 대회향(大茴香), 소회향(小茴香), 자소엽 (紫蘇葉), 박하엽(薄荷葉), 감초분(甘草紛), 진피(陳皮), 화초 (花椒), 건강(乾薑), 행인(杏仁) 등을 첨가하였고,⌈소식설략⌋ 의 함두시법에서는 팔각(八角), 소향(小香), 사인(砂仁), 자소 엽가루(紫蘇葉末), 행인(杏仁), 진피(陳皮), 감초가루(甘草末), 생강(生薑), 햇볕에 말린 과를 깍두기 모양으로 썰은 과정(瓜 丁), 진장유(陳醬油), 소흥주(紹酒), 유계(油桂), 백완(白) 등 을 넣어 풍미를 증진시켰다.
두시를 보관하는 방법으로⌈성원록⌋의 주향두시법에서는 자기(磁器)로 만든 병(甁)에 담고 진흙으로 주둥이를 봉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고, 우법(又法)에서는 햇볕에 말려야 하는 데 잘 마르지 않으면 주둥이가 좁은 자관에 담아 헝겊으로 주둥이를 꽉 동여매서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하고 20일간 햇 볕을 쬐면 좋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분이 많으면 1월까지 햇볕을 쬐었다 사용할 수도 있었고 주둥이가 좁은 관에 보관하거나, 혹은 돼지 오줌보에 담거나, 혹은 진흙으 로 봉해두어도 된다고 하였다. 주수두시법에서도 단지를 둘 곳을 정하여 단지를 놓고 진흙으로 봉하라고 하였고, 함두시 법에서는 바람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보관하라고 하였으니 두시는 공기와 접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 요소였다. Choi(1997)에 의하면 두시는 흡습성이 강하여 습기가 많은 곳에 있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때문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밀봉을 하거나 소금 백주, 향신료를 넣어야 한다고 하였다.
두시는 오랫동안 두고 먹는 장이기도 했지만, 주수두시법 에서는 만들고 나서 1년이 지나면 고기를 삶아서 찍어 먹어 도 맛있다고 하였으니 소스 역할을 하기도 하였으며 제두시 법에서는 고춧가루와 무말랭이를 넣어 두었다가 먹는 방법 을 소개하였으며, 수두시는 채소를 넣어 탕을 끓일 때 간을 맞추는 역할을 하였다.
청대의 조리서의 두시 만드는 방법에서는 개인적인 기호 도에 따라 양념을 가감할 수 있었다.⌈소식설략⌋의 함두시 법에서는 매운 맛을 원하면 고춧가루를 넣어도 좋다고 하였 다⌈성원록⌋의 우법(又法)에서는 두시를 싱겁게 하려면 황 자 10량당 소금 1량을 넣고, 짜게 하고 싶으면 황자10량당 소금 2량을 넣으라 하였다.
Yu(1993)는 두시는 짠 맛이 나는 함두시와 짠 맛이 나지 않는 담두시(淡豆)가 있으며 소금을 넣으면 염시(鹽)라 고도 하고 소금을 넣지 않으면 상한증(傷寒症), 감기, 천연두 를 치료하는 주요약으로 이용되었다고 하였다.
⌈Chosabozhu (楚辭褓註)⌋(Hong ed. 2005)에서 ‘대고는 짜고도 시다(大苦咸酸)’고 하였는데 大苦가 두시라고 하니 두 시는 선진(先秦)시대부터 있던 조미료인데, 한당(漢唐) 시기 두시는 요리를 할 때 광범위하게 자주 사용되던 조미품이었 고, 형초(荊楚: 지금의 호북성)지역에서는 소금과 동일하게 생각할 정도로 중요시 여겼다고 하였다(Ryeo 1998). 1972- 1974년 중국 호남성의 마왕퇴3좌(馬王堆3座) 한묘(漢墓)에서 다량의 두장과 두시가 출토된 것을 보면 두시는 주로 양자 강 하류 유역에서 애용해온 조미품인 것으로 보인다(Jin 1993).
이와 같이 두시는 처음부터 두시를 만들 목적으로 만들기 도 하였지만⌈성원록⌋의 작청장법에서는 청장을 거르고 난 콩을 밥반찬으로 만들어 먹는다고 하였으니 이것도 또한 두 시를 만드는 방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양소록⌋의 황두장유에서도 장유를 거르고 나서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떠오른 장은 소금물에 넣어 다시 끓여서 말린 후 집에서 먹 는 반찬으로 애용하기도 하였고 콩 알갱이를 햇볕에 살짝 말 렸다가 향료를 더하여 향두시로도 이용하였다. 두시는 현재 중국에서 생 채소 무침, 볶음, 찜, 지짐 등의 요리에 사용되 는 조미품이지만(Yang 1996), 우리나라에서는 다만 약에 넣 어 먹을 줄만 알뿐이라고 하였다 ⌈Limwonsibyukji (林園十 六志)⌋(Seo 1827).
4)청장(淸醬)
청장(淸醬)은 청대의 조리서중⌈성원록⌋에만 기재되어 있 으며, 주청장법(做淸醬法), 주청장법 외에 또 다른 방법인 우 법(又法) 2종, 작맥유법(作麥油法), 작맥유법을 만드는 또 다 른 방법인 우법(又法) 등으로 모두 5종이었다. 이중 주청장 법(做淸醬法), 주청장법의 또 다른 방법인 우법(又法) 2종은 편의상 우법 1, 우법 2로 구분하고자 한다. 청장을 담는 시 기, 주재료, 부재료, 황을 만드는 방법, 황이 만들어지는 시 간, 청장을 만들 때 사용한 황의 양, 소금의 양, 물의 양, 장 이 만들어지는 시간 등 만드는 방법은 <Table 5>와 같다.
청장을 담는 시기에 대하여 주청장법과 우법 1, 우법 2에 서는 그 시기를 밝히지 않았지만 맥유법과 우법에서는 복날 에 담는다고 하였다. 청장을 담기 위해서는 정해진 주 재료 로 첨장, 두시와 마찬가지로 황자라는 것을 사용해야 하는바 황자는 콩이나 소맥을 익혀서 곰팡이가 생기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황자를 만들기 위해서 주청장법에서는 흑두를 우법 1, 우법 2에서는 황두를 사용하였고, 주 맥유법과 우법에서 는 소맥을 사용하였다.
황자를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주청장법에서는 흑두 1두를 삶아서 밀가루 3근을 섞어서 밀폐된 곳에 펴 놓으면 7일이 지 난 후에 황자가 만들어졌고, 우법1에서는 황두 1두를 삶아 익 혀서 밀가루 24근을 섞어서 바구니에 담아놓으면 7일 후에 곰팡이가 피었고, 이것을 그릇째 들고 나가 햇볕에 말리면 집 안에 들여 놓는 과정을 14일간 반복하면 황자가 만들어졌다. 우법 2에서는 우법 1에서 만든 황자를 사용하였다. 우법 1에 서 황자를 만든 방법을 보면 황두 1두를 깨끗하게 씻어서 물 에 담갔다가 붉은 색이 날 때 까지 삶았다. 황두가 익으면 삶 은 물까지 퍼서 그릇에 담고 밀가루를 24근을 넣고 골고루 잘 섞어 집안의 바람이 통하지 않는 곳에 놓아 두었다. 7일간 짚 으로 덮어두었다가 곰팡이가 피면 볏 집을 걷어내고 그릇째 들고 나가 햇볕에 쬐었다가 해가 지면 집안에 다시 들여놓는 과정을 14일간 반복하면 황자가 만들어 졌다.
따라서 황자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은 7-14일 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흐리고 비가 오면 반드시 14일 보다는 더 많이 말리라고 하였으니, 우법 1에서 햇볕에 말리는 과정은 매우 중요한 것이었던 과정으로 보인다.
작맥유법에서는 소맥을 삶아 익혀 햇볕에 말려서 반쯤 건 조 되었을 때 그늘진 방에 넣어 두었다가 낮에는 햇볕에 펼 쳐놓고 말리고 밤에는 공기가 통하지 않게 싸서 두는 과정을 7일간 반복하면 소맥의 부피가 2배 가까이 증가되었고 이것 을 맥황이라고 불렀다. 맥황도 황자의 일종으로 보리로 만든 것을 맥황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법에서는 작맥유법과 같은 방법으로 만든 맥황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청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에 소금을 섞어서 만든 소금물 에 두황을 넣어 섞어야 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주청장법 에서는 두황 1근당, 소금 14량, 물 4근을, 청장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인 우법 1에서는 장황 1두에 우물물 5두를 사용하 였고, 청장을 만드는 또다른 방법인 우법 2에서는 황 1근에 소금 4량, 물 10그릇을 부었다. 작맥유법에서는 맥황1 근당 소금 4량 물 16그릇, 작맥유법의 우법에서는 맥황10근당 소 금 3근, 물 10근을 부어 만들었다.
청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물의 양은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 으로 사료되나 주청장법의 경우 정확하게 명기한 것은 물 4 근이었지만 이 4근은 처음 재료를 넣고 가열하여 건져 낼 때 의 물의 양이다. 이후 건져낸 건더기에 다시 소금과 물을 넣 고 가열하여 거르고 거른 건더기에 또 한번 소금과 물을 더 하여 가열하여 건져내는 과정을 세 번 반복하고 이 과정에 서 거른 청장을 한 단지에 모아서 햇볕에 두거나 다시 가열 하여 청장으로 이용했으므로 사용한 물의 양이 정확하게 명 기 되어 있지 않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청장은 대부분 햇볕을 쪼이는 과정이 필 요했으며 주청장법에서는 49일, 청장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 인 우법 1에서는 20일이 필요하다고 하였으나 우법 2와 작 맥유법, 맥유를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인 우법에서는 장이 만 들어 지는 시간을 명기 하지는 않았다.
청장을 만들 때는 풍미를 증진시키기 위한 과정이 있었는 바 주청장법에서는 장황을 만드는 과정에서 냉차로 여러 번 비벼서 단 맛을 증진시켰다. 청장을 완성한 후에는 표고, 대 회향, 산초, 생강채, 깨를 넣으라고 하였다. 청장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인 우법 2에서는 거른 청장에 팔각가루, 산초, 참 깨 등을 넣고 3-4번 끓여서 풍미를 증진시켰다. 작맥유법에 서도 표고, 팔각, 산초, 참깨를 넣고 3-4회 끓인 다음 오래된 좋은 술을 작은 병으로 한 병 넣고 다시 끓여서 관에 넣어서 사용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풍미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다양 한 향신료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여러 차례 달여서 저장 하면 음식을 만들 때 양념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주청장법의 우법 1에서는 청장을 거를 때 대나무로 만든 죽람(竹籃)을 사용하였고 황두장유에서는 이 도구를 장추(醬 )라 칭하였는바 간장을 거를 때는 장추를 단지 안에 넣어 장추가 단지 밑에 닿을 때 까지 넣고 장추가 뜨지 않게 벽돌 을 한 장 올려놓아 장추가 떠오르는 것을 막았다. 다음날 아 침 뚜껑을 열어보아 장추에 청장이 고이면 퍼내어 다른 단 지에 담고 단지 주둥이를 천이나 망사를 덮어두어 파리 등 의 벌레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고 햇볕이 좋은 곳에 반달 정도 놓아두었다고 하였다. 장추를 사용하여 장을 걸렀다는 사실은 청장과 간장이 동일한 장 일 것으로 사료되는 바 Go & Jin (1998)에 의하면 고대에는 장유(醬油)를 청장(淸醬)으 로 불렀고, 지금의 황하유역 및 동북 및 농촌지역에서는 아 직도 장유를 청장으로 부르고 있다고 하였으니, 청장은 장유 와 마찬가지로 지금의 간장을 칭하는 말이었던 것으로 보인 다. 청장 뜨는 방법인 취청장법(取淸醬法)에서는 청장이 익 기를 기다렸다가 손으로 청장의 가운데를 우묵하게 파고 놋 국자를 사용하여 걸렀다고 하였으니 (⌈Jungbosalrimkyungjae (增補山林經濟)⌋(Yoon ed. 2007) 동일한 청장이어도 중국에 서는 기구를 사용하는 차이가 있었다.
콩, 밀가루, 물, 소금을 햇볕에 더 많이 놓아두면 청장의 양도 증가하였다. 장추로 청장을 건질 때 표면에 떠오르는 콩 중의 반을 건져서 햇볕에 말리면 향두시로 사용할 수 있 다고 하였다.
5)장유(醬油)
청대 조리서의 장유에 관한 준비사항과 장유의 종류에 관 한 사항은<Table 2>에서 보는 바와 같다. 그중 장유의 준비 과정은 이미 앞의 1)에서 언급한 바 있다.⌈수식거음식보⌋ 에서는 장에 관한 한의학적 성질에 대한 설명만 있을 뿐 장 유를 만드는 과정은 존재하지 않고 ⌈소식설략⌋의 제랍수 등이 있다.
장유를 담는 시기, 주재료, 부재료, 황자를 만드는 방법, 황 자가 만들어지는 시간, 장유를 만들 때 사용한 황자의 양, 소 금의 양, 물의 양, 장유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Table 6>에서 보는 바와 같다.
장유는⌈양소록⌋,⌈조정집⌋,⌈중궤록⌋,⌈소식설략⌋ 에 모두 18종이 기술되어 있으며 그중⌈조정집⌋에 실린 장 유가 12종으로 간장에 대한 기술이 가장 많았다.
장유를 담는 시기에 대하여 ⌈양소록⌋의 두장유에서는 2 월 이라 하였고,⌈조정집⌋의 잠두장유에서는 5월이라 하였 지만, 기타 다른 장유에서는 장 담그는 시기에 대하여 명기 하지 않았다.
장유를 만들 때 사용된 재료는 콩에 밀가루를 섞는 방법 이 5종으로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콩에 밀기울을 사용하거나 소맥에 대황두 혹은 대두에 맥면 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장유는 이러한 재료를 사용하여 쪄서 익혀서 黃子를 만들었는데 황자가 만들어지는 기간에 대하 여 황두장유, 잠두장유, 맥장유, 부피장유, 흑두장유에서 모 두 7일이라 하였다.
이미 만들어 놓은 황자를 사용하여 장유를 만들 때 사용 한 물의 양과 장유가 완성되는 기간에 대하여 ⌈조정집⌋의 황두장유는 콩과 밀가루를 사용하여 황자를 만들고 황자 1 근당 소금 1근, 끓여놓은 물 7근을 부어 반달 이 지나면 먹 을 수 있었고, 잠두장유는 잠두 1두와 밀가루 3두, 끓는 물 6두를 섞어 황자를 만들고 소금 18근을 넣고 황자를 넣고 20 일이 경과하면 장유가 되었다.
⌈중궤록⌋의 제장유법은 대황두와 보릿가루로 장유를 만 들어 20일 후에 먹을 수 있었고,⌈소식설략⌋의 조장유는 대두와 보릿가루로 두황을 만들어 두황 1근당 소금 1근, 물 7근을 부어 장유를 만들었다.⌈조정집⌋의 맥장유는 소맥과 面을 사용하여 맥황자를 만들고 황자 10근당 물 40근 소금 7근을 사용하여 장유를 만들었다. 만들어진 장유는 장추(醬 )라고 칭하는 대나무로 만든 용수를 이용하여 걸러서 단 지에 담아 사용하였으므로 장유는 지금의 간장이라고 볼 수 있다.
⌈조정집⌋의 화초장유와 ⌈양소록⌋급취장유법 중 화초 장유는 황자10근에 소금 6근, 물 4근에 신선한 산초 4근을 모두 단지에 넣고 끓는 물을 가득 붓고 밀봉하여 2주간 햇 볕에 쬐면 장이 되었고, 급취장유법은 밀기울 5승, 보리가루 3승을 함께 볶아 붉은 황색이 나면 소금물 10근과 섞어 햇 볕에 쪼인 후 걸러서 장유로 사용하였으므로 속성으로 장을 만들 때 이용한 방법으로 사료된다.
소주장유와 양주장유는 지역적 특징을 볼 수 있는 장유로 써 이미 만들어 놓은 황자를 사용하였는바 소주장유는 황자 120근에 소금 120근, 물 450근을 붓고 만들어 60일이 지난 후 300근의 추유( 油)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하였고, 양 주장유는 황자 220근에 소금 150근, 물 550근을 넣고 3개월 후에 300근의 추유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하였다.⌈수식거 음식보⌋에 따르면 추유는 두장(豆醬)으로 만든 것이 좋고 삼 복에 장을 띄우면 늦가을에 맨 처음 거른 장유의 품질이 좋 은데 이를 추유, 혹은 모유(母油)라고 불렀다고 하였고 추유 는 채소요리나 육류요리에 모두 잘 어울린다고 한 것을 보 면 추유도 장유, 즉 간장의 한가지라고 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조정집⌋의 천리장유는 장유 5근에 향봉 1근을 넣고 햇 볕에 쬐면 멀리 갈 때 가지고 갈 수 있었다.⌈양소록⌋의 장 유를 담을 때의 비법인 비전조장유방은 좋은 콩 찌꺼기 1두 을 쪄서 완전히 익힌 다음 밀기울껍질 1두를 섞어 두었다. 곰팡이가 피면 여기에 감초 1근을 탕에 넣고 달여 약 15-16 근이 될때 호염 2근반과 함께 단지에 넣고 햇볕을 쪼였다. 이 방법은 단지에 담아두면 몇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고 하였으니 위의 두 가지 방법은 유효기간이 긴 장유로 분 류할 수 있었다.
콩과 밀가루의 비율에 있어 콩을 많이 넣고 밀가루를 조 금 넣으면⌈조정집⌋의 백장유(白醬油)에서 보는 바와 같이 콩의 색이 옅기 때문에 백장유라고 하였다.
장유를 잘 보관하는 방법으로는 ⌈양소록⌋의 두장유에서 는 황자를 만들 때 귤을 까서 넣었고, 장유를 만드는 비법인 비전조장유방에서는 장유단지에 감초즙 1컵을 부어두면 몇 년이 지나도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고 하였다. 맥장유는 장유 를 담글 때 감초를 끓여 넣으면 맛도 달고 벌레가 생기는 것 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였고 엿을 끓여 넣어 색을 짙 게 하기도 하였다.⌈조정집⌋의 흑두장유와⌈소식설략⌋의 조장유에서는 향범, 대회향, 산초, 생강채, 깨, 등을 더하여 방부효과를 더하였고, 풍미를 증진시키고자 했음을 볼 수 있 었다.
장유에 대한 활용은⌈소식설략⌋의 장유침녹각채에서 볼 수 있는바 녹각채를 물에 담가 부드럽게 한 다음 녹각채 1 근에 간장을 2근 부어 두면 반찬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장유와 첨장, 두시, 청장을 비교해본 결과는 <Table 7>과 같다.
이 4종의 장에 대하여 담는 시기와 주재료, 부재료, 황자 가 만들어지는 기간, 장을 만들 때 사용한 황자의 양과 소금 의 양, 물의 양, 장이 만들어 지는 시간, 저장조건, 특이 사 항에 대하여 모든 장이 일목요연하게 명기되어 있지 않았으 므로 명기된 것을 참고 하여 비교해 보았다. 장을 담는 시기 에 관하여 첨장, 청장, 장유는 햇볕이 많은 복날, 5월 등을 선호한 반면 두시는 여름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하였다.
첨장, 두시, 청장, 장유를 만들 때 황두, 흑두, 보리, 밀가 루 등을 사용하여 물을 넣고 반죽하여 병(餠)을 만들어 익힌 다음 7일간 곰팡이를 띄게 하는 일, 즉 황자를 만드는 일은 동일하였다.
만들어진 황자를 이용하여 장을 담는바 첨장은⌈중궤록⌋ 의 제첨장법에서만 묽은 장을 만들기 위해서 20근의 물을 넣 었을 뿐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반면 청장에서는 황자 가 1근 일 때 소금 14량 물 4근을 붓고 49일후장이 완성되 었다. 장유에서는 황자120근, 소금 120근에 물 450근을 붓고 60일이 지나야 장유가 만들어졌다. 황자 220근에 소금 150 근 일 때 물 550근을 사용하여 기타 장에 비하여 사용하는 물의 양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두시는 황자로 두시를 만들 때 초기부터 진피, 행인, 박하 등의 향신료를 사용하여 방부제 효과를 얻은 반면 청장과 첨 장은 장으로 모두 만들고 난 다음 풍미를 증진시키기 위하 여 선택적으로 향료를 첨가하였다.
장을 보관하는 장소에 대하여 첨장과 청장, 장유는 햇볕이 드는 곳에 놓아두면 좋다고 한 반면 두시는 공기가 통하지 않는 곳에 두어야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차 이점이 있었다.
IV.요약 및 결론
중국 청대의 대표적인 조리서 10권 중 장(醬)이 기록되어 있는⌈성원록(醒園錄)⌋,⌈양소록(養小錄)⌋,⌈소식설략(素 食設略)⌋,⌈조정집(調鼎集)⌋,⌈중궤록(中饋錄)⌋,⌈수식거 음식보(隨息居飮食譜)⌋등 6권의 조리서를 고찰한 결과는 다 음과 같았다.
청대의 조리서에 나타난 장은 종류가 다양하였으나 기타 장들은 1-2종인 반면 첨장(甛醬)은 12종, 두시(豆)는 6종, 청장(淸醬)은 5종, 장유(醬油) 18종 등으로 다른 장에 비하여 게재된 횟수가 많았던 위의 네 가지 장을 청대의 대표적인 장으로 선정하여 고찰하였다.
첨장(甛醬)은⌈성원록⌋의 작첨장법(作甛醬法),⌈양소록⌋ 의 첨장, 첨장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인 우방(又方), 우(又)와, ⌈조정집⌋의 조첨장(造甛醬), 서과첨장(西瓜甛醬), 면첨장(面 甛醬), 자연첨장(自然甛醬),⌈중궤록⌋의 제첨장법(制甛醬法) 등 모두 12종이 기재되어 있었다.
첨장은 밀(가루), 콩류, 혹은 밀(가루)에 콩류를 섞어 병을 만들었고 병에서 곰팡이가 생기면 황자라고 부르며, 황자에 소금과 물을 넣어 만든 장이었다. 병을 만들어 황자가 되기 까지의 시간은 7일-10일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첨장 은 단 맛이 나는 장이라는 뜻으로서 장을 만들 때 붉은 설탕 을 넣어 만들기도 하지만 햇볕에 오랫동안 두어 장에서 자 연스럽게 단맛이 생겨나기 때문에 첨장이라고 명명한 것으 로 보인다.
첨장을 만들 때는 황자를 소금물과 섞어 만드는데 황자가 10근 일 때 소금의 양은 2근 8량 정도 사용하였다. 중국북방 지역에서 주로 애용한 장으로 보이며, 우리나라의 짜장면을 만들 때 사용하는 장인 춘장의 근원이 되는 장임을 알 수 있 었다.
두시(豆)는 ⌈성원록⌋에 주향두시법(做香豆法), 또 다른 방법(又法), 주수두시법(做水豆法)⌈중궤록⌋의 제 두시법(制豆法),⌈소식설략⌋의 함두시법(咸豆法), 수 두시(水豆) 등 6종류가 기재되어 있었다.
두시는 이와 같이 전문적으로 두시를 만드는 제조과정을 통해서도 만들어 졌지만 청장, 장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떠오 르는 콩을 건져서 말렸다가 향료를 더하여 향두시로 만들기 도 하였다. 두시를 만들 때 첨장과 마찬가지로 콩, 밀 등으 로 황자를 만들어 사용하였으며 진피, 팔각, 산초, 행인, 자 소, 후박, 박하, 감초, 사인, 소향, 감초 등의 향신료를 사용 하였다. 두시를 보관하는 방법은 대부분 주둥이가 좁은 관을 사용하거나 진흙으로 봉해두는 방법을 선호하였다. 이는 두 시의 성질이 흡습성이 강하여 쉽게 부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향료를 넣고 밀봉하여 오랫동안 보관하고자 하는 목 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장(淸醬)은 청대의 초기 조리서에 해당하는 ⌈성원록⌋ 에만 기재되어 있으며 청장을 만들 때 첨장, 두시와 동일하 게 콩이나 보리로 황자를 만들어 청장을 만들었다. 청장은 두황 1근당 물 4근, 우물물 5근, 혹은 물 10그릇을 넣으라고 하여 물의 양이 많았던 것이로 보이며 햇볕에 두었다가 정 해진 날짜가 되면 장추(醬)라는 대나무로 만든 용수를 사 용하여 청장을 걸렀다. 청장의 풍미를 증진하기 위해서 산초 팔각, 참깨 등을 넣어서 끓여서 사용하였다. 청장은 장의 형 태로 보아 장유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장유(醬油)는⌈양소록⌋,⌈조정집⌋,⌈중궤록⌋,⌈소식설 략⌋에 기재되어 있었다. 장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황두, 적소두, 흑두, 잠두 등의 두류에 밀가루, 보리 가루 등으로 황자를 만들고 황자 1근당 물 7근, 장황 1두에 우물물 5斗, 밀가루 3豆에 끓는 물 6斗 등 물의 양이 첨장과 두시에 비 해 많았다. 소금과 물을 붓고 매일 저어주면서 햇볕을 쪼인 후 대나무로 얽어 짠 망을 단지 안에 넣어 장유를 걸렀고 처 음 걸러낸 장유를 추유( 油)라고 하였으므로 추유 또한 청 대에 장유를 칭하는 용어였다. 따라서 1700년대에는 간장을 청장이라고 불렀던 반면 1800년대에 이르러서는 간장을 장 유로 불렀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추유라고 부르는 등 간장을 지칭하는 용어에 변화가 생겼음을 알 수 있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중국 청대 조리서를 통하여 장류를 고찰한 결과 청대에 이미 다양한 장이 존재하였고, 대표적인 장으로 첨장, 두시, 청장, 장유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었 다. 그중 첨장은 현재 한국에서 짜장면을 만들 때 사용하고 있는 춘장이며, 청장과 장유는 우리가 간장이라고 부르는 것 으로서 명칭은 상이하지만 같은 종류의 장인 것으로 나타났 고 두시는 약용으로 사용되었다고는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애용하는 장은 아니다.
이로써 본 연구에서는 한·중 양국 간 장의 연관성이 있 음을 발견하였으며, 차후에는 한중 양국의 장의 기원 및 교 류 등에 관해 지속적인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