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서 론
최근 한식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음 식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음식의 대표로 몇 해 전 드라마에도 소개되어 국내뿐 아니라 외국 인들에게도 관심을 모았던 음식이 궁중음식이다(Kim 2010). 또한, 궁중음식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달된 한국음식으로 우리 음식문화의 정수로도 볼 수 있는데(한 & 정 2004), 궁 중음식이 민가로 전래되어 발전된 것이 반가음식이다(황 등 2010). 그리고 이러한 반가음식에 지역적 향토성의 영향을 받아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는 것이 종가음식이다. 종가음식 은 우리나라와 같은 동아시아문화권인 중국, 일본과도 차별 화되는 한국만의 독특한 식문화 자원이며, 종가의 경우 자손 대대로 불천위 제례를 지내고 있어 제례음식이 발달했으며, 접빈객을 중시하는 관례가 있어 접빈객(손님맞이)음식이 발 달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농촌진흥청 2011ab; 주 2011). 게 다가 종가는 고조리서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 한 종가의 고조리서는 종가의 내림음식을 살펴볼 수 있는 자 료이면서 동시에 편찬된 시기의 음식 문화를 살펴 볼 수 있 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식문화 자원이다. 종가의 조리서 중 가장 오래된 조리서는 현재까지 발굴된 것 중에서 광산김씨 설월당 종가에서 전해 내려온「수운잡방」(김유, 1540년경) 이고, 그다음으로는 반가의 여성이 집필한 최초의 한글조리 서인「음식디미방」(정부인 안동장씨, 1670년경)이다. 또한, 의성김씨 청계공파 종가의 조리서인 「온주법」(찬자미상, 1700년대 말)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은진송씨 동춘당 송준길 의 손자인 송병하 가문의 조리서인 「주식시의」(연안이씨 부인 등, 1800년대 말)와 「우음제방」(찬자미상, 1800년대 말)이 전해져오고 있다. 이러한 종가의 고조리서는 술 만드 는 법 및 장류, 병과류 등을 포함한 여러 조리법이 수록되어 있다. 조리서에 수록된 여러 조리법 중 본 연구에서는 제례 음식을 포함한 의례음식과 다과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인 병 과류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병과류(餠菓類, 떡과 과정류)는 예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 겨먹던 후식류로 옛 문헌과 궁중의 의궤에 소개된 음식이며 많은 행사에서도 빠지지 않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이러한 떡과 과정류에 대한 특징 및 역사적 기원을 살펴보면 첫 번 째로 떡은 중국의 한자어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병(餠), 고 (), 이(餌), 편(片,), 병이(餠餌) 등으로 불리고 있으 며(한국문화재보호재단 편 2000), 조리 형태로 정의하면 “곡 물의 분식 형태의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이 1998). 주재료 로는 멥쌀이나 찹쌀 또는 잡곡 등의 곡물들을 이용하였으며, 이를 물에 불려서 찌거나 삶거나 지져서 익힌 음식으로 오 랜 세월동안 우리의 삶에 밀착되어 온 뿌리 깊은 음식이다 (김 등 2007). 또한, 떡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 찌는 떡, 치 는 떡, 지지는 떡, 삶는 떡으로 분류한다(윤 1985; 이 1998; Won 등 2008).
두 번째로 과정류는 한과로도 불리며, 쌀이나 밀과 같은 곡물가루에 꿀이나 조청 등을 넣고 반죽해서 기름에 튀기거 나 과일 또는 식물의 뿌리 등을 꿀에 조리거나 버무려서 만 든 과자이다(황 등 2010). 또한, 조과류라 하는데 조과란 생 과와 비교하여 생긴 말로 가공하여 만든 과일의 대용품을 의 미한다(Cho 등 2008). 이러한 과정류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과일이 나지 않는 계절에 곡식을 과일의 모양으로 본 떠 대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김 등 2007), 크게 유밀 과, 유과, 정과(전과), 다식, 과편, 숙실과, 엿강정, 당(엿)으 로 나누어 질 수 있다(김 등 2007; 정 등 2010; 한 등 2000).
병과류와 관련된 문헌 연구로는 병과류에 대해 전반적으 로 조사한 연구와 떡류에 관한 연구, 과정류에 관한 연구 등 이 수행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병과류에 대해 연구한 연구들 을 살펴보면 정(1973)의 우리나라 병과류에 대한 분류와 정 의에 대한 소고와 Yoon 등(1990)의 병과류를 중심으로 벼농 사 지역의 쌀 음식에 대한 비교연구 등이 수행되었다. 떡류 에 관한 연구의 경우 조리서, 의궤 및 고문헌에 수록된 떡류 에 대해 고찰한 연구들이 다수 보고되었으며(Lee & Maeng 1987; Lee & Yoon 1986b; Mang & Lee 1988; Oh & Lee 2010ab; Won 등 2008), Kang(2013)은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조리서에 수록된 잡과병의 조리법을 문헌 고찰 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마지막으로 과정류에 대한 연구는 1600년대 이후의 조리서를 활용하여 약과 문화의 변천에 대 해 고찰한 Cho & Lee(1987)의 연구가 있다. 그리고 Oh (2011; 2012; 2013ab)와 Cho 등(2008), Lee & Yoon (1986a)은 조선시대의 문헌에 수록된 과정류 및 다식, 과편, 숙실과의 문헌적 고찰을 수행하였다. 또한, Chung & Woo (2005)는 문헌고찰을 통해 한국의 전통과편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Lee & Chung(1999)은 다식류에 대해 문헌연 구를 수행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현재까지의 병과류와 관련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고조리서 나 의궤를 중심으로한 고찰연구가 대부분이었고 아직까지 종 가에서 내려온 조리서에 수록된 병과류 조리법에 관한 구체 적인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현재 까지 발굴된 1500년대의「수운잡방」, 1600년대 말의「음 식디미방」, 1700년대 말의「온주법」 그리고 1800년대 말에 집필된 조리서인 「주식시의」까지 총 4종의 고조리서에 수 록된 병과류 조리법을 고찰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종가의 고조리서에 수록된 병과류 제법이 후대 조리법에 어떻게 계 승·변화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II.연구내용 및 방법
1조사대상 가문 및 종가
1)조사대상 문헌
본 연구에 선정된 문헌은 고조리서 가운데 종가에서 전해 내려온 조리서들을 중심으로 선정하였으며, 선정된 조리서는 광산김씨 설월당 종가의「수운잡방」과 재령이씨 석계 이시 명 종가의「음식디미방」, 의성김씨 종가의「온주법」, 마 지막으로 은진송씨 종가의 「주식시의」까지 총 4권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각 조리서의 원문과 역주를 모두 제시하였 다. 「수운잡방」의 원문과 역주는 모두 윤 편역(1998)본을 활용하였으며, 「음식디미방」의 원문은 백 편역(2006)본의 수록된 원문을 활용하였고, 역주는 백 편역(2006)본과 한 등 편역(1999)본을 참고하였다. 또한,「온주법」의 원문과 역주 는 모두 사단법인 교남문화 편역(2012)본을 이용하였고,「주 식시의」 원문과 역주는 모두 대전역사박물관 편역(2012)본에 수록된 자료를 활용하였다.
2)조사대상 조리법
수집된 조리서에 수록된 병과류의 유형별 분류기준은 농 촌진흥청에서 발간된 한국의 전통향토음식(농촌진흥청 2008) 과 윤(1985; 1991), Cho 등(2008), Oh & Lee(2010ab), Won 등(2008)의 분류를 기준으로 활용하였다. 분류기준은 병 이(떡)류는 찌는 떡, 삶는 떡, 치는 떡, 지지는 떡으로, 과정 류는 유밀과, 유과, 다식, 정과, 과편, 당(엿), 기타로 총 11항 목으로 나누었다.
2.조사 방법 및 세부주제 분류
1)연구 조사 방법
본 연구는 문헌의 내용을 체계적이고, 객관적이며, 합리적 으로 분석할 수 있는 내용분석(Content analysis)을 이용하였 다(Oh 2000). 내용분석은 1960년대부터 미디어 자료의 분석 기법으로 활용되어 왔고, 정성적인(Qualitative) 연구방법론 가운데 하나로 인문, 사회과학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폭 넓게 활용되어 왔다(Lee & Cho 2008; Lee & Kim 2008; Oh 2000).
2)유목분류 및 세부주제
내용분석으로 연구를 수행할 때 가장 중요한 절차 중의 하 나가 연구에 적합한 유목분류의 설정이다(Cha 2012; Lee & Kim 2008; Oh 2000). 유목분류란 연구를 위해 수집된 자료 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방법이다(Oh 2000). 본 연구의 유 목분류 및 세부주제에 관한 사항은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연 구 목적에 적합하게 수정·보완하였다(Cho 등 2008; Cho & Lee 1987; Lee & Yoon 1986ab; Oh 2011; 2012; Oh & Lee 2010ab; Won 등 2008). 유목분류 및 세부주제에 대한 내용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III.결과 및 고찰
1.조사된 조리서의 일반적 사항 및 소개된 병과류의 종류
1)종가 조리서의 일반적 사항
조리서별 일반적 사항은 <Table 2>에 나타내었다. 본 연구 에 활용된 종가의 조리서는 총 4권이다. 편찬된 언어로는 「수운잡방」이 한문으로 집필되었으며, 나머지 조리서는 모 두 한글로 집필되었다. 편찬 시기는「수운잡방」이 가장 앞 선 16세기인 1540년경이고, 그다음으로「음식디미방」이 17 세기 말인 1670년경에 집필되었으며, 「온주법」은 18세기 말, 마지막으로 19세기 말에 「주식시의」가 집필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리서가 내려온 종가의 소재지의 경우에는 「주 식시의」(대전 소재)를 제외하고는 모두 경상북도 북부인 안 동과 영양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운잡방」
「수운잡방(需雲雜方)」은 조선시대 남성 유학자인 탁청정 김유(1481~1552)가 1540년경에 집필한 것으로 상, 하권으로 구성된 한문 필사본이며 술 담그는 법과 음식법 등 120항목 (술 60항목, 장류 10항목, 김치 15항목, 식초 6항목, 채소 저 장법 2항목, 조과, 탕 및 기타 조리법 14항목)이 기록된 조 리서이다(정 2009; 이 등 2012). 이 책은 김유의 3남 설월당 김부륜(1531~1598)의 종가에서 약 450년 동안 보관해 왔으 며 1986년 세간에 모습을 드러냈다(이 등 2012). 이러한「수 운잡방」은 1980년대 당시 안동대학교의 윤숙경 교수에 의 해 면밀히 조사되면서 그 가치가 새롭게 평가되었으며(정 2009), 1998년 윤숙경 교수에 의해 한글 번역본이 나왔고(윤 편역 1998), 2006년과 2011년에 조리법이 재현된 것으로 조 사되었다(수운잡방 음식연구원 편역 2011; 윤 편역 2006).
「수운잡방」의 의미를 살펴보면 ‘수운(需雲)’은 중국의 고 전인 「역경(易經)」에 나오는 “雲上于天需君子以食宴樂 (구름 위 하늘나라에서는 먹고 마시게 하며 잔치와 풍류로 군자를 대접한다)” 구절에서 비롯한 말로 ‘격조 있는 음식문 화’를 뜻하며, ‘잡방(雜方)’이란 ‘갖가지 방법’을 뜻한다(이 등 2012). 이를 종합해 보면 「수운잡방」이란 ‘풍류를 아는 사 람들에게 걸맞은 다양한 음식법’을 의미하는 것이다(정 2009; 윤 편역 2006). 또한, 15세기 전순의가 집필한 「산가요록 (山家綠)」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조리서이다 (정 2009; 이 등 2012). 게다가 500년 전의 안동 지역 식생 활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이다(정 2009).
「음식디미방」
「음식디미방」은 석계 이시명(1590~1674) 선생의 부인이 자 경상북도 북부 지역의 안동과 영양 일대에서 살았던 경 당 장흥효(1564~1633)의 여식인 안동장씨 정부인(장계향, 1598~1680)이 말년에 저술한 조리서로, 17세기의 식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문헌이며(백 편역 2006; 이 등 2012),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권에서도 여성이 집필한 고조리서로 인정 받고 있다(정 2009).
「음식디미방」에 소개된 조리법은 총 146 항목이며(면병 류: 면과 떡 18항목, 어육류: 고기와 생선 74항목, 주국방문 54항목, 이 등 2012), 이 조리서가 학계에 처음 알려진 것은 김사엽 박사의 논문을 통해서이다. 김사엽 박사는 이 글에서 정부인이 쓴「규곤시의방」과 그의 아들인 존재 이휘일이 지은 시조 작품인 ‘전가팔곡(田家八曲)’을 소개하였다(경북대 학교출판부 편역 2003). 그 뒤 Son(1966)과 황(1976; 1980) 의 연구 및 현대어 해석본이 나왔으며, 한 등(1999; 2010)에 의해 조리 재현 및 편역된 저서가 출판되었다(백 편역 2006).
이 책은 그 크기가 한지로 접은 4*6배판(188*224 mm) 정 도에 궁체의 붓글씨로 쓰였다(이 등 2012). 표지에는 한자로 「규곤시의방(閨是議方)」으로 씌어 있고 내용의 첫머리에 「음식디미방」으로 되어 있다. 이는 표지 서명은 장씨의 부 군이나 자손들이 격식을 갖추어 붙인 것이고「음식디미방」 이라는 이름이 정부인 안동장씨가 쓴 원명으로 보인다(정 2009). 또한,「음식디미방」은 한자 표기로「음식지미방(飮 食知味方)」으로, “음식의 맛을 아는 방법”이라는 뜻이다(농 촌진흥청 2010; 이 등 2012).「음식디미방」은 재령이씨 갈 암 종가에서 소장해 왔으나 현재에는 경북대학교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이 등 2012).
「온주법」
「온주법(蘊酒法)」은「수운잡방」,「음식디미방」과 함께 안동 지역의 3대 조리서 중 하나이며, 경북 안동시 임하면 천전리에 위치한 의성김씨 종가의 종손 김시우씨가 소장하 고 있던 순한글체로 된 고조리서로 1987년에 발굴되었다(사 단법인 교남문화 편역 2012; Kim & Lee 1988). 또한,「온 주법」의 연대 추정은 서(1999)의 연구와 Kim & Lee(1988) 의 추정에 따라 1700년대 말로 보고 있다. 이 책의 명칭은 두 가지인데 표지서명은「온주법(蘊酒法)」이고, 권두서명은 설명형인 ‘술법이라’이다. 즉 표지서명은 한자로 되어 있고, 권두서명은 한글로 되어 있다. 표지서명인「온주법(蘊酒法)」 의 온(蘊)을 ‘쌓다.’, ‘간직하다.’ 등의 의미로 볼 때,「온주 법」은 ‘술법을 모아(쌓아) 놓은 책’으로 볼 수 있다(사단법 인 교남문화 편역 2012). 한편 「온주법」의 편찬자는 아직 까지 찬자 미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의성김씨 청계공파 종손의 12대조 할머니인 예천권씨 부인일 가능성이 후손들 에 의해 제기되었다.1) 이는「온주법」 원본이 13대조 할아버 지인 표은(瓢隱) 김시온(1598~1669)의 사적을 기록한 숭정처 사표은김공사적략(崇禎處事瓢隱金公事蹟略)의 뒷면에 기록됐 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한국일보 2013).
책의 크기는 400*320 mm로 11매(22면)이며 소개된 음식 은 총 130종으로 술법이 57개 항목으로 가장 많이 소개되었 으며, 누룩 만드는법이 3개 항목, 장이 4개 항목, 병과류 14 개 항목, 반찬류와 식품저장법 32개 항목, 여러 가지 약(환, 탕) 만드는 법 10개 항목, 기타 10개 항목으로 나누어져 있 다(사단법인 교남문화 편역 2012).
「주식시의」
「주식시의(酒食是儀)」는 은진송씨 동춘당 송준길(1606~ 1672)의 둘째 손자인 수우재 송병하(1646~1697) 가문에서 내 려오는 조리서이며, 2007년 대전역사박물관에 기탁된 2,943 점의 유물 중 하나이다(대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 한글로 된 필사본으로 책의 크기는 163*240 mm로 전체 39장의 분 량이다(대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 Cha 2012).「주식시의 (酒食是儀)」가 가진 의미는 ‘마시는 것과 먹는 것의 바른 의 례’라는 뜻으로 공자의 「시경(詩經)」편에 나와 있는 문구 에서 가져온 제호이다(대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
책의 저자는 송준길의 9세손인 지돈녕부사 송영노(1803~ 1881)의 부인이자 사어(司馭) 이현응(李顯應)의 여식인 연안 이씨 부인으로 19세기에 주로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연안 이씨 부인이 처음 기록하기 시작하여 여러 대에 걸쳐 기록 된 것으로 전해진다(허 2003; Cha 2012). 또한,「주식시의」 에 수록된 내용을 살펴보면 술 만드는 법과, 약탕, 찜, 국, 면, 미음, 전, 김치 및 장류 등을 비롯한 96가지의 음식조리 법과 기타 비방으로 총 99가지의 항목이 소개되었다(Chung 2013).
2)종가별 조리방법에 따른 병과류 분류
조리서에 소개된 병과류는 <Table 3>과 같다.「음식디미 방」에 총 18가지의 가장 많은 병과류가 소개되었으며, 그다 음으로 「주식시의」가 16종류,「온주법」이 9종류가 조사 되었고 「수운잡방」은 4종류의 병과류가 소개되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수운잡방」은 병이(떡)류가 소개되 지 않았으며,「주식시의」는 14종류로 가장 많았으며,「음 식디미방」이 8종류,「온주법」이 2종류였다. 병이(떡)류 중 에 ‘증편’은「음식디미방」과「주식시의」에, ‘약밥’은「온 주법」과 「주식시의」에 소개되었다.
과정류 중「음식디미방」에 소개된 ‘섭산삼’은 한 등(2000) 의 저서에는 숙실과로 분류되었으며, 정 등(2010)의 저서와 Won 등(2008)의 연구에서는 지지는 떡으로 분류되어 연구자 에 따라 과정류 또는 병이(떡)류로 분류되었다. 본 연구에서 는 농촌진흥청(2008)의 분류기준에 따라 기타 과정류로 분류 하였다. 두 개 이상 조리서에 수록된 과정류를 보면 「음식 디미방」이 10종류로 가장 많았고,「온주법」이 7종류,「수 운잡방」이 4종류,「주식시의」은 2종류가 소개되었다. 이 중 ‘약과’가 가장 많은 3개의 조리서( 「음식디미방」,「온 주법」 및「주식시의」)에서 소개되었으며, 밀가루를 주재료 로 한 ‘진말다식’이 2개의 조리서(「수운잡방」과「음식디 미방」)에서 소개되었다. ‘앵두편’은 「음식디미방」과「주 식시의」에 소개되었고, ‘동아정과’는「수운잡방」과「온주 법」에 소개된 것으로 나타났다.
2조리서에 소개된 병이(떡)류의 종류
1)찌는 떡의 재료 및 조리법
찌는 떡에 재료 및 조리법에 대한 내용은 <Table 4>에 나 타내었다. 찌는 떡은 쌀가루를 시루에 안쳐서 증기로 김을 올려서 찌는 떡으로(Lee & Maeng 1987) 조리법을 살펴보 면 「음식디미방」에는 ‘증편법’과 ‘밤설기법’, ‘석이편법’, ‘상화법’이 소개되었으며,「온주법」은 ‘약밥’과 ‘두텁단자’ 가「주식시의」에는 ‘약식법’, ‘소합떡법’, ‘두텁떡’, ‘갖은 두 텁떡’, ‘석탄병’, ‘잡과병’, ‘증편’ 및 ‘석이전’ 등이 소개된 것 으로 나타났다.
「음식디미방」에 소개된 ‘상화법’은 밀가루를 술로 반죽하 여 발효시켜 둥글게 빚어 찌는 떡으로 「주방문」,「요록」 등의 조리서에도 소개되었다(이 1998;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편 2000; Won 등 2008). ‘상화(霜花)’가 수록된 문헌을 살 펴보면 고려 말 원나라로부터 들어와서 시판된 것으로 보이 나 고려에는 밀가루가 귀하여 쌀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발효 시켜 쪄서 먹는 기주떡(起酒), 증편(蒸片), 술떡으로 발전된 것으로 보고되었다(이 1998). 그 밖에 제주도에서는 삭망(朔 望: 음력 초하룻날과 보름날)이나 제사에 사용되며 대바구니 에 담아 선사하는 풍속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한국문화 재보호재단 편 2000).
‘증편(법)’은 「음식디미방」과 「주식시의」에 소개되었고, 「음식디미방」(한 등 편역 1999)의 ‘증편법’은 쌀에 술, 누룩 등으로 기주를 만든 후 쌀가루에 이를 넣고 찌는 법인데, 「주식시의」(대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의 ‘증편’ 조리법에 서는 「음식디미방」과 달리 기주 만드는 법은 소개되지 않 았고 익반죽한 쌀가루에 술(탁주)과 참기름을 넣어 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를 넣어서 찌는 법이었다.
‘약밥’은 「온주법」에는 ‘약밥’으로 「주식시의」에는 ‘약 식법’으로 소개되었으며,「온주법」의 조리법에서는 몇 가 지 재료가 책이 훼손 되어있어 보이지 않았으나 “찹쌀 한 말 에, 밤 한 말, 건시 한 망, 기름 한 되, 꿀 한 되를 넣어서 만드는 것”으로 소개되었다.「주식시의」(대전역사박물관 편 역 2012)에는 “찹쌀을 쪄서 더울 때 대추와 밤, 꿀, 기름, 검 은장(간장)을 넣고 고루 섞은 뒤 찌는 방법”이었다. 찹쌀에 건과와 꿀, 기름을 넣는 것은 두 조리서 모두 동일하나「온 주법」(사단법인 교남문화 편역 2012)은 내용의 일부가 훼손 되어 일부 재료가 확인되지 않았고,「온주법」에 소개된 재 료인 건시는 「주식시의」에서는 “건시를 넣으면 떫어 좋지 못한 것”으로 소개되어 두 조리서의 ‘약밥’ 조리법이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주법」에 소개된 ‘두텁단자’와 「주식시의」에 수록된 ‘두텁떡’과 ‘갖은 두텁떡’ 의 재료는 찹쌀, 거피팥, 꿀 등으로 재료는 유사하나 조리법에서 차이가 있었다.「온주법」(사단 법인 교남문화 편역 2012)의 ‘두텁단자는 떡 관련 조리서의 ‘두텁단자’와 조리법에서 차이가 있었으며(한국문화재보호재 단 편 2000), 찌는 떡류에 속하는 ‘두텁편’과 조리법이 유사 하였다(김 등 2007; 정 등 2010).「주식시의」의 ‘두텁떡’은 종가의 문화를 소개한 서적을 보면 은진송씨 송병하 종가에 서 종부가 차린 차(茶)상차림이 소개되었다. 이 상차림은 시 어머니께 배운 것으로 여기에 ‘두텁떡’이 올랐는데 구체적인 조리법은 소개되지 않아 「주식시의」와 동일한 조리법인지 는 알 수 없으나 최근까지 종가에서 ‘두텁떡’을 만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 2004). ‘두텁떡’을 소개한 다른 문헌에서 ‘두 텁떡’은 궁중에서 임금의 탄신일에 반드시 만들던 것으로, 쌀 가루에 간장으로 간을 한 궁중의 대표적인 떡으로 봉우리떡, 합병(盒餠), 후병(厚餠)이라고도 한다(정 등 2010; 한국문화 재보호재단 편 2000). 떡을 시루에 안칠 때 보통 시루떡처럼 고물과 떡가루를 평평하게 안치지 않고 작은 보시기 크기로 하나씩 떠 낼 수 있게 소복소복하게 안쳐 ‘봉우리떡’이라고 하며, 편편히 썰어 먹는 것이 아니라 도독하게 하나씩 먹는 다는 뜻으로 두꺼울 후(厚)자를 붙여 ‘후병’이라 하며, ‘합병’ 은 소를 넣고 뚜껑을 덮어 안치는 격이므로 그릇 중 합과 비 슷한 모양이어서 붙은 이름이다(한 등 1999). 궁중의 잔치 기 록에도 여러 번 오른 기록이 있으며,「규합총서」,「윤씨음 식법」,「이씨음식법」,「정일당잡지」,「시의전서」,「부 인필지」,「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및「우리음식」 등에 소 개되었다(정 등 2010). 또한, 최근의 조리서를 보면 간장, 유 자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소개되었는데(김 등 2007; 정 등 2010) 본 연구의 조리법에는 간장이나 유자를 사용하지 않았 다. 간장이나 유자가 예전부터 사용되었으나 가문에 따라 사 용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후대로 내려오면서 사용된 것인지 는 본 연구에서는 확인되지 못했다. 이러한 ‘두텁떡’과 같은 떡의 조리법 및 재료의 변화과정에 대한 심도 있고 세분화 된 연구의 수행이 ‘잡과병’에 대해 연구한 Kang(2013)의 연 구와 같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석이버섯을 사용한 떡은「음식디미방」의 ‘석이편법’과 「주식시의」의 ‘석이전’이 소개되었다.「음식디미방」(한 등 편역 1999)의 ‘석이편법’은 멥쌀(백미)과 찹쌀을 가루 내서 곱게 다진 석이를 섞어서 팥시루편처럼 앉혀서 찌는 방법으 로 고물로는 잣가루가 사용되었다. 이 조리법은 종가의 음식 을 소개한 서적을 살펴보면 재령이씨 석계 종가의 상차림에 올라온 음식으로 소개되었으며 「음식디미방」의 조리법과 동일하게 재령이씨 종가에서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농촌진 흥청 2010). 「주식시의」의 ‘석이전’은 조리법을 살펴보면 “석이를 튀하여 많이 두드려서 (찹쌀)가루에 섞으면 좋지 않 으니, 석이를 볕에 말렸다가 나란히 빻아 깁체에 쳐둔다. 끓 는 물에 석이 가루를 술로 개면 기름 잠깐 쳐서 꿀에 잠깐 재우고 찹쌀가루를 조금 넣는다. 대추, 밤을 잘게 채치고 체 에 보자기를 깔고 석이가루(반죽) 펴고 대추, 밤 채친 것을 위에 뿌리고 쪄내면 오활한 빛이 기이하다. 네모지게 잘라서 꿀을 바르고 잣가루를 묻혀내면 쓴다.”고 기록되었다. 두 조 리서 모두 잣가루를 고물로 쓰는데「음식디미방」에서는 시 루떡의 고물처럼 잣가루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주식시 의」에서는 밤과 대추를 반죽위에 올려서 쪄낸 뒤 떡을 잘라 꿀을 바르고 잣가루를 묻히는 방법으로 소개되어 만드는 방 식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또한, Cha(2012)는「주식시의」의 ‘석이전’은 1800년대 말의 조리서인「시의전서」의 ‘석이단 자’ 조리법과 밤을 넣지 않는 것과 대추를 가루같이 잘게 다 져넣는 것만 제외하면 거의 동일하며 오히려 단자에 가깝다 고 보고한 것과 같이「주식시의」의 ‘석이전’은 단자류의 조 리법으로 보인다.
‘석탄병’은 멥쌀가루와 감가루를 주재료로 하며 부재료로 서 잣가루를 첨가하여 만든 떡으로 일반 적인 떡과는 달리 독특한 질감과 맛을 지니고 있는 감설기 떡이다(Lee 등 1995). ‘석탄병’은 빙허각이씨가 집필한 「규합총서」,「부 인필지」와 1924년에 이용기가 집필한 「조선무쌍신식요리 제법」과『간편조선요리제법」(이석만 1934),「조선요리제 법」(방신영 1942) 등에 조리법이 소개되었다. 이 중에「규 합총서」(빙허각 이씨 1815년경)에 소개된 ‘석탄병’ 조리법을 보면 “감녈 마시 키기를 앗기는고로 위지 셕 병이니 라”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를 현대어로 해석하면 “감렬한 맛 (甘烈: 달고 향기로움)이 차마 삼키기 아까운 고로 석탄병(惜 呑餠)이니라”로 해석되며(정 등, 2010; Cha & Lee 1992), 그만큼 ‘석탄병’은 맛이 좋고 격이 높은 떡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한국문화재보호재단 편 2000). 본 연구에 소개된 『주식시의』(대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의 ‘석탄병’ 조리법 은 “감의 껍질을 벗겨서 구득하게 말려(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 사용하였으나,『규합총서』(정 편역 1975)와『부인 필지』(이 등 편역, 2010)에는 말린 감을 가루를 내어 사용 한 것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삶는 떡의 재료 및 조리법
삶는 떡의 재료 및 조리법에 대한 내용은 <Table 5>에 나 타내었다. 삶는 떡은 ‘경단(瓊團)’으로도 불리며 둥근 모양으 로 만들어 끓는 물에 삶아 건져서 고물을 묻혀 만드는 떡이 다(정 2009; 최 2008; Mang & Lee 1988).「음식디미방」과 「주식시의」에 4가지의 조리법이 소개되었으며 세부적으로 는 「음식디미방」에 ‘잡과편법’이,「주식시의」에는 ‘승검 초단자’와 ‘감자(저)단자’, ‘율강병법’이 소개되었다.
‘잡과편(법)’ 조리법은「음식디미방」과「주식시의」에 소 개되었는데「음식디미방」(백 편역 2006)에 소개된 ‘잡과편 법’은 “찹쌀가루를 되게 반죽하여 지지는 주악과 같이 썬다. 삶아서 꿀을 바른 뒤 짓두드린 곶감, 삶은 밤, 대추, 잣을 묻 혀 쓴다.” 쓰는 것으로 기록 되었다. 그리고「주식시의」(대 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에 소개된 ‘잡과편’은 원문에는 ‘잡 과젼’으로 쓰여 있었으나 편역된 조리서(대전역사박물관 편 역 2012)에 ‘잡과편’의 오기로 설명이 되어있어 본 연구에서 도 ‘잡과편’으로 명명하였다. 앞의 찌는 떡 조리법에 소개되 었는데 만드는 법은 “생률, 석이, 잣을 모두 다지고 체에 뿌 린다. 그 위에 찹쌀가루와 계피가루와 꿀물을 내린 것을 얇 게 편다. 그 위에 양념 4가지를 뿌리고 석이에 찹쌀가루를 묻혀 체에 버무려 놓는다. 그 위에 양념을 뿌리고 백지에 기 름을 발라 덮어 찐다.”로 소개되었는데「음식디미방」에 소 개된 ‘잡과편법’ 조리법과「주식시의」에 소개된 ‘잡과편’은 전자는 삶는 조리방법이며, 후자는 찌는 방법으로 만드는 법 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다. 또한, 조선시대 떡류의 문헌적 고 찰을 수행한 Won 등(2008)의 연구와 Oh & Lee(2010ab)를 살펴보면 본 연구와 같이「음식디미방」의 ‘잡과편법’을 삶 는 떡으로 분류하였으나 재령이씨 종가의 내림음식을 소개 한 서적을 보면 ‘잡과편’은 치는 떡(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끓는 물에 삶아낸 뒤 차지게 치댄다. 뜨거울 때 떡을 조금씩 떼어내어 밤소를 넣고 동그랗게 빚는다. 떡의 표면에 꿀을 바른 후 대추, 곶감, 밤으로 삼색고물과 잣가루를 묻힌다.)으 로 소개되었다(농촌진흥청 2010). 이는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삶는 것은 같으나「규합총서」(정 편역 1975),「부인필지」 (이 등 편역 2010),「조선요리제법」(방신영 1917)에 소개된 ‘잡과편’의 조리법과 같이 반죽을 치댄 다음에 소를 넣는 것 으로 나타나「음식디미방」의 조리법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 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리법의 변화에 대해 종가의 현지조사 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3)치는 떡의 재료 및 조리법
치는 떡의 재료 및 조리법에 대한 내용은 <Table 6>에 나 타내었다. 치는 떡은 일명 ‘도병’이라고도 불리며 시루에 낟 알 그대로, 또는 가루를 내어 찐 다음 안반이나 절구에 쳐서 만든 떡이다(이 1999b; 정 2009). 본 연구에서는「음식디미 방」과 「주식시의」에 2종류의 떡이 소개되었고,「음식디 미방」(한 등 편역 1999)에는 ‘인절미 굽는법’이 소개되었는 데 조리법은 소개되지 않고 “인절미 속에 엿을 한 치 길이만 큼 꽂아 넣어 두고, 약한 불로 엿이 녹게 구워 아침으로 먹 으라.”로 나타났다. 그리고「주식시의」에는 ‘요기떡 찬합소 입’이 수록되었는데 여기서 ‘요기’는「주식시의」를 편역된 자료(대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에서 ‘요기(療飢)’를 말하는 것으로, 이는 ‘시장기를 겨우 면할 정도로 조금 먹음’을 의 미하며, ‘나들이나 행차 시에 허기를 채울 수 있음 음식’으 로 설명되어 있다. 또한, ‘찬합 소입’은 ‘찬합에 넣을 수 있 는 것’이라는 의미로 나타났다(대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 이러한 ‘요기떡’은 Cha(2012)의 연구에서 다른 책에는 기록 되지 않은 「주식시의」만의 독특한 떡으로, 조리서에 떡이 라고 하였으나 볶은 찹쌀가루를 이용한 다식에 가깝다고 보 고되었다.
4)지지는 떡의 재료 및 조리법
지지는 떡의 재료 및 조리법에 대한 내용은 <Table 7>에 나타내었다. 지지는 떡은 ‘유전병’으로도 불리며 찰기가 있 는 낟알 가루를 반죽하여 모양을 만들어 기름에 지진 떡으 로 ‘주악’, ‘화전’, ‘부꾸미’ 등이 있다(정 2009; 최 2008; Mang & Lee 1988).「음식디미방」과「주식시의」에서는 4종류의 지지는 떡 조리법이 있었으며, 「음식디미방」에서 는 ‘빈자병’과 ‘전화법’이, 「주식시의」에서는 ‘토란단자’와 ‘섭화전’이 수록되었다.
「음식디미방」에 소개된 ‘빈자법’을 보면 “녹두가 뉘(껍질 이 남아 있는 알갱이)가 없도록 껍질을 벗기고 되게 간다. 잠 기지 않을 정도로 기름을 붓고 끓인 뒤 녹두 반죽을 조금 떠 놓고 꿀에 반죽한 거피 팥소를 올리고 그 위에 녹두 간 것을 덮고 지진다.”로 소개되었다. 이 음식은「요록」과「규합총 서」에 소개된 ‘빙자’의 조리법과 소를 제외하면 유사하였는 데「요록」의 조리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녹두를 갈 아서 압자(오리알)를 소로 넣고 지지는 것”으로 소개되었으 며(Won 등 2008),「규합총서」(정 편역 1975)에는 “녹두를 불려 껍질은 흘려버리고 물을 조금만 잡고 되직하게 간다. 번철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갈은 녹두즙을 한 수저씩 떠 놓고 그 위에 밤소를 놓고 다시 녹두즙을 덮어 수저로 눌러 가며 지진다.”로 나타났다. 또한, ‘빈자병’을 소개한 조리서 를 보면 옛 음식책에서는 “빈대떡(빈자병)이 대부분 찬이 아 니고 화전이나 주악처럼 지진 떡에 해당 된다. 근대조리서인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옛음식연구회 편역 2001)의 ‘빈대 떡’은 녹두를 갈아서 채소들을 넣어 부쳤다는 기록이 보인 다. 이러한 ‘빈대떡’에 대해 최남선은「조선상식(朝鮮常識)」 에서 떡인지 적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것이다.”라고 하였다(정 등 2010). 또 다른 문헌에서는 지금의 ‘빈대떡’이 조선 중기 까지는 지지는 떡의 한 종류였다(한국문화재보호재단 편 2000). 그 후에 명칭은 그대로 ‘빈자’로 이어지고 소를 넣지 않고 지져내는 것으로 바뀌었고 다시 ‘빈대떡’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고되었다(이 1999a; Won 등 2008).
「주식시의」(대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의 ‘토란단자’는 “토란을 익도록 삶아서 껍질을 벗긴다. 찹쌀가루에 토란을 섞 어 무르게 찐 뒤 뜸 들이지 않고 기름을 두르고 지져 쓴다.” 라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단자(團)’란 찹쌀가루에 물을 주 어 찌거나 익반죽을 하여 반대기를 만들어 끓는 물에 삶거 나 쪄서 꽈리가 일도록 쳐서 적당한 크기로 빚거나 썰어서 고물을 묻힌 떡이다(한국문화재보호재단 편 2000). 그러나 「주식시의」에 소개된 ‘토란단자’는 기름에 지지는 떡(유전 병)의 방식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찌는 떡류에 소개된 「온 주법」(사단법인 교남문화 등 편역 2012)의 ‘두텁단자’ 역시 ‘토란단자’의 조리법과 같이 일반적인 단자의 조리법과 차이 가 있었다. 한편, 다른 조리서의 ‘토란단자’ 조리법을 살펴보 면「임원십육지」(이 등 편역 2007)에는 ‘토지병방(土地餠 方)’,「부인필지」(이 등 편역 2010)에는 ‘토련병’으로 기록 되어 있었고, 1721년경에 집필된 것으로 추정되는 「잡지」 (Kim & Han 2012)와 1815년경에 집필된 「규합총서」(정 편역 1975)에는 ‘토란병’으로 소개되었으며 모두 명칭에서 차이가 있을 뿐 지지는 떡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음식디미방」의 ‘전화법’과「주식시의」에 소개된 ‘섭화 전’은 기름에 지지는 화전류로 「음식디미방」(한 등 편역 1999)에서는 “두견화(장미화, 출단화) 또는 찹쌀가루와 껍질 벗긴 메밀가루를 조금 넣고 여기에 꽃잎을 많이 넣고 질게 반죽한다. 기름 끓이고 반죽을 조금 조금 씩 떠놓고 바삭바 삭하게 불을 세게 하여 지지고 한 김 나가면 꿀을 얹는다.” 로 기록되었고,「주식시의」(대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의 ‘섭화전’은 “(화전은 냉수에 반죽하여 빛이 노르고 기름이 많 이 드므로) 소금물을 간 맞추어 끓여 더운 김에 반죽하여 밤 다식처럼 빚거나 또 화전 모양으로 빚고 밤소를 넣는데 족 집게로 잘 집어넣는다. 이를 다식판에 화전가루를 덮어 박은 뒤 참기름에 지져 쓴다.”로 소개되었다.「음식디미방」의 ‘전 화법’과 달리 「주식시의」의 ‘섭화전’은 소를 넣는 방식이 소개되었다. 또한, 「음식디미방」(백 편역 2006)에 소개된 조리법과 같이 『규합총서』(정 편역 1975)의 ‘화전’, 『임 원십육지』(이 등 편역 2007)의 ‘유전병방(油煎餠方)’, 『부 인필지』(이 등 편역 2010)의 ‘화전’은 두견화나, 장미, 국화 등을 혼합하여 사용하였는데 「주식시의」(대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에서는 반죽에 찹쌀 이외에 다른 재료를 섞지 않 는 것으로 소개되어 조리법에 차이가 있었다.
4.조리서에 소개된 과정류의 종류
1)유밀과와 유과의 재료 및 조리법
유밀과 및 유과의 재료 및 조리법에 대한 사항은 <Table 8>에 나타내었다. 유밀과는 밀가루에 기름과 꿀을 넣어 반죽 하여 모양으로 만들어서 기름에 지져 즙청한 것이다(한국문 화재보호재단 편 2000). 유밀과의 종류로는 모양에 따라 ‘대 약과’, ‘중약과’, ‘소약과’, ‘다식과’, ‘만두과’, ‘모약과’, ‘매작 과’, ‘차수과’, ‘요화과’ 등이 있다(황 등 2010). 이 중 약과 는 본 연구의 대상 조리서 중「음식디미방」과「온주법」, 「주식시의」에 소개되었고, 사용되는 재료는 밀가루, 조청, 꿀, 술(소주), 기름은 동일하게 사용되었으나 1700년대 말의 「온주법」(사단법인 교남문화 편역 2012)과 1800년대 말의 「주식시의」(대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에는 생강이나 계피 등의 재료가 추가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약과’는 종가 음식을 조사한 최근의 연구를 살펴보면 6종가에서 소개된 것 으로 보고되었으며, ‘장흥고씨 종가’에서는 본 연구에서 소 개된 재료 이외에 달걀을 넣고 반죽해서 만들었고, ‘광주안 씨 종가’는 참기름 대신 들기름을 ‘약과’에 사용한 것으로 보 고되었다(농촌진흥청 2010; Kwon 등 2012). 이는 본 연구의 ‘약과’ 조리법 및 1600년대 이후의 한글 조리서에 소개된 약 과 문화에 대해 연구한 Cho & Lee(1987)의 연구와 17세기 이전 조선시대 문헌을 고찰한 연구(Cho 등 2008)에서도 소 개되지 않는 재료이며,「음식디미방」(백 편역 2006)의 ‘박 산법’에만 들기름을 지지는 기름으로 소개되었다. 또한, 약과 에 달걀을 넣는 것은 최근의 연구에서 수행된 것으로 나타 났다(Yoon 2002ab). 이러한 결과들을 보았을 때 앞으로의 연 구에서는 현재 종가에서 만들고 있는 약과의 조리법이 최근 에 종가로 유입된 것인지 아니면 과거부터 이용된 것인지에 대해 고문헌과 현지조사 등을 통해 좀 더 심도 있게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음식디미방」의 ‘중박계(듕박겨)’는 ‘중계(中桂)’, ‘중박계 (中朴桂)’ 또는 ‘중계과(中桂果)’로 ‘약과’에 비해 반죽할 때 밀가루에 꿀을 넣고 기름은 적게 넣으며 술을 쓰지 않은 채 로 반죽한 것을 두께 1 cm 가량으로 네모지게 썰어 기름에 지져낸 유밀과에 속하는 ‘박계(朴桂)’의 한 종류이다(윤 1993;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편 2000; Han & Kim 2012). 「도문대 작」,「주방문」,「규합총서」,「잡지」,「시의전서」, 궁중 의 의궤인 「영접도감의궤」 등에 소개된 유밀과로 조선 중 기의 보편적인 제사 음식이었으며 옛 조리서에도 자주 등장 하나 후대로 오면서 점차 사라져 지금은 거의 만들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었다(윤 1993; 이 2011; Han & Kim 2012). 또한, ‘중(박)계’는 풍산류씨 서애 종가의 전승된 비법에 따 라 현재까지 종부가 직접 만들어 서애 류성룡 선생의 불천 위 제상에 올리는 조과류로, 서애 선생이 생전에 즐겨 드셨 던 음식으로도 전해진다(국립문화재연구소 편 2005; 이 2011; 안 2009). 현재까지 조사된 문헌 중「도문대작」에 처 음 소개되었으며 “제사와 손님접대용으로 중박계를 사용하 였다”로 기록이 있다(한국문화재보호재단 편 2000; Cho 등 2008). 조리법은「음식디미방」과「주방문」,「잡지」,「시 의전서」 등에 있었는데「음식디미방」(백 편역 2006)에는 “(밀)가루 한말에 꿀 한 되, 기름 한 홉, 끓인 물 칠 홉을 합 하여 되게 만든다.”고 하였다. 그러나「주방문」(이 등 편역 2012),「잡지」(Han & Kim 2012)의 ‘중박계’는 반죽 재료 가 밀가루, 꿀, 물로, 「음식디미방」과 달리 기름을 사용하 지 않았다. 또한, 풍산류씨 서애종가의 ‘중(박)계’ 만드는 법 은 “밀가루에 술(막걸리), 꿀, 설탕, 소금 등을 넣어서 반죽 하여 홍두깨로 밀어 직사각형 모양으로 잘라서 기름에 지져 내는 것”으로 소개되었다(국립문화재연구소 편 2005; 경북여 성정책개발원 2012). 풍산류씨 서애 종가의 조리법에서는 다 른 조리서에서 볼 수 없는 술(막걸리)을 넣는 것으로 나타났 다. 좀 더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나 ‘중(박) 계’의 조리법이 가문이나 만드는 이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유과’는 찹쌀을 오랫동안 담가 발효시켰다가 이를 여러 번 세척해서 가루를 만들어 술로 반죽하여 찐 것을 얇게 밀어 말렸다가 기름에 지져 옷을 입힌 것으로 ‘산자’, ‘강정’, 그 외에 산자와 강정의 부스러기를 팥알만큼 씩 잘라서 만든 ‘빙 사과’ 등이 있다(김 등 2007; 한 등 2000). 본 연구에서는 유과류로 ‘빙사과’, ‘강정’, ‘박산법’ 및 ‘찰산자’ 등이 소개되 었다. 이 중 강정은 본 연구의 조사대상 문헌인 「음식디미 방」의 기본 조리법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김 등 2007). 또한, 조선시대 이후 강정류의 종류 에 관한 기록은 있었으나 그 조리법이 밝혀지지 않다가 재 령이씨 종가의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서 비로소 과학적 조리법이 최초로 밝혀졌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Figure 1> (장 2008; 정 2009). 그러나 본 연구의 조리법 중「온주법」 의 ‘강정’은 찹쌀을 사용하지 않고 밀가루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음식디미방」의 조리법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조리법이 다른 문헌에 수록되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17세 기 이전 조선시대 문헌에 수록된 과정류를 고찰한 Cho 등 (2008)의 연구와「주방문」을 고찰한 연구(Kim & Yu 2013) 를 살펴본 결과「요록」2)을 제외한 타 문헌에서는「음식디 미방」과 같이 찹쌀을 이용하여 강정을 만드는 것으로 나타 났다.
「음식디미방」과「온주법」의 ‘빙사과(氷砂菓)’는「산가 요록(山家要錄)」(전순의 1450년경)과「도문대작(屠門大嚼)」 (허균 1611) 등에도 소개되었으며 조리법은 산자와 강정의 부스러기를 팥알만큼 씩 잘라서 기름에 지져 꿀이나 조청에 버무려 네모난 틀에 부어 굳혀 다시 작은 네모로 썬 것이다 (문화재보호재단 편 2000).「음식디미방」(한 등 편역 1999) 에서는 위의 ‘빙사과’ 조리법과 같았으나「온주법」(사단법 인 교남문화 편역 2012)에서는 “찹쌀가루를, 술(소주)과 꿀 로 반죽하여 강정같이 찐 다음에 반죽을 종이같이 엷게 밀 어 썰어서 말린 뒤 노릇하게 지진다.”로 기록되어 「음식디 미방」과 달리 크기가 소개되어 있지 않았고 조청이나 꿀에 버무리는 과정도 생략되어 있었다. 다만「온주법」(사단법인 교남문화 편역 2012)의 ‘수단’ 조리법에 “수단은 절편같이 하여 분가루를 묻혀 가늘게 밀어 빙사과보다 굵게 썬다”로 기록되어 있어「온주법」의 ‘빙사과’ 반죽의 크기를 어느 정 도 가늠할 수 있었다.
2)다식 및 정과의 재료 및 조리법
다식 및 정과의 재료 및 조리법에 대한 사항은 <Table 9> 에 나타내었다. ‘다식’은 1700년대 이익이 저술한 「성호사 설(星湖僿說)」에 의하면 “다식은 중국 송나라의 ‘대소룡단 (大小龍團)’에서 전해진 것”이며(한 등 1998),「아언각비(雅 言覺非)」에서는 “다식을 세상에서는 인단이라고도 한다. 밤, 깨, 송화를 가루로 만들어 꿀과 반죽하여 다식속에 넣어 다 양한 모양으로 박아낸 것”으로 전해진다(Cho 등 2008). 본 연구에서는 「수운잡방」의 ‘다식법’, 「음식디미방」에 ‘다 식’, 「온주법」에 ‘밤다식’과 ‘송화다식’이 소개되었다.
「수운잡방」(윤 편역 1998)과「음식디미방」(한 등 편역 1999)에 소개된 다식은 밀가루를 주재료로 한 다식으로 현재 의 조리법과 달리 구워서 만드는 방법으로 소개되었다. 이러한 조리법은 과정류에 대해 고찰한 Cho 등(2008)의 연구에 서 다식의 조리법이 구워내는 방식에서, 익힌 가루에 꿀이나 조청을 넣고 반죽하여 다식판에 찍어내는 방식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정과’는 식물의 뿌리, 줄기, 열매 등을 통째로 또는 썰어 서 날것 혹은 삶아서 꿀이나 설탕으로 조린 것이다(한국문화 재보호재단 편 2000). 이러한 정과는 「수운잡방」에서 ‘생 강정과’와 ‘동아정과’가,「음식디미방」에서는 ‘순정과’가, 「온주법」에서는 ‘동아정과’가 소개되었다.「수운잡방」과 「온주법」에 소개된 ‘동아정과’의 주재료인 동아는 이 등 (2012)의 저서에 의하면「수운잡방」이 집필된 당시 흔한 식 재료였던 것으로 보고하였으며「온주법」에서는 ‘동아정과’ 를 비롯해서 ‘동아채’ 및 ‘동아저장법’이 소개되었고,「음식 디미방」과「주식시의」 등에서는 ‘동아정과’는 소개되지 않 았으나 동아 저장법이나 동아를 활용한 다양한 조리법이 소 개된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흔히 사용되던 식재료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아정과’ 조리법에 조개가루나 잿 가루에 재 웠다가 조리하는 것으로 소개되었는데 이는 동아를 단단하 게 하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문화콘텐츠닷컴, 2003). 사용되는 재료는 꿀 외에「수운잡방」(윤 편역 1998) 에서는 후추를 사용했고,「온주법」(사단법인 교남문화 편역 2012)에서는 생강을 사용한 것만 차이가 있을 뿐 두 조리서 의 조리법은 거의 동일하였다. 게다가 ‘동아정과’는 궁중연 회와 종가음식을 소개한 문헌(농촌진흥청 2010; Kwon 등 2012; Lee & Yoon 1986)에 소개된 음식으로 반가 및 궁중 에서 많이 만들었던 음식으로 사료된다.
「음식디미방」의 ‘순정과’의 재료는 백 편역(2006)본과 이 등(2012)의 자료를 보면 ‘순()’은 ‘순채(蓴菜)’로 소개되었 는데 순채는 수련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연못에서 자라며, 줄기는 물속에 잠겨 있고 잎은 길둥근 방패꼴로 물 위에 떠 있으며, 위쪽은 녹색이고 밑은 자줏빛을 띤다(백 편 역 2006). 어린 줄기에 우뭇가사리 같은 점액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식용하며, 보통 어린 줄기가 봄이 되면 돋아나는 데 이를 보통 식용하는 ‘순채’라고 한다(이 등 2012).「음식 디미방」(백 편역 2006)에서는 ‘순()탕’의 마지막 부분에 “순(채)를 꿀에 정과하면 매우 좋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3)과편 및 당(엿), 기타 과정류의 재료 및 조리법
과편 및 당(엿), 기타 과정류의 재료 및 조리법에 대한 사 항은 <Table 10>에 나타내었다. 과편류는 신맛이 있는 과일 을 즙을 낸 뒤 여기에 설탕을 넣고 졸이다가 녹말을 넣어 엉 기도록 하여 그릇에 쏟아 식혀서 굳힌 다음 편으로 썬 것이 다(Cho 등 2008). 본 연구에서는 「음식디미방」의 ‘앵두편 법’과「주식시의」에서 ‘앵두편’이 소개되었다. 두 조리서의 ‘앵두편(법)’은 차이가 있었는데 「음식디미방」(백 등 편역 2006)의 ‘앵두편법’은「잡지」(Han & Kim 2012)와 같이 녹 말을 사용하지 않고 앵두와 꿀만을 사용하였고,「주식시의」 (대전역사박물관 편역 2012)의 ‘앵두편’은 녹말을 사용한 것 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숙되기 전에 채취한 앵두의 경우, 펙 틴 함량이 많으므로 녹말이 없이도 엉길 수 있기 때문에(김 등 2007) 「음식디미방」에서는 ‘앵두편(법)’에 녹말을 사용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엿)류는 「수운잡방」에 ‘이당(飴糖, 엿만들기)’으로 수 록되었는데 조리법에 ‘현재 엿도가에서 사용하는 좋은 방법’ 이라고 덧붙여 소개되었다. 이는 당시 안동 인근에서 주로 활용한 조리법을 소개하고 있어 안동의 사림 계층의 식생활 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볼 수 있으며, 그 시대에 유행하던 조리법에 대한 저자의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이 등 2012).
마지막으로 기타 과정류에 분류된 ‘섭산삼법’은 Cho 등 (2008)의 연구와 정 등(2010)의 조리서에서는 병이(떡)류로 분류 했으나 본 연구에서는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한 전통 향 토음식(농촌진흥청 2008)의 분류 기준에 따라 과정류에 포함 시켰다.「음식디미방」(한 등 편역 1999)에 소개된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더덕을 생으로 껍질을 벗겨 으깨어 물에 담가 서 쓴맛이 우러나거든 안반에 놓고 가만가만 낟(알갱이)없이 두드려 수건에 싸서 물을 짜낸다. 이를 찹쌀가루를 묻혀서 한데 엉기거든 기름을 끓여서 지진 후 청밀(꿀)에 쟁여서 쓴 다.”고 소개되었다. 재령이씨 종가의 음식 및 상차림을 소개 한 문헌(농촌진흥청 2010)을 보면 ‘섭산삼’ 조리법이 소개되 었는데 “더덕을 준비해 껍질을 벗기고 반 갈라놓은 다음, 방 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려 편다. 소금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낸 뒤 건져 물기를 없애고, 찹쌀가루를 준비해 손질한 더덕 결 사이사이에 고루 묻도록 손으로 꾹꾹 누르면서 묻힌 후 기 름에 튀긴다. 마지막으로 더덕 튀긴 것을 그릇에 담고 꿀을 곁들인다.”로 소개되었다. 이는 「음식디미방」의 조리법과 조리과정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IV.요약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현재까지 발굴된 1500년대의 「수운잡방」 (김유, 1540년경), 1600년대 말의 「음식디미방」(정부인 안 동장씨, 1670년경), 1700년대 말의「온주법」(찬자미상, 1700 년대 말)과 1800년대 말에 집필된「주식시의」(연안이씨 부 인 등, 1800년대 말)까지 종가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4종의 고조리서에 수록된 병과류 제법에 대해 고찰하였다.
연구 결과 조리서 별 소개된 병과류 조리법의 종류는「음 식디미방」에서 총 18가지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주 식시의」가 16종류,「온주법」이 9종류,「수운잡방」은 4종 류로 나타났다.
첫째, 조리서에 소개된 병이(떡)류의 종류 중 찌는 떡의 재 료 및 조리법은「음식디미방」에 ‘증편법’과 ‘밤설기법’, ‘석 이편법’, ‘상화법’이 소개되었으며,「온주법」은 ‘약밥’과 ‘두 텁단자’가 「주식시의」에는 ‘약식법’, ‘소합떡법’, ‘두텁떡’, ‘갖은 두텁떡’, ‘석탄병’, ‘잡과병’, ‘증편’ 및 ‘석이전(편)’ 등 총 14종류가 소개되었다. 삶는 떡의 재료 및 조리법은 「음 식디미방」과「주식시의」에 총 4가지가 소개되었으며,「음 식디미방」에 ‘잡과편법’이 소개되었고,「주식시의」에는 ‘승 검초단자’와 감자(저)단자, ‘율강병법’이 수록되었다. 치는 떡 의 재료 및 조리법에 대한 내용에서는「음식디미방」과「주 식시의」에 ‘인절미 굽는법’과 ‘요기떡(찬한소합)’까지 총 2 종류가 소개되었다. 지지는 떡의 경우,「음식디미방」에서는 ‘빈자병’과 ‘전화법’이 소개되었고,「주식시의」에서는 ‘토란 단자’와 ‘섭화전’이 소개되었다.
두 번째로 과정류의 조리법 중 유밀과는 ‘약과’ 또는 ‘약 과법’, ‘중박계’ 등이, 「음식디미방」과「온주법」, 「주식 시의」까지 3개의 조리서에 소개되었고, 유과류는 ‘빙사과’, ‘강정’, ‘박산법’, ‘찰산자’ 등이 소개되었다. 다식은「수운잡 방」의 ‘다식법’, 「음식디미방」에 ‘다식’, 「온주법」에 ‘밤 다식’과 ‘송화다식’이 소개되었다. 정과류의 경우에는「수운 잡방」에서 ‘생강정과’와 ‘동아정과’가 소개되었고,「음식디 미방」에서는 ‘순정과’가 「온주법」에서는 ‘동아정과’가 소 개되었다. 또한, 과편류는 ‘앵두편(법)’이 「음식디미방」과 「주식시의」에 소개되었고, 당(엿)류는 ‘이당(飴糖), 엿 만드 는법’이「수운잡방」에, 기타 과정류는 ‘섭산삼법’이「음식 디미방」에 소개되었다.
종합해보면 조리서에 수록된 병과류 중 유과류를 제외한 약과나 약식, 증편 등의 병과류는 두 개 이상의 조리서에 수 록되었는데 이들 병과류의 조리법은 대체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리서에 수록된 병과류들 중 일부는 현재 몇몇 종가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떡의 조리방 법별 명칭과 실제 떡을 조리하는 방법에 있어서 다소 차이 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주식시의」에 소개된 '토란단자'는 기름에 지지는 떡(유전병)의 방식으로 기록되어 있었고, 찌는 떡류에 소개된「온주법」의 ‘두텁단자’는 찌는 떡의 조리법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떡류의 명칭의 차이 및 조리방법별 변화과정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이 필요할 것으 로 보인다.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종가의 음식 관련 문헌 중 고조 리서를 중심으로 고찰한 연구이기 때문에 시대별 조리법의 고찰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추후의 연구에서는 현재의 종가음식과 다양한 고문헌 및 조리서와의 비교 고찰, 그리고 조리서가 전해 내려온 종가의 현지조사를 통해 문헌에 수록 된 옛 음식과의 심도 있는 고찰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