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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7060(Print)
ISSN : 2288-7148(Onlin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Food Culture Vol.41 No.4 pp.360-373
DOI : https://doi.org/10.7318/KJFC/2026.41.4.360

Characteristics and Social Functions of Spice Culture in India: Focusing on Masala Culture

Seonghee Ko1, Gyung Hee Cha2, Yoonkyoung Yang3, Na Yeon Choi4, Kavinder5, Rimungchan Jajo6, Nariyah Woo6*
1Major in Food & Nutrition, Departmen. of Biohealth Convergence, Sungshin Women’s University
2Department of Korean Cuisine, Jeonju University
3Department of Food and Nutrition, Ansan University
4Department of Food and Biotechnology, Graduate School, Hoseo University
5Department of Biotechnology, Hoseo University
6Department of Food Science & Technology, Hoseo University
†

These authors contributed equally to this work.


*Corresponding author: Nariyah Woo, Department. of Food Science & Technology, Hoseo University, 20, Hoseo-ro79beon-gil, Baebang-eup, Asan-si, Chungcheongnam-do, Korea Tel: +82-41-5405634-0562 Fax: +82-41-540-9538 E-mail: woonari@hoseo.edu
August 22, 2026 August 26, 2026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characteristics and social functions of Indian spice culture, focusing on masala culture. A literature review was conducted using academic articles and books on Indian spices, masala, and food culture. In-depth interviews with seven Indians living in Korea explored their everyday spice and masala practices. The results showed that spice use varies according to regional climate, available ingredients, religion, and culinary traditions, with these differences reflected in regional masala practices. Masala was more than a spice mixture; its selection, combination, preparation, and storage reflected household preferences and accumulated culinary knowledge. Participants learned spice and masala practices primarily from family members, particularly mothers and grandmothers, and associated familiar tastes and aromas with memories of family and home. Thus, masala functioned as a medium for transmitting culinary knowledge and maintaining family and regional identity. Meanwhile, commercial masala products, globalization, migration, and changing household lifestyles are diversifying its preparation and use. These findings suggest that masala culture represents a living food culture in which regionality, family traditions, intergenerational transmission, memory, and identity coexist with adaptation to contemporary lifestyles.



인도 향신료 문화의 특징과 사회적 기능: 마살라 문화를 중심으로

고성희1, 차경희2, 양윤경3, 최나연4, 카빈덜5, 자조 리뭉찬6, 우나리야6*
1성신여자대학교 바이오헬스융합학부 식품영양학 전공
2전주대학교 한식조리학과
3안산대학교 식품영양학과
4호서대학교 대학원 식품생물공학과
5호서대학교 생명공학과
6호서대학교 식품공학과

초록


    I. 서 론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식문화를 지닌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 광범위한 지리적 환경과 다양한 종교, 언어, 민족 및 사회집단이 공존하는 인도에서는 지역마다 서로 다른 식재료와 조리법, 식습관이 발달해 왔으며, 음식은 단순한 영양 공급의 수단을 넘어 집단의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를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기능한다(Kapoor 2021;Timothy 2021). 또한 인도의 식문화는 오랜 역사 속에서 토착 전통과 외래문화가 융합되며 발전해 왔으며, 무굴 제국과 유럽 식민세력의 영향 아래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 기술을 수용하면서 오늘날의 다층적인 음식문화를 형성하였다(Zubaida 2009;Antani & Mahapatra 2022). 이러한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인도 식문화를 관통하는 공통적 특징은 향신료를 중심으로 한 식생활이다. 인도 요리에서 향신료는 음식의 풍미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며, 향신료의 선택과 조합은 지역과 종교, 가정의 전통에 따라 고유한 특징을 나타낸다(Jain et al. 2015). 실제로 인도 요리의 특성은 개별 향신료뿐 아니라 다양한 향신료의 조합을 통해 형성되며, 이는 인도 음식문화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Kaur et al. 2025). 또한 인도 사회에서 향신료는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음식과 건강의 관계를 중시하는 전통적 식생활의 일부로 인식되어 왔으며, 세대 간 전승을 통해 문화적 지식과 정체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Joseph & Voeks 2021). 이러한 향신료 문화는 인도의 역사와 종교, 지역 정체성 및 공동체 문화를 이해하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 향신료는 오랫동안 교역과 문화 교류의 매개체로 기능하였으며, 다양한 지역 음식문화를 연결하는 공통의 요소로 작용해 왔다(Kapoor 2021). 따라서 향신료의 사용과 조합 방식은 인도 식문화의 다양성과 사회문화적 특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연구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인도 향신료에 관한 학술 연구는 주로 약리학, 영양학 및 식품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기존 연구들은 향신료를 단순한 조미료가 아닌 기능성 식품 또는 생리활성 물질의 공급원으로 인식하고, 그 건강 증진 효과와 약리적 기전을 규명하는 데 집중해 왔다. 특히 향신료에 함유된 다양한 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은 항산화, 항염증, 항균 및 항암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러한 연구를 통해 향신료의 기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왔다(Shahidi & Hossain 2018). 그중 항산화 활성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수행되어 정향, 계피, 강황, 생강 등 다양한 향신료에서 효과가 보고되었다(Yashin et al. 2017). 또한 향신료의 항균 및 항미생물 활성에 대한 연구에서는 여러 향신료가 식품 부패 미생물과 병원성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De et al. 1999;Kochhar 2008), 최근에는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천연 항균 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향신료의 항염증, 항암, 항당뇨 및 심혈관 보호 효과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사증후군과 만성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대한 잠재적 가치가 제시되고 있다(Aggarwal et al. 2007;Iyer et al. 2009).

    그러나 향신료가 인도 사회와 식문화 속에서 수행하는 문화적·사회적 기능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경향은 향신료 연구가 생의학적·기능적 가치에 집중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마살라(masala)는 단순한 향신료 혼합물을 넘어 인도 식문화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이다. 인도 요리에서 향신료의 조합은 음식의 풍미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Jain et al. 2015), 지역과 가정에 따라 서로 다른 마살라 사용 방식이 전승되어 고유한 음식문화를 형성해 왔다. 또한 향신료는 건강, 젠더, 공동체 규범 및 문화적 정체성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Naidoo & Reddy 2023), 남아시아 사회에서 중요한 사회문화적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Zumbroich 2012).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살라를 독립적인 식문화 범주로 설정하여 그 사회적 기능과 문화적 의미를 고찰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특히 마살라가 실제 가정의 식생활에서 어떻게 사용·관리되고, 가족과 지역을 통해 전승되며, 현대의 생활환경 변화 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는지를 식문화적 관점에서 살펴본 연구는 충분하지 않다. 마살라는 인도 향신료 사용 문화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실천 양식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검토의 필요성이 크다. 따라서 마살라 문화를 식문화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은 인도 향신료 연구의 범위를 확장하고, 향신료에 내재된 사회문화적 의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본 연구는 문헌고찰과 인도인 대상 심층면접을 바탕으로 인도 향신료 문화의 형성 배경과 주요 특징을 살펴보고, 마살라 문화를 중심으로 가정과 지역에서의 사용 및 전승, 사회적 기능과 문화적 의미,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변화 양상을 고찰하고자 한다.

    II. 연구내용 및 방법

    1. 자료의 수집 및 분석

    본 연구는 인도 향신료 사용 문화와 마살라 문화의 특징 및 사회적 의미를 고찰하기 위해 문헌 고찰을 실시하고, 문헌에서 확인된 문화적 특성이 실제 생활 경험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 거주 인도인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병행하였다. 문헌자료의 수집은 학술논문, 단행본 및 학술서적을 중심으로 실시하였다. 학술자료는 Google Scholar, Scopus 및 Web of Science 등의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수집하였으며, 주요 검색어는 “Indian food culture”, “Indian spices”, “masala”, “spice culture”, “food culture of India” 등이었다.

    수집된 자료는 인도 식문화의 특징, 향신료 문화의 형성 배경, 마살라 문화의 형성과 발전, 향신료의 사회문화적 기능 및 현대적 변화의 측면에서 검토하였다. 또한 문헌 간 내용을 비교·분석하여 인도 향신료 사용 문화의 특징과 마살라 문화가 지니는 사회적 의미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문헌고찰을 통해 도출된 주요 내용을 심층면접 결과와 비교함으로써, 문헌에서 제시된 인도 향신료와 마살라 문화의 특징이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았다.

    2. 심층면접(In-depth Interview)

    인도인 7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In-depth Interview)을 2026년 7월 8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하였다. 참여자는 한국에 거주하는 인도인으로, 면접은 연구자가 참여자를 직접 만나 대면 방식으로 진행하였으며 한국어와 영어를 병행하여 실시하였다. 1인당 면접 시간은 2시간 이상이었다. 면접에 앞서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 면접 내용의 연구 활용 및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사항을 설명하고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면접 내용은 별도로 녹음하지 않았으며, 연구자가 면접 과정에서 주요 응답 내용을 기록하고 면접 종료 후 이를 정리하여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면접은 사전에 구성한 면접 질문지를 바탕으로 반구조화(semi-structured)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반구조화 면접은 사전에 주요 질문을 구성하여 공통적으로 질문하되, 참여자의 응답 내용에 따라 질문의 순서나 내용을 조정하고 추가 질문을 통해 구체적인 경험과 의견을 수집하는 방식이다.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가 면접 내용을 미리 이해하고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예상 질문지를 사전에 제공하였다. 실제 면접에서는 사전에 구성한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하되, 참여자의 응답에 따라 구체적인 경험이나 사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질문을 실시하였다. 주요 질문 내용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향신료의 종류와 사용방법, 지역별 향신료 및 마살라의 차이, 향신료의 저장과 관리, 마살라의 제조 및 활용, 마살라 사용법의 세대 간 전승, 시판 마살라의 이용, 향신료와 가족·지역문화의 관계 및 현대적 생활환경에 따른 변화 등이었다.

    수집된 면접자료는 면접을 실시한 연구자 1인이 면접 과정에서 작성한 기록을 반복적으로 검토하고, 연구 주제에 따라 주요 내용을 분류하였다. 분류된 내용은 문헌고찰 결과와 비교하여 분석하였다. 특히 참여자들의 일상적인 경험과 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응답은 본문에 직접 인용하여 제시하였으며, 참여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참여자 A~G로 익명화하여 표기하였다.

    III. 연구결과 및 고찰

    1. 인도 향신료와 마살라의 개념과 구분

    인도 음식문화에서 향신료는 음식의 맛과 향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요소이며, 허브(herbs), 향신료(spices), 마살라(masala)는 각각 그 개념과 사용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허브는 향미를 목적으로 생것 또는 건조하여 사용하는 향이 있는 식물의 녹색 잎 부분을 의미하며, 향신료는 맛, 향, 색 또는 보존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하는 식물의 잎 이외의 부분으로 씨앗, 수피, 뿌리, 근경, 꽃, 열매 및 꽃봉오리 등이 포함된다. 반면 마살라는 개별적인 식물의 부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음식이나 조리 목적에 맞게 둘 이상의 향신료를 선택하여 배합한 혼합물을 의미하며, 경우에 따라 건조 허브가 포함되기도 한다(Srivastava et al. 2021). 이러한 허브, 향신료 및 마살라의 개념과 대표적인 예를 <Table 2>에 제시하였다.

    이들 세 가지는 실제 인도 음식에서 사용되는 방식과 조리적 기능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허브는 일반적으로 음식에 신선함과 향을 더하며 조리 마지막 단계에 첨가되는 경우가 많다. 향신료는 매운맛뿐만 아니라 향, 쓴맛, 단맛, 자극적인 맛과 색을 부여하고 보존성을 높이는데 이용되며, 통째로 사용하거나 분말 형태로 사용한다. 마살라는 여러 향신료를 조합함으로써 개별 향신료와는 다른 복합적이고 균형 잡힌 풍미를 형성한다. 또한 마살라의 구성과 배합은 지역과 가정의 식생활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로 버터치킨(butter chicken)을 조리할 때 허브, 향신료 및 마살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용된다(Dias 2023). 신선한 고수 잎(coriander leaves)은 완성된 음식의 향과 장식을 위해 사용하는 허브에 해당하며, 강황(turmeric), 커민(cumin), 고수씨(coriander seeds), 계피(cinnamon), 정향(cloves), 흑후추(black pepper)는 각각의 맛과 향을 부여하는 개별 향신료로 사용된다. 반면 가람 마살라(garam masala)는 여러 향신료를 배합한 형태로 음식에 복합적인 풍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되며, 경우에 따라 버터치킨용으로 조합된 시판 마살라가 사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하나의 음식에서도 허브, 개별 향신료 및 마살라가 각각 다른 역할을 하면서 음식의 전체적인 풍미를 형성한다.

    따라서 인도 음식문화에서 향신료와 마살라는 동일한 개념이라기보다 개별 향신료와 이를 목적에 따라 조합한 혼합물의 관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특히 마살라는 단순히 여러 향신료를 섞은 조미료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식재료와 음식의 특성 및 가정의 조리 전통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인도 향신료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2. 인도 향신료 문화의 형성 배경

    1) 향신료 교역과 역사적 발전

    인도의 향신료 문화는 오랜 교역의 역사와 함께 형성·발전하였다. 인더스 문명 시기부터 강황, 생강, 후추 등의 향신료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인도는 흑후추와 카다멈 등 주요 향신료의 생산지이자 국제 교역의 중심지로 성장하였다. 고대 로마와 아랍 상인들은 인도 향신료를 지중해와 서아시아로 운반하였으며, 이러한 교역은 향신료를 인도의 대표적인 교역품으로 자리매김하였다(Pollard 2013).

    15세기 이후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세력의 진출은 인도 향신료 무역의 구조를 크게 변화시켰다. 특히 포르투갈을 통해 고추, 감자, 토마토 등 신대륙 작물이 인도로 유입되면서 기존의 식재료 및 조리문화와 융합되었으며, 이 가운데 고추는 인도 전역에서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향신료로 정착하였다(Zubaida 2009;Antani & Mahapatra 2022). 이처럼 인도의 향신료 문화는 오랜 교역과 외래 식재료의 유입을 통해 새로운 요소를 지속적으로 수용하면서 고유한 식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2) 자연환경과 향신료 생산

    인도는 열대 및 아열대 기후, 산악지대와 해안지역이 공존하는 다양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향신료 생산국으로 발전하였다(Gidwani et al. 2022). 특히 서고츠산맥과 케랄라 지역은 흑후추와 카다멈 등 주요 향신료의 재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Sen et al. 2016;Ramalingam et al. 2024). 이처럼 인도의 다양한 기후와 지리적 환경은 지역별 향신료 재배의 차이를 형성하였으며, 나아가 인도 고유의 향신료 문화가 발전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이와 같은 생산 환경의 차이는 지역별 향신료 이용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각 지역은 기후와 농업환경에 적합한 향신료를 중심으로 고유한 조리법을 발전시켰으며, 이는 지역별 음식의 맛과 향을 형성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Kaur et al. 2025). 따라서 인도의 자연환경은 향신료 생산의 기반일 뿐 아니라 지역별 식문화의 다양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3) 종교와 식생활 문화

    인도의 향신료 문화는 종교와 식생활 규범의 영향을 크게 받아 형성되었다. 힌두교, 이슬람교, 자이나교, 시크교 등 다양한 종교는 식재료의 선택과 조리방법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제시하였으며, 이러한 차이는 향신료의 사용 방식에도 반영되었다. 예를 들어 힌두교와 자이나교의 채식 전통은 채소와 곡물, 두류를 중심으로 한 음식에 다양한 맛과 향을 부여하는 향신료 사용의 발달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자이나교에서는 양파와 마늘 대신 아사포에티다(asafoetida)를 사용하는 독특한 향신료 문화가 형성되었다(Kaur et al. 2025).

    향신료는 단순히 음식의 풍미를 높이는 재료가 아니라 종교적·전통적 생활문화 속에서도 다양한 의미를 지녀왔다. 아유르베다에서는 강황, 생강, 후추, 커민 등의 향신료를 음식과 건강을 연결하는 요소로 인식하였으며,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에도 인도인의 식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Srivastava et al. 2021). 이처럼 인도의 향신료 문화는 자연환경과 역사뿐 아니라 종교와 생활양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형성된 식문화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3. 인도 향신료 사용 문화의 특징

    1) 일상 식생활에서의 향신료 활용

    인도에서 향신료는 특정 음식의 맛을 더하는 조미료가 아니라 일상 식생활 전반에서 사용하는 필수 식재료이다. 대부분 인도 가정에서는 강황, 고추, 커민, 고수, 생강, 마늘 등 다양한 향신료를 항상 구비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음식의 조리 과정에서 이를 활용한다(Padakatti & Meti 2020;Joseph & Voeks 2021). 다양한 향신료의 조합을 통해 음식의 풍미와 색, 향을 형성하는 것은 인도 요리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인도 요리에서는 향신료를 사용하는 순서 또한 중요하다. 대표적인 조리방법인 타드카(tadka)는 가열한 기름이나 기(ghee)에 향신료를 먼저 넣어 향을 충분히 추출한 후 음식에 첨가하는 방식으로, 향신료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전통적인 조리법이다. 또한 인도의 전통 식사 형태인 탈리(thali)는 한 상에 여러 종류의 음식을 함께 제공하는데, 각각의 음식에 서로 다른 향신료 조합이 사용되어 한 끼 식사의 맛과 향의 균형을 이루도록 구성된다.

    사례: 일상적인 향신료 사용

    “평소 요리할 때 칠리파우더, 커민씨드, 터머릭, 코리앤더, 머스터드씨드 같은 향신료를 자주 사용합니다. 음식에 따라 필요한 향신료를 골라서 사용하고 여러 가지를 함께 사용하기도 합니다.” (참여자 E)

    “우리 집에서는 향신료를 볶은 다음 가루로 만들어 사용합니다. 이렇게 준비한 향신료를 음식에 맞게 사용합니다.” (참여자 B)

    심층면접에서도 향신료는 참여자들의 일상적인 식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었으며, 사용하는 향신료의 종류와 조리방법은 가정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칠리, 커민, 터머릭, 코리앤더, 머스터드씨드 등이 일상적으로 사용되었고, 향신료를 볶은 후 분쇄하거나 음식에 따라 필요한 향신료를 선택하여 혼합하는 방식도 확인되었다. 특히 향신료를 음식에 따라 선택·배합하고 일부는 볶은 후 분쇄하여 사용하는 모습에서 향신료의 종류뿐 아니라 가공방법도 가정의 일상적인 조리 경험 속에서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양상은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인도의 향신료 사용 특성과도 일치하며(Padakatti & Meti 2020;Joseph & Voeks 2021), 향신료가 일상적인 조리과정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2) 지역별 향신료 사용의 차이

    인도는 기후와 자연환경, 종교 및 식생활 문화가 지역마다 상이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향신료의 종류와 조합에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Kaur et al. 2025). 이러한 지역별 차이를 북인도, 남인도, 동인도, 서인도, 북동인도 및 중부인도의 여섯 지역으로 구분하여 지역별 향신료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인도에서는 카다멈, 계피, 정향, 커민 등 방향성이 강한 향신료가 널리 사용되는 반면, 남인도에서는 커리잎, 겨자씨, 타마린드, 고추 등이 많이 사용되어 매운맛과 신맛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동인도는 겨자씨와 겨자유를 비롯한 향신료의 활용이 두드러지며, 서인도는 지역에 따라 코쿰, 코코넛, 참깨 등 다양한 식재료가 향신료와 함께 사용된다. 북동인도에서는 강한 매운맛을 내는 고추류와 함께 발효 식재료를 활용하는 특징이 나타나며, 중부인도는 북부의 따뜻한 향신료 풍미와 남부의 강한 매운맛이 함께 나타나는 중간적인 특성을 보인다. 이처럼 지역별 향신료 사용의 차이는 각 지역의 자연환경과 식재료, 조리방식이 결합되어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Table 3).

    심층 면접에서도 참여자들은 출신 지역에 따라 익숙하게 사용하는 향신료와 식재료가 다르다고 설명하였으며,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확인되었다. 특히 북동인도 Manipur 출신 참여자 A는 생강, 마늘, 고추 등을 일상적인 조리에 사용하며, 이와 함께 지역의 전통적인 발효 생선인 응아리(ngari)를 음식에 활용한다고 하였다.

    사례: 북동인도의 향신료와 지역 식재료 사용

    “우리 지역에서는 생강, 마늘, 고추 같은 재료를 많이 사용해요. 응아리(ngari)라는 발효 생선도 음식에 사용하는데, Manipur에서는 아주 익숙하게 먹는 음식이에요. 저에게는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음식이기도 해요.” (참여자 A)

    다른 지역 출신 참여자들의 응답에서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향신료와 식재료, 선호하는 맛에 차이가 나타났으며, 이는 지역별 음식문화에 대한 참여자들의 경험과 인식을 반영한다. Manipur 출신 참여자가 향신료와 함께 지역의 전통적인 발효 생선인 응아리를 일상적으로 사용한다는 경험은 <Table 3>에서 정리한 북동인도의 식문화적 특성과도 연결된다. 이러한 참여자들의 경험은 지역에서 이용 가능한 식재료와 조리방식 및 식생활 문화가 향신료 사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와도 맥락을 같이한다(Kaur et al. 2025).

    3) 향신료의 기능성과 문화적 의미

    인도에서 향신료는 음식의 풍미를 높이는 조미료일 뿐 아니라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종교·문화적 실천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아유르베다에서는 강황, 생강, 커민, 후추 등 다양한 향신료를 음식과 건강을 연결하는 식재료로 인식하여 일상 식생활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Payyappallimana & Venkatasubramanian 2016).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에도 인도인의 식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신료를 건강한 식생활의 일부로 이해하는 문화적 배경이 되고 있다. 또한 향신료는 종교 의례와 명절 음식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종교 행사나 가족 의례에서는 특정 향신료를 사용한 음식이 준비되며, 이러한 음식은 공동체 구성원 간의 유대와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매개체로 기능하고 있다(Joseph & Voeks 2021).

    심층면접에서도 향신료가 음식의 맛을 내는 재료에 그치지 않고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연결되어 사용되는 사례가 확인되었다. 특히 참여자 F는 생강, 마늘, 고추 등을 일상적으로 섭취하였으며,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는 ‘참풋(champuth)’를 먹었다고 하였다.

    사례: 향신료와 일상적인 건강관리

    “어릴 때부터 생강이나 마늘, 고추 같은 재료를 음식에 많이 사용했어요. 특히 몸이 좋지 않거나 컨디션이 떨어졌을 때는 집에서 참풋(champuth)를 먹곤 했어요. 우리에게는 이런 음식을 먹는 것이 특별한 치료라기보다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였어요.” (참여자 F)

    참여자 F의 경험에서 생강, 마늘, 고추 등의 섭취와 몸이 좋지 않을 때 먹는 음식은 일상적인 식생활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었다. 향신료와 건강을 연결하는 이러한 경험이 가정의 식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왔다는 점은 아유르베다에서 음식과 건강을 상호 연관된 것으로 이해해 온 전통과도 연결하여 볼 수 있다(Payyappallimana & Venkatasubramanian 2016).

    이처럼 향신료는 인도인의 식생활 속에서 조미료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음식과 건강, 종교 및 생활문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향신료의 다양한 사용과 조합은 여러 향신료를 음식과 조리 목적에 따라 배합하는 마살라 문화에서도 잘 나타나며, 이는 인도 식문화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4. 마살라 문화의 형성과 특징

    1) 마살라의 개념과 의미

    마살라는 사용하는 향신료의 종류와 배합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지역과 조리 목적에 따라 그 구성이 달라진다(Jain et al. 2015). 또한 가정에서 사용하는 마살라의 구성과 배합 방식은 가족의 기호와 축적된 조리 경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마살라는 형태에 따라 건조한 향신료를 볶아 분쇄한 건식 마살라(dry masala)와 향신료를 생강, 마늘, 양파 또는 코코넛 등과 함께 갈아 사용하는 습식 마살라(wet masala)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북인도에서는 건식 마살라의 활용이 많고, 남인도에서는 습식 마살라를 이용한 조리법이 발달하였다. 또한 같은 이름의 마살라라도 사용하는 향신료의 종류와 비율은 지역과 가정, 조리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질 수 있으며, 일정한 표준 배합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Jain et al. 2015;Kaur et al. 2025). 대표적인 마살라로는 가람 마살라(garam masala), 차트 마살라(chaat masala), 탄두리 마살라(tandoori masala), 삼바르 마살라(sambar masala) 등이 있으며, 각각 음식의 종류와 조리 목적에 따라 사용된다. 특히 가람 마살라는 북인도에서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혼합 향신료로, 커민, 고수, 카다멈, 계피, 정향 등을 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Vasavada et al. 2006). 이러한 마살라의 구성과 배합 방식에는 지역의 식재료와 기후, 종교 및 가정의 식생활 전통이 반영되어 있다.

    심층면접에서도 마살라는 정해진 하나의 향신료 혼합물이라기보다 음식에 따라 필요한 향신료를 선택하고 조합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가정에서 익혀 온 방식에 따라 음식에 필요한 향신료를 선택하고 배합하여 사용한다고 응답하였으며, 마살라의 구성과 사용방식 역시 음식의 종류와 각 가정에서 축적된 조리 경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났다.

    2) 지역별 마살라의 다양성

    인도는 지역에 따라 기후와 식재료, 종교 및 식생활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마살라의 종류와 배합 방식에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앞서 살펴본 지역별 향신료 사용의 차이는 여러 향신료를 조합하는 마살라의 구성과 배합 방식에도 반영되어 지역 고유의 마살라를 형성해 왔다. 북인도에서는 가람 마살라, 차트 마살라와 같이 향이 강하고 따뜻한 풍미를 가진 마살라가 널리 사용된다. 가람 마살라는 커민, 고수, 카다멈, 계피, 정향 등을 조합하여 복합적인 향을 형성하며, 육류 요리나 커리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Jain et al. 2015;Devarajan & Raja 2017). 남인도에서는 삼바르 마살라, 라삼(rasam) 마살라와 같이 매운맛과 신맛을 강조한 마살라가 발달하였다. 이들 마살라는 겨자씨, 커리잎, 고추, 타마린드 등의 지역 식재료를 조합하여 쌀과 렌틸콩을 기반으로 한 음식에 주로 활용된다. 이러한 마살라는 남인도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식재료 환경에 적응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인도와 동인도에서도 지역 고유의 마살라가 발달하였다. 서인도에서는 코코넛, 참깨, 땅콩 등을 향신료와 함께 배합한 마살라가 발달하였으며, 동인도에서는 여러 향신료를 일정한 방식으로 조합한 판치 포론(panch phoron)이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반면 북동인도에서는 특정한 명칭의 마살라보다는 악손(axone)이나 하와이자르(hawaijar)와 같은 발효 콩을 기반으로 한 재료나 페이스트를 활용하는 특징이 나타난다. 이처럼 지역별로 발달한 마살라는 각 지역에서 이용되는 향신료와 식재료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한 결과이며, 주요 특징은 <Table 4>와 같다(Antani & Mahapatra 2022;Kaur et al. 2025).

    지역별 마살라는 사용하는 향신료의 종류뿐 아니라 배합 방법과 조리 목적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다양성은 지역의 자연환경과 역사, 종교 및 식생활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형성된 것으로, 마살라는 개별 향신료의 지역적 사용 특성이 하나의 조미 체계로 구체화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심층면접에서도 참여자들은 출신 지역과 가정에 따라 익숙하게 사용하는 향신료의 조합과 음식의 맛이 다르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같은 향신료를 사용하더라도 음식에 따라 조합하는 종류와 방식이 차이가 있으며, 자신이 성장한 지역과 가정에서 익숙하게 경험한 맛이 마살라의 선택과 사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별 마살라가 단순한 향신료 혼합물이 아니라 지역의 식재료와 조리방식, 일상적인 음식 경험이 함께 반영된 식문화적 산물임을 보여준다.

    3) 마살라의 저장과 관리 문화

    향신료와 마살라는 인도 식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조미 재료이기 때문에, 그 품질과 풍미를 유지하기 위한 독특한 저장 및 관리 문화가 발달하였다. 인도 가정에서는 향신료를 조리 과정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관하는 동시에, 장기간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저장 방법이 함께 발전하였다(Embuscado 2019).

    대표적인 저장 도구는 마살라 다바(Masala Dabba)이다. 마살라 다바는 여러 개의 작은 용기를 하나의 용기에 배치한 형태로, 강황, 커민, 겨자씨, 고춧가루 등 자주 사용하는 향신료를 한곳에 보관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모양은 주로 원형이 일반적이며, 칸이 구획되어 있는 사각 형태도 있다. 조리 과정에서 필요한 향신료를 빠르게 선택할 수 있어 조리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향신료를 항상 가까이에 두고 사용하는 인도인의 식생활 문화를 잘 보여주는 도구이다(Kora 2020). 향신료의 저장 방식 또한 풍미를 유지하기 위한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발전하였다. 분말 상태의 마살라는 밀폐용기에 보관하고, 장기간 저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직사광선과 습기를 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통향신료(whole spices)는 필요할 때마다 직접 분쇄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향신료의 휘발성 향기 성분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다(Packiyasothy et al. 1983;Embuscado 2019). 일부 지역에서는 계절에 맞추어 일정량의 마살라를 미리 제조하여 보관하는 전통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름철 건조한 기후를 이용하여 향신료를 충분히 건조한 후 볶고 분쇄하여 1년 동안 사용할 분량을 준비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저장 방식은 향신료의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가정의 식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생활방식으로 발전하였다(Abdullah et al. 2021).

    심층면접에서는 향신료와 마살라의 관리가 단순히 완성된 향신료를 보관하는 단계에 그치지 않고, 재료를 구입하고 말리며 직접 재배하는 과정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참여자는 장기간 사용할 향신료 재료를 시장에서 kg 단위로 대량 구입한 후 가정에서 충분히 말려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사용한다고 하였다(Figure 1). 반면 고수, 민트 등 일상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향신채소와 일부 채소는 가정의 텃밭에서 직접 재배하여 필요할 때 수확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하였다.

    사례: 향신료의 구입·건조와 가정 내 재배

    “오래 두고 사용할 수 있는 재료는 시장에서 kg 단위로 한꺼번에 많이 사요. 집에 가져와서 충분히 말린 다음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해요. 반대로 고수나 민트처럼 자주 쓰는 것은 집 텃밭에서 직접 키우기도 해요. 필요할 때 바로 따서 음식에 넣을 수 있어서 좋아요.” (참여자 D)

    향신료의 관리는 단순한 저장을 넘어 재료의 특성과 사용 목적을 고려한 일상적인 식생활 관리의 일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장기간 사용할 재료와 신선하게 이용할 재료를 구분하여 관리하는 방식에는 향신료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온 가정의 경험과 생활지식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향신료의 보관 용기도 가정과 세대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향과 품질을 유지하고 벌레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밀폐가 가능한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마살라 다바를 비롯하여 나무, 스테인리스 및 유리 재질의 다양한 용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사례: 세대에 따른 향신료 보관 용기의 변화

    “어머니나 할머니 세대에서는 예전부터 사용하던 나무로 된 향신료 용기를 지금도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요. 요즘에는 밀폐가 잘되는 좋은 용기가 많이 나오지만, 오랫동안 사용해 온 익숙한 용기를 계속 사용하는 거죠. 젊은 주부들은 스테인리스로 된 마살라 다바를 많이 사용하고, 결혼해서 새살림을 준비할 때 마련하는 주방용품 중 하나이기도 해요. 또 집에 있는 잼이나 꿀 유리병을 버리지 않고 깨끗하게 씻어서 향신료를 보관하는 데 사용하기도 해요.” (참여자 A, G)

    “우리 할머니도 나무로 된 다바를 사용했어요. 그 시절에는 보관용기가 없어서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 점차적으로 스테인리스 재질로 바뀌게 된 이유는 나무 다바는 담아놓은 향신료 냄새가 배어서 세척을 해도 냄새가 빠지지 않아서 그 다음 다른 향신료를 담을 수가 없어요. 향신료는 향도 중요한데, 향이 섞이는 거죠.” (참여자 F)

    보관 용기의 선택에는 세대별 생활 방식의 차이가 반영되어 있었다. 면접 사례에서는 어머니·할머니 세대가 기존의 나무 용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언급된 반면, 젊은 세대에서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마살라 다바를 사용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또한 잼이나 꿀을 담았던 유리병을 재활용하는 등 가정의 여건에 따른 실용적인 보관 방식도 함께 나타났다(Figure 2). 한국에 거주하는 참여자들의 경우에는 기존의 향신료 사용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보관 방법은 새로운 생활환경에 맞게 변화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직접 조리하는 참여자 중에는 약 10~20종의 향신료를 갖추어 놓고 음식에 따라 필요한 향신료를 선택하거나 혼합하여 사용하였으며, 전통적인 마살라 다바뿐 아니라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밀폐용기도 활용하고 있었다. 또한 현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향신료는 인도에 있는 가족으로부터 받아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Figure 3).

    사례: 한국에서의 향신료 보관과 사용

    “한국에서도 집에서 요리하려면 여러 가지 향신료가 필요해서 보통 10~20종 정도는 가지고 있어요. 여기서는 다이소 같은 곳에서 밀폐용기를 사서 향신료를 따로 담아 놓고 음식에 따라 필요한 것을 섞어서 사용해요.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향신료는 인도에 계신 어머니가 보내주시기도 해요.” (참여자 D)

    한국이라는 새로운 생활환경에서도 여러 종류의 향신료를 구비하고 음식에 따라 직접 배합하여 사용하는 방식은 지속되고 있었다. 반면 보관 용기는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밀폐용기를 활용하는 등 생활환경에 맞게 조정되고 있었다. 이는 향신료의 저장과 관리 방식이 고정된 형태로 유지되기보다, 기존의 식생활 습관을 바탕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5. 마살라의 사회적 기능

    1) 가족 및 지역 정체성의 형성

    마살라는 단순한 혼합 향신료를 넘어 가족과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식문화 요소로 기능한다. 동일한 이름의 마살라라도 지역과 가정에 따라 사용하는 향신료의 종류와 배합 비율이 달라지며, 이러한 차이는 음식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동시에 각 지역과 가정만의 고유한 식문화를 형성한다(Jain et al. 2015;Kaur et al. 2025). 따라서 마살라는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라 가족과 지역의 음식 문화를 구별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지역별 마살라는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와 오랜 조리 전통을 반영하며, 지역 주민들이 공유하는 고유한 맛을 형성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역에 따라 사용하는 향신료의 종류와 배합 방식에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차이는 자연환경과 종교, 역사 및 식생활 문화가 축적된 결과라 할 수 있다(Antani & Mahapatra 2022;Kaur et al. 2025). 이처럼 지역에서 공유되는 마살라의 맛과 향은 해당 지역의 음식문화를 구별하고 지역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가정에서도 마살라는 가족 고유의 맛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이다. 같은 가람 마살라라도 사용하는 향신료의 종류와 배합 비율은 가정마다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차이는 오랜 시간 축적된 조리 경험과 가족의 기호를 반영한다. 따라서 동일한 음식이라도 가정마다 서로 다른 맛을 가지게 되며, 마살라는 가족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식생활 경험과 기억을 형성하는 매개체가 된다(Joseph & Voeks 2021).

    심층면접에서도 이러한 마살라의 의미가 확인되었다. 참여자들은 마살라의 맛과 향을 단순히 음식의 풍미로만 인식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했던 식사와 가정에서 익숙하게 먹어 온 음식에 대한 기억과 연결하여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참여자 C는 자신에게 마살라가 갖는 의미를 ‘가족’과 ‘사랑’, 그리고 가족과 함께했던 ‘감정’으로 표현하였다.

    사례: 마살라와 가족의 정서적 기억

    “저에게 마살라는 가족이에요. 마살라의 맛과 향을 생각하면 가족과 함께 먹었던 음식이 떠오르고, 그 안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여러 감정이 함께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참여자 C)

    마살라의 맛과 향은 개인에게 익숙한 음식의 감각을 넘어 가족과 함께 축적해 온 식생활 경험을 환기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처럼 특정한 맛과 향을 가족의 기억과 연결하는 경험은 가정마다 고유한 마살라의 배합과 음식의 맛이 지속되는 문화적 기반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지역과 가정에서 공유되는 마살라의 맛은 구성원들이 자신에게 익숙한 음식문화를 인식하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2) 가정별 마살라 문화 전승

    마살라 문화는 단순히 향신료를 사용하는 조리기술이 아니라, 가정에서 세대를 거쳐 전승되는 생활문화이자 지식체계이다. 향신료의 선택과 배합 비율, 조리 과정에서의 사용 순서는 대부분 문서화된 레시피보다 가족 구성원과 함께 요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습득된다(Joseph & Voeks 2021). 이러한 경험적 학습은 각 가정의 고유한 마살라 문화를 유지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특히 인도 가정에서는 어머니와 할머니가 마살라 제조와 사용의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어린 시절부터 자녀들은 조리 과정에 함께 참여하면서 향신료의 종류와 배합 방법, 사용하는 순서를 익히게 되며, 이러한 과정은 일상적인 식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Cunningham et al. 2017). 따라서 마살라 문화는 단순히 조리법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식생활 경험과 가치관을 함께 전승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마살라의 전승은 일정한 계량보다 경험과 감각을 중시하는 특징을 가진다. 향신료의 배합은 요리의 종류와 계절, 가족의 기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오랜 조리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직관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러한 특성은 가정마다 서로 다른 마살라가 유지되는 배경이 되며, 획일화된 조리법보다 다양한 식문화를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Hoffman et al. 2018). 이러한 가정 중심의 전승은 사회환경과 생활방식이 변화하는 가운데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고 있다. 가족에게서 습득한 향신료의 선택과 배합방법은 이후 개인의 조리 경험으로 이어지며, 이를 통해 가정 고유의 맛과 조리법이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심층면접에서도 마살라를 사용하는 방법은 주로 가족을 통해 습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참여자는 마살라와 향신료의 사용법을 어머니에게 배웠다고 설명하였으며, 할머니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을 통한 전승 사례도 나타났다. 마살라에 관한 지식이 별도의 교육이나 문서화된 조리법을 통해서라기보다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고 먹는 일상적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례: 가족을 통한 마살라 문화의 전승

    “마살라를 사용하는 방법은 어머니에게 배웠어요.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요리하는 것을 보고 같이 음식을 만들면서 어떤 음식에 어떤 향신료를 사용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어요. 따로 배운다기보다 집에서 계속 보고 먹으면서 익힌 것 같아요.” (참여자 C)

    “한국으로 유학을 오기 전에 할머니께서 직접 만드신 마살라를 챙겨 주셨어요. 한국에서는 인도 음식을 제대로 해 먹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셨고, 낯선 곳에서도 잘 먹고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라셨던 것 같아요. 지금도 그 마살라로 음식을 만들면 집에서 먹던 음식이 생각나고 할머니도 많이 생각나요. 저에게 그 마살라는 단순한 향신료라기보다 할머니의 사랑과 가족의 정이 담긴 음식이에요” (참여자 G)

    두 사례는 마살라 문화의 전승이 조리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방식뿐 아니라, 가족이 만들어 온 마살라와 익숙한 맛을 다음 세대의 생활공간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러한 전승은 정해진 조리법의 전달에 그치지 않고 향신료를 선택하고 사용하는 경험, 가족과 함께 형성한 음식의 맛과 기억까지 이어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마살라는 가족 구성원 간에 조리지식과 식생활 경험을 연결하고 세대 간 식문화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

    6. 현대 마살라 이용 방식의 변화

    1) 즉석 마살라 제품의 확산

    최근 인도 사회에서는 도시화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핵가족화, 생활양식의 변화 등에 따라 가정에서 직접 향신료를 배합하기보다 즉석 마살라(ready-made masala)를 이용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Cunningham et al. 2017)(Figure 4).

    과거에는 가정에서 향신료를 직접 볶고 분쇄하여 마살라를 만들어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오늘날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즉석 마살라 제품이 보급되면서 조리 시간이 크게 단축되고 가정에서의 조리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Harishma Vijay et al. 2020). 특히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문화의 확산과 함께 직접 향신료를 배합하고 제조하는 경험이 감소하면서, 전통적인 마살라 제조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즉석 마살라의 보급이 전통적인 마살라 문화를 완전히 대체한 것은 아니다. 일부 가정에서는 일상적인 음식에는 즉석 마살라를 사용하면서도 명절이나 가족 행사와 같은 특별한 음식에는 여전히 직접 배합한 마살라를 사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Indumathi et al. 2020). 이는 즉석 제품의 확산 속에서도 가정에서 직접 향신료를 배합하는 방식이 함께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심층면접에서도 시판 마살라 제품의 이용과 가정에서 직접 향신료를 배합하는 방식이 함께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평소 익숙한 음식에는 필요한 향신료를 직접 선택하고 혼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다른 지역의 마살라가 필요한 경우에는 시판 제품을 이용한다고 하였다. 특히 남부 지역의 마살라처럼 평소 가정에서 만들어 사용하지 않는 마살라는 마트에서 판매되는 유명 제품을 구입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응답하였다.

    사례: 직접 배합과 시판 마살라의 병행

    “평소에 먹는 음식은 필요한 향신료를 직접 골라서 섞어 사용해요. 집에서 늘 먹어 온 음식이라 어떤 향신료를 넣어야 하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남부 지역 음식처럼 제가 평소에 만들어 먹지 않는 마살라가 필요할 때는 마트에서 유명한 제품을 사서 사용해요. 직접 만드는 것과 시판 제품을 음식에 따라 같이 사용하는 거죠.” (참여자 G)

    즉석 마살라의 확산은 전통적인 향신료 배합방식의 소멸이라기보다 마살라 사용방식의 선택 폭이 확대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익숙한 음식에는 가족에게서 습득한 방식으로 향신료를 직접 배합하고, 익숙하지 않은 지역의 음식에는 시판 마살라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조리방식과 현대적인 편의성이 일상 식생활 속에서 함께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글로벌화와 마살라 문화의 변화

    글로벌화는 마살라를 인도의 전통적인 향신료 문화에서 세계인이 소비하는 식문화 자원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가람 마살라와 마살라 차이(Masala Chai), 비리야니 마살라(Biryani Masala) 등 다양한 마살라 제품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인도 음식의 세계화와 함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Srinivas 2012). 그러나 세계 시장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마살라는 지역성과 전통적인 특성이 일부 표준화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식품기업들은 일정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향신료의 배합을 표준화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과 가정마다 서로 다른 전통적인 마살라 문화와는 차이를 보인다. 반면 이러한 세계화는 퓨전요리와 다양한 가공식품의 개발을 촉진하면서 마살라의 활용 범위를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한편, 해외에 거주하는 인도인들에게 마살라는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기능한다. 미국에 거주하는 인도 이민 여성들이 이주 이후에도 전통적인 향신료 사용을 지속하고 있으며, 일부는 오히려 사용 빈도가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마살라가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고향의 음식문화와 문화적 정체성을 연결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Joseph & Voeks 2021).

    심층면접에서도 해외에 거주하면서 마살라를 활용하여 인도 음식을 직접 조리하고, 이를 현지인에게 소개하는 경험이 확인되었다. 특히 참여자 G는 한국 대학의 조리실습 수업에서 한국 학생들과 함께 인도커리를 만들면서 마살라의 사용방법과 조리과정을 직접 설명한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사례: 마살라를 통한 인도 식문화의 교류

    “기초조리실습 시간에 교수님께서 한국 학생들에게 인도커리 만드는 법을 시범보이라고 하셨어요. 제가 마살라를 어떻게 넣는지, 어떤 순서로 요리하는지를 설명하면서 같이 만들었어요. 한국 학생들이 인도 음식에 관심을 가지고 맛있다고 해 주어서 정말 기뻤어요. 한국에서 우리나라 음식을 직접 소개할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참여자 G)

    마살라의 글로벌화는 시판 제품이 세계 시장으로 확산되는 현상뿐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인도인이 자신의 조리지식과 음식문화를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직접 공유하는 과정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함께 음식을 만들고 맛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마살라는 인도 식문화를 전달하고 문화 간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또한 이러한 경험에서 나타난 기쁨과 자부심은 음식문화의 교류가 해외 거주 인도인에게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3) 전통과 현대의 공존

    현대 인도의 마살라 문화는 전통적인 향신료 사용과 조리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변화된 생활환경과 가족구조에 적응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즉석 마살라의 보급과 글로벌화로 향신료의 구입과 사용방식은 다양해지고 있으며, 해외 이주와 기숙사 생활 등 새로운 거주환경은 실제 조리와 마살라 사용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가정 내 조리 역할의 변화는 마살라에 관한 지식과 조리기술이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공유되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심층면접 결과에서도 이러한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 확인되었다. 참여자들은 한국이라는 새로운 생활환경에서도 가족에게서 익힌 향신료 사용과 조리방식을 기억하고 유지하고 있었으나, 거주환경에 따라 실제 조리와 마살라 사용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현재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참여자 B는 취사환경의 제약으로 인해 직접 요리할 기회가 많지 않다고 하였다. 해외 거주 이후의 마살라 사용은 개인이 지닌 식문화적 선호뿐 아니라 실제 거주환경과 취사 가능 여부와 같은 생활조건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었다.

    사례: 거주환경에 따른 마살라 사용의 변화

    “지금은 한국에서 기숙사에 살고 있어서 직접 요리를 해 먹기는 어려워요. 인도에 있을 때는 집에서 커민, 코리앤더, 터머릭 같은 여러 향신료를 사용한 음식을 매일 먹었고, 어머니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향신료와 마살라에 익숙해졌어요. 지금은 직접 조리할 수 없어서 예전처럼 향신료를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인도 음식을 먹을 때는 역시 제가 어릴 때부터 먹어 온 향신료의 맛이 익숙해요. 나중에 직접 요리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집에서 먹던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어요.” (참여자 B)

    기숙사 생활로 직접 조리가 제한되면서 향신료와 마살라의 실제 사용 빈도는 줄어들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맛에 대한 기억과 선호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이는 마살라 문화의 지속이 반드시 향신료를 직접 사용하고 조리하는 행위만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축적된 음식 경험과 익숙한 맛에 대한 기억을 통해서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부 참여자의 경험에서는 가정 내 식사 준비 방식이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있는 양상도 확인되었다. 참여자들은 최근 남성들도 일상적으로 요리에 참여하며, 맞벌이 부부의 경우 먼저 귀가한 사람이 식사를 준비하는 등 가정 내 조리 역할이 과거보다 유연해지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사례: 가정 내 조리 역할의 변화

    “요즘은 남자들도 요리를 많이 해요. 부부가 둘 다 일을 하면 남편이 먼저 집에 왔을 때 남편이 저녁을 준비하기도 하고, 아내가 먼저 오면 아내가 준비하기도 해요. 남자들도 마살라나 향신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고 있어요. 누가 요리를 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다기보다 먼저 퇴근해서 집에 온 사람이 식사를 준비하는 경우도 많아요.” (참여자 E)

    가정 내 조리 역할이 유연해지면서 향신료와 마살라를 다루는 지식 역시 특정 성별에 한정되기보다 가족 구성원이 함께 공유하는 생활지식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한 참여자는 최근 자신이 경험한 가정생활에서 남성도 일상적인 조리에 참여하며, 맞벌이 가정에서는 상황에 따라 부부가 식사 준비를 분담한다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변화된 가족생활 속에서 향신료와 마살라에 관한 조리지식이 특정 성별에 한정되지 않고 가족 구성원 간에 공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종합하면 현대의 마살라 문화는 생활환경과 가족구조의 변화 속에서 고정된 형태로 유지되기보다 새로운 조건에 적응하면서 지속되고 있다. 해외 거주와 취사환경의 제약은 실제 향신료 사용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럼에도 가족을 통해 형성된 향신료에 대한 지식과 익숙한 맛에 대한 경험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의 마살라 문화는 전통적인 식생활 경험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생활방식을 수용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IV.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인도 향신료 사용문화의 특징과 사회적 기능을 마살라 문화를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인도의 향신료와 마살라에 관한 국내외 문헌자료를 검토하고, 한국에 거주하는 인도인 7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여 실제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향신료와 마살라의 사용방식 및 문화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문헌고찰 결과, 인도에서 향신료는 음식의 맛과 향을 형성하는 조미료를 넘어 일상적인 식생활과 건강관리, 종교 및 지역의 음식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또한 지역의 기후와 식재료, 종교 및 역사적 배경에 따라 사용하는 향신료와 조리방식에 차이가 나타났으며, 이러한 특성은 지역별 마살라 문화에도 반영되어 있었다. 심층면접에서도 참여자의 출신 지역과 가정에서 경험한 향신료의 종류와 사용방식, 익숙한 음식의 맛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나타났다.

    마살라는 여러 향신료를 혼합한 조미료에 그치지 않고, 음식의 종류와 지역, 가정의 기호와 조리 경험에 따라 향신료를 선택하고 배합하는 생활문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여러 참여자는 마살라와 향신료의 사용방법을 주로 어머니와 할머니 등 가족 구성원에게 자연스럽게 습득한 경험을 이야기하였으며, 마살라의 맛과 향을 가족 및 고향에 대한 기억과 연결하여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험에서 마살라는 조리지식의 전승뿐 아니라 가족의 식생활 경험과 정서적 기억을 이어주는 문화적 매개체로 나타났다.

    한편 도시화와 생활양식의 변화, 시판 마살라 제품의 확산 및 글로벌화에 따라 마살라의 소비와 사용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었다. 심층면접에서는 참여자들이 익숙한 음식에는 가족에게서 습득한 방식으로 향신료를 직접 배합하는 한편, 익숙하지 않은 지역의 음식에는 시판 마살라를 이용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또한 한국이라는 새로운 생활환경에서도 가족에게서 익힌 향신료 사용방식과 음식에 대한 기억은 유지되고 있었으나, 거주환경과 취사 가능 여부에 따라 실제 향신료와 마살라의 사용방식은 조정되고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마살라 문화가 고정된 형태로 유지되기보다 변화된 생활환경과 편의성을 수용하면서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인도의 마살라 문화는 향신료의 선택과 배합이라는 조리기술을 넘어 지역의 식생활 환경, 가족의 조리 경험, 세대 간 전승, 기억과 정체성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생활문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현대화와 글로벌화에 따라 마살라의 소비와 사용 방식은 변화하고 있으나, 가족과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향신료 사용 경험과 조리지식은 변화된 생활환경에 적응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인도의 향신료와 마살라를 식재료나 조미료의 관점에 한정하지 않고 지역성, 가족 내 전승, 기억과 정체성 및 현대적 변화가 결합된 식생활 문화의 관점에서 고찰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다만 본 연구의 심층면접은 한국에 거주하는 인도인 7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성별과 연령 및 출신 지역의 구성이 제한적이므로 면접에서 나타난 경험을 인도 전반의 향신료 및 마살라 문화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면접자료는 문헌고찰에서 확인된 문화적 특성을 참여자의 생활 경험을 통해 보완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향후에는 인도의 다양한 지역과 연령 및 세대를 고려하여 참여자를 확대하고, 지역별 마살라 문화의 차이와 현대적 변화 양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다.

    감사의 글

    본 논문의 문장 교정을 위해 ChatGPT (OpenAI, USA)를 활용하였음.

    저자 정보

    고성희(성신여자대학교 바이오헬스융합학부 식품영양학 전공, 부교수, 0009-0001-9112-1355)

    차경희(전주대학교 한식조리과 교수, 0000-0003-4400-3863)

    양윤경(안산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0000-0003-2304-7197)

    최나연(호서대학교 대학원 식품생물공학과, 석사과정, 0009-0001-9452-4563)

    자조 리뭉찬(호서대학교 식품공학과, 학부생, 0009-0000-8264-4747)

    카빈덜(호서대학교 생명공학과, 학부생, 0009-0005-5811-8313)

    우나리야(호서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0000-0001-9985-4054)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igure

    KJFC-41-4-360_F1.jpg

    Traditional Household Practices for Drying and Storing Spices in India (Mother of Participant E, Haryana)

    KJFC-41-4-360_F2.jpg

    Masala Dabba Used by Indians Living in India

    KJFC-41-4-360_F3.jpg

    Masala Dabba Used by Indians Living in Korea

    KJFC-41-4-360_F4.jpg

    Commercial Masala Products Sold in Indian Supermarkets (August 2026)

    Table

    General Characteristics of the In-depth Interview Participants

    Classification and characteristics of herbs, spices, and masala in Indian cuisine

    Note. Indian culinary terms and dish names are italicized; common English spice names remain in roman type.
    Source: Adapted from Srivastava et al. 2021

    Regional Differences in Spice Use in India

    Source: Adapted from Kaur et al. 2025

    Characteristics of Representative Regional Masalas in India

    Sources: Adapted form Antani & Mahapatra 2022; Kaur et al.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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